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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1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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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148쪽 | 248g | 150*210*10mm |
| ISBN13 | 9788998973704 |
| ISBN10 | 8998973707 |
| KC인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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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솔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엄마가 좋아할까요?” 솔이는 아직도 정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헤매고 있을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엄마도 우리 곁에서 떠나고 싶지 않을 거야.” “어쩌면, 엄마는 우리한테 돌아오고 싶어도 못 올지 몰라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엄마는 늘, 죽으면 새가 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래, 그랬었지.” “우리가 보내주어야, 엄마가 말했던 자유로운 새가 되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짧지만 이 책의 모든 내용과 감정이 담겨 있는 장면이다. 주인공 솔이의 마음이 심장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듯하다.
우주나무 정거장은 고인들의 영혼이 다시 태어나기 전 잠시 머무는 곳으로, 다른 사람들이 당사자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솔이는 엄마의 죽음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의 기억을 삭제한다. 얼마나 슬펐으면 스스로를 속이고 현실을 도피할까? 의문이 가서 엄마에게 물었는데 “너무 슬퍼서 자기 자신을 해칠까봐 그 기억을 망각하는 것을 자기방어기제라고 한단다.” 라고 하셨다. 그렇다. 솔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의 슬픔을 느껴 그 기억을 자기도 모르게 지운 것이다. 내 생각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 것 같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고인을 계속 그리워하며 슬퍼하거나, 충분히 슬퍼하고 그 사람을 기억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거나.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생명의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주제를, 그래야만 갈 수 있고 안 그러면 영혼이 소멸되는 우주나무 정거장이라는 것을 통해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내가 늙어죽었을 때 물론 가족들이 나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울기만 하면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죽음을 가족들이 그냥 흐지부지 잊어버리면 또 어떨까? 만약 솔이가 엄마의 죽음을 그냥 별 것 아니게 대하고 넘기면 그걸 우주나무 정거장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서도 사람들이 휴지로 눈을 비비며 눈시울을 붉히거나 펑펑 운다. 나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겪어본 적이 없긴 해도 이렇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죽음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사람의 영혼이 다시 태어나지 못하고 소멸되게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묘사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우리도 공감할 수 있다.
자신의 엄마가 죽었음을 알게 되어 깊은 망각에서 깨어난 솔이는 곧이어 엄마의 무덤 근처에서 발견한 새 오목눈이가 우주나무 정거장에서 변한 엄마임을 깨닫는다. 뒤늦게 오목눈이의 정체를 알아채자 여운이 크게 남은 솔이는 마침 지나가는 오목눈이 떼에게 “난 너희 모두를 엄마라고 생각할 거야!” 라고 소리친다. 맨 처음엔 여러모로 아쉬운게 많은 결말이었다. 오목눈이 떼들이 진짜 엄마인지도 모르고, 엄마가 새롭게 환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쉬워하며 책을 덮는데 갑자기 한줄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침내 정답을 찾아냈다. 추억. 죽음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방법은 바로 떠나간 사람과의 추억을 기억하며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람과의 다시는 하지 못할 추억을 떠올리는 그 순간, 그때 나라면 그 어느때보다 더 행복, 슬픔, 그리움 등 풍부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내가 늙어죽었을 때 내 가족들이 그렇게 해준다면 나는 우주나무 정거장에서 미소를 띌 것이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죽음이라는 어둠 속에서 그 소중한 사람을 밝혀주는 추억이라는 한줄기 빛을 모으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죽음을 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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