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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년 08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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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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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35.26MB 파일/용량 안내 |
| ISBN13 | 9791199018334 |
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선연 / 재이북
“몸이 고장 나고 보니,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아야만 간신히 유지할 수 있는 엄청난 기예와도 같았다.”
책을 읽다가 이 문장에서 오래 머물렀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고, 어딘가로 가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 우리는 이런 하루를 너무 쉽게 ‘평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평범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무너지지 않고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몸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마음만 먹는다고 몸이 따라주는 것은 아니고, 의지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멈춰야 하고, 쉬어야 하고, 내가 지금 예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조금 절뚝거려도 괜찮은 오후』는 그런 시간을 지나온 선연 작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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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선연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었다.
아픔이나 회복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힘들었지만 이겨냈다는 이야기도 많고, 결국에는 괜찮아질 거라는 위로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고통을 성급하게 극복의 서사로 바꾸지 않는다.
아픈 것은 아픈 것으로, 힘든 것은 힘든 것으로 바라본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필요 이상으로 비장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아팠던 시간과 그 안에서 흔들렸던 마음,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조바심까지 차분하게 꺼내놓는다.
특히 작가의 말에 적힌 문장이 오래 남았다.
“섣부르게 서둘렀다가는 낫지 않는 발목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내 삶의 발목을 또 세게 잡아챌 것임을 이제는 알기에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보려 한다.”
몸의 발목과 삶의 발목.
앞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한데 몸이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의지나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정확히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느리게 가는 것.
잠시 멈추는 것.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은 시간을 견디는 것.
그것 역시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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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으로 읽었다.
가볍게 펼쳐 읽을 수 있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문장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반면 이런 종류의 책은 종이책으로 천천히 넘기며 문장 사이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전자책의 장점이 분명했지만, 어떤 대목에서는 오히려 화면을 넘기는 속도가 책의 호흡보다 조금 빠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끝까지 읽게 한 것은 결국 작가의 목소리였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렇다고 그것을 과장해 독자에게 내밀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자신의 언어로 차분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읽는 사람 역시 자기 삶에서 조금 절뚝거렸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그런 오후가 있을 것이다.
마음은 저만큼 앞서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 다른 사람들은 잘만 걸어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은 날.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에는 아프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날.
그런 시간을 지나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글로 남겨준 작가에게 감사했다.
빨리 괜찮아지라고 재촉하지 않아서 좋았다.
반드시 잘될 거라고 쉽게 말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조금 절뚝거리더라도, 자신의 속도로 계속 살아가는 사람에게 건네는 조용한 응원.
제목처럼 정말 그런 오후를 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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