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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년 04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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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51.29MB 파일/용량 안내 |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6.7만자, 약 5.5만 단어, A4 약 105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 ISBN13 | 9791141616182 |
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소설의 배경은, 사랑에 빠지면 "로로마"가 발현되어 무작위로 어떠한 능력이 급격히 향상되는 시대다. 말 그대로 '사랑의 힘'. 귀가 잘 들리기도 하고, 후각이 좋아지기도 하고, 예뻐지기도, 주차를 잘하게 되기도 한다. 대신, 어떤 능력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랑이 누구와 어디로 흘러갈지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첫 단편부터 이 책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약간의 SF적 요소가 들어있음에도 단번에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 간지럽지 않은 사랑 이야기에 현실적인 전개가 버무려지다니, 겉표지는 예쁜 모습을 하고서 매우 시원한 맛의 문장이라고 느꼈다. 짧은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소설집인데, 나는 왜 매 단편의 주인공들에게 이입하게 되었을까. 그들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았다.
연작 형식이 정말 잘 어울린다. 주제와 소설의 구조와도 잘 맞는 듯하다. 연작소설집은 앞에서 주변인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다음 편에서 주인공으로 돌아온다는 관점 변화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사람이 다음 편의 주인공이 되곤 해서 흥미로웠다. 읽을수록 다음에는 누가 주인공으로 나올까 기대될만큼 재미있다. 단편 속 인물들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세계관이 넓어지는 재미에, 예상치 못한 줄거리 흐름이 자극의 맛을 더한다.
로로마는 이성애와 동성애, 모성애, 짝사랑, 불륜, 심지어 AI와의 사랑에도 반응한다. 사랑의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는 설정이 소설 전체를 관통한다. 작가는 어떠한 사랑도 평가하거나 정의내리지 않는다. 색다른 형태의 사랑을 어색하지 않게 그려낸다. 그리고 독자는 그 사랑들에 순식간에 이입된다. 마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듯이 말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드라마>. 두 사람이 헤어지는 이유는 향상되었던 능력을 잃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해서였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단편이었다. 사랑이란 건 무한한 관심이고, 상대방의 예쁜 모습을 계속해서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두 사람의 짧은 대화가 사랑의 본질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로로마 발현이 최대 관심사인 소설 속 세계관에서도, 결국 사랑은 사랑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또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 힘은 오로지 사랑만이 가지고 있다.
이 간지러운 사랑의 메시지를 가끔은 서늘하게, 또 어떨 땐 뭉클하게 전달하는 참 좋은 소설이다. 소설 속 세계관은 마치 로로마로 사랑의 본질이 흐려진 시대인 것 같지만, 오히려 진정한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들을 보며 나 또한 나의 사랑을 점검하게 된다. 박서련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아름다운 감정이기 이전에, 사람을 변하게 하고 또 상처 입히는 힘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 소설은 '사랑의 힘'을 보여주면서도 이면에 숨어있는 취약함과 부서진 상처를 이야기한다. "사랑해. 부서진 내가 부서진 너를." 로로마가 있든 없든, 사랑은 늘 그렇게 존재해왔다. 지금 이 시간 우리도 늘 사랑하고 있다.
평소 사랑 소설은 선호하지 않는 나에게 박서련 작가는 완독할 힘을 주었다. 사랑이란 감정을 연약하고 소중한 것이라고 다시금 되새겨보게 해준다. 사랑을 번거로워하는 사람에게조차 사랑의 힘을 넌지시 알려주는 책. 이게 바로 박서련 작가의 글의 힘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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