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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4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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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60쪽 | 282g | 182*250*6mm |
| ISBN13 | 9791189044800 |
| ISBN10 | 1189044803 |
| KC인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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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나는 이번에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스티븐 구르나차가 쓴 그림책으로, 제목부터 참 이상하고 궁금했다.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라니, 박물관에는 원래 뭔가를 보러 가는 곳인데, 아무것도 없다면 뭘 본다는 걸까?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문장도 나와서 머리가 조금 복잡했다. 예를 들면, “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이건 일본계 미국인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가 한 말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게 더 대단하다는 뜻일까?’ 하고 생각해봤다. 아직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책은 우나와 오토라는 두 아이가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평소처럼 멋진 그림이나 중요한 물건이 있는 박물관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라는 이상한 곳에 가게 된다. 그곳엔 진짜로 아무것도 없었다. 병 속의 공기도, 책장에 있는 책들도 모두 비어 있었다. 공백 도서관에서는 책들이 다 다르게 생겼지만, 그 안엔 글자가 한 글자도 없었다. 이런 표현들이 참 신기했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문득 역사 박물관을 떠올렸다. 나는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 사람들의 물건이나 유물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유물조차 없는 박물관을 보여준다. 만약 진짜로 전쟁이나 재해로 모든 유물이 사라진 박물관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나는 ‘없음’이 어떤 의미인지 역사적인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에서 가장 긴장되는 장면은 오토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부분이었다. 벽 가까이 다가갔다가 그만 특이점 속으로 들어가 버린 오토를 우나는 애타게 부르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는다. 이 장면은 무섭기도 했고, ‘없음’이 단순히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한히 빠져드는 느낌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마지막에 아이들이 박물관을 나와 기념품 가게에 들르고, 부모님에게 “뭘 봤니?” 하고 묻자 “없음이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줬다. 마치 역사의 한 장면처럼,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경험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없음’이라는 것이 그냥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있음’을 더 소중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역사책이 없어진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또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진다면 그건 단순히 ‘없다’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큰 슬픔일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문장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당신도 아무것도 아닌가요?”라는 시구였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쓴 이 문장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좋아하는 역사와 책,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이 없다면 나는 어떤 아이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은 비어 있는 공간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이상한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들은 오히려 풍부하고 깊었다. 역사처럼, 때때로 사라진 것 속에서 더 소중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역사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없음’ 속에서 ‘있음’의 의미를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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