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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10년 12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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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480쪽 | 732g | 152*194*30mm |
| ISBN13 | 9788990369864 |
| ISBN10 | 899036986X |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편견이랄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편집본이나 요약본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는데 최소한 이 책이 그런 편견을 넘어선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완전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음에게'란 부제가 달려 있는 걸 보아선 10대와 20대를 위한 철학 안내서 정도로 기획된 듯합니다. 이미 중년이기에 원래 의도했던 독자는 아닙니다만 여기에 소개된 몇몇 책은 예전에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고전이라 호기심에 읽기는 했지만 어딘지 낯설고 오래되어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그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새삼 건성으로 읽고 지나쳤던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어쩌면 '유토피아'나 '군주론', '인간불평등 기원론' 같은 책들을 읽은 게 오래되었고 그때는 아직 지식이 부족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하지 못해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지적인 이해력이 갑자기 비약적으로 상승하진 않았을 것이고 그 보다는 책이 쉽고 읽기 편하게 구성되고 내용이 잘 정리된 덕택에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불평등'이라는 주제를 놓고 아홉 권의 고전을 '풀어서 다시 씀'했는데 선정된 작품들도 그 짝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우신예찬'은 '유토피아'와 비교 대상인데 실제로 에라스뮈스와 토머스 모어는 절친한 친구였다고 합니다. 이제 중세를 벗어나 본격적인 계몽시대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개인과 사회, 통치체제에 대한 당시의 행태와 인식, 그리고 이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 그리고 그들이 꿈꾼 이상적 세계를 오늘날의 근대적 인식과 비교해 보는 건 퍽 흥미로운 일입니다. 다음으로 근대로 이행하는 데 있어 '국가'란 개념이 등장하게 되는데 마키아밸리즘으로 유명한 '군주론'과 성경에 나오는 죽지 않는 괴물로 '국가'를 비유한 '리바이어던'은 통치체제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합니다. 이를 통해 근대국가와 정치체제에 대해 이들 사상가들의 뛰어난 통찰을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로크의 '정부론'과 밀의 '자유론'은 토머스 홉스를 잇는 영국의 경험주의 전통을 통해 시민에 의한 정부 형태인 민주주의와 삼권 분립을 통한 권력의 균형과 견제 등,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정치사상을 접하게 됩니다. 밀의 '자유론'은 이보다 더 급진적으로 나아가는 데 우리나라가 지난 시절 어렵게 이룩한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9세기에 밀이 주장한 '자유론'에 필적한 만큼의 개인의 자유는 아직 멀었다 싶습니다. 새삼 이 책을 통해 가장 읽고 싶어진 책이 바로 '자유론'이었습니다. 21세기에 19세기 공리주의자의 자유에 대한 생각이 급진적으로 여겨진다면 다소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개인 보다는 조직과 국가를 우선시해서 종종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희생하기를 강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영국의 경험주의에 반해 프랑스엔 몽테스키외, 장자크 루소, 그리고 데카르트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법의 정신'은 꽤 산만하고 어려운 책이라고 하는 데 근대 사회를 규정하는 법치주의 사상이 드러나며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선언이 이어집니다. 유전무죄라는 짝퉁 사자성어가 진리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과연 우리에게 몽테스키외의 사상이 무엇일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사상이 담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참된 인간의 본성으로 자유와 평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후에 프랑스 혁명의 중요한 촉매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이 철학과 과학에 끼친 영향은 말 그대로 근대로의 혁명을 위한 도약이 되었다고 해야겠지요.
비교적 읽기 쉽고 얇은 책에서부터 난해하고 분량도 많은 책에 이르기까지 참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고전은 시대에 맞게 늘 다시 번역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때론 새로운 세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풀어 쓰는 형태도 새삼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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