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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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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김영하 | 문학동네 | 2019년 04월 17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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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4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55g | 130*200*20mm
ISBN13 9788954655972
ISBN10 8954655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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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과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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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행의 감각을 일깨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깊고 아름다운 산문

첫번째 글 「추방과 멀미」는 2005년 당시, 작가가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한다. 누구에게든 흔치 않은 경험일 추방으로부터 뻗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행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애초 품었던 여행의 목적이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수정되거나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를 목적 대신 얻게 되는 경험, 작가는 이것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 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왔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는 제목이 암시하듯,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다. 집안 벽지의 오래된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워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 『삼십육계』의 마지막 부분은 「패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 때의 방책이 담겨 있다. 서른여섯 개 계책 중에 서른여섯번째, 즉 마지막 계책은 ‘주위상走爲上’으로, 불리할 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흔히 ‘삼십육계 줄행랑’이라고 하는 말이 여기서 온 것이다. (...) 인생의 난제들이 포위하고 위협할 때면 언제나 달아났다. 이제 우리는 칼과 창을 든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적, 나의 의지와 기력을 소모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한다. 때로는 내가 강하고, 때로는 적이 강하다. 적의 세력이 나를 압도할 때는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럴 때는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을 써야 한다.
_본문 67~68쪽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며(「오직 현재」), 인류의 속성이기도 하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앉은 자리에서 모든 정보에 접속 가능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여행 인구는 멈출 기색 없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끊임없이 여행을 갈망하는가. 일상의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 여러 가지 일들로 번잡해진 머리를 비우고 먼 곳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은 우리를 ‘여행하는 인간(호모 비아토르)’으로 만든다.

작가 김영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하고 지적인 사유의 여행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감각적 사유와 화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대한 색다른 인문학적 통찰이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영하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는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떠도는 자들의 쓸쓸한 숙명과 그로부터 그들이 벗어날 반전이 있는 해법이 담겼다.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은 여행의 또다른 기쁨인 타지에서 경험하는 환대에 대한 글이다.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글은 인류 모두가 지구 위의 승객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타자에 대한 환대 때문임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인류는 오랜 세월 서로를 적대하고 살육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이들을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그들에게 절실한 것들을 제공하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떠나보내오기도 했다. 거의 모든 문명에, 특히 이동이 잦은 유목민들에게는 손님을 잘 대접하라는 계율들이 남아 있다. _본문 139쪽

그리하여, 다시 여행으로 돌아가다

「노바디의 여행」은 성숙한 여행자의 태도와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유비해 보여주는 글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담긴 고대의 지혜에 대한 반짝이는 해석이 담겨 있다. 허영과 자만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는 지혜로운 여행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생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전체의 마지막 글 「여행으로 돌아가다」에는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여행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담겼다. 한곳에 평화롭게 정착하지 못한 채 항구적인 여행 상태인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보내는 담담한 위로의 글이기도 하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_본문 207쪽

올해의 책 추천평 (104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재밌게 읽었습니다
hui***** | 2021.11.03
2021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함께 일런지 모를 여행을 기억한다
poe***** | 2021.11.03
2021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다
muz***** | 2021.11.03
2021
올해 최고의 책
yjs***** | 2021.11.03
2021
소소하게 잔잔하게 감정이 들어왔습니다
aki***** | 2021.11.03
2021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게 된 책
sha***** | 2021.11.02
2021
한번은 꼭 읽어 보시길
dal***** | 2021.11.02
2021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책
lhj***** | 2021.11.01

회원리뷰 (45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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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에서 우수작으로 선정한 리뷰가 (3건) 있습니다.
주간우수작 502. 374. 여행의 이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휘* | 2020-01-03

 

 

김영하 작가의 책을 본 적도 없고, 사실 방송에 나온 것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알쓸신잡에 나오셔서 종종 지나가는 사진 정도만 봤다. 예스에서 책을 살 때 대부분 온라인으로 사서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일이 잘 없다. 요즘은 추천을 받거나, 읽었던 책의 참고도서거나, 같은 저자의 책이거나. 그래서 충동구매의 틈이 없다. 이에 반해 중고 매장이 문제다. 실물을 보고 나면 사고 싶은 책이 훨씬 훨씬 더 많아진다. 이 책도 실물을 보고 자꾸 손이 가는데, 망설이다가 펼쳤다가 구매했다.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이 소제목을 보고 안 산다고? 가능한가? 이런 멋진 제목이 붙어 있는 장이 몹시도 궁금할텐데 안 살 수 있단 말인가?! (이래서 중고 매장 갔다 하면.. 반월당점 생겼을 때부터 예상했던 바다..) 여행의 이유나 의의 중에 하나가 그렇게 달아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이 장을 읽으면서 많은 마음의 위로도 얻었다. 저자의 말대로 집이라는 오래된 공간에 뜻하지 않은 여러 상처들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그게 숨막혀서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충분히 여행의 이유가 될 것 같다.

여행을 좋아하는 소설가가 쓰는 여행을 주제로 하는 산문집. 덕분에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 지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모든 소설가가 같지는 않겠지만 글 쓰는 사람은 멋있다!는 내 생각을 더 확고히 만들어 줬다. 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을 여러 가지로 묶어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것, 내가 의미 없는 것들이라고 여기던 것들이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연결성. 감탄하고 감탄했다. 그런 능력이 있기에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첫 장 <추방과 멀미>를 읽고 홀딱 반했다.

-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18-19)

-       우리의 내면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강력한 바람이 있다. 여행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 순간을 경험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22)

여행에 대해서 나도 어쩌면 이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여행이 나에게 뭔가를 알려 줄 거라고, 여행을 떠나기 전과는 다른 썸바디가 되어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많은 이들이 가지는 환상이라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있다. 이는 어쩌면 좀 더 깊은 내면에서 일어나야 하는 지도 모른다. 패키지 여행이 깨달음을 줄 수 없는 건 뜻밖의 일을 맞닥뜨려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마법적 순간을 모두 예방해 안정적인 일정대로 잘 헤쳐나가 무조건 성공적인 여행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51)

그렇기에 인생의 경로가 달라지게 하려면 예상 밖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틈을 줘야 하고, 그런 맥락에서 여행이 중요하다. 조금은 달라진 길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상을 걷다가 어느 순간 그 기점을 돌아보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이는 의식적으로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리라. 그러니 나 자신을 좀 더 알고 싶다면, 내가 익숙한, 내가 언제나 통제한다고 믿는 상황이 아닌 전혀 뜻밖의 놀라운 곳으로 나 자신을 데려가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나를 알 수 있으리라.

-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132)

여행을 가면 순간 순간은 좋다고 느끼지만, 다녀오면 그 좋았다는 아련한 느낌만 남아 있고, 어느새 잊혀져 간다. 사진을 보거나 돌이켜 보면 그 순간에 일어났던 일이나 감정이 희석되어 마냥 좋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내 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으로만 남곤 한다. (중략)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더 명료해진다. (중략) 세계와 우리 사이에는 그것을 매개할 언어가 필요하다. 내가 내 발로 한 여행만이 진짜 여행이 아닌 이유다. (117)

저자의 말대로 여행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없는 듯 하다. 그래서 내 여행에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더해야 하는 구나.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생각해본 관점이다. 어차피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왔으니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른 이의 생각을 한 데 묶어 더 크게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같은 점도 보고 다른 점도 보면서 내가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하다.

  인기 있는 책들은,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들은 그 안에서 사람들이 희망을 찾거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147)

나는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내가 인간에 대한 불신이 엄청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저자가 들려준 외국에서 현지인을 믿고 오토바이를 얻어 타고 다니면서 함께 구경하는 일이나, 늦은 밤 현지인의 차에 쉽게 올라타는 경험이 놀라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몇 번을 생각해도 난 결코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았다.

저런 환대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문제는 그게 환대라는 걸 내가 알아차리고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이다.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지도 의심하는 자이기에 주는 것도 쉽지 않다. 나의 별 뜻 없는 환대가 그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나는 저자가 이야기 하는 그 아름다운 환대의 순환의 세상에 끼여들 수 없을 듯 하다.

  나는 이상한 집순이다. 집을 나서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막상 나가면 잘 노는 편이다. 특히 여행의 경우 나가는 걸 무서워하고, 그 낯선 곳에 도착하면 몹시도 불안하고, 무서워한다. (어쩌면 여러 번의 여행지에서 겪은 말도 안 되는 일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여행기는 모험 소설과는 다른 측면에서 나를 안심시켰다.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것이 불안과 고통만은 아니라는 것. 거기에는 지금 여기에 없는 놀라운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끝이 없다는 것. 여행기의 저자 역시 모험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작은 사건과 사고들을 겪고 그것을 극복해낸다. 그리고 그들은 안전하게 돌아와 그것을 글로 기록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삶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의 구조, 핵심 플롯이 있다. (198)

하지만 그런 불안감과 공포를 유발하는 것들은 지금 여기에 없는 놀라운 것들이기 때문이리라. 익숙하고 편하지 않은 것이기에 나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전해줄 수 있다. 프레임의 전환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그런 불안감과 공포가 기반이라는 것, 그러니 불안감과 공포가 나를 묶어 두지 못하게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겠다.

  저자의 마지막 문단이 와닿았다.

-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라고도 말할 수 있다. (206)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일년에 여행 갈 수 있는 5일을 위해 300일을 일한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단지 여행을 가서 새로운 걸 보고 듣고 오는 것에 끝이 아니라, 일상의 먼지를 털어내고 말 그대로 재충전해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웃음을 지어보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새로운 관점을 들어보고, 새로운 생각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여행을 보내고 올 수 있다. 그렇게 일상을 다시 시작할, 저자의 말대로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나 보다.

  문득, 떠나고 싶은 마음은 몹시도 당연하다. 지금의 나처럼.

3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30 댓글 20 접어보기
구매 주간우수작 여행의 이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모* | 2019-12-23

여행은 누구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5일제로 바뀌면서 과거에 비해 여행 수요자가 늘어났다. 홈쇼핑을 보더라도 여행 상품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여행이 어려웠던 시기에 여행을 다녀온 그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혼자든 가족이든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설레임을 준다. 오늘 읽은 <여행의 이유>는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그리고 어떤 자세로 여행을 했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알쓸신잡>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김영하 작가. 사실, 국내 소설은 거의 읽지를 않았었다. 그동안 영미권 소설을 주로 읽었고 한국 소설을 읽었던 몇 권의 도서는 흥미보단 그저 삶의 고뇌랄까? 책이란 읽을 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시야를 넓히게 되는데 그러지 못했던 시기여서 난 장르소설 위주로 독서를 했었고 그렇다보니 국내 작가 작품을 읽는 시간이 현저히 없었다.


어떤 책일까? 여행을 좋아하니 제목에서 먼저 끌렸고 다음으로는 김영하 작가였기에 끌렸다. 책의 시작은 중국으로 출국 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와야했던 사연으로 시작한다. 중국은 저자에게 있어 첫 해외여행지였고 대학생 이었다. 사회주의 국가 현실이 무엇인지 대학생에게 보여주자는 취지로 지원받아 가게 된 여행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해외여행은 쉽지 않았는데 가족 전체가 갈 수도 없었고(해외도피 가능성), 1987년까지는 단수여권만 가능했었으며 나이 제한까지 있었다고 한다. 하여튼, 이런 시기에 어떤 인연이 있으련지 중국으로 여행을 갔고 그 중 경찰도 이들과 합류했다. 이건 설명하지 않아도 굳이 왜 동행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여행 도중 알게 된 형사로 인해 저자는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보여준 저자의 행실을 보면서 경찰서에 있을 때 오히려 저자를 옹호했다는 점. 당시, 대학원 시험도 치뤘기에 무사히 위기를 벗어났다. 이 순간을 떠올리면 저자는 만약 자신이 이 형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대학원 시험이나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을 거라고 말한다. 여행은 이렇게 낯선 사람과 만나게 되고 인생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 보다. 캄보디아 여행시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했었고 또 다른 여행지에서도 그러했다. 도움을 주고 받는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베풀면 다시 상대방은 다른 이에게 베풀고 돌고돌아 자신한테 돌아오게 된다. 저자가 했던 여행은 그러했다. 어쩌면 젊은 날 배낭을 메고 유럽을 힘들게 했던 여행이 분명 힘들었을 텐데 읽는 나에게 한 없이 부럽기만 했다. 쉽게 누구도 하지 못할 여행이었고 그 안에서 사람을 알아갔기 때문일 거다.


"나의 동료 작가들을 만나는 일이 언제나 즐거운 것은 그들이 동시대 최고 수준의 언어로 독특한 화제들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쉴새없이 변하고, 언어에 민감한 이들은 시시각각 낡아가는 언어들을 금세 감별한다. "


작가라 하면 우선 여행을 자주 간다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두 권만 해외에서 썼다고 한다. <검은꽃>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다. 그러니 굳이 해외여행을 해야만 소설의 영감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책 곳곳에서 저자는 다른 책을 소개해준다. 그중에 <오디세우스>가 잊혀지지 않는다. 굳이 여행을 하는 방법 보다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승승장구하여 고향으로 향하는 오디세우스가 굳이 하지 않아도 하는 행동들을 보면 인간은 자신의 낮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만다. 동료들과 무사히 섬을 탈출했지만 다시 한번 그는 교만함을 내보였고 이로 인해 고향에 쉽게 갈 수 없었다. 결국 스스로를 낮추고(책에서는 그림자를 지웠다라고 표현한다)했을 때 아내와 자신을 되찾았다. 여행자는 늘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 자신을 누구인지를 자꾸 내세우려고 했을 때 이를 채워지지 못하면 허전함과 허무함이 밀려온다 반대로 낮추게 되면 볼 수 없었던 다른 이들의 삶과 여행을 만나게 된다.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하 것이다. 여행은 고되고, 위험하며, 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젼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혼자한 여행 아내와 같이 떠났던 여행 그리고 미국에서 몇 년간의 삶 등은 어릴 적 작가의 아버지 때문에 수 없이 이사를 가야했던 상황이 이런 여행을 남겼는지 모른다. 낯선 곳의 삶은 늘 불안을 먼저 준다. 친구를 사귀기도 전에 다시 전학을 가게 된 저자는 이런 공허함을 책으로 채웠고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누구나 선택을 할 수 있고 여행 역시 어떤 모습으로 할지도 말이다. 책을 다 읽었다고 덮었지만 뭔가 허전함을 느꼈는데 그건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는 그 무엇인가를 알지 못한거 같다. 여행 에세이라고 하지만 나에게 철학책과 같았다. 그러니 한 번 읽고 '아~읽었다'가 아니라 '다시 한 번 읽어야 겠다'라고 다짐한 책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 역시 여행을 하게 되면 작가가 느낀 것들을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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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여행의 이유』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아 떠나는 것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19-04-29

몇 년 전 김영하 작가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예스24에서 주관한 행사였는데, 지방에서 먼 서울까지 가서 귀한 강의를 접했다. TV에서 간간이 보던 모습과 일치했고, 유려한 말솜씨에 새삼 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된 말솜씨를 발휘했다. 그렇잖아도 인기 많은 작가인데 더한 인기를 얻은 작가가 되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후 작가의 신작이 나오게 되면 다 구입해 읽게 되었고, 이 책 또한 그렇게 해서 예판때 구매하게 된 책이다. 이 책의 홍보를 위해 나온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작가의 말솜씨를 다시한번 듣게 되었고,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책을 읽게 되면 같은 분야를 연이어 읽게 되는데, 최근 여행 에세이가 그랬다. 이다혜 작가의 일본 교토 에세이, 야고보의 고행길을 일컫는 대성당과 대성당을 잇는 에세이, 김영하 작가의 보다 근원적인 여행에 대한 사유였다. 일반 작가와 소설가의 여행 에세이가 다른 점은 뭐랄까. 보았던 장면과 그에 따른 생각과 감정 들을 다룬 글에 비해 소설가의 여행에 대한 사유는 철학적에 가깝다. 소설과 여행에 대한 연관성, 여행에 대한 깊은 사유가 남다르다. 만약 소설가가 작품을 쓴다면 여행지에서 더 잘 써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그 장면들을 생각하며 쓴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에세이의  시작은 집필을 위해 몇 달 간의 중국 체류를 계획하고 떠났던 중국 여행에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 추방된 이야기에서부터다. 이 이야기는 라디오에서도 자세히 한 바 있는데, 말로 듣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의 차이는 크다. 더군다나 작가이고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가 꽤 돈독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비자가 없다고 강제 추방하다니, 이해할 수 없었던 경험을 시작으로 그의 여행에 대한 사유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여행에 대한 경험이 짤막하게 수록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주제를 정하여 꽤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소설과 여행에 대한 차이점 혹은 공통점을 이야기하는데 저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자로 사는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면 아마 여행자가 아닐까. 뉴욕에서 몇 년, 캐나다에서 몇 년, 부산에서 3년 간을 살았고, 현재는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뉴욕에서 3년을 살았다고 하는데, 그러므로 우리가 보기엔 충분히 뉴욕을 여행중이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여행하고  싶다'라는 아내의 말을 옮겼다. 몇 년간 지내다 보면, 생활인이 되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여행자라고 할 만하지 않는가.  

 

 

 

인생이라는 여행은 먼저 도착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환대에 의해서만 겨우 시작될 수 있다. (중략) 충분히 성장하면 인간은 지구에 새로 도착한 여행자들을 환대함으로써 자신이 받은 것을 갚는다. (138페이지)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에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을 것과 잘 것을 확보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 (109~110페이지)

 

발췌 문장에서처럼 '환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기호 작가의 소설에서도 환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환대란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한다는 뜻을 가졌다. 사람들은 여행자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지갑을 잃어버린 여행자에게 버스비를 내주는 것, 이십 년 전 발리를 여행하는 저자에게 현지인 남성이 베풀어 준 친절. 이 모든 것이 환대다. 환대해 준 사람에게 갚기 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게 또한 환대라고 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러한 신뢰와 환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지에서 아무도 아닌 존재가 되어 나를 되돌아보는 것. 내가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서 벗어나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것. 비로소 나의 내면과 가까이 하는 것이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주말에 1박 2일간의 짧은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그 시간들이 즐거운 이유, 여행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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