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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18년 03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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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21.32MB 파일/용량 안내 |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5.8만자, 약 4.8만 단어, A4 약 9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 ISBN13 | 9788954650625 |
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정말 오랜만에 보는 보네거트의 소설집이다. 번역본으로는 더더욱 오랜만이다. 그리고, 참 감동적이었다. 여러 작품이. 떠듬떠듬 읽었던 다른 작품들 모두, 언젠가는 완성도 높은 번역본으로 다시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
맨 처음 '제니'라는 작품은 어디 다른 책에서 봤던 것 같다는 생각이 나는데, 다른 단편들은 딱히 기억은 없었다. 여전히 그의 글이란 인상은 매 작품들에서 강력했지만.
보네거트는 세상과 인생을 참 정면으로, 그러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응시한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과 파토스들을 설명하지 않고, 외부에서 담담하고, 너무 담담하다 보니 냉소적으로 서술하고 묘사하는데, 읽는 이의 관점 혹은 감성에 따라 인물의 갈등과 고민이 잘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설명이 될라나 모르겠는데, 보네거트의 냉소에 대해 짤막하게 정리하고 싶다. 인물이 접하게 되는 다양한 갈등의 상황 - 인생에서의 순간적인 결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고 그 인물의 배경이나 성장 경로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들이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분위기를 기본적인 전제로 써내려가는 듯 하다. 그냥 그러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래 살았다... 이런 식이다. 그러다 보니 갈등으로 인한 여러 상처와 피해들은 숙명으로 수용되고 역시 이야기 전반에서 그려지는 듯 하다. 덧붙여 인물은 그와 같은 숙명을 대면하여 저항하거나 탈주하려는 노력을 대체로 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진다. 숙명을 어떠한 상대로 설정하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공략한다는, 위인전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인생의 굴곡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나의 느낌을 말하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숙명에 그대로 순응한다는 것은 아니다. 뭔가 불만은 있고, 반항은 하는 것 같다. 그러한 감성이 많은 경우 의도하지 않은 우연과 연결되어 일이 더 꼬이거나 상황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드러내는 스토리텔링이 아닌가 싶다. 즉흥성 혹은 우연의 결과인 것이다. 이 역시 숙명이라는 프레임의 다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말하면, 갈등의 등장과 전개 해소 모두 인물의 의지와는 거리를 두는 아주 재미없는 서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은 갈등에 대한 혼란도 탈주로 인한 안심과 행복감 모두 숙명론적인 이야기 전개의 한꺼풀 아래에서 인물이 느끼는 막연한 감정과 파토스로 표현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그런 느낌이 좀 더 넓게 확산하고, 다른 주변 감성들을 함께 건드리는 것 같다. 사실, 실제 인생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이렇게 다양한 감성들의 복합이 아닌가 싶다. 정말 객관적으로 쓰여지는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대부분의 갈등 해소들이 전면적인 해결이나 완전한 탈주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닐수 밖에 없음을 인물들은 또한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참 겸손한 인간서술이 아닌가 싶다.
하여간 한편 한편의 작품을 볼 때마다 따뜻함을 느끼게 된 작품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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