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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

안대회 | 휴머니스트 | 2011년 03월 07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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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87쪽 | 712g | 153*224*30mm
ISBN13 9788958623854
ISBN10 895862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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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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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인문학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34회 두계학술상, 2016년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폭넓은 사유로 옛글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유려하면서 담백한 필치로 선인들의 삶을 차근히 소개해왔다. 저서에는 『조선후기시화사』, 『18세기 한국한시사 연구』, 『선비답게 산다는 것』, 『벽광나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인문학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34회 두계학술상, 2016년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폭넓은 사유로 옛글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유려하면서 담백한 필치로 선인들의 삶을 차근히 소개해왔다.

저서에는 『조선후기시화사』, 『18세기 한국한시사 연구』, 『선비답게 산다는 것』, 『벽광나치오』, 『궁극의 시학』, 『담바고 문화사』, 『내 생애 첫 번째 시』, 『조선의 명문장가들』 등 다수가 있고, 번역서에는 『해동화식전』, 『완역정본 택리지』(공역), 『북학의』, 『산수간에 집을 짓고』, 『소화시평』, 『시평보유』, 『한국 산문선』 7ㆍ8ㆍ9(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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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8세기 조선을 뒤흔든 ‘벽癖광狂나懶치痴오傲’의 세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기로 분류되는 18세기의 문화 인물을 발굴 조명하는 책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이 발간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문화 인물은 이백여 년 전, 남들은 뭐라 하든지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여 드높은 새 경지를 개척한 중세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보고 배운 ‘위대한 인물의 계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캐릭터들이다. 그 시대가 숭상하고 선호했던 것과는 딴판인 직업이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들을 전문가 또는 프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마니아나 기인(奇人)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18세기에는 이 같은 인간을 가리키는 적절한 말이 없었다. 벽(癖, 고질병자), 광(狂, 미치광이), 나(懶, 게으름뱅이), 치(痴, 바보), 오(傲, 오만한 자)라는 표현이 그들을 따라다녔을 뿐이다. 고질병을 못 고치고, 어딘가에 미쳐 있으며, 게으르고 바보 같으며 오만한 자들, 그들이 바로 18세기 조선을 뒤흔든 ‘벽광나치오’들이었다. 그 시대는 이들을 “여행에 고질병이 든 자”, “꽃에 미친 놈”, “책에만 빠져 사는 바보”처럼 칭찬이나 부러움을 담아서 부르기보다는 비아냥거림과 매도하는 말로 무시해버렸다. 평범하지 않아서 남들의 눈에는 기행을 일삼는 기인으로 보였던 그들을, 옛 사람들은 ‘벽광나치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은 18세기 조선사회가 우리가 막연히 짐작하듯 그리 단조롭지만은 않았고, 오히려 역동적이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존재들이다.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직업과 생각, 취미에서 벗어나 자기가 좋아하는, 그것도 광적일 정도로 좋아하여 남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한 가지 일에 몰두한 사람들이다. 마니아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게 마련이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부각되고 사회 발전의 한 동력으로까지 작용한 시기의 기원을 따지면 아마도 18세기일 것이다. 18세기의 시대정신이라고도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에서는 그렇게 시대정신을 창조해나간 각 분야 리더들을 새롭게 발굴하여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이 책은 오래전에 기획되었다. 옛 사회가 이름난 역사 인물들에 의해서만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과 현재와 미래를 기획하는 데 힘을 줄 만한 사람들을 우리의 옛 사람들에게서 찾아보자는 의도였다. 대부분은 조선 후기 인물이기에 두루 살펴본다면 그동안 막연했던 18세기의 진면목이 이전보다 잘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18세기 우리 문화의 상이 이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기대한다.
―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 지은이의 말에서

‘무리와 다른 짓 하는 놈’들을 만나는 즐거움

전통사회는 전문가와 마니아를 양성하거나 계발할 조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어쩌다 그런 인물이 등장해서 끼를 발산하면 그 길을 막고 방해했다. 신분의 제약이 엄격했고 의식이나 지향이 획일적이었으며 직업까지 제한받았다. 그 분위기 아래서는 새 분야를 개척해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다는 것이 보통의 용기와 집념으로는 불가능하다.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친 인물들은 그런 역경을 이겨낸 용기와 집념의 화신이다.

전라도 보성에 살던 이름 없는 평민 소년 정운창은 조선시대 최고의 국수로 발돋움했다. 경상도 사대부 출신 정란은 양반 가문의 보수적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여행가로 명성을 떨쳤다. 천민 이단전은 노비라는 신분을 딛고서 십 년이나 밤을 새워 문장을 지어 마침내 저명한 시인이 되었다. 문과에 급제한 양반 정철조는 읽고 싶은 서양 서적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당파가 다른 집안에라도 반드시 선을 넣어 책을 빼냈다. 이런 행위는 남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고의 기술과 예술적 능력을 발휘한 것은 천재적 능력이나 좋은 가문이라는 배경을 소유한 덕분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실이었다.

자부심과 자의식은 그들에게 당연한 것이었다. 기술자 최천약은 “칼을 잡으면 무슨 물건이든지 그대로 새기지 못하는 것이 없다”며 만능의 조각 솜씨를 자부했고, 책장수 조신선은 “천하의 책이란 책은 모두 내 책이지요. 책을 아는 천하사람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이 없을 게요”라며 떠벌렸다. 광기와 오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최북은 원치 않는 그림을 그리느니 차라리 제 눈을 송곳으로 찔렀고, 김성기는 원치 않는 연주를 하지 않으려고 권력자를 향해 악기를 던져 부숴버렸다.

최북이나 정철조, 이단전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벽광나치오’들의 치열한 추구와 열정적 삶은 때로슴 자기 몸과 인생을 갉아먹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처세의 달인들은 앞서 나가는 자를 보면 거꾸러뜨리고 싶어한다. 현실의 냉혹함은 ‘벽광나치오’들에게 좌절과 시련을 안기고 그래서 그들은 승승장구하기보다는 곧잘 무너진다. 감당하기 힘든 광기를 종종 그들은 술로 풀었다. 폭음은 오만한 그들의 끼니였고, 그런 그들은 남들 눈에 미친놈, 오만한 자, 게다가 술꾼으로 비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균형이 아니라 불균형이, 평범함이 아니라 기이함이 삶과 사회를 역동적으로 이끄는 힘임을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18세기 문화 인물을 몽타주적 방법으로 재구성하다

지은이 안대회는 ‘역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외로운 여정을 떠났다. 각종 사료와 문집 등의 자료더미에서 ‘전문가의 혼’을 지닌 사람들이 한 줄 또는 두 줄의 가량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록의 파편들을 조각내고 붙이고 잇고 또 붙이고 잇기를 반복하면서 ‘그 영혼’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 말 속에 현대와 고전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은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기본적인 서사를 이끌어가고, 기록의 파편들이 주변에 모여들어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고전 속 존재들의 다양한 삶과 활동 가운데 현대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존재가 마니아들이다. 마니아의 존재는 최근 소품문 연구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소품문 연구를 대중화한 책으로 《고전 산문 산책》(안대회, 2008)이 있고, 이 존재들을 부각시킨 교양서로는 《미쳐야 미친다》(정민 2005)가 있으며, 이 현상을 조선 후기 사회의 지식패러다임의 변화와 문화변동이라는 문화사적 맥락을 짚어낸 책으로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정민 2007)을 찾을 수 있다.

중세의 매력적인 문화 캐릭터를 발굴하고 조명하다

우리들이 만나왔던 과거의 인물 캐릭터들은 대부분 정치적인 맥락에서 조명되었다. 조선시대 인물은 을 더욱 그러하다. 문화적으로 기념비적고 창조적인 업적을 남긴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남인, 소론 등 정치적 맥락으로 분류되면 진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기록하는 사람들의 관심 밖에 존재했던 사람들은 자취조차 남겨 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진짜 전문가들보다 오히려 가짜들이 더 진짜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난감했던 것은 기록되지 않은 존재들의 발자취이다. 제대로 발굴되고 조명 받지 못한 존재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 했다. 다행히 이러한 존재들의 가치를 눈여겨보고 짧으나마 기록을 남긴 이들이 있었다. 지은이 안대회는 이들의 기록들은 모으고 연결해서 새로운 문화 캐릭터들을 발굴하고 조명했다. 그는 이들의 ‘삶’과 ‘문화적 창조물’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복원해냈다. 자의식과 자존심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발굴 조명한 것이다.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은 문화적 캐릭터들의 열정적인 ‘삶’과 전문가의 ‘혼’을 통한 새로운 문화사 읽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처세를 위한 매뉴얼에서 벗어나, 영혼이 있는 문화의 깊은 맛을 접하게 해준다.

이 책에서 선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 발굴해 소개한 것이다. 학계에서도 거의 논의되지 않던 인물들이다. 학계에서 단편적으로 소개된 사람들도 새 자료를 발굴해 전모를 드러내려 애썼다. 그러기 위해 곳곳에 흩어져 있던 문헌을 섭렵하여 이들의 조각난 삶을 복원하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의미 있는 새 자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상상과 추정의 힘을 빌려 인물의 삶을 가공하지 않고 오로지 문헌을 근거로 그들의 삶과 행위를 조사하고 해석했는데, 그 과정과 노력은 뒷면에 실린 참고문헌과 주석으로 제시했다. 5년 전 《조선의 프로페셔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그 동안 새로이 발굴한 자료들이 많아 이 자료를 분석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였다. 특히 탈춤꾼 탁문한을 새롭게 추가하였음을 밝힌다.
― 《벽광나치오:한 가지 일에 미쳐 최고가 된 사람들》 지은이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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