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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추억

선을 넘어 길을 만들다

김연철 | 후마니타스 | 2009년 06월 29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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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82g | 153*224*30mm
ISBN13 9788990106889
ISBN10 8990106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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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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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작가 한마디 냉전을 추억하는 것은 성찰하기 위해서다. 기억은 때론 고통이고 망각이 치료가 될 때도 물론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리고,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감정이 상할 수도 있지만, 기억의 의지는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경험이 지혜를 낳고,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고 힘들지만 가야 할 길이 있다.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북한의 정치경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통일연구원 원장,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였다. 현재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이며,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북한의 산업화와 경제정책』(2001), 『협상의 전략』(2016), 『70년의 대화: 새로 읽...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북한의 정치경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통일연구원 원장,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였다. 현재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이며,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북한의 산업화와 경제정책』(2001), 『협상의 전략』(2016), 『70년의 대화: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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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이 책을 누가 봤으면 좋겠는지?
남북 관계에 대해 일반적 상식을 가진 모든 사람. 특히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욕설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분단 문제를 보았으면 한다. 다음으로는 1970~80년대도 ‘역사’라고 생각하는 젊은 청춘들이 읽고 기억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현재 남북 관계를 지켜보면서 한숨 쉬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읽으면 바랄게 없겠다.

이 책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자고 ‘결심’했다. 그러나 분단 문제는 무거운 주제일 뿐 아니라, 사람들은 다들 스스로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냉전의 추억은 재미있는 소재다. 이 책을 보면 눈물이 핑 돌고,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1년이 조금 넘도록 《한겨레21》에 "냉전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는데, 매번 원고지 25매를 쓰기 위해 자료도 많이 보았고, 관계자들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해 발품도 많이 팔았다. 연재물을 책으로 만드는 작업은 또 다른 고생이었다. 제한된 지면에 꾸겨 넣느라고 과도하게 압축했던 부분을 좀 더 상세하게 풀었다. 국제적인 냉전사에서 한반도와 비교할 만한 유사 사례를 보완했고, 시기적으로 꼭 들어가야 하는데 빠진 부분도 보충했다.

강원도 사투리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북한 사람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걸로 알고 있다. 북한 연구자로서는 그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에피소드가 있다면?
언젠가 사무실에서 탈북자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잠깐 들린 손님이 다가와 내 손을 붙잡고 “아이고,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까?” 그렇게 말해 황당했던 적이 있다. 촌스럽게 생겼다는 거. 좋은 표현으로는 ‘정이 가는 스타일’ 아니겠나? 당연히 북쪽 사람들을 만날 때는 편리하다. 자기들과 비슷한 외모, 끝에 철자 들어가는 이름…….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도 크게 경계하는 것 같지는 않다.
(편집자: 필자는 강원도 사투리를 쓴다. 언뜻 들으면 북한 사투리처럼 들린다. 예전에 필자에게 들었던 또 다른 에피소드 한 가지. 한번은 북한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 한 무리의 남한 사람들이 사우나를 하고 있었단다. 김연철 박사는 ‘약간’ 혼자 떨어져 있었는데, 근처에 있던 북한 사람들이 김연철 박사에게 친근하게 물어보더란다. 쟈들은 어디서 온 거냐고…….)

북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알고 싶다. 그 이후로 여러 번 북한을 왕래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2000년 7월, 처음으로 방북했는데 충격이 컸다. 북한 연구자로서, 북한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눈으로 보니 여러 가지로 착잡했다. 돌아온 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소감을 물어 “충격을 받았고 착잡하다”고 대답했다. 그분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도 전쟁 끝나고 어려웠어. 그래도 지금 이만큼 발전했지. 북쪽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어.” 그때 처음으로 ‘아, 경험이 지혜를 낳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 뒤로 기업연구소에서 북한 공장을 방문하거나, 북한 사람들과 함께 해외 경제 시찰을 했으며, 정부에 들어가서는 남북 회담의 현장을 지켜보았고, 민간 전문가로 방북할 기회도 있었다. 그러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 즉 같음을 추구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그 속에서 서로 공존하고 협력해야겠다는 생각들이 서서히 쌓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정도의 평화도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 대한 필자의 애정이 느껴졌다.
평화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책에는 ‘피스 메이커’(peace maker)들의 고민과 열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묵묵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남북 교류의 현장을 지켜 온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분단의 피해자들도 다루었다. 열정을 기억하고, 눈물을 기록하는 일. 그것이 역사의 보상 아닐까?

이 책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 공단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현대 아산의 이 대리, 박 대리, 힘내라”는 구절에 마음이 ‘짠’했다.
아무래도 금강산 사업을 추진했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짠하다. 벌써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안쓰럽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분들도 있고, 진짜 어려울 때 격려하고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개성 공단은 통일부 보좌관으로 일할 때, 개성으로, 미국으로 돌아다니면서 애썼기 때문에 아무래도 애정이 각별하다.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많이 알게 되었다. 고생 고생하면서 겨우 한숨 돌렸는데, 다시 남북 관계가 악화되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야속하고 안타까울 것이다. 그분들은 이제 대안이 없다. 중국·베트남·인도에서 사업하다가 안돼서 개성으로 갔는데, 지금 와서 개성이 저 모양이니,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한 것이다. 그분들 사정을 알기 때문에 사실 더 답답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북한 문제를 볼 때 이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억제하고 최대한 이성을 발휘할 것! 자나 깨나 핵심은 해법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제일 중요하다.

왜 지나간 냉전의 추억을 기억해야 할까?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과거를 보는 시간의 길이만큼 앞날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백 년 뒤의 한반도를 그려 보려면 최소한 우리가 걸어 온 1백 년 이상의 시간을 돌아보아야 한다. 경험이 지혜를 낳는 것이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산은 아닌가 봐’ 하면서 내려온 산을 죽어라고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여보세요~! 거기는 길이 없어요!” 그렇게 외치고 싶다.

관계(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재계(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학계(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를 두루 경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흔치 않는 경험일 텐데, 느꼈던 점은?
많이 배웠다. 바둑으로 치면 서봉수 류라고나 할까? 한 바퀴 돌다 보니, 이야기도 보이고,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자님 말씀대로 역시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진짜 많이 아는 것이다.” 실전 경험들이 연구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왜 대학에 자리 잡지 않았는지?
가고 싶지만 받아 주는 데가 없어서(웃음). 헤겔은 46살이 되어서야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수가 되었다고도 한다. 물론 지금은 어디에서보다는, 무슨 일을 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 노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많이는 모르고, 또 노래를 잘 못해서(웃음). 그래도 한곡 꼽으라면, “심장에 남는 사람” 정도? 몇 년 전 고려호텔에서 묵었을 때, 마침 심장에 남는 사람을 부른 북한 여가수 장윤희 씨를 직접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같이 갔던 일행들이 CD를 구해 싸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인물 평전 읽기를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유를 물어 봐도 될까?
아직도 철이 안 들어서일 것이다. 꿈이 많기도 하고. 저런 사람들은 어떻게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까? 매우 궁금하다. 평전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국내에 좋은 평전이 그렇게 많지 많아서 안타깝다. 평전은 품이 많이 들고, 시대와 사람을 어울리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평전으로는 김형수 시인이 쓴 문익환 평전이 최고이고, 해외 평전으로는 스콧 니어링, 파블로 네루다, 카뮈 등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름에는 오명도 있고 악명도 있고 허명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름보다야 무명이 낫겠지……. ‘나는 어떻게 얼마나 기억될까’, 할 일 없을 때 이런 생각을 하는 버릇이 있다(웃음).

약간의 장난끼가 발동해 필자에게 이 책이 얼마나 팔릴 것 같은지 물어봤다. 필자는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20만 부만 팔자고 유쾌하게 말했다. 그래서 20만 부 팔아서 인세를 받으면 어디에 쓸 거냐고 물었더니, 딸에게 아빠 책 많이 팔리면 북유럽 크루즈 여행 가서 백야를 함께 보자고 약속했단다. 그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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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w*******7 | 2013-01-03 | 신고

지난 MB정부 5년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아픔과 고통이 있었지만, 특히 나에게 아프게 다가온 것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인 단절이었다. 후보 시절, 그리고 당선인 시절 MB는 전임정권들의 대북정책 성과들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햇볕정책의 유지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알다시피, MB는 행동과 말이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자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언행일치가 불가능한 뇌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북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MB는 의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 내버렸다.

 

김대중 대통령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통일과 평화를 이야기한 6·15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늦은 감이 있었지만, 2차정상회담을 통해 10·4선언을 만들었다. 만약 10·4선언의 내용이 그대로 이행되었다면,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건 등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울러 이번 대선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NLL 분쟁도 더 이상 없었을 것이다.

 

이미 지난 이야기지만, 이번 대선 과정을 보며 안타까웠던 점은, 통일, 남북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철학이 어느 누구에게서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두들 빤한 이야기만 했고, 빤한 해법만을 제시했다. 문재인 후보 측이 제시한 플랜들이 신선하기는 했지만, 북의 의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묻지마’ 로드맵이었고, 박근혜 후보 측의 대북정책 역시 빤한 소리였다. MB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북이 먼저 고개를 숙이면 그 다음 생각해 보겠다는.

 

한편 이정희 후보의 코리아연방 제안은 매우 타당하고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과 정치계의 노골적인 무시와 배제로 그의 제안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도대체 분단된 나라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이들이 왜 가장 중요한 민족적 과제인 통일과 남북화해, 평화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을까.

 

이렇게 비판하면 곧장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각자 나름 심사숙고하고,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해법을 마련했다고.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MB정부 5년의 퇴행을 다시 되돌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하지만 국민이 선택해 주지 않았다고.

 

나는 문재인 캠프에서 통일, 외교, 남북관계 정책을 만들고 이끌어나간 이들을 얼추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누구이며, 어떤 분들이라는 점을 안다는 소리다. 모두 존경받을 만한 분들이고, 통일과 남북 화해를 위해 애써 오신 분들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모두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런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불안했다. 왜 그랬을까? 이제 생각해보니, 그것은 너무나 많은 사공, 그리고 독단적으로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사공, 또한 5년 동안 맺힌 한을 풀겠다는 비장한 각오의 사공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뭐, 지난 이야기 다시 꺼내봐야 가슴만 아프지만, 아무튼 이번 과정을 통해 민주당이나 또한 문재인 캠프에서 일했던 분들이 다시 한 번 성찰할 수 있었기를 바란다. 한풀이나 복수, 독단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 학자들에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면 다음 선거에서도 또 패배할 것이다. 분명 확실하다.

 

김연철 박사는 대학원 시절, 교재로 사용했던 논문으로 처음 알게 된 분이다. 그 후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뷰를 몇 번 했고, 토론회나 행사 때 만나면 인사를 드리는 정도였다. 참여정부 시절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써 많은 활동을 한 분이다.

 

이 책은 일생을 남북의 통일과 평화, 화해를 위해 연구하고, 실무적으로 참여하고, 이제 다시 코리아연구원장으로 통일담론의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가 보여주는 남북의 분단사다. 과거 냉전 시기 남과 북이 주고받았던 저주와 증오, 대화와 소통의 역사들이 담겨져 있다.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고, 눈물 나게 슬픈 일도 있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도 있었고, 남북이 하나가 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이 모두가 우리가 만들어온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묻는다. 냉전의 추억을 넘어 평화의 미래를 그려가자고 제안한다. 많은 이들이 분단을 고민하고, 증오대신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한다.

 

분단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개인의 영달을 이어가는 사람들. 증오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가는 언론들, 기억의 망각을 통해 미래를 어둡게 하는 세력들. 저주의 이분법으로 여전히 대한민국을 1953년에 멈추게 하는 사람들. 이들이 존재하는 한, 진정한 남북의 평화와 화해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마냥 넋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기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잘 했으며, 어떻게 해야 남과 북이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더 많은 약속을 할 수 있는지 매일 같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분단이라는 기형적 상황을 마치 당연한 현실처럼, 상식처럼 받아들이는 사회. 더 이상 이런 정신적 변태의 사회를 계속 이어나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반세기가 넘도록 허리 잘린 불구로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 비정상을 정상으로 간주한다. 비극이다.

 

책은 그동안 남과 북의 만남을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통일학이나 북한학, 남북관계 및 동북아 정치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쏠쏠한 참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막연히 북한이 싫은 사람, 혹은 막연히 좋은 사람 모두가 읽어도 분명 또 다른 ‘깨달음’을 전해 줄 책이다.

 

알아야 떠들 수 있다. 알아야 비판할 수 있고, 칭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잘못알고 떠드는 인간, 모르고 떠드는 인간, 일부러 알려 하지도 않고 떠드는 인간들이 너무 많았다.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떠드는 인간들이 부와 명예를 얻었다. 이런 병신 같은 구조가 깨지지 않는다면, 이게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차근차근 색연필로 밑줄을 쳐가며 읽었다. 알고 있었던 사실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몰랐던 부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쉽고도 재미있게 남북의 대결과 대화의 역사를 소개했다. 흔치 않은 소중한 책이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원칙과 균형에 바탕을 둔 ‘신뢰 프로세스’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 원칙과 균형이 남과 북 모두에게 해당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무모함은 이제 MB정권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울러 반드시 이산가족상봉을 다시 추진해서 오늘도 고향을 그리다 돌아가시는 실향민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 이산가족상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MB정부는 정부의 자격이 없는 집단이었다.

 

뉴라이트도 좋고 쌍라이트도 좋다. 이제 새롭게 권력을 잡을 그대들이 행여 부정하게 권력을 차지하고 언론을 더럽히며 민족 간의 증오를 부추기는 추잡한 죄악을 저질러도 난 그것을 막을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다. 하지만 단 하나, 간절히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산가족상봉이다. 금강산을 다시 여는 것이다. 일단 그것만 해도 그대들은 MB보다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뭐 비교 상대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책의 제목처럼 지난 MB정부 5년은 냉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이 평화를 만들어가야 했던 소중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것을 우린 몽땅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거꾸로 간 5년이었다.

 

이제 다시 5년이 시작된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 모두가 리더십 교체를 이룬 지금,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오고 있다. 자,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해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50대들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땅값, 집값’이 안정화될 수 있을까.

 

방법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 지금의 세계적 경제위기는 신도 풀 수 없다.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다. 오직 남과 북의 협력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경제전문가이신 MB는 그걸 어설픈 이념과 바꿔, 결국 날려버렸다. 이제 ‘민생 대통령’, ‘15년 동안’ 대통령을 준비했다는 박근혜 당선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당선인의 아버지가 7· 4공동성명을 만들어냈다는 사실. 기억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였든 7·4공동성명은 커다란 역사적 의미가 있다. 박 당선인도 부디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그를 반대한 이 중 하나로써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볼 것이다. 긴장하시라. 5년.

 

부디 박 당선인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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