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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무게

[ 양장 ]
파스칼 메르시어 (페터 비에리) 저/전은경 | 비채 | 2023년 04월 03일 | 원제 : Das Gewicht der Worte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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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03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632쪽 | 780g | 133*191*35mm
ISBN13 9788934981190
ISBN10 893498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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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파스칼 메르시어의 1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의 신작. 삶의 끝자락에서 선 주인공 레이랜드가 번역가로서의 자신의 삶, 문학에 관한 순수한 열정을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거침없이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탁월하고 위대한 세계” 문학에 바치는 또 하나의 순애보.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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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버클리대학, 하버드대학, 베를린 자유대학 등 여러 곳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마그데부르크대학 철학사 교수 및 베를린 자유대학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4년 트락타투스상을 수상한 《삶의 격》과 《자기 결정》 《자유의 기술》 등 다수의 철학서를 저술했다. 문학 창작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버클리대학, 하버드대학, 베를린 자유대학 등 여러 곳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마그데부르크대학 철학사 교수 및 베를린 자유대학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4년 트락타투스상을 수상한 《삶의 격》과 《자기 결정》 《자유의 기술》 등 다수의 철학서를 저술했다. 문학 창작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비롯, 《페를만의 침묵》 《피아노 조율사》 《레아》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현재 인간의 정신세계, 철학적 인식의 문제, 언어철학 등 폭넓은 인문학 분야를 아우르며 연구 및 저술 활동에 매진했다. 2023년 6월 27일 별세했다. 고인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독일 출판사 Hanser의 조 렌들은 “우리는 위대한 사상가이자 소설가를 잃었다. 페터 비에리의 소설은 인간성에 대한 위대한 질문들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며 “우리에겐 그의 작품들이 남아 있고 이에 그에게 감사 드린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엔대학교에서 고대 역사 및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출판 편집자를 거쳐 현재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16일간의 세계사 여행』, 『데미안』, 『못된 장난』,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청소년을 위한 천문학 여행』, 『리스본행 야간열차』, 『청소년을 위한 사랑과 성의 역사』, 『나보다 어린 우리 누나』, 『꿈꾸는 책들의 미로』, 『아침 식사로 공기 한 모금』, 『열...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엔대학교에서 고대 역사 및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출판 편집자를 거쳐 현재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16일간의 세계사 여행』, 『데미안』, 『못된 장난』,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청소년을 위한 천문학 여행』, 『리스본행 야간열차』, 『청소년을 위한 사랑과 성의 역사』, 『나보다 어린 우리 누나』, 『꿈꾸는 책들의 미로』, 『아침 식사로 공기 한 모금』, 『열아홉, 자살 일기』, 『가르쳐 주세요!』, 『아인슈타인의 청소년을 위한 물리학』, 『인터넷이 끊어진 날』, 『호기심 로봇 로키』, 『이래도 안 무서워?』, 『알록달록 손바닥 친구』, 『집을 잃어버린 아이』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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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나의 말이 내 삶의 울림이 될 때까지_파스칼 메르시어 저, <언어의 무게>를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t******9 | 2026-02-13 | 신고
언어 속에서 살았고, 언어에 기대에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꽤 긴 시간 동안 읽으며 생각에 잠겼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불시에 찾아오는 발작 증세,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았던 순간에도 그가 달려가는 곳은 ‘언어’라는 집이었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마음을 일으키기 쉽지 않을 때, 사람의 어떤 말보다 책에서 만난 한 줄의 글에서 깊은 위로를 얻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따금 내 내면에서 만사가 무너지고 모든 게 힘들 때면 단어들로 돌아가고 싶어. 한쪽 구석의 작은 책상에 지금 작업 중인 번역 원고가 놓여 있어. 난 가끔 그곳으로 도망치지.”
 
10년 전 갑자기 아내를 떠나보낸 레이랜드는, 아내가 남기고 간 부재의 공간을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로 채워간다.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지를 모두 편지에 담아낸다.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의 조각들을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순간이 있다. 그때 펜을 찾고 메모장을 여는 이유, 이제 곧 날아가 버릴 현재를 놓치지 않기 위함일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을 좋아한다. 사람이란 어떤 나라, 어떤 건물에서가 아닌, ‘언어’라는 집에 머물며 사는 존재이다. 그 언어의 집이 비슷한 구조로 지어진 사람을 만날 때 나의 고향, 나의 근원을 만나는 느낌을 받곤 한다. 레이랜드가 친구 패트를 만날 때 그랬던 것 같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다음 날 레이랜드는 패트를 만나 자신이 죽을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한다.
 
“검은 달.” 레이랜드의 말을 킬로이가 받았다. “잿빛 나날.”
 
마치 암호처럼 주고받는 두 사람의 짧은 대화 속에 내 마음은 한참 머물러 있었다. 나에겐 이런 친구가 있을까? 말 없음조차도 위로가 되어 주는 사람, 한마디의 말로 내 영혼에 빛을 비춰 주는 그런 사람. 오랜 시간 길에서 담배를 밟아 비벼 끄면서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는 패트의 모습에서, 레이랜드는 친구의 진심을 느낀다. 마음에서 나오는 말을 듣는다.
 
그가 자신의 병이 오진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미 그는 많은 것을 정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잃었다고 생각한 삶이 다시 찾아왔다. 열린 시간이 그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자신이 세운 목표에 대한 절박함을 잃어버렸고, 그의 삶은 다시 흔들린다. 출판사를 넘긴 돈으로 친구들을 도울 수 있음에 만족을 느끼다가도,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 의사를 향해 분노를 참지 못하기도 한다. 레이랜드가 마냥 천사표가 아니라서, 지극히 인간적이어서 더 좋았다.
 
누군가가 쓴 글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일. 그는 꽤 긴 시간을 번역가로서 살아왔다. 저자와 텍스트 사이에서, 저자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거리까지 느낄 수 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시작하지 못한 어려운 숙제 하나가 있었다. 자신의 글을 쓰는 것,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일이었다.
 
“왜 나더러 직접 글을 쓰지 않냐고 했지. 워런 숀 삼촌의 권고처럼. 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그걸 묻는 걸 좋아하지 않고, 프란체스카가 묻지 않아서 기뻐. 내가 나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하며 괴로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글을 쓰는 일, 지금까지 해 오지 않았던 일이다. 그는 번역 중인 책의 언어 속에서만 살았다. 그 언어 속에 사는 것이 익숙했고, 자신에게 맞는 옷이라 여기며 지냈다. 그런데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목소리가 자꾸만 말을 걸어온다. 레이랜드 자신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번역하는 글의 근원이 자신 안에 있으며 그것을 빚고 만든 사람도 자신이지만, 결국 타인의 도장이 찍힌다는 사실을.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 진정한 자유를 얻는 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언어, 그게 무엇인지 어떻게 알지?’
 
길을 잃은 듯 멈춰선 레이랜드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길을 찾아가 보기로 마음먹는다. 원본이 없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허공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자신의 언어를 읽을 생각을 하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배경을 떠올리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설정해 본다. 그 속에서 관계가 생겨나고 그들 사이에 대화가 오가기 시작한다. 더듬더듬 그려지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더 가까워지는 글을 쓰게 된다. 나의 언어를 찾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계속’ 쓰는 것, 그저 한 걸음씩이라도 발을 내딛는 것뿐이었다.
 
“자신의 상상으로 하는 작업, 자신의 말과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글쓰기였다. 고유한 미래를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이 일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나에게도 던지고 싶은 질문이다. 나는 쓰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나의 앞날을 확언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것이 내가 평생 살아야 할 ‘나의 집’이라면 꽤 오랜 시간 함께 하지 않을까.
“친밀함은 나눌 수 없습니다.”
나에게 더 가까워지는 글을 쓰고 싶다. 나와 다르지 않은 친밀함을, 그 진실함을 담아내고 싶다. 살아 있는 내가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 나아가는 만큼, 나는 자유로워지겠지. 그러니, 멈추지 말고 나아가야겠다. 발밑에 단단한 땅을 딛고 다시 서야겠다. 언젠가 내 고유한 내면의 목소리가 내 삶의 울림이 되어 들릴 수 있게.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게.
2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26 댓글 22 접어보기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내가 거쳐온 (인생의) 많은 역들엔 어떤 기억(의 무게)들이 쌓여 있을까
평점10점 | c*****g | 2024-05-01 | 신고
아주 오래 전에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을 읽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봤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제레미 아이언스는 묘하게 아빠를 닮아 있어 마음이 쓸쓸했고, 내 남편의 늙은 후 모습 같아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뭐랄까. 공부하는 남자, 학문하는 남자들의 어떤 전형 같은 모습. 몸에도 삶에도 군더더기라고는 전혀 없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지만, 이젠 늙어버린, 한 사람의 모습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해서 오래오래 여운이 남았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또 다른 작품인  『언어의 무게』에도 역시 나이 많은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남자는 학자라고는 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평생 언어를 다룬 사람이라는 점에도 이전의 인물들과 닮았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도 기차가 등장한다. 근대 문명의 시작을 연 상징과도 같은 기차는 그래서 현대사를 관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그가 거쳐왔던 수많은 역들에서의 기억들의 합으로 요약될 수 있고, 그의 세대의 역사 역시 그런 식으로  축약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세대를 뭉뚱그려 이러이러하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의 위험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지금은 사라지거나 희귀해진 내 아버지 세대의 어떤 낭만이나 열정, 인간성과 그것의 고결함과 고귀함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우아한 소설이었다. 이런 소설을 읽으면 나이듦에 대해 조금은 초연해진다. 이미 오래전부터 아팠던 나같은 사람에게 나이듦이란 병듦과 거기에서 수반되는 고통과 삶의 많은 장애들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것들을 감당할 미래가 벌써부터 두렵고 숨막히기 마련인데,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안 되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그 순간에도 무언가 인생을 불밝힐 '점화'의 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때로는 과거의 기억들이 그 연료가 되어준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삶을 되돌아보면 회한만 가득하다고 하지만, 어떤 과거는 미래를 살아갈 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 기억들이 내가 거쳤던 역들이 많이 쌓여있길 희망한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을 읽다보면 유럽에 대한 어떤 동경이 생기는데(실제로 가보면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기차 여행은 대개는 고되고 불쾌한 경험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게 윤색(?)된 낭만마저도 아름답다고 여겨졌다. 왜냐하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그게 미화나 과장이 아니라 실재의 모습일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이때의 동경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유럽, 어떤 특정 국가나 지역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실제로 존재했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그런 아름다움을 내 인생에 남기고 심은 열망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렇게 마무리되는 인생이라면, 그 끝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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