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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 연합뉴스 | 2014년 10월 20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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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6쪽 | 148*210*30mm
ISBN13 9788974331146
ISBN10 8974331144

관련분류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신문기자로 일하다 2011년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아내 김새섬 대표와 함께 온라인독서모임 플랫폼 ‘그믐’(www.gmeum.com)을 운영한다.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작가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심훈문학대상, SF어워드 우수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 신문기자로 일하다 2011년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아내 김새섬 대표와 함께 온라인독서모임 플랫폼 ‘그믐’(www.gmeum.com)을 운영한다.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작가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심훈문학대상, SF어워드 우수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재수사』(전2권)와 연작소설, 소설집, 르포 등 다양한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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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수림문학상 심사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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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y********5 | 2025-10-18 | 신고

이 책을 읽고 난 직 후. 왜 이리도 마음이 말랑말랑 따끈따끈한 거지? 주책맞게 눈물은 왜 나고?

책의 주인공은 30살을 앞둔 29세 박종현. 살면서 가족/직장/일/학교에서 별의별 산전수전 다 겪어가며 온갖 고생을 하다가 이십 대 끝자락에 있는 자신에게 선물을 하기 위한 무모하리만큼 큰 모험을 펼친다.

먼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장강명 작가의 <표백> 뒤편에 나오는 작가의 말 - 중, 무모하고 무해하고 무익한 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 쓰고 싶었고 3년 후 <열광금지, 에바로드>를 썼다 하고, <표백>에서 집단자살에 동조하지 않았던 주간지 기자 장휘영이 등장한다고 하여 굉장히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몹시 궁금했더랬다.

당연히 이 책의 장르는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어나가는데, 사실 초장부터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단어들이 난무한다.

에반게리온, 오덕화, 여안돼 (여드름에 안경을 쓰고 뚱뚱한 돼지이기까지 한 사람), 또 뭐가 있더라…?

아무튼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털끝만큼도 없었고 현재도 관심무 상태이고, 높은 확률로 앞으로도 관심 없을 것 같은 에반게리온이라니. 그런데 말이다. 요거요거요거 내용이 갖고 있는 흡입력이 묘하게도 힘이 세다? 보통 놈은 아닌 것 같은 게 왠지 내가 에반게리온이 뭔지 대충이라도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나무위키 보다 이 책에 에반게리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훨씬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되어있다.

‘에반게리온 TV 시리즈와 구 극장판을 만든 가이낙스는 ‘회사가 아니라 오타쿠 집단’이라는 별명이 있는 제작사이다. 이 회사는 그야말로 딱 오덕들이나 좋아할 만한, 엄청나다면 엄청나고 괴상하다면 괴상한 만화영화들을 만들어냈고, 그 정점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다. 그런데 그 에반게리온 감독인 안노 히데아키는 ‘가이낙스에서조차 내가 만들고 싶은 걸 제대로 만들 수 없다’며 뛰쳐나와 자기 돈으로 회사를 차렸다. 그게 스튜디오 카라다.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래’ 라며 제작에 들어간 게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이다. 2007년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첫 번째 작품 <에반게리온:서>가 개봉했고, 2년 후 2009년 두 번째 작품 <에반게리온 :파>를 개봉했다. 2012년 가을에 개봉 예정인 <에반게리온:Q>를 위해 제작사인 스튜디오 카라는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공지를 올린다.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홍보 부스를 연다. 거기서 에반게리온 등장인물 네 명의 캐릭터 도장을 각각 하나씩 찍어주겠다. 그 도장을 다 모아 오면 ‘엄청난 선물’을 주겠다.’

이것이 월드 스탬프 랠리이다. 랠리 이벤트를 주최하는 스튜디오 카라측에서는 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언반구나 힌트도 없었다.

이 에반게리온 스탬프 랠리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계 유일하게 이 랠리를 성공한 자랑스러운 대한의 청년 두 명이 있었으니, 바로 박현복, 이종호 씨다. 이 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으며 결손가정에서 자랐고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을 중퇴했다. 장강명 작가의 <열광금지, 에바로드>에서 랠리를 성공한 주인공은 한 명으로 나오는데 박종현 -이라는 이름이다. 아무래도 실제 주인공 박현복, 이종호 씨의 이름을 적당히 조합해서 가상의 박종현이라는 주인공을 만들어낸 듯하다. 장강명 작가님이 기자이던 시절에 랠리에 성공한 덕후 두 분을 실제로 인터뷰했고, 그 후에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펴냈다.

이렇게 실제와 허구가 좀 뒤섞이다 보니 어느 부분은 현실 이야기로 강하게 믿게 되고, 또 다른 부분은 MSG가 뿌려진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반반씩 뒤섞이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재미와 감동이 아주 일정한 비율로 잘 버무려져 있는 이 글을 장 작가님이 쓰셨다는 생각을 하면 굉장히 새롭다. (뭐야 이 분 유머감도 있으셔!!)

마치 <불편한 편의점> 작가 김호연 님의 문체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사실 장강명 작가님 책을 두 권 정도 읽고 나서, 아 .. 어쩌면 이 사람은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글에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정확하고 살벌하게, 마치 하이힐 뒷굽이 똑바로 지면을 또각또각 내리꽂다가 그 위를 부양하다가를 반복하듯.. 어쩜 이렇게 글을 쓸까 싶었는데. 그 느낌 고대로 <열광금지, 에바로드>에 묻어남과 동시에 아주 찹쌀떡같이 착 들러붙는, 그리고 적재적소에 들어맞는 그런 페이소스가 있다. 왠지 장 작가님 실제로 굉장히 재미있는 분이실 듯.

에바로드는 박종현 씨가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에반게리온의 길. 줄여서 에바로드 이고 ‘에바’는 에반게리온 극중 인물들도 자주 사용하는 에반게리온의 일본식 줄임말이다. 이 엄청난 에반게리온 세계관에 나를 던질 마음은 없지만 (요즘 넷플릭스도 잘 안 보게 되는…;) 덕후 따위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나와는 정반대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빡빡한 인생에 숨 쉴 공간 하나가 생기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이야기의 마무리도 아주 깔끔하게 주인공 박종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볼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인생 여정 속에 기막히게 대입되는 에반게리온의 장면들이 중첩된다. 이건 에반게리온 덕후가 아니라면 지난한 현실에서 진짜 랠리를 완주할 수도, 그들을 인터뷰하며 소설을 쓸 생각도, 소설 속 인물과 사건들을 이토록 현실과 아주 맛있는 조합으로 버무릴 수도 없을 것이다.

잘 되는 일 하나 없고, 오히려 사회적으로 루저 계층, 흙수저라고 불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이들은 29세 때 덕후의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딱히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오히려 알뜰살뜰 그간 벌어놓은 돈을 다 써버려야 하는 무익한 일이고, 가끔씩 휴가도 하루 이틀씩 냈어야 하는 (휴가 하루 이틀 쓰기 힘든 한국의 IT 하청 회사들의 현실…) 무용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랠리 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들의 행보는 가히 놀랄만하다. 다큐멘터리 극장 상영과 더불어 온갖 방송 출연, 인터뷰들, 이들의 서사가 책이라는 물성을 지닌 형태로 다시 태어났다. 이것이 2012?2013년 이니…

십여 년이 흘러 마흔이 넘었을 지금 이 두 명의 청년들은 지금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

작년 이탈리아에서 만났던, 반백살인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세계를 돌고 있던 언니는 9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향해 귀국하는 짐을 싸면서 엉엉 울었다고 했다. 자신이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고, 여행을 더 하고 싶은 아쉬움이 남은 것도 아닌데 도대체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 모르겠더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차분히 생각해 보니 지난 여정 동안 나님.. 참.. 애썼고 수고했다며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었던가 보다.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고 쓰담쓰담해주니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는데… 

어쩌면, 우리는 무지막지하게 자신을 다그쳐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나 자신을 어져삐 여기고 안쓰럽고 귀하게 대접하는 일에는 매우 서툴거나 아예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지 못한채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쁜 옷을 입고, 맛있는 것을 먹고, 가고 싶은 여행지에 몸을 이동하고... 뭐 그런것이 나를 위한 나의 욕구를 채우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진정한 내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는 나 자신과 대면하는 일에 잘났던 못났던 내 안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일을 어쩌면 평생 해보지 못한 채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타인의 기대와 응원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가는 내 모습에 익숙해져있다가 9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마무리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어떤 감정이 건들여졌던걸까?

여행에서 돌아온 후 믿을 수 없으리만큼 강한 추진력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두 청년은 소위 그 다큐로 떡상을 하게 되는데, 무엇이든 골든타임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일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 복기할때에 더 깊은 통찰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지만, 책이나 영화 그리고 여행같은 행위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변질되거나 흐릿해지기에 나의 경우, 생각이 무르익기를 기다리기 전에 설익은 상태일지라도 일단 적고 본다. 이 것은 한 가지를 오랫동안 깊고 천천히 생각하기 힘든, 그야말로 팝콘이 튀듯 시간대별로 해야할 일들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의 굳어진 패턴이기도 하다.  

나와는 다른 빛깔의(?) 추진력으로 랠리에서 돌아온 두 청년이 곧바로 다큐 제작을 마무리하고, 상영까지 하니 그 파급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물론 이것은 오덕들에게는 큰 이벤트이지만, 나처럼 오덕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을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에서 스토리를 발견한 능력있는 작가에 의해 오덕의 경계 안에 머물고 있던 이들의 스토리는 가뿐하게 허들을 넘었다.  그리고 '책'을 매개로 내가 이 세계를 기웃거리게 되는데까지 파생되었으니, 벌어진 모든 경이로운 일들의 시작은 두 청년의 무도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여행 자본으로 무언가를 또 파생시켜 돈 되는 일 - 유명해지는 일 - 과 같은 목적을 위한 도구로써 여행을 재탕 삼탕 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 시간을 보내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잘 챙기는 것이 가장 값진 일이 아닐까. 물론 운이 좋아서 이 두 젊은이처럼 자신의 여행기를 밑천으로 다양한 일을 하게 되면 좋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여행은 유난히 특별하거나 희귀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두 명이 (글 속 주인공 박종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즉 그들이 온몸으로 부딪혀 살아야 했던 현실을 읽어보면 이들의 랠리는 이 정도 세간의 관심을 받고도 남을만하다. 돈이 충분해서, 시간이 많아서, 똑똑하고 잘나서 랠리를 시작한 사람들이 아니거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박종현이 돈을 벌기 위해 동대문 사입 삼촌 아르바이트를 하는 풍경이나,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대학을 가고, 또 포기하고, 취업을 위해 별의별 자격증을 다 준비하고 …너무나도 사실적이라서 놀랐다. 한국 갈 때마다 친구와 함께 동대문 새벽시장에 놀러 가서 느꼈던 그 치열한 밤공기. 그리고 발 디딜 틈이 없는 새를 어떻게 뚫고 어깨에 대봉을 얹은 채 그 북새통 사이를 슉슉 지나다니던 사입 삼촌들. 아… 그 거친듯했던 젊은 사입 삼촌들이라는 사람들도 다들 꿈이 있고 자신만의 계획과 목표가 있던 멋진 사람들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에반게리온에서 주인공들이 마시는 맥주가 YEBISU라네? 이따가 예비수 맥주 좀 사 와서 길었던 하루를 청량하게 마무리해야겠다. 

그들이 29세때 벌인 아름다운 무한도전이 유쾌하고 통쾌해서 베시시 웃다보니.

자연스럽게  앞으로 몇 년 후 49세때 나도 오로지 나를 위한 무한도전 랠리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겠다는 기대감에 도파민이 상승할 것 같았는데 예상치못하게 눈물이 맺힌다.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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