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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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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528g | 140*210*30mm |
| ISBN13 | 9791130682594 |
| ISBN10 | 1130682595 |
4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소설에는 장르가 있다. 역사, 로맨스, 미스터리, SF 등등..
여러 장르를 잘못 섞으면 너무 산만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 소설처럼 적당히 가미 된 소설은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소설의 배경은 전쟁이 끝난 프랑스의 시골 마을이다. 그 시골 마을에 은둔해 있는 비밀스러운 화가 타르튀프가 살고 있고, 그 화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기자 조지프가 있다. 은둔의 화가, 그 대목에서 미스테리함이 느껴진다. 그 화가를 만나고 싶어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는 조지프, 드디어 한 장의 편지를 받게 된다. "venez(오라)" 이 문장만이 적혀 있는 편지를.
그리고 조지프는 그 편지를 손에 쥐고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로 향한다. 타르튀프를 만나기 위해. 그 화가는 조카인 에티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로맨스의 감이 온다.
과연 외딴 시골 마을의 화가의 집에서 맞닥뜨리게 된 그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남프랑스의 퇴약볕 아래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빛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 그 화가가 이야기하는 빛과 사물들이 마치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느낌이고 유화를 그려 나가는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소리도 없이 집 안에서 움직이는 에티와 에티의 비밀을 알아가게 되며 그녀와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되는 조지프. 작가가 설명하는 그 공간 속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문장들과,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사건들 그리고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의 대립과 조화, 거기에 로맨스까지.
에티는 자신을 가두고 있는 편견과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했고 나름의 방법대로 맞서고 있었지만 점점 한계에 다다른다. 그때 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조지프를 만나게 되고 결국 그녀는 여성은 붓을 잡는 자가 아니라 피사체에 불과하다는 편견을 극복하는 여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흥미로움 뿐만 아니라 에티가 편견의 세상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을 볼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남프랑스의 뜨거움을 꼭 만나보고 싶다는, 그곳에 멋진 유화가 걸려있는 풍경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뜨거운 여름을 보낸다.
'그는 어둠을 이해하기에 빛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삶이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의 그림은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적이다. 산산이 부서지고 요동치며 복잡다단한 세상에 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p. 47)'
'사람들은 이걸 누가 그렸는지 왜 그렇게 신경 쓸까요?" 그녀가 말한다. "타타의 작품을 살 때 그들은 예술품을 사는 걸까요. 아니면 그의 이름을 사는 걸까요? 이걸 내가 그렸다고 하면 왜 안 사는 걸까요? 내 손의 어떤 점이 이 붓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걸까요? 내 영혼의 어떤 점이 타타보다 덜 매력적인 걸까요? 내 안의 어떤 점이 이 그림을 더 보잘것없게 만드는 걸까요? ( p. 331)'
'
세상에는 한 이방인이 마을에 찾아오거나, 아니면 한 남자가 길을 떠나는 이야기뿐이라는 말은 틀렸다. 그건 두 개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같은 이야기다. 그녀의 한쪽에는 낡은 농가가 있고, 다른 쪽에는 나머지 세상이 있다. 그녀는 몸을 앞으로 던지며 달음박질친다.
이것은 끝이다. 그리고 시작이다. ( p.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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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단한 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받았습니다.
우리는 보려고 마음먹은 것만 본다.
본다는 것은 선택의 행위다.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나는 그를 오도하고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거짓말을 해야만 감옥 창살 사이를 춤추듯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실리아 폴, 「자화상 Self- Portrait』
본문에 들어가기 전 제시된 두 개의 에피그래프가 이 미스터리한 소설의 방향을 설명해주는 듯 했다.
<에티의 여름>은 1957년 런던, '빛의 대가' 에두아르 타르튀프의 화실을 집어삼킨 화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작품 <성찬>앞에 선 한 여인이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시작된다.
1920년 프랑스 프로방스를 배경으로 한 <에티의 여름>은 은둔 화가 타르튀프와 그의 조카 에티, 타르튀프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조지프. 세 사람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다. 전쟁의 상처와 예술을 둘러싼 비밀 속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삶과 예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이자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1920년대 예술계에 만연했던 여성에 대한 억압에 분노했다. 여성을 작품의 대상이나 모델로만 바라보려 했던 시대적 시선이 현재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 그래서 에티가 타인의 시선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의 재능과 욕망을 인정하고 진정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 더욱 반가웠다.
“이렇게 맑은 공기와 버터를 녹인 듯한 황금빛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은 생경할 따름이다. 그는 껍질이 벗겨진 플라타너스 아래, 햇살이 아롱진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뒤틀린 올리브나무 숲을 요리 조리 빠져나오니 마침내 그것이 보인다. 야트막하고, 이리저리 증축해서 옆으로 길게 뻗은 농가다. 은은한 연노랑 돌로 지은 그 집은 오 후 햇살에 황금빛으로 물든다. 지붕은 얽히고설킨 덩굴로 뒤덮였고, 창문은 열기를 막으려고 작게 냈다.
조지프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푸른색 페인트가 비늘처럼 벗겨졌고, 손잡이는 녹이 슬어 갈색빛을 띤다”_20쪽
이런 저자의 섬세한 풍경 묘사는 책 속 타르튀프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화풍처럼 강렬한 빛과 색채, 또렷한 형태로 풍경의 생명력을 전달하는 듯했다. 프로방스의 햇살과 올리브나무, 오래된 농가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바로 내 눈앞에 펼쳐져 소설 속 풍경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어떻게 그림을 글로 바꿀 수 있을까!
“그녀에게서 복숭아 맛이 난다. 냇물과 그 초록빛 싱그러움, 온몸을 파고드는 서늘하고 강렬한 물줄기의 맛이 난다. 라벤 더와 수천 개의 풀잎 위로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의 맛이 난다.
찬란하게 약동하는 생명력의 맛이 난다.”_조지프, 227쪽
“도망치고 싶다. 찬란하게 빛나며 세상 속으로 분출되어 나가고 싶다. 세상의 온갖 눈부신 질감을 손끝으로 느끼고 싶다.
세상을 움켜쥐고 손바닥 안에 둔 채 절대 놓아주고 싶지 않다. 삶을 맛보고 깨물고 싶다.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들을 하고 싶다.” _에티, 305쪽
'여름'의 뜨거운 햇볕처럼 피할 수 없는 강렬한 감각은 에티의 성장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계절인 듯하다. 여기에 조지프와의 사랑까지 더해져 소설을 읽는 내내 뜨겁고 어지러운 여름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했다.
책을 덮은 뒤에도 책에서 묘사된 풍경이 눈앞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풍경 속에서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에티의 모습이 함께 떠올랐다.
<에티의 여름>은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이름과 삶을 되찾는 한 여성의 이야기였다. 타르튀프의 그림 뒤에 가려져있던 에티가 자신의 재능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순간, 나 역시 해방감을 느꼈다.
“그녀의 한쪽에는 낡은 농가가 있고, 다른 쪽에는 나머지 세상이 있다. 그녀는 몸을 앞으로 던지며 달음박질친다.
이것은 끝이다. 그리고 시작이다. ” _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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