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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발행일 | 2020년 03월 27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60쪽 | 270g | 145*210*20mm |
| ISBN13 | 9791196914837 |
| ISBN10 | 1196914834 |
1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내 또래의 90년대생들은 자본주의 시대에 태어났고 지금도 여전히 자본주의 문화를 향유하며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면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듯싶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되어줄 책이다. 나아가 앞으로 변화할 자본주의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책이다. 문장이 쉽게 쓰여있어 스무살 초반의 사람이나 그보다 어린 사람들이 읽기에도 무리 없을 것 같다.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점에 앞서, 자본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자본주의 속 '자본'이란 공장 등의 설비와 원재료, 물건을 팔기 위한 가게,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기기 등 이 모든것을 아우르는 말이다. '가치'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마음이 맞는 가격이다. '가치'는 사고 싶어하는 수요가 증가하면 올라간다. 그리고 가격과 가치를 결정하는 곳을 '시장'이라고 부른다.
/
p.36
"자본주의란 자본의 끊임없는 '자가 증식'을 원동력으로 삼는 운동이다." 자가 증식. 다시 말해 '스스로 몸집을 불려간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의 의지로는 점점 더 제어가 힘들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책 속에는 빵 공장의 예로 이 구조를 설명한다. 100명의 직원이 있는 공장에는 100가지 빵에 대한 생각과 돈에 대한 생각, 즉 100가지의 욕망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이 아닌 집단의 의지가 회사의 확장을 원하고 더 이상 제빵사 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무언가를 결정할 수 없게 된다. 가령 이 공장을 시작할 때 '내가 만들고 싶은 특별한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더라도 "잘 팔리는 빵을 만들자"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사장은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욕망이 욕망을 낳는 구조'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성격을 주의 깊게 파악하고 욕망에만 휩쓸릴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에도 눈길을 두어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간'이 상품이 되는 시대를 넘어 '공감이' 상품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정신'에 돈을 지불하는 시대다. 인기있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100만원을 기꺼이 지불 하는 사람이 있다.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콘서트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0원을 지불할 가치도 없다. 이러한 '가치'를 '사용가치'라 부르고 이는 각자의 주관에 따라 결정된다. 흔히 '플미'라 부르는 값 또한 이러한 사용가치를 이용한 것이다. 웃돈을 얹어 주고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이런 상품들은 사람들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으로 인해 '부르는 게 값'이 된다.
p.62
무형의 서비스라 할지라도 수요와 공급이 만나 거래가 성립된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의 거래이든 상관없다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원칙입니다. 그러나 마음이라는, 감정이라는 상품에는 특수한 면이 있어요. 생산물이라는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작업과 노동의 과정이 분명히 드러나고 그 가치와 가격에 합의하기 쉬운 1차 산업이나 2차 산업의 매매와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냉정하게 가치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받는다. 100만원의 가치가 충분한, 돈이 아깝지 않은 대단한 콘서트라는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 어느새 그 말에 스며 들 수도 있다. 100만원이나 하는데 대단하지 않을까?하며 구매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p.58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가능한 많은 것들을 시장에 유통시키려는 시스템 입니다.
p.59
모든 것이 상품화되어버리면, 결국 터무니 없는 것들까지 상품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지금껏 우리는 그런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고,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는 자본주의 속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다.
한창 허니버터칩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 갈 때, 허니버터칩 냄새를 판다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진심이었는지 장난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처음 봤을 때는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하며 웃었다. 그러나 지금은 머지 않은 미래에 냄새도 판매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본주의란 그런것이니까.
물이 판매된다는 게 터무니 없는 말인 시대인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판매되는 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젠가는 정말 냄새도 공기도 판매 될 수 있는 것이다.
p.78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많은 중산층에게서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낮은 기술로 낮은 임금을 받는 직장으로 옮겨가야만 합니다. 경기 침체와 양극화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테크놀로지에 일자리를 뺏기는 것도 문제지만, "사람들이 성장 분야에서 적절한 임금을 받으며 일할 수 없다는 것, 이전보다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서 낮은 임금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p.83)다.

그리고 테크놀로지에 지지 않기 위해 인간은 창조력이라는 새로운 의무를 지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기계로 대체할 수 없으면서 내가 잘 하는 일은 무엇인가를 끊임 없이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은 항상 능력을 한계치까지 쏟아내도록 요구 받고 있다. 이것이 "과거의 노동자와 현대의 노동자가 다른 점"(p.86)이다.
'기계가 되고 싶지 않아. 인간답게 살고 싶어'하는 소망과 '창조적이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다'하고 강요 받는 건 다른 문제라고, 다니엘 코엔은 말한다.
과거에 인간들이 착취당하던 것이 '체력'이라면, 현대의 인간들이 착취당하는 것은 '창조성'이다. 어떤 면에서는 진보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에서는 별반 바를 바 없다.

프랑스의 비교문화학자이자 사상가인 르네 지라르가 제시한 '욕망의 삼각형'이다. 인간의 욕망은 주체적이라기보다 종종 타인을 모방하며, 타인이 원하는 것을 원하게 되고, 그때의 타인은 동일 대상을 욕망하는 경쟁자(p.143)가 된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는 사람들의 무의식속에, 마음의 존재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p.136
'욕망'은 자본주의를 움직입니다. 그러나 '욕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독이 되기도 하는, 다루기 힘든 성질을
지녔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원한다'는 마음의 베일을 벗겨보면 그 안에 시기심, 질투, 탐욕이 담겨 있기도 하고
그 배후에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 칠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욕망과 자본주의는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사이이다. "'모방된 욕망'이 자본주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p.145)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현대인들은 나의 욕망이 진짜 나의 것이 맞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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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언젠가는 이 자본주의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머지 않은 미래는 아닐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자본주의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나에게 자본주의는 당연한 것이서(태어났을 때부터 자본주의의 홍수 속에서 살았으니까)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린 경험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 재밌었다. 가령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는 자본주의의 특징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 그리고 기계에게 잃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간은 창조성을 착취당한다는 사실이 새로워서 재밌었다. 나는 일자리 뺏기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생각만 했지 그렇게 살면서도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안해봤다.
책의 앞 부분에 등장하는 '케인스의 미인투표'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아 좀 무섭기까지 했다. 내가 이렇게 소신 없는 사람이었던가! 상상만으로도 자본 앞에서 소신은 무너지고 만다. 종종 친구들과 장난 삼아 이런 이야기를 한다. "50만원 받고 사람많은 곳에서 이상한 춤추는 영상 찍기, 너 같으면 해?" "미쳤어? 하루종일도 가능.","제일 싫어하는 벌레랑 일주일 같이 살면 5천만원 준대. 너 해?" "일주일에 오천만원 너무한다 ... 더 줘 ..." 이런 쓸데 없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면서 우린 정말 돈에 자존심도 신념도 다 잃었다며 웃는다. 그리고 좀 슬퍼져서 다음생에는 꼭 부자로 태어나자며 위로한다. 어쨌든 우리는 계속 이번 생을 살아야 하고 자본주의와 함께 해야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돈에 자존심과 신념도 잃지 않으면서 살아가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책의 분량 자체가 짧고 한 챕터에 대한 설명이 엄청 구체적이지 않아서, 이미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있고 그 문제점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쉬울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어리고 경제에 대해 큰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딱 맞는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계기로 책 속에 인용된 경제학자들의 저서를 찾아볼 수도 있고, 보다 깊이 있는 경제학서를 찾아 볼 수도 있다. 정답이 없는 시대에도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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