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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13년 08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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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174쪽 | 329g | 153*224*20mm |
| ISBN13 | 9788997798131 |
| ISBN10 | 8997798138 |
53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요즘 아이들 책이 우리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어른들이 읽어도 좀 꺼려진다 싶은 소재를 두고,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지 않는 정면 직시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이 그 하나라 하겠다. 부모의 뷸륜, 이혼, 출생의 비밀, 학급 내에서의 세력 다툼, 심지어 정치 문제 등등. 사람의 기억이란 사실 믿을 것이 못 되어서, '우리 땐 진짜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목소리를 높이다가도, 냉철히 그 시절을 떠올려 본다면(이건 기억력이 제법 좋은 사람한테나 해당이 되는 이야기일까?), 지난 시절에도 역시 '불편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 '창작 동화'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지 싶다. 다만 요즘의 문예가, 그 다루는 소재의 폭이 확연히 넓어지다 보니, 아이들을 위한 읽을거리 또한 같은 보조를 맞추는 과정에서, 예전과는 비교가 어렵게끔 다양한 이야기들을 품게 됨은 당연한 흐름이다. 또한 정치적 자유 그 정도의 향상, 사회 문화적 관심사의 다변화 등이, 아동 문예에 끼치는 영향 역시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도 고려해야겠다.
이른바 '악플'은 요즘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정당한 지적을 두고 '악풀'이라며 중상모략을 하는, 진정한 의미의 악플러가 여론 몰이를 통해 되려 순교자로 둔갑하는 우스운 광경을 보아도, '댓글 문화'가 그 자체 독립적인 현상이 아닌, 기존의 인간 악습이 신생 하위 문화에의 이차적 투영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특히 얼굴 안 보이고 제 신원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막말, 근거 없는 비방을 할 권한이 자유로 주어진다고 착각을 못 하게, 어려서부터 단단히 훈련을 시키는 건 분명 독자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노상 방뇨 자체가 나쁜 것이지 특별히 남의 집, 전봇대 아래 등 특정 장소에서의 행위가 더 금기시될 필요와 이유는 없으나, 상황의 특성상 더 손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악습을 각별히 신경 써서 단속함이 실용적 측면에서 더 절실한 것과 같다고 하겠다. 사람의 인격이 전반위적으로 바르면 악풀 같은 구제적 악행 역시 삼가게 되는 결과가 나오겠지만, 개중에는 모든 면에서 모범적인 사람이 유독 악플에의 통로 앞에서만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니, 자라나는 세대에게 현대적 특이 조건에 더 부합하는 계도와 교육이 요구된다는 점도 부인 못 할 일이다.
이 책은 제목을 저리 달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악플 달기'의 위험성과 해악을 가르치는 가르치는 내용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내가 직접 책을 펴서 읽어 보니, 이 창작 동화가 내포하고 있는 교훈은 그런 구체적인 행태를 떠나서, 사람의 마음에- 아직 채 성인의 그것에 이르지 못한 미숙한 마음에조차- 깃든 시의, 질투, 중상 모략의 행태를 질타하는, 그리고 고발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주요 캐릭터 중 한 명이 보이는 끔찍한 악행이, '악풀(정확하게는 덧글의 형태가 아니라, 온라인 활동 총칭에 가까운)'이라는 대표적 행태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 뿐이다. 동화의 주제는 '인간 본성에 내재한 악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며, 그런 악한 동기에 대해 선한 이가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봐야겠다.
내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람이 바르게 살면 악풀이건 뭐건 특정 행태의 악습도 자연 교정되거나, 아예 발현의 여지가 차단될 뿐이다. 인간 자체가 되어 먹지 않았는데, 악플만 안 단다고 자신에게나 주위에 도덕적으로 유의미한 어떤 결과가 나올 리가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악플 단속'이라는 제한된 주제에 기울지 않고, 추악한 본성(그것이 어린이의 마음이라고 해도) 자체가 갖는 위험성을 대담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조명한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다. 악플은 하나의 '계기'이자, 국소적 부각일 뿐이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건 인간 본심의 타락과 저열한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때만 해도 전학 온 뉴페이스가 출신 성분, 성적, 외모, 다양한 매력 모든 면에서 우월함을 보이면, 굳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유지하려는 옹색한 분위기가 생기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그 아이의 셰어를 내어주는 올곧은(?) 풍조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유라면, 당시만 해도 초등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갖는 재량이 커서가 아니었을까 짐작하지만, 그리고 교육 당국의 권위, 이른바 교권이 살아 있어, 제법 공정한 심사를 갖춘 교사가 제 할 일만 하면 상식적 정의가 자리를 잡는 순진한(?) 분위기가 죽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모를 일이다. 같은 또래라도 그 시절을 악몽으로 기억하는 이가 제법 많은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는 어느 구석으로도 존재하는 것이지 싶고, 또 어느 시대이건 문제를 제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남탓으로 일관하는 낙오자도 있게 마련이니까. 아무튼 '민서영'이라는 신참이 이 클래스에서 겪게 되는 고초란, 무슨 예전 소년물 '소공녀',' 소공자'에서 폰틀로이, 세라가 겪는 그 부당함에 결코 밀리지 않는 대단히 몹쓸 체험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가해의 주역이 기성의 타락한 제도, 성년의 실권자 따위가 아닌, 더도 덜도 아닌 동년배의 같은 또래로부터 나온다는 점일 뿐이다.
'세상이 얼마나 썩어빠졌기에 애들까지 이 모양인가!'라는 개탄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앞서 말한 대로 인간의 본성부터가 그만큼이나 허약하고 추하다는 본연의 진리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서영이 앞으로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이 제아무리 빼어나고 매력적이고 유용한 기능을 갖춘 분자라도, 단지 그 이유만으로 만인의 공적으로 몰려 천만부당한 곤욕을 치르는 일이 오히려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교정하며 때로는 응징하는 일은 오롯이 자신에게 맡겨져 있을 뿐임을 깨닫는 것이다. 악의 주역이 아니라도, 필연코 그 한계가 드러날 뿐인 무능 질투 분자에게 가담하는 추종자 역시, 어리석은 선택의 대가를 종국에는 반드시 치르게 됨도 이 동화의 교훈 중 하나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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