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제사장 역할을 인식했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한 주장이 아니다. 하지만 제사장이 예수의 자기 이해의 중심이자 근간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대담한 선언이다. 히브리서가 아닌 복음서에 실린 예수의 말과 행동에서 제사장적 자기 이해를 재구성하려는 이 대담한 기획에 니콜라스 페린은 풍성하고도 치밀한 논증으로 응답한다. 저자는 복음서 본문과 제2성전기 유대교 문헌을 면밀히 교차시키며, 예수가 자신을 종말론적 제사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정교하게 논증한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예수의 명칭, 기도, 침례/세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와 가르침은 제사장이라는 양념이 추가되면서 전혀 새로운 요리로 탈바꿈된다. 이 책은 신학과 역사, 종말론과 윤리가 어떻게 서로를 비추며 예수의 자기인식을 구성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역작이다. 복음서와 예수의 새로운 맛과 풍미를 원하는 자t, olle, comede!(집어 들어 읽고, 음미하시라!)
- 권영주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예수는 어떤 분인가? 어쩌면 신약성서 각 권은 이 질문에 대한 각 저자 나름의 대답을 확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신약신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신약성서 각 저자가 그리는 예수상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신약성서가 기록되기 이전의 “역사적 예수”에 관한 질문은 신약학자들이 오랫동안 고민해 온 것이었다. 본서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최신의, 그리고 새로운 답변을 제시한다. 저자는 예수의 본질을 제사장직에서 찾으려 한다. 매우 도발적인 주장이지만, 논거가 분명하여 “역사적 예수” 탐구자라면 누구나 그 주장의 신선함에 매료되어 본서에 푹 빠질 것이다. “역사적 예수” 문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히브리서가 아니라 복음서를 바탕으로 예수를 제사장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참신함을 느낄 것이다.
- 김동수 (평택대학교 신약학 교수, 한국신약학회 회장 역임)
본서는 “역사적 예수”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하는 책으로 학술적인 논조로 쓰여 있으나 복음서를 자세히 읽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갈릴리의 나사렛 예수를 드러내는 고전적인 복음서 본문들(씨뿌리는 자의 비유, 산상수훈, 주기도 본문 등)에 대한 전통적 읽기에 맞서서 역사적 예수는 지혜자 현인이나 예언자가 아니라, 종말론적 대제사장이라고 주장한다. 페린은 예수의 대제사장직에 대한 이해야말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명확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믿는다. 페린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당 신약성경 여러 본문에 대한 치밀한 주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구약과 신구약 중간기 문헌, 그리고 후기 유대교 문서들의 증언에도 광범위하게 기댄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는 정치적 해방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거룩한 공간, 성전의 온전한 회복을 추구하다가 스스로 희생당했다. 확실히 페린의 『대제사장 예수』는 그동안 예수의 대제사장직에 대한 개신교 학계의 무관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그의 『대제사장 예수』가 예수의 하나님 나라를 탈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본서는 그동안 예수님의 희생을 정치적 사건으로 축소하고 구원을 정치적 해방으로 축소하려 했던 개신교의 또 다른 경향에 대해 균형을 잡아 주는 좋은 책이다. 예수님은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어 단번에 자신을 속죄와 화목을 동시에 성취하신 대제사장이시다. 십자가에서 찢긴 그의 육체 가운데서 하나님께로 가는 산길이 열렸다. 확실히 이 책은 대제사장 예수의 숨결에 공감하며 복음서의 구원 스토리를 읽도록 도와준다.
- 김회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지난 세기 중반까지 신약학계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던 “역사적 예수 탐구” 물결을 기억해보자. 이와 함께 언급되는 두 인물, 알베르트 슈바이처와 루돌프 불트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예수의 가르침 안에 나타나는 종말론과 윤리의 관계에 대해 결이 다른 관점을 제시한 대표적인 학자들이었다. 현대의 복음주의 신약학자 니콜라스 페린 역시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면서, “종말론과 윤리는 함께 갈 수 있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페린은 이 질문을 통해 예수의 역사적 정체성을 탐구하며, 예수의 가르침과 종말론적 메시지가 어떻게 일관되게 연결될 수 있는지 설명하려고 한다. 그는 예수의 가르침을 종말론적 제사장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며, 예수의 정체성을 역사적 예수 연구라는 틀 안에서 심도 있게 탐구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예수 전승들(주기도문, 세례, 씨뿌리는 자의 비유, 복에 관한 강화)과 예수에게 주어진 전통적 세 가지 호칭(“하나님의 아들”, “다윗의 자손”, “인자”)을 치밀하게 주석하면서 저자는 종말론적 제사장으로서 예수의 가르침 안에 종말론과 윤리 사이의 통일성을 재구성해 나간다. 특별히 예수의 제사장직을 통한 종말론과 윤리의 연결성을 다음과 같이 성경신학적으로 옹호하는 저자의 주장이 흥미롭다. 요컨대 출애굽기 서사가 고난을 통해 신적 아들 됨(양자), 제사장직으로 나아가는 과정(출 4장, 19장), 그리고 그에 기반을 둔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가져오기 위해 고난을 겪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체적으로 “제사장 예수”를 역사적 예수 연구라는 틀 안에서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위로부터의 기독론과 아래로부터의 기독론을 중재하는 제3의 길인 “제사장 기독론”을 주석학적으로 제시한 점은 학문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며, 기독론 연구에 중요한 공헌이다. 이 책을 통해 깊이 있는 학문적 탐구와 함께, 신학적 사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류호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은퇴 교수, 현 다니엘의 샘 원장)
본서는 예수의 사역을 제사장적 관점에서 조명함으로써 신약성서 연구에 새로운 안목을 제공한다. 저자는 복음서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예수가 자신을 “이스라엘의 종말론적 대제사장”으로 인식했음을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특히 예수가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병자를 고치며, 죄인들과 나눈 식탁 교제가 성전 됨을 구현하는 방식임을 강조한다. “주기도문”, “씨뿌리는 자의 비유”, “산상수훈” 등과 관련된 본문을 분석하며, “예수의 세례”와 “하나님 나라 선포”가 구약의 제사장 전통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밝힌다. 저자는 성전 개념과 제사장직이 통합된 예수의 사역이 단순한 종말론적 역할을 넘어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를 돌아보는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실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저자의 해석이 지나치게 제사장 중심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예수의 사역이 제왕적이고 예언자적인 기능까지 포괄함을 명확히 짚어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종말론적 접근과 루돌프 불트만의 실존론적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예수의 제사장직이 단순한 상징이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신학과 구체적인 윤리적 실천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핵심임을 논증한다. 이러한 통찰은 예수의 정체성과 사역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확장하고, 독자들이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도록 이끈다.
-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예수의 정체성을 단순히 선지자나 왕으로만 이해해온 기존의 관점을 넘어, 제사장직과 성전 모형론의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저자 니콜라스 페린은 예수의 “직무”를 재정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수의 기도와 세례, 하나님 나라, 다윗의 자손, 인자, 마지막 대결 등의 주제를 통해 성전과 제사장이 지니는 근본적인 의미를 다시 드러낸다. 특히 만인 제사장으로 부름을 받은 성도들에게 이 책은, 제사장직의 깊은 의미와 그 책임을 성찰하게 하는 울림 있는 신학적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예수의 대표적 이미지로 예언자가 익숙한데 제사장이라니! 얼핏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든다. 제사장 예수의 이미지는 요한복음 17장의 중보기도나 히브리서의 멜기세덱 기독론의 관점에 비추어서야 자연스럽게 다가올 뿐 그리 보편적인 인식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니콜라스 페린의 이 책은 “예수의 제사장 됨”이라는 테제를 담대하게 선언하고 그것을 복음서의 증거 자료 분석과 함께 정치하게 논증한다. 그런데, 놀라워라! 그 결과 주기도문, 세례 사건, 씨뿌리는 자의 비유와 소금 비유, 밀밭 논쟁 기사와 안식일 이해, 인자 호칭과 다윗의 자손 호칭 등에서 예수는 제사장적 신학 의 배경을 깔고 거듭난다. 이러한 해석의 관점은 필경 이채롭고 이에 따른 재조명의 시도는 사뭇 참신하다. 예수의 제사장 됨이 기독론의 신학적 전개 과정에 덧붙여진 후대의 경건한 발상이 아니라 역사 속의 예수 자신이 그 가르침과 행적 가운데 제사장 신학을 성육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논지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제사장과 예수를 최대한 밀착시키고자 한 이 책의 이러한 도전은 이즈음 구약성서와 유대교의 제의 신학이라는 배경 가운데 복음서와 예수, 신약성서를 읽어내고자 하는 보다 큰 흐름과 접맥되는 것일 테지만, 그 논점을 예수에 대한 신학과 예수의 역사 양면에서 논증해간 이 책은 그 도전적 문제의식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 신약성서 학도는 물론 예수를 충실히 사랑하는 모든 독자의 일독을 권한다.
- 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니콜라스 페린의 삼부작, 『예수와 성전』(2010, 새물결플러스 역간), 『대제사장 예수』(2018), 『희생제물 예수』(근간)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1세기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은 신의 성품에 참여한 인간으로 간주되었다고 확신하고 이를 전제한다. 제사장들은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 모두에 발을 담고 있으며, 우리가 속한 “아래층(현상계)의 지붕 역할”과 동시에 “불가시적인 위층의 바닥 역할”을 역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예수는 자신을 이스라엘의 합법적인 종말론적 대제사장으로 간주했다고 논증한다. 하나님의 아들, 다윗의 자손, 인자라는 예수에게 주어졌던 세 가지 호칭을 제사장 직분과 관련지으며, 예수의 초상을 이루는 단편 조각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조립한다. 구약과 신약의 다양한 본문들이 대제사장 예수와 오묘하게 연결되고 수렴되는 과정이 놀랍고 신기하기도 하다.
- 차준희 (한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한국구약학연구소 소장, 한국구약학회 회장 역임)
『예수와 성전』에 이은 니콜라스 페린의 역작 『대제사장 예수』가 한국 독자에게도 손쉽게 다가왔다. 익숙한 주제를 다루는 또 하나의 시도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논증은 예상보다 더욱 도발적이고 통합적이다. 그럼에도 섬세하고 일관된 논지가 지속된다. “역사적 예수”가 자기 자신을 무엇보다 종말론적 제사장과 동일시했다는 선언이다. 1세기 성전을 거부하고 반대했던 예수의 활동(1부작)은 예수의 제사장적 자기이해 및 예수의 말씀(2부작)과 결을 같이하는 셈이다. 예수의 기도와 세례 및 하나님 나라 선포를 이 같은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시도는 신선하면서도 모험적이다. (제왕적) 대제사장의 사명을 품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이미지가 어떻게 “인자”와 “다윗의 자손” 개념 안에서도 빛을 발하는지 분석하며 추적한다. 저자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1세기 이후 오늘까지 이어지는 “예수 공동체와 운동”에 주는 함의 역시 적지 않은 저자의 관심사로 주목될 필요가 있다. 저자의 프로젝트 마지막 3부작 『희생제물 예수』가 완성되면 그의 관심사가 우리들의 관심사로 가일층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역사적 예수 탐구의 새 “불꽃”을 지피고자 하는 저자의 학문적 도전과 목양적 동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 허주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니콜라스 페린의 『대제사장 예수』는 오늘날 역사적 예수 탐구 학계가 드러내었던 공백을 메워준다. “메시아”라는 용어가 왕과 제사장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역사적 예수와 이스라엘의 제사장 직분의 관계를 다룬 본격적인 연구가 나타나지 않았었는데, 페린의 저서는 이 같은 상황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는 우리에게 친숙한 예수의 말씀과 행위에 내포된 제사장적 측면을 거듭거듭 밝혀주며, 결국 우리는 예수가 사실상 유대인의 종말론적 대제사장으로서 말하고 행동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접하게 된다. 예수와 유대교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브랜트 피트리 (노터데임 대학교 성서학 교수, 『예수와 최후의 만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