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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0년 07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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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25.10MB 파일/용량 안내 |
| ISBN13 | 9788954442855 |
2026년 08월 07일 ~ 2026년 08월 20일
[기획] 이동진이 10대 시절에 만나 가장 사랑한 한국 소설, <무진기행>
2026년 08월 06일 ~ 2026년 08월 31일
[단독] 거짓말이 사실로 둔갑하는 비정상적인 세계 <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
2026년 08월 05일 ~ 2026년 08월 18일
2026년 08월 01일 ~ 2026년 08월 17일
2026년 07월 22일 ~ 2026년 08월 17일
2026년 07월 13일 ~ 2026년 08월 12일
상시
9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넷플릭스 시리즈로 먼저 접했던 《삼체》의 세계는 시각적인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화면을 압도하는 스케일과 기발한 설정에 매료된 마음은 자연스럽게 원작 소설의 문장들 사이로 나를 이끌었다. 사실 이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우주에 오직 우리만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든 거대한 공백처럼 느껴진다. 어딘가 다른 생명이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이 막연하지만 단단한 예감은 나를 늘 SF의 세계로 이끌었고, 단순히 허무맹랑한 상상을 즐기는 것을 넘어 우주의 거대한 질서와 마주할 때 느껴지는 그 압도적인 경외감이야말로 내가 이 장르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하다.
그런 나에게 류쯔신의 『삼체: 지구의 과거』는 드라마의 화려한 영상 뒤에 숨겨진 묵직한 물리학적 질문과 인간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강렬한 지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설은 중국 문화대혁명의 광기가 할퀴고 간 역사적 폐허 위에서, 인간성에 절망한 한 개인의 선택이 어떻게 인류 전체의 비극으로 이어지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예원제가 태양을 증폭기로 삼아 우주로 보낸 그 짧은 메시지는 수십 년의 시공간을 가로질러 우리 문명의 평온함을 파괴할 거대한 파동이 되어 돌아온다. 자칫 공상에 그칠 수 있는 외계 지성체와의 만남을 천체역학의 난제인 ‘삼체 문제’와 결합함으로써, SF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도 서늘한 논리적 정점을 완성한다. 세 개의 항성이 불규칙하게 궤도를 그리며 문명의 멸망과 부활을 반복하는 삼체 세계의 묘사는, 우리가 누려온 질서 정연한 물리 법칙이 얼마나 축복받은 우연인지를 새삼 깨닫게 했다.
평소 나노 기술과 물리학의 정교한 세계에 몰입해 있는 아들 덕분에 이 책의 과학적 단어들이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던것 같다.아들이 빠져있는 그 치밀한 과학적 원리들이 소설 속에서 인류의 진보를 가로막는 감옥이 되거나, 거대 함선을 단숨에 해체하는 나노 실의 칼날로 변모하는 과정은 말할 수 없는 섬뜩하고도 경이로움을 안겨주다. 망막 위에 새겨지는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과 실험 결과의 붕괴가 “물리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파멸적인 선언으로 이어질 때, 나는 우리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었던 법칙들이 고등 문명의 장난감처럼 다뤄질 수 있다는 근원적인 공포를 마주했다. 초박형 나노 실을 활용한 심판의 날 작전은 과학적 상상력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장면이였기에 오래 마음에 남기도 했다.
(넷플시리즈 <삼체>에서 이 장면은 그 잔혹함이 상상을 초월할만큼 충격적이었다.ㅠ)
결국 『삼체』 1권은 우리에게 우주적 관점에서의 겸손을 요구한다. 외계 문명이 인류를 ‘벌레’라고 지칭했을 때 느껴지는 압도적인 무력감은, 역설적으로 그 거대한 침묵 속에서 우리가 수호해야 할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 묻게 한다.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나의 믿음은 이 책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지만, 동시에 그 만남이 결코 낭만적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안겨주었다. 책을 덮으며 다시 바라본 밤하늘은 이제 더 이상 고요하고 아름다운 낭만의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일깨우는 서늘한 증명의 공간이며, 이제 막 저항을 시작한 인간이 응답해야할 거대한 우주적 전장으로 다가온다.
이제 2권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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