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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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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반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82g | 143*215*30mm |
ISBN13 | 9788937491214 |
ISBN10 | 893749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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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아틀리에는 책 타이틀에서주는 느낌 그대로 과학과 예술이 그 경계를 넘어 만나는 어느 지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책의 저자 두분은 정말 각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대중적으로 인기도 있으신 분들이시다.
물리학자이지만 예능까지 출연하고 각종 영상물에서 얼굴을 알리셔서 대중적으로 친숙하고 유명한 김상욱 교수님과 신문에 연재하면서 그 인기에 힘입어 글자 풍경이라는 책도 내신 타이포그라퍼 유지원 교수님이시다.
(추천사를 '우리가 빛의 속도로..'로 떠오르는 신예 SF 작가 김초엽이 쓴걸 보고 더 반가웠다. ㅎㅎ)
저자 김상욱은 '떨림과 울림'이라는 책을 몇번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시도하다가 그 인기에 미뤄지고 미뤄져 결국 아직 읽지를 못했는데 이분의 유명세를 실감할수 있었다. 주변에서 모르는 분들이 없으시다. 아직 이분이 출연한 예능이나 강의 영상을 본적이 없고 책도 읽어보질 못했다.
하지만 타이포 그라퍼 유지원의 '글자풍경'을 이미 읽었었고 그 책을 통해 그분의 저술하시는 스타일과 매력에 푹 빠졌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 새로 출간된 '뉴턴의 아틀리에'가 두분의 공동 저서로 나왔을때 망설임 없이 읽고 싶어졌다.
딱봐도 크로스오버된 책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물리학자인 김상욱교수와 글자 디자이너인 타이포그래퍼 유지원 교수님, 과학자와 예술가인 두분의 영역이 공통점이 없을듯 하면서도 무언가 기대감을 갖게끔 만드는 조합이라 생각되어졌다.
사실 전공이 전혀 다른 영역의 두 사람이 단어의 영감을 가지고 저술해 나간 책이 출판계에서는 드물지는 않다. 그런데 서로 영역을 넘나들며 융합과 창조성을 가져올것 같은 이 통섭의 크로스 오버 책으로 나에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책이 있었으니 바로 뇌과학으로 유명한 과학도 정재승교수와 미학전공인 예술영역의 진중권교수가 함께 공저로 만들어낸 크로스 책이다.
두분의 유명세와 인지도를 생각컨데 정말 읽어보고 너무나 실망스러웠던 책이기에 융합을 떠올리며 두 전문분야가 의기투합해서 책을 만들어도 이렇게 내용없는 아무것도 아닌 책이 나올수 있구나란 실망을 했었다. 심지어 중고도서로도 잘 팔리지 않는다 -_-
그리하여 나는 그 이후로 전혀 다른 두 조합 (흔히 과학과 예술 영역의 만남으로 주로 시도된다 ) 의 융합된 책이 모 아니면 도가 될수 있음을 깨달았고 그런책들은 달려들기보다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책 뉴턴의 아틀리에는 믿고 읽고 싶어지는 저자 유지원과 읽어보고 싶었던 그러나 아직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한 저자 김상욱의 조화이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결론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였다.
아.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정한 융합이란 바로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으로 무릎을 쳤다.
정말 그랬다. 믿고 읽는 유지원 교수님의 글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고 너무나 좋았고 처음으로 문장으로 만난 김상욱 교수님은 정말 읽으면서 빠져들어 이분의 책들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두분의 영역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그 깊이에 진심 존경스러웠다.
타이포그래퍼임에도 과학과 수학의 영역에 대한 이해와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유지원와 과학자임에도 미술에 대한 식견과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김상욱은 각자의 영역을 뛰어넘어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가져다 예술과 과학의 전문성으로 다시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너무나 재미있고 깊이도 있는데다가 신선하다.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두분의 통찰력있는 묘사와 설명들로 채워진 장들은 저마다 다채로운 아이디어의 조합과 서술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
책의 구성은 크게 5개의 영역으로 나뉘어 지고 그 5개의 영역안에서 다시 키워드가 되는 단어들을 가지고 두 저자는 자신만의 생각을 마음껏 펼친다.
1. 관계맺고 연결된다는것
2. 현상을 관찰하고 사색하는 마음
3. 인간과 공동체의 탐색
4. 수학적 사고의 구조
5. 물질의 세계와 창작
첫번째 장에서 관계맺고 연결된다는것 안에는 "이야기, 소통, 유머, 편지, 시" 로 키워드를 적어놓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키워드는 이야기였다.
첫 장의 첫 키워드인 이야기편에서 저자 유지원은 타이포그래퍼답게 글자의 모양을 가지고 우리의 생각을 묻고 저자의 생각과 글자체의 역사를 이야기하는것에서 작가의 전작 '글자풍경'의 모습을 엿볼수 있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그 다음 키워드부터 다른 장들로 넘어가면서는 유지원 교수의 타이포 그래피나 예술 관련 이야기보다는 과학이나 수학관련 이야기를 통한 생각의 전달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새로웠다.
그런가하면 김상욱 교수는 과학이나 물리이야기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그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물리학자다운 시각으로 펼치는데 너무나 재미가 있었다. 이미 알고 있던 마르셀 뒤샹의 '샘' 이나 윌리엄터너의 작품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데 그 이야기의 흡인력에 완전히 빠져들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 편에서 김상욱저자는 인간을 이야기를 만드는 종 이자 의미를 만드는 종이며, 인간의 뇌가 세상을 이야기로 인식하다보니 세상 모든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특성이 생겼는지도 모른다고 묘사했다. 탁월했다. 그 비유와 성찰이!
두번째 키워드인 '소통'의 유지원 저자의 글과 김상욱의 '물리의 시, 시의 물리' 편을 읽으면서 테드창의 숨이 생각났다.
'소통' 편에서 찰스 배비지의 '우리가 거주하는 지구에, 우리의 말과 행동이 남기는 영구적 각인' 논문의 한대목을 작품으로 구현한것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자속 논문의 이 내용을 관객은 호흡하고 소화한다는 바로 그 대목 그 지점에서 묘하게 생명이 소멸되고 우리의 숨이 우주와 연결되어 무질서도를 높이는 책의 내용이 연상되어 졌다.
그런가 하면 김상욱은 이렇게 적었다 , F=ma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은 이 식을 동어 반복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우주가 하나의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면 그 소프트웨어는 이 한 줄의 문장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다. 묘사들이 너무나 물리적이면서도 너무나 인문학 적인 비유들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글자풍경때도 그 박식함에 감탄했던 유지원에 대해 더더욱 경외심을 갖게되었다. 고대 중국의 수리 관념을 끌어다 두 이질적인 문명에 대해 묘사하고자 했던 부분, 이상의 '오감도 시제 4호' 에 찍혀있는 숫자를 다시 필자가 직접 재현한 공정을 보여준 것, 바흐의 칸타타를 통해 죽음의 본질을 깨닫고자 한것 등이 너무나 인상적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두 저자의 공동 집필로 만들어진 이 책을 보면서 새삼 두분은 각자의 분야에서 참으로 뛰어난 분들이시지만 겸손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의 전문영역 안에만 갇혀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는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학문에 대한 열린 마음과 호기심,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 분들의 마음가짐이야 말로 진정한 학자다운 정신이며 그 마음가짐과 시도로 이런 대단한 융합이 가능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을 읽는 내내 이분들이 이 책을 준비하는 작업을 기꺼이 즐겁게 하셨을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책의 곳곳에서 그런 즐거움들을 발견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독자인 나도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고 더 많은 상상을 해볼수 있었다.
우리가 단정짓고 한정하는 많은것들이 사실은 진리가 아닐수 있음을 깨닫고 내안의 편견들을 깨어가는 즐거움을 다른분들도 이 책을 통해서 경험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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