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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2년 01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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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 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56g | 135*195*18mm |
| ISBN13 | 9791196554866 |
| ISBN10 | 11965548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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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신호
프랑수아즈 사강
우연히 유튜브 채널 '대화상점'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보게 되었다.
소개 된 책 중 관심이 가는 책들을 따로 체크해두었는데, '패배의 신호'도 그중 한 권이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익숙한 작가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쓴 작가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사강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게 됐다. 예상보다 이야기가 흥미로워 꽤 재미있게 읽었다.
프랑수아즈 사강 작가 정보
· 출생 : 1935년 프랑스 남서부 카자르크 출생
· 대표작 :슬픔이여 안녕 (1954), 어떤 미소(1956), 한달 후 일 년 후(195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1959), 패배의 신호(1965)
· 특징 : 사랑과 욕망,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작가
'패배의 신호'는 사강 작가가 두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하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이후 발표한 작품이다.
이전 작품들보다 사랑과 욕망, 관계의 변화와 그 안에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를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주요 등장 인물
루실 : 서른 살의 젊고 아름다운 여성, 물질적인 욕구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자유롭고 안락한 삶을 추구함. 샤를과 앙투안 사이에서 사랑과 자유, 안정 사이를 오가는 인물.
샤를 : 루실보다 스무살 연상의 부유하고 세련된 신사, 루실에게 물질적 안정과 자유로운 삶을 제공, 루실의 변덕스러운 성향까지도 받아들이며 그녀를 깊이 사랑하는 인물.
앙투안 : 루실과 동갑인 매력적이고 잘생긴 편집자로, 디안과 함께 살고 있음. 루실과 강렬한 사랑에 빠지며 안정된 삶보다 열정과 쾌락을 선택하는 인물.
디안 : 앙투안보다 열 살 이상 연상인 사교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성숙하고 강한 존재감을 지녔으며, 앙투안을 깊이 사랑하지만 그의 선택으로 인해 상처와 고통을 겪음.
클레르 , 조니 : 사교적인 생활에 주요 인물이며 루실과 앙투안, 루실과 샤를 사이에 대한 흥미를 갖는 인물들.
줄거리
젊고 아름다운 루실은 스무 살 연상의 부유한 샤를과 함께 살며 경제적인 걱정 없이 자유롭고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다 사교 모임에서 동갑내기 앙투안을 만나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앙투안 역시 백만장자이면서 사교계에 영향력 있는 연상의 연인 디안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그들 몰래 만나며, 결국 각자의 관계를 떠나 사랑을 선택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샤를이 제공하던 안정된 생활과 달리 뜨겁게 시작된 사랑만으로 살게된 앙투안과의 삶은 자유롭지도, 경제적으로 여유있지도 않았다. 앙투안은 루실이 경제적 활동을 하기를 원했고, 10평 원룸에서 생활한다. 결국 루실은 자신에게 이러한 생활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안정과 안락함으로 삶을 보장해주었던 샤를에게 돌아간다.
감상
패배의 신호에서 만난 인물, 루실은 흥미로웠다. 샤를을 떠났다가, 결국 다시 샤를에게 돌아가는 루실의 선택이 다소 이기적이고 현실적으로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루실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그녀의 선택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샤를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아무렇지 않게 이용한 것도 아니었다. 샤를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상처 주는 것도, 거짓말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반면 앙투안은 사랑을 위해 지금의 관계를 정리하고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선택하기를 원했다. 앙투안과의 삶은 루실에게 사랑을 선택하는 대신 지금까지 누려온 안락함과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삶이었다.
앙투안에 의한 경제적인 활동과 열악한 현실속에서 처음에는 사랑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것들이 점차 그녀를 힘들게 한다. 루실은 이전까지 특별한 계획없이 지금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왔지만, 앙투안과 함께하면서 미래를 생각하고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 된다. 결국 루실에게 사랑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앙투안을 사랑하면서도 그와 함께하는 삶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샤를에게 돌아간 것은 더 편안한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때 가장 자신다운지를 다시 선택한 것 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루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보다 미래를 미리 정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 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루실의 마지막 선택을 쉽게 비난하기보다는, 사랑과 자신이 원하는 삶이 서로 다를 때 결국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바라보게 됐다.
루실을 따라가며 나 역시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내가 원하는 삶 방식은 서로 다른 문제일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루실의 선택은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동시에 인간적인 선택처럼 느껴졌다.
이 책의 목차는 1부 '봄', 2부 '여름', 3부 '가을'로 구성되어 있다. 봄에 시작된 루실과 앙투안의 사랑은 여름에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가을이 되면서 서서히 식어간다. 계절의 흐름이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고, 절정에 이르고, 결국 끝나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했다.
루실이 샤를에게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묘한 허탈함도 느껴졌는데, 사랑은 뜨겁게 시작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끝까지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 시간이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봄에서 시작해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르는 계절처럼, 사랑에도 시작과 절정, 그리고 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결말이었다.
루실은 잘생기고 매력넘치는 사람과 영원한 사랑을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뜨거운 사랑도 해보고, 나이만 많았지 매너있고, 존중넘치고, 어느 누구보다 편안함을 주고 자유로움을 주면서 경제적 여유까지 안겨주는 한결같은 사람에게서 받는 사랑도 해보고, 좋겠다..ㅎㅎ
책 속 문장
p86 "사람들은 점점 두려운 거예요. 늙는 게 두렵고, 가진 걸 잃을까 봐 두렵고, 원하는 걸 얻지 못할까 봐, 삶이 지루해질까봐, 자기가 지루한 사람이 될까 봐 두려운 거죠. 늘 불안하고 끝없이 무언가를 갈망하는 상태로 살아가는 거예요." (루실)
p98 그녀는 내면의 지진에 떨며 멀거니 선 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지진이 하도 거세어서 스스로를 달래야만 했다.
p104 우리는 행복할 때 다른 이들을 기꺼이 자신의 행복을 조력자로 간주한다. 다른 이들이 의미 없는 참관자에 불과했음을 깨달을 때는 오직 우리가 더는 행복하지 않을 때다.
p151-152 하지만 가끔씩, 뜻하지 않았던 잠시 잠깐에, 절망적으로 사지를 부들거리기를 멈추었을 때, 태양의 열기와 바닷물의 차가움과 모래의 부드러움을 느끼기를 잊었을 때, 앙투안과의 추억이 그녀에게 돌처럼 쿵, 하고 떨어져 내렸고, 그녀는 십자가에 못 박힌 듯 해변에 누워 양팔을 십자 모양으로 벌린 채, 하지만 손바닥에 못 박히는 대신 심장에 날카로운 기억의 투창이 꽂혀서 행복과 절망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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