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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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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528g | 140*210*30mm |
| ISBN13 | 9791130682594 |
| ISBN10 | 1130682595 |
4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 <단단한 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받았습니다.
우리는 보려고 마음먹은 것만 본다.
본다는 것은 선택의 행위다.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나는 그를 오도하고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거짓말을 해야만 감옥 창살 사이를 춤추듯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실리아 폴, 「자화상 Self- Portrait』
본문에 들어가기 전 제시된 두 개의 에피그래프가 이 미스터리한 소설의 방향을 설명해주는 듯 했다.
<에티의 여름>은 1957년 런던, '빛의 대가' 에두아르 타르튀프의 화실을 집어삼킨 화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작품 <성찬>앞에 선 한 여인이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시작된다.
1920년 프랑스 프로방스를 배경으로 한 <에티의 여름>은 은둔 화가 타르튀프와 그의 조카 에티, 타르튀프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조지프. 세 사람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다. 전쟁의 상처와 예술을 둘러싼 비밀 속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삶과 예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이자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1920년대 예술계에 만연했던 여성에 대한 억압에 분노했다. 여성을 작품의 대상이나 모델로만 바라보려 했던 시대적 시선이 현재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 그래서 에티가 타인의 시선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의 재능과 욕망을 인정하고 진정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 더욱 반가웠다.
“이렇게 맑은 공기와 버터를 녹인 듯한 황금빛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은 생경할 따름이다. 그는 껍질이 벗겨진 플라타너스 아래, 햇살이 아롱진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뒤틀린 올리브나무 숲을 요리 조리 빠져나오니 마침내 그것이 보인다. 야트막하고, 이리저리 증축해서 옆으로 길게 뻗은 농가다. 은은한 연노랑 돌로 지은 그 집은 오 후 햇살에 황금빛으로 물든다. 지붕은 얽히고설킨 덩굴로 뒤덮였고, 창문은 열기를 막으려고 작게 냈다.
조지프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푸른색 페인트가 비늘처럼 벗겨졌고, 손잡이는 녹이 슬어 갈색빛을 띤다”_20쪽
이런 저자의 섬세한 풍경 묘사는 책 속 타르튀프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화풍처럼 강렬한 빛과 색채, 또렷한 형태로 풍경의 생명력을 전달하는 듯했다. 프로방스의 햇살과 올리브나무, 오래된 농가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바로 내 눈앞에 펼쳐져 소설 속 풍경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어떻게 그림을 글로 바꿀 수 있을까!
“그녀에게서 복숭아 맛이 난다. 냇물과 그 초록빛 싱그러움, 온몸을 파고드는 서늘하고 강렬한 물줄기의 맛이 난다. 라벤 더와 수천 개의 풀잎 위로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의 맛이 난다.
찬란하게 약동하는 생명력의 맛이 난다.”_조지프, 227쪽
“도망치고 싶다. 찬란하게 빛나며 세상 속으로 분출되어 나가고 싶다. 세상의 온갖 눈부신 질감을 손끝으로 느끼고 싶다.
세상을 움켜쥐고 손바닥 안에 둔 채 절대 놓아주고 싶지 않다. 삶을 맛보고 깨물고 싶다.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들을 하고 싶다.” _에티, 305쪽
'여름'의 뜨거운 햇볕처럼 피할 수 없는 강렬한 감각은 에티의 성장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계절인 듯하다. 여기에 조지프와의 사랑까지 더해져 소설을 읽는 내내 뜨겁고 어지러운 여름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했다.
책을 덮은 뒤에도 책에서 묘사된 풍경이 눈앞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풍경 속에서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에티의 모습이 함께 떠올랐다.
<에티의 여름>은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이름과 삶을 되찾는 한 여성의 이야기였다. 타르튀프의 그림 뒤에 가려져있던 에티가 자신의 재능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순간, 나 역시 해방감을 느꼈다.
“그녀의 한쪽에는 낡은 농가가 있고, 다른 쪽에는 나머지 세상이 있다. 그녀는 몸을 앞으로 던지며 달음박질친다.
이것은 끝이다. 그리고 시작이다. ” _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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