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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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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시간들

델핀 드 비강 저/권지현 | 문예중앙 | 2011년 02월 24일 | 원제 : Les heures souterraines (2009) 리뷰 총점8.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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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6g | 128*188*20mm
ISBN13 9788927801894
ISBN10 89278018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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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1966년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몇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델핀 드 비강은 모파상, 도스토예프스키를 특히 좋아하며 프랑스와 러시아 문학에 심취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그랑제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며 2001년 루 델빅이라는 필명으로 『배고픔 없는 나날들』을 발표하며 프랑... 1966년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몇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델핀 드 비강은 모파상, 도스토예프스키를 특히 좋아하며 프랑스와 러시아 문학에 심취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그랑제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며 2001년 루 델빅이라는 필명으로 『배고픔 없는 나날들』을 발표하며 프랑스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은 거식증으로 고통받던 경험을 살린 자전적 소설로서, 실제로 작가 자신의 몸무게가 35킬로그램까지 내려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첫 소설에 대한 호평에 힘입은 델핀 드 비강은 낮에는 사회연구소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글을 쓰는 생활을 계속 이어갔다.

이후 2005년 『귀여운 남자들 Les jolis garcons』을 실명으로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다가, 2007년 발표한 『길 위의 소녀 No et moi』가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이 두 작품은 사랑에 대한 망상, 사랑의 방식에 대한 탐색을 보여준다. 2006년 『12월 어느 저녁』으로 생 발랑탱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성장소설 『길 위의 소녀』는 세상에 소외당한 두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으며 ‘로터리상’, ‘프랑스 서점 대상’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프랑스 서점 직원 2,000명이 직접 뽑는 ‘프랑스 서점 대상’과 ‘로터리상’을 동시에 수상한 경우는 1999년의 마르크 뒤갱, 2007년의 뮈리엘 바르베리에 뒤이어 2008년의 델핀 드 비강이 세 번째다. 『길 위의 소녀』는 소녀가 그리는 꿈과 현실의 차이는 어떠한지, 소통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지, 다른 세상을 포용하고 자신의 삶과 동화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벅찬 감동인지를 소녀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2009년에는 파리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하루를 그리고, 그들의 독백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묘사해낸 『지하의 시간들』을 펴냈다.

2011년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하고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Rien ne s'oppose a la nuit』으로 문학성과 대중성을 획득하며 동시대 프랑스 최고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2015년의 『실화를 바탕으로』는 한 소설가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자전인 듯, 완벽한 픽션인 듯한 스토리로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한편, 웰메이드 심리 스릴러의 매력까지 구현해냈다. 출간되자마자 평단과 독자에게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고,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에 ‘고교생이 뽑은 공쿠르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델핀 드 비강은 현재 파리에 거주하며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부터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시리즈를 매년 한 편씩 출간하고 있다. 총 열권의 소설로 프랑스 내에서만 3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서울과 파리에서 번역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번역을 하면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 과정을 졸업했다.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과 한국문학번역원 산하 번역아카데미에서 강의하...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서울과 파리에서 번역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번역을 하면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 과정을 졸업했다.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과 한국문학번역원 산하 번역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옮긴 책으로 『증오의 기술』, 『르몽드 세계사』, 『독신의 수난사』,『프랑수아즈 사강 작품선』, 『걸리버 여행기』, 『나의 큰나무』, 『판타스틱 행복백서』, 『글쓰기가 재미있는 글쓰기 책』, 『아이 마음속으로』, 『항암』, 『길모퉁이 카페』, 『독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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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

'무슨 일이든 일어나야만 한다!' 차가운 도시, 고독을 건너는 그들의 무언의 외침.
박형욱 (컨텐츠팀 / kaeti@yes24.com) | 2010-03-09
도시,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교차로들의 땅.
'어항 속 삶'에 익숙해져 버린 도시인들의 쓸쓸한 현실.


매일 같은 길을 같은 방법으로 지나 일터로 향하고, 반복되는 업무를 처리하고, 다시 그 길을 건너 돌아온다. 별 다를 것 없이 흘러가던 일상은 우연한, 혹은 필연적인 사건을 계기로 '달라지지 않고는 견뎌낼 수 없는' 생활로 돌변한다. 『지하의 시간들』의 두 주인공은 그런 전환점을 맞는다. 정확하게는, 그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 소설은 두 사람이 자신을 찾아온 혼란 속에서 새 길을 찾는, 모퉁이를 돌기 직전의 시간을 그린다.

도시라는 거대한 '존재'가 집어삼킨, 무채색의 풍경 속에 잠식당한 인물들의 이야기. 도시의 고독과 그 속에 외딴 섬처럼 홀로 서 있는 우리의 초상. 간단하게 말하면, 숨막히는 도시와 일상에서 자아 찾기.
도시 속 현대인의 모습, 나를 잃어버린 사람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교차로 풀어낸 남녀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식상하고 진부하지만 분명 시선을 잡아 끄는 힘이 있다. 나의 이야기이기에, 그들을 통해 공감하고 이해 받고 교감하고 싶기에. 델핀 드 비강은 평범한 것을 넘어 자칫 감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그들의 하루를 과장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담백하게 써 내려간다.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나약한 존재의 모습.

정상적인 것은 그 무엇도 시간의 흐름을 바꿀 수 없는 지점. 무엇도 전체를 위협하거나 문제를 일으킬 수 없는 지점. 무슨 일이든 일어나야만 한다. 뭔가 특별한 일. 여기서 벗어나려면, 모든 게 멈추려면. --- p.11

그 여자, 마틸드는 다국적 식품 그룹에서 마케팅 차장으로 일하는 유능한 인재다. 인재였다. 직속 상사인 자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마틸드는 회사에서 설 곳을 잃었다.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알고 마음이 통했던 자크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인 단 한번의 의견차로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유치하기까지 한 그의 '따돌림'을 그저 묵묵히 견뎌내던 마틸드는 이제 그 무겁고 버거운 공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마틸드는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자크가 그녀에게 행하는 무형의 폭력이 특별한 증거를 댈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마틸드 자신이 상황을 견디는 편을 택했다는 것. 그녀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일이 어긋난 시작점을 찾고, 지난 시간들 되새김질 한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 악화되기만 하는 관계에 절망한 그녀는 악몽 같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물론, 그러면서도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마틸드는 우리와 닮아있다. 큰 마음을 먹고 시도하는 저항은 별다른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생각은 더 복잡해진다. 점쟁이가 예언한 운명의 날 5월 20일,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이 끔찍한 시간 속에서 꺼내주기를 기도한다. 점쟁이의 말을 믿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진 지금, 오늘은 운명의 날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매일.

그 남자, 티보는 파리 응급의료팀에서 일한다. 교환원이 알려주는 주소로 찾아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본다. 그는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방문객이 되어주지만, 정작 그 자신은 필요한 이에게 위로 받거나 사랑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의 사랑은 처음부터 일방적이었고, 상대는 단 한번도 그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도시의 삶, 뜨거운 사랑을 꿈꿨던 그는 자신을 품어주기에는 너무나 초췌하고 노화한 도시의 얼굴, 시종 그의 기대를 져버리는 차가운 사랑의 손을 붙잡고 있다.

그가 내뱉은 말들은 견딜 수 없을 만치 평범했다. 상투적인 표현들은 그의 고통을 욕보였다. 하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 p.55
그녀는 웃었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양. 항상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어쩌면 그리도 상대방의 절망을 못 볼 수 있지? --- p.58

그는 결국 질척대는 자신의 사랑에 이별을 고한다. "그래. 고마웠어." 상대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와의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는 릴라를 떠났다. 해냈다.' 담담한 상대와 달리, 그의 에피소드 곳곳에 새겨진 이 문구는 오히려 그의 사랑이 여전히 진행중임을 보여준다. 그는 지금도 사랑,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집착이라 부를 수 있을 그 시간들과 이별하고 있다.

때로는 '고장 난 인간'일 필요도 있다.
거대한 도시의 시간은 움직이지 않지만 티끌 같은 나의 일상에는 '계기'가 되는 것.


약간은 예민해 보이는 얼굴,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을 하고 만원 지하철의 바를 잡고 버티고 선 여자. 조금만 돌아서면 감정쳀 터져나올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체념한 듯 보이는 표정을 한 남자.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려진 두 주인공의 모습은 이렇다. 인상적이었던,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속 출근 장면. 잿빛 중절모와 정장을 걸친 채 회색 도시 안으로 쓸려 들어가는 영화 속 인파처럼 그들은 기계적으로 흘러가는 일상 속에 박제되어 있다.

두 사람의 '운명의 날' 5월 20일, 각자의 시간을 살던 그들은 지하철에서 서로를 스쳐간다. 마틸드는 티보를, 티보는 마틸드를 인지하지만 작가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그 이상의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마틸드와 티보가 그들 인생에서 하나의 갈림길과 마주한 순간, 평소와는 다른 길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에도 그들을 지배하고 있던 '지하의 시간들'은 그대로 흘러간다. 그렇게 마지막 장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 책 또한 마침표를 찍지만 이후에도 그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갈 것임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인연이든 아니든 그들이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것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시간은 흐른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일상의 폭력도, 고독도, 사랑의 아픔도 그저 우리가 기대어 가는 시간의 한 부분일 뿐이다. 『지하의 시간들』은 그 일부를 섬세하게 포착해내 우리 내면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포장하지 않고 내보일 수 있게 하며, 이는 결국 우리 삶에 대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책 속으로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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