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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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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 EPUB ]
줄리언 반스 저/정영목 | 다산북스 | 2026년 01월 22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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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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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9113067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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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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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 『클레이의 다리』 『바르도의 링컨』 『로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새버스의 극장』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바다』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 『클레이의 다리』 『바르도의 링컨』 『로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새버스의 극장』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바다』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달려라, 토끼』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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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by 줄리언 반스
평점10점 | 5*****n | 2026-04-20 | 신고

영국의 살아있는 지성이라 불리는 

줄리언 반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의 이름은 내게 늘 조금 부담스러운 숙제 같았다.

지적 허영심을 채워보려 

몇 번이고 그의 책을 집어 들었지만

매번 어렵고 따분한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겨우 마지막 페이지까지 꾸역꾸역 읽어내거나

중간에 멀어지곤 했다. 

그래서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마음은 깊이 닿지 않았던 내게

줄리언 반스는 ‘가깝고도 먼’ 작가였다.

그런 그가 절필을 선언했다.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는 말에 

이끌려 다시 한번 그의 책을 펼쳤다.

(정확히 말하며 이끌렸지만 

읽고 싶은 도서목록에 올리기만 했는데

독서 모임의 4월 지정도서였기에

결국 집어 들었다.)

커버를 넘기자마자 마주한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 책이 픽션과 논픽션, 

그리고 자전적 이야기가 모호하게 섞인 

작품이라는 설명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자신의 마지막 기록이라는

고백도 함께 적혀 있었다. 

(그가 왜 집필을 중단하게 되었는지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기억에서 시작해 

죽음으로 흐르는 이야기

책은 프루스트의 마들렌과 함께

 ‘기억’에 관한 이야기로 문을 연다.

사소한 기억은 이내 관계로 확장되고,

삶을 돌아보더니 죽음을 응시하다가

다시 기억으로 돌아온다. 

하나같이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신기하게도 책장은 가볍고 경쾌하게 넘어갔다. 

곳곳에 스며 있는 반스 특유의 

유머와 위트 덕분일 것이다.

읽다가 나도 모르게 킥킥거리며 웃음이 터진 순간들.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가

"무슨 책인데 그렇게 재밌어?"

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런데 반스의 책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의 유머를 이해하게 된 것일까?

이번 책이 유독 쉽게 위트를 담아낸 것일까?

암튼 다른 반스의 책을 도전해볼 용기가 생겼다.

 

영국의 지성인다운

박학다식 줄리언 반스의 위트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위트 중

얼른 하나만 적어보면

병원에서 '하지만 나는 부커상을 받았습니다'라고

적힌 상상을 하는 대목 

읽어야 웃음난다. ㅋ

그 외에 곳곳에 담겨 있다. 

수많은 다른 작품들, 클래식은 물론

정치와 스포츠까지 그의 박학다식 분야는

어마어마 하다. 

 옛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 이야기를 하며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를 틀어놓는 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작품 번호가 131번인지 127번인지 

추측하는 대목에서는 묘한 호기심이 생겨

 직접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책을 읽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127번이 더 마음에 와닿았는데

마치 브리저튼의 한 장이 연상되는 듯한 음악이었다. 

담담해서 더 먹먹한 작별의 문장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쓰였다는 

이 책의 후반부에는 삶을 정리하고 

작별을 준비하는 문장들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한다.

오랜 시간 자신의 세계를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작정하고 건네는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당신이 우리의 관계를 

기쁘게 여겼기를 바란다.

나는 분명히 그랬다.

당신이 있어서 나는 즐거웠다.

사실 당신이 없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 팔에 잠깐 손을 얹었다가 ?

아니, 당신은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 ?

나는 슬쩍 사라지겠다."

조용히 손을 얹었다가 슬쩍 사라지겠다는 

그의 마지막 인사.

담담해서 오히려 더 먹먹하게 다가왔다.

Departure(s)  vs. 

What has left will not return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반스는 한국 독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을 가리켜

"What has left will not return"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책의 원제는 'Departure(s)'다.

아마도 'Departures'라는 단어가 

함축적인 ‘떠남’을 의미한다면

편지 속 문장은 그 의미를 다정하게 풀어 

설명한 문장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기억, 관계, 시간, 그리고 죽음.

우리 곁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 대한 이야기.

반스는 그 의미를 조금 더 분명하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짧은 제목과 긴 설명.

두 표현 모두 이 책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린다.

이제야 

나는 줄리언 반스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17 댓글 24 접어보기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줄리언 반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팔십 세 줄리언 반스가 생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결정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 2026-03-05 | 신고
  “나로 말하자면, 나는 이제 일흔여덟이고 이것이 분명히 나의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떠나고, 이 책은 나와 당신의 마지막 대화가 될 것이다. 나 자신이 고른 시간에 마지막 책을 끝내고 입을 다무는 것에는 적어도 한 가지 유용한 결과가 있다. 뭔가를 쓰던 중간에―브라이언 무어가 걱정했듯이―중단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런 식으로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별거 아닌 방식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p.252)
  작가는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를 올해 초 자신의 팔십 세 생일 다음 날 출간하였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자신의 생애 마지막 소설이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종종 읽었던 독자로서 아쉽다. 다만 이 작품은 작가의 마지막 소설일 뿐이지 마지막 책은 아닐 수 있다. 소설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작가는 밝고 긍정적이며 책의 원제는 DEPARTURE(S), 도착이 아니라 출발 내지는 떠남(들)이다.   “...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관리는 가능해요... 처음에는 내 피를 상당량 뽑는 것으로, 그다음에는 화학 치료로 관리가 이루어질 터였다. 팔에 주사를 꽂아놓는 방식이 아니라 매일 입으로 먹는 방식이었다.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요? 내가 물었다. 아니요, 여생 동안 쭉. 그게 ‘관리 가능’의 의미이다. 이 병은 죽을 때까지 당신과 동행할 거다. 추가 변이가 없는 한 아마 당신을 죽이지는 않을 거다. 당신은 그 병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그 병과 함께 죽을 거다.” (pp.75~76)   작가는 2020년 희귀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소설에는 진단을 받은 과정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끝에 ‘관리 가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독자인 나 또한 그저 관리가 가능할 뿐 (원인을 알 수 없어) 치료가 불가능한 병을 (지금까지는) 한 가지 가지고 있다. 그래서 ‘관리 가능’ 챕터를 매우 집중하면서 읽었다. 나 또한 ‘병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그 병과 함께 죽을’ 것이다.   “... 그들은 사실 ‘새로운 오랜’ 친구도 ‘새로운 새’ 친구도 아니고, 그 중간쯤 되는 존쟁였다. ‘새로운 오랜 새’ 친구들?” (p.147)   소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에서 가장 소설적인 부분에서는 나의 오래된 친구인 스티븐과 진이 등장한다. 이들은 나와 함께 대학을 다니던 시절을 함께 하였던 이들이다. 나는 스티븐과 진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 이유였을 수도 있는데, 스티븐과 진이 헤어지자 나도 자연스럽게 이들과 멀어졌다. 그렇게 사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 세 사람이 다시 만난다. (진의 강아지 지미와 함께)   『나는 지금까지 진이 스티븐에게 했던 어떤 말을 밝히지 않았다. 그녀가 이 말을 나에게 한 적은 없지만, 스티븐이 잘못 들었거나 나에게 잘못 전달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이런 말이다. “행복은,” 진은 말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아.” 그 이후 나는 이 생각―동시에 수백 년에 걸친 픽션에 대한 반박―을 마음속에서 수도 없이 되짚어 보았다.』 (p.183)   스티븐은 오래전처럼 나를 중간에 끼워 넣어 진과 재회한다. 그리고 얼마 후 두 사람은 사십여 년 전에 이루지 못했던 결합을 이룬다. 하지만 그때부터 나는 두 사람의 하소연을 듣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결말은 두 사람의 다시 한 번의 결별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나는 그저 진지하게 이 재회와 결별의 전 과정을 사색한다. (줄리언 반스는 삼십년 지기인 레이철과 2025년 재혼했다는 사실을 팔십 세 생일 파티에서 밝혔다.)   『... 우리는 삶이 공정하거나 정의롭지 않다는 것, 종종 좋은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고, 가끔 나쁜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며, 모든 평온한 표면 밑에는 늘 갑작스럽게 혼돈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만큼은 이 행성에서 충분히 긴 세월을 보낸 게 분명하다. 아내는 충만한 삶을 살던 시절에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37일 뒤에 죽었으며, 나는 그녀의 빛이 죽어가는 것에 맹렬히 분노했지만, 공정함이나 정의가 교활하게 위장하고 이 문제에 끼어든다고 상상하지 않았다. 내가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간단한 구절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그 무렵 갑자기 내게 다가왔고 또 지금도 내가 계속 활용하고 있는 이런 말이었다. ”우주가 그냥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죽어갈 때도 그럴 것이다...』(p.200)   소설에는 줄리언 반스 자신에게 영향을 준 많은 작가들(예를 들어 마르셀 프루스트나 임마뉘엘 카레르)이 실명으로 거론된다. 또한 줄리언 반스 자신이 직접 등장하거나 자신이 깊게 투영된 인물들이 등장함으로써 오토 픽션의 면모를 갖는다. 팔십 세에 이른 작가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공언한 소설이 갖기에 적당한 외피다. ”우주가 그냥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는 소설 속 나의 말은 아마도 줄리언 반스가 생을 받아들이는 바로 지금의 태도일 것이다. 줄리언 반스 Julian Barnes / 정영목 역 /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DEPARTURE(S) / 다산책방 / 271쪽 / 20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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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 가득, '역시'입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m*******k | 2026-02-18 | 신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고백하자면 줄리언 반스의 책을 지금까지 딱 한 권 읽었다. 가장 유명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이다. 하지만 이 하나의 소설은 나의 마음 속에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리고 이번에 줄리언 반스가 새로운 책을 냈다고 하자, 그 동안 궁금했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와 「연애의 기억」을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두었다. 이 두 책을 읽고 이번에 새로 나온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를 읽자고 생각했는데, 두 책을 읽기 전에 신작을 먼저 읽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역시나..「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만큼 인상 깊게 책을 읽어갔다.

이번에 새로 나온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은 줄리언 반스가 자신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말한 책이다. 지금 쓰는 소설이 유작이라는 것을 정할 수 있는, 정한 소설가는 몇 명일까. 반스도 이 책에 "늘 소설을 쓸 때 마지막 소설을 쓰는 마음가짐으로 쓴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소설은 아예 "마지막 소설이다"라고 정해버렸다. 한글 제목이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인 것은 그의 이전 작품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에 맞춘 듯 하다. 하지만 영어 제목을 보면 Departure(s)이다. '떠나다'의 명사형. '떠남(들)'이라고 할 수 있다. 괄호에 복수를 나타내는 s가 있는 게 인상 깊다. 반스는 이 소설에서 그가 이제는 작가로서 떠남을 말하기 위해 Departure라는 이름을 주고, 그가 떠나는 일뿐만 아니라 인생에 떠나는 많은 것들-사람, 감정, 기억-을 이야기 하기 위하여 (s)를 붙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이번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이것이 줄리언 반스의 마지막 소설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명성과 '마지막'이라는 이름표보다, 이 소설 자체가 훨씬 빛이 난다. 이것인 소설인가, 자전적인 이야기인가 헷갈릴 정도로 반스는 이 소설에 작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선을 걸으면서 어디까지 소설이고 어디까지 자전적인 이야기인지 독자들을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는 인터뷰에 "이 이야기는 나의 가장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개인적인 이야기이다."라고 한다. "가장 자전적인 이야기(most autobiographical work)는 아니다"라는 표현은,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말도 된다. 그의 모든 소설에 그의 경험이 조금씩 담아 있었고, 더 많이 담긴 소설이 있어서 '가장'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뿐, 분명 자전적인 소설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줄리언이고, 혈액암이 있고(줄리언 반스는 실제로 혈액암을 진단 받았다), 옥스퍼드대학교를 나왔고(진짜라고, 검색해보라고 소설에서 이야기한다), 그의 아내는 뇌종양을 진단 받고 37일 후 사망했다(그의 아내 이야기와 일치한다.) 이름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그의 삶과 일치하는데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면 곤란하다.

 이 중에서 허구라고 의심할 수 있는 이야기는 스티븐과 진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은 분명 '스티븐과 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떠난 것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스티븐과 진이 처음 연애 했을 때의 사랑은 떠나서, 다시 노력을 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스티븐과 진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주인공처럼 나왔지만 사실은 상징이었다. 잊어버린 것, 잃어버린 것, 알지 못했던 것, 오해했던 것, 오해한 부분을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그대로 기억으로 가져가는데 이 기억조차 왜곡되었다는 것의 상징이었다. 실제로 스티븐과 진은 줄리언 반스가 알던 좋은 두 친구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허구가 있다면 이 두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모두 줄리언 반스, 그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그래서일까. 이야기의 마지막을 읽고, 예상치도 못했는데, 울었다. 이야기는 마치 철학자가 인생과 시간의 흐름, 기억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는 듯 했다. 소설보다는 한 사람의 생각을 내 머릿속에 옮겨와 받아들이는 기분이었다. 슬픈 이야기는 없었다. 반스 역시 죽음과 상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에 눈물이 나왔다. 내 무의식 속 상실을 건드렸을까, 혹은 이렇게 나의 마음을 울리는 책을 쓴 작가가 마지막 소설을 발표한 일이 슬펐을까(후자는 아닐 것이다, 나는 그의 소설을 한 권만 읽었고, 더 읽을 그의 소설이 있어 기쁘다). 혹은 마지막, departure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오히려 슬펐을가. 여운이 있는 소설이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듯, 그의 담담함이 나의 슬픔을 건드렸던 것일까.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었다. 재미있는 책을 많이 만났다. 더 읽고 싶은 작가의 책도 자주 만났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울려서 '애정하는 작가'는 많지 않다. 줄리언 반스의 책은 이제 겨우 두 번째지만, 그는 이미 나의 '애정하는 작가님'이 되었다. 이 애정의 시작에 '떠남의 슬픔'이 가득하지만, 나는 이제부터 그의 책을 만날 것이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의 마지막 소설은 내가 읽을 그의 많은 소설의 시작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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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22 댓글 21 접어보기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작별 선언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a***i | 2026-01-28 | 신고
예기치 못 한 이별 통보를 받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했을 때, 설마설마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진짜란 걸 알았다.  바짓단을 붙들고 늘어져도 돌이킬 수 없는 작별 선언.  아침까지 코를 풀어가며 엉엉 울다가(책 읽다가 우는 경험은 실로 오랜만) 성숙한 이별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떠나는 그가 나에게 남겨주려 하는 게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걸 잘 간직하는 일이겠구나. 난 진짜 좋은 독자가 되고 싶다.
P 262 나는 어딘지 모르는 어느 나라의 어딘지 모르는 어느 소 도시의 한 카페 실외석에 앉아 있는 작가와 독자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따뜻한 날씨고 우리 앞에는 시원한 음료가 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우리 앞을 지나가는 다양하고 많은 삶의 표정을 바라본다. 나는 느리게 읽는 독자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더 느리게 꼼꼼히 읽고, 좋으면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느리게 읽다 보면 때때로 완전한 몰입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작가와 나란히 앉아있는 상상이 될 때가 많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순간을 겪고 나면 그 작가의 팬이 될 수밖에 없다. 내게 오로지 둘뿐이다.(반스님, 그리고 연수님)  P215 떠남은 대게 도착에 이른다. (...) 우리는 가고, 우리는 도착하고, 우리는 귀환에 나서고, 다시 집에 다다른다. 우리는 그런 타성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그런 궤도는 더 크고 더 모순된 구조 안에 놓여 있다. 우리 삶에서는 도착이 먼저 오고 떠남은 마지막에 온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제목은 너무 매몰차다. (’~ 않는다’ 시리즈 때문인 걸 알지만) 원제는 deparute(s). 사전적 의미는 the action of leaving. especially to start a journey. ‘이스페셜리 투 스타트 저니’ 나에겐 이게 중요하다. 나는 반스님이 미지로의 여행을 준비하듯 이 글을 쓴 것만 같다. ‘삶은 여행’이라는 말은 흔하지만 죽음을 여행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은 처음이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  명랑한 염세주의자이자 불가지론자인 작가가 죽음의 가시권에서 ‘조금 더 받아들이고, 조금 더 철학적이 된다’라고 해서 안도했다.  p226 결국 살아 있는 우리는 죽은 이들과 비교하면, 거기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들까지 보태서 비교하면 극단적 소수자에 속한다. 이 때문에 삶은 박약한 순간으로 느껴지고 실제로도 그렇다. 이토록 박약한 삶에서 나약한 인간을 더 나약하게 만드는 건 ‘감정 과잉’ 또는 ‘감정적에 치우친 상태’가 아닐까.  죽음과 노화,  기억(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의 정체성일 수밖에 없는)의 쇠퇴에 대해서,  반스님은 늘 그랬든듯 감정과 거리를 둔 채 상태를 분석하고 본질에 다가서려고 한다. 내가 이 분을 애정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고. 책 읽는 동안 며칠, 그리고 다 읽고 나서 반나절을 줄리언 반스만 생각했다. 슬픔과 감사. 내 남은 생이 반스의 책들을 다시 읽는 시간으로 채워질 거란 확신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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