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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걸어본다 06 알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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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 난다 | 2016년 11월 07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4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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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6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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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11.1만자, 약 3.6만 단어, A4 약 70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8895464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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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불안, 삶의 이중적 풍경에 대한 감각적 묘사로 일관하다.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이지적이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체를 통해 남녀관계의 속물성을 파헤치고, 독신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경제ㆍ섹스ㆍ결혼관ㆍ자기세계에 대한 솔직하고 쿨한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람의 첫사랑』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스스로 추락중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탈과 파격, 섬뜩한 비애가 차갑게 펼쳐져 있다. 세기말의 쓸쓸함과 밀봉된 희망, 피학적인 아픔이 한꺼번에 만져지는 작품이다.

『붉은 손 클럽』은 외형의 독특함을 넘어, 단자화된 관계에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또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 사랑의 대상을 향한 비이성적 감성들, 일상에 물든 관계의 지리멸렬함을 포착해 내는 배수아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수아의 감각적이고, 이미지적인 글쓰기가 잘 나타나 있다. 『심야통신』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녀 특유의 감각 더듬이로 포착하고 있는 창작집이다. 배수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일상인의 내부에 꿈틀거리는 목마름과 허기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련의 징후를 상징하고 허무주의적 인간형과 이미지와 기호로 점철된 우리 세대의 문제적인 서사 형식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자리, 자기만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철수』는 인간 존재 안의 어둠과 생의 운명적인 폭력 속으로 더 한층 깊이 탐사해 들어가는 배수아 소설의 불온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섬뜩한 생의 이면을 보아버린 자의 어둡고 서늘한 내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바나』는, 소설 속의 '나'가 외국 여행 중에 산 중고 자동차의 이름이다. 또, '그녀'로 불리는 이바나는 여행기를 편집하는 편집자에겐 신비의 여성이다. '이바나'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에선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집 말미에, 배수아는 '나에게 제목이란 면상의 흉터와도 같아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 지금 나는 왜 모든 소설은 예외 없이 제목을 필요로 하는가 회의스럽다.' 고 말했다. 가장 짧은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라고도 했는데, 이 소설의 제목 '이바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이바나'는 내내 소설 속 화제의 중심인데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뭉개져 있다. 나, K, B, 산나, Y...... '죽기 전까지는 대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견디는 불면의 밤을 섬뜩하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등을 썼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그 사람의 첫사랑』 등과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붉은손 클럽』 등이 있다. 또한 몸을 주제로 한 에세이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를 펴냈다.

역서로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의 골드문트』, 『데미안』 등으로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과 『G. H. 에 따른 수난』 등이 있다.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그녀는 이제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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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0~211
김명남 (번역가)

출판사 리뷰

"난다의]걸어본다[06 알타이
배수아 에세이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환영한다, 너는 이곳 알타이―투바 땅을 방문한 최초의 한국인이다.”2015년 9월의 끝자락에 난다의 걸어본다 그 여섯번째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용산에서 시작해서 경주를 찍고 난 뒤 어쩌다보니 해외를 휘휘 돌아 걷고 있네요. 뉴욕을 거쳐 류블랴나를 지나 뮌스터를 돌고 도착한 이곳은 어쩐지 그 이름이 낯설다 싶은 알타이란 곳이네요. 알타이. 늘 그랬듯 커버를 벗겨 안쪽에 펼쳐진 지도를 한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커버 안쪽의 지도는 걸어본다 시리즈만의 조끼 같은 옷이죠.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자리한 몽골, 그 오른쪽에는 수도 울란바토르가 있고요, 우리가 함께 걸어볼 알타이는 그 반대편 욀기에 공항 근처라 보시면 됩니다. 앞서 선보였던 지역들의 그림들과 달리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여백으로 평온한 지도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알타이를 걸어낸 작가의 입담을 더욱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배수아가 알타이를 걸어본 이야기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쉼표와 쉼표로 이어지는 만연체 문장과 입술에 미소를 살짝 머금게 하다가 나도 모르게 박장대소를 터뜨리게 하는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면면에 펼쳐집니다. 여행지에서의 일상들을 너무나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지만 작가가 이 책을 두고 여행기라 일컫지 않는 데는 이 기록들이 “여행과 함께 시작하거나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름난 명승지를 둘러보고 인상적인 자연풍광을 사진으로 남기는 데 급급한 관광객이 아니라 “추위에 떨면서 유르테에 불을 피울 야크똥을 모으는 것”을 주 임무로 하여 자연 속에 제 생을 던짐으로 그렇게 자연이 되어보는 사연의 주인공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말과 얼굴들로 이루어진 나의 또다른 장소로 향하는 여행이자 동시에 한때 나의 육신을 이루었을지도 모르는 돌과 쇠를 찾아가는 여행”의 동반자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나는 독일어로 글을 쓰는 몽골 소설가 갈잔 치낙의 작품 『귀향』을 선물받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갈잔 치낙은 작가일뿐 아니라 샤먼이며, 몽골 서북부의 소수민족 투바 부족의 추장이라고 했다.”_p15

본문을 보시면 알겠지만 흡사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은 듯한 부분들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처음에는 포인트가 되는 그 행간을 열심히 따라간다지만 두번째로 읽을 때는 컬러로 채워지지 않은 문장들에 눈길이 가게 됨을 경험하게 되지요. 색이 다른 컬러로 나만의 단어와 문장과 단락들을 칠해나가는 집중력 속에 언뜻 내가 주요하게 삼아온 부분들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뭐랄까요, 참 묘한 슬픔에 구성져집니다. 그 덩어리 안에서 지금의 내가 무엇을 좇고 있는지 그 따라가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끊임없이 ‘나’를 묻고 있는 이 책에 중요한 키포인트로 밑줄을 삼은 데는 그러한 연유가 작용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본문 가운데 “내가 지금 그곳으로 가는 이유는 오직 거기 갈잔이 있기 때문이라”는 구절에 그인 밑줄을 오래도록 쳐다봤습니다. 그의 소설 『귀향』딱 한 권을 읽은 뒤 스스로 이유를 잘 알지도 못한 채 갈잔 치낙을 만나러 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작가 배수아. 그가 종종 유럽을 방문하여 낭독회를 가질 거란 예상 아래 구글을 살피던 중, 작가는 매 여름마다 그가 소수의 유럽인 신청자들을 자신의 알타이-투바 땅으로 데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갈찬 치낙의 독일 낭독회 정도를 방문하려던 작가 배수아의 계획이 갑자기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몽골 알타이 여행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2009년 첫 여행을 필두로 2011년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알타이―투바를 방문하게 된 배수아 작가. 특히나 이 기록의 모든 것이 된 첫 여행지에서 작가는 모두 스물두 명의 여행자와 함께하게 됩니다. 일곱 명의 스위스인과 두 명의 오스트리아인, 그리고 한 명의 한국인을 제외하면 모두 독일인으로 꾸려진 여행단. “어쩌면 이 글은 마리아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선언 아닌 고백처럼 작가는 여행 내내 감흥을 함께 나눈 오스트리아인 마리아와 참으로 많은 일화를 만들어나갑니다. 픽션의 가미라는, 조미료 첨가가 전혀 되지 않은 듯한 무공해 속 일상들.

이것은 여행기가 아니다.이 세상에서 여행기와 가장 먼 여행지가 있다면바로 알타이, 이곳이리라!

특히나 유르테에서 살게 되면서 작가는 불과 물의 두려움과 어려움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자연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인간에게 불은 단순히 온기를 피워내는 물질적 대상 그 이상”임을 야크똥을 줍느라 몸의 반을 수그리는 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검은 호수 앞에서 “창백한 태양을 향해 사먼의 춤을 추며 경배를 바칠 수는 있겠지만, 목욕만은 하지 못하리라”는 물기의 살기를 느끼게 됩니다. 고기를 즐겨 먹지 않는 작가에게 비친,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그들의 삶을 사는 유목민의 가축들은 그럼에도 ‘죽음’의 우울한 그림자를 쉬이 걷어내지 못하게 합니다.

“나는 아마 내 생애 동안 그곳 알타이에서, 심지어 몸이 아플 때조차도 가장 많은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진짜 미소 말이다.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그곳 알타이에서 특별한 경험담이 될 만한 일들―매일 밤 난로에 불 피우기라든가 양 도살, 마모트 사냥이나 가죽 무두질 작업, 양젖 짜기, 야외에서 별을 보며 잠들기 등―에 한 번도 직접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여행을 경험한 다른 이들에 비하여 매우 빈약한 체험담을 갖고 있으므로 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가벼운 흰 연기와도 같은 그 감정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신기한 일로 보였다._p86~87

알타이에서의 먹고 자고 싸고 씻는 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점점 천진해져갑니다. 물론 순간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편치 않은 상황에 답답해하고 아파하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자연을 껴안게 되는 저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독서가 도시에서처럼 그렇게 필수적이지 않음을 알게” 된 뒤 작가는 유르테 밖을 나올 때마다 자연이 스스로 내는 빛에 눈길을 둡니다. 땅은 먼지와 돌로 덮여 있고 이끼처럼 키 작은 식물들이 군데군데 지표면에서 자라나며 태양의 화로는 하늘에서 이글거리는데 바람은 얼음처럼 차지요. 오감이 열리면서 몸 전체가 자연과 오롯하게 감응합니다. 몽골 사람들이 그 어떤 민족보다 멀고 높은 지점까지 환히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진 데에는 ‘알타이 산의 정령’과도 같은 자연의 어떤 눈길과 조우한 덕분이 아닐까요.

“그러나 정작 내 마음을 비밀스럽게 사로잡은 것은 유난히 거친 산비탈 황무지에서 자라는 초록 양파였다. 바위에 달라붙어서 자라는 초록 양파는 방울토마토만한 크기였으며 요리에 넣으면 매콤하고 향기로운 맛이 났다. 우리는 가끔 초록 양파를 캐러 근처 황무지 언덕으로 올라갔다.”_p95

이 책의 묘미는 흑과 백으로 대비되는 듯한 몽골의 자연을 비집고 형형색색의 개성을 자랑하는 사람들과의 갖가지 일화들이 불쑥 머리를 비집고 나오는 데서 그 한몫을 챙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축제의 무대에서 하마터면 알타이 미인대회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었을 에피소드라든가 모든 여행객들을 위한 식사 준비를 하면서 빚어진 난감한 볶음밥 사건이라든가 소소하면서도 자잘한 이야깃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는 알타이라는 그곳이 전기라는 문명의 손이 타지 않는 곳이란 연유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사진을 찍는다든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놀음거리가 없는 까닭에 제 안 깊숙이 들여다보는 일이 쉽고 서로를 관찰하는 일에 집중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은 단순한 추측 속에 사방팔방 죽음을 그대로 놓고 보는 일이 흔하게 되면서, 그러니까 삶과 죽음의 그 오차라는 것이 한 치나 되게 싶게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작가 배수아는 종종 주문을 외우고는 합니다.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면 태양을 바라보고 편하게 누워서 이렇게 천천히 소리 내어 말하라. 내 호흡은 편안하다, 내 호흡은 편안하다, 내 오른팔은 편안하다, 내 왼팔은 편안하다, 태양이 내 몸으로 들어온다, 나는 편안하다, 나는 편안하다, 내 호흡은 편안하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다시는 알타이로 가지 않으리라”고 말하긴 했지만 작가의 그 말끝에서 ‘그리움’이라는 향수가 짙게 배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나는 돌아갈 것이지만, 그 말은 곧 나는 여기 남겨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될 것이다”라고 진술하지 않았던가요. “나의 알타이에서 나는 보이지 않았다고” 되뇌고 있지만 여행객들 사이에서의 작가는 이렇게 기억되고 추억되는 데서 알타이를 온몸에 입습니다.

“나는 저 멀리서 너희들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단다. 그리고 순간 든 생각은 아, 카롤라가 스텝 평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유목민 여인과 함께 걸어오는구나. 유목민 여인은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치렁치렁한 양털 스커트를 입었는데, 손에는 양치기 막대를 들고 있구나.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은 어디서 왔을까. 그녀의 양떼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이 우리들을 향해 오고 있구나. 우리는 오늘 저녁 그녀를 만나게 되겠구나. 그녀와 함께 양고기 죽을 먹고 밀크티를 마시게 되겠구나.”_p232~233

그렇게 “여전히, 여행자들이 모두 떠나버린 알타이 언덕 뒤편에 홀로 남아 있는 마리아의 말머리장식호궁”이며 “악보도 음표도 없는 선율”이며 “문자 없이 저물어가는 그리움의 언어”, “텅 빈 유르테 안에 홀로 앉아 외부의 푸른 허공을 선회하는 한 마리 독수리를 지켜보는 나, 독수리가 지켜보는 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또 한 지점에 이렇듯 알타이가 있었습니다.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이 이끄는 대로 가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러운 여행자 배수아, 그리고 충분히 멀리 있어 쉽게 닿지 못해 아름다운 이름 알타이.



작가의 말


나는 2009년 7월,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에 이끌려 몽골로 떠나 약 한 달간 서북부 국경 지대인 알타이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직후, 내 느린 마음이 여전히 알타이에 거의 머물고 있는 상태로, 나는 이 글을 썼다.

그리고 이어지는 2010년과 2011년 여름에도 나는 마리아와 함께 갈잔 치낙의 알타이-투바를 방문했다. 두번째 세번째 방문은 당연히 최초의 방문과는 좀 다른 경험이 되었고, 함께 여행한 일행들도 대부분 새로운 얼굴이었다. 나는 제대로 된 방한복과 튼튼한 신발을 챙겨갔으며 알타이 거주 내내 가장 아쉬웠던 물건인 플라스틱 대야도 준비했다. 누르하치가 이끄는 아름다운 흰말을 탔고, 몽골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알타이 고원 위 외로운 유르테를 방문했으며, 불투명한 젖빛으로 흐르는 급류의 강을 보았다. 알타이의 한 마을에는 여행자들이 기증한 책으로 만들어진 유목민의 도서관이 있었다. 영어 불어 독일어 등 각 나라의 알타이 안내서들, 덴마크의 탐험기, 영국의 모험소설들. 세번째 알타이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생각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다시는 알타이로 가지 않으리라.

만약 내가 첫번째 여행을 마친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이 글을 썼다면, 아마도 그 내용과 느낌은 좀 달라졌으리라. 하지만 내 마음이 여전히 알타이의 언덕 뒤편에 머물던 시기에, 알타이 꿈과 주술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이 글을 썼고, 완성된 원고를 교정 없이 편집자에게 바로 넘겼으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수년 동안 편집자의 서랍에서 숨겨져 있던 원고가 절대로 출판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 스스로도 이 원고의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우연히 다시 내 앞에 나타난 이 글은 순식간에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으로 나를 이끌었다. 내 안의 무엇인가가 전환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아직도 여전히, 여행자들이 모두 떠나버린 알타이 언덕 뒤편에 홀로 남아 있는 마리아의 말머리장식호궁이다. 악보도 음표도 없는 선율이다. 문자 없이 저물어가는 그리움의 언어이다. 모든 일행들이 아이락에 취하고 있는 저녁, 텅 빈 유르테 안에 홀로 앉아 외부의 푸른 허공을 선회하는 한 마리 독수리를 지켜보는 나, 독수리가 지켜보는 나이다.

2015년 9월
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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