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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 난다 | 2016년 11월 28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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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6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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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6.1만자, 약 1.9만 단어, A4 약 3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9590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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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68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문학동네 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비평집으로 『켄타우로스의 비평』 『변장한 유토피아』 『단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후르비네크의 혀』 등이, 산문집으로 『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사라지는 것들에 기대다』(공저)가, 엮은 책으로 『한국 문학의 가능성』 『무... 1968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문학동네 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비평집으로 『켄타우로스의 비평』 『변장한 유토피아』 『단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후르비네크의 혀』 등이, 산문집으로 『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사라지는 것들에 기대다』(공저)가, 엮은 책으로 『한국 문학의 가능성』 『무한텍스트로서의 5·18』 등이 있다.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조선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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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67~168

출판사 리뷰

난다의>걸어본다<09 광주
김형중 에세이『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여행이 아닌, 관광이 아닌, 바야흐로 산책. 느긋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거닐 줄 아는 예술가들의 산책길을 뒤따르는 과정 속에 저마다의 ‘나’를 찾아보자는 의도로 시작된 난다의 걸어본다 아홉번째 산책지는 바로 ‘광주’입니다. 광주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살고 있는 문학평론가 김형중이 그 걸음의 주인공인데요, 보다 비유적인 의미에서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발을 내딛은 그 과정을 오롯이 담아『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라는 책으로 이리 선을 보이기에 이르렀습니다.

2000년 『문학동네』를 통해 데뷔한 이후 평론가 김형중은 특유의 성실함과 더불어 예리하면서도 굳건한 글쓰기로 동료 선후배 문인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안팎으로 많은 독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등단 16년 동안 공저를 제외한 개인 평론집만 다섯 권을 냈으니 그가 얼마나 한국문학 속을 열심히 걸어왔는지는 짐작을 하고도 남음인데요, 그래서 이번엔 작정하고 그의 팔을 살짝 꼬집어봤던 겁니다. 그토록 열정적으로 한국문학이라는 텍스트를 오르내릴 수 있었던 당신, 김형중은 어떤 사람이냐고. 자문하는 가운데 김형중이라는 본연, 그 속을 한번 걸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그러하니 파트너는 당연히도 그의 고향 그의 터전 ‘광주’였습니다.

그는 광주에 아주 오래 살았다. 아니 광주에서만 살았다. 정확히는 ‘송정리’에서 한 20년 살았고 나머지를 광주에서 살았지만, 그가 광주로 주거지를 옮긴 지 2년 후(1988년) 송정리가 속해 있던 광산군 전체가 광주의 한 구(광산구)로 편입되었으니, 그는 결국 광주에서 평생을 산 셈이다. 그렇다고 그가 광주를 많이 사랑하는지는 알 수 없다. 광주가 사랑할 만한 도시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K가 뭔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유의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광주를 걸어보고 산문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K가 그다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첫째 이유가 그와 같았다. 그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광주에서 살다가 광주에서 죽을 참이었다.(9~10쪽)

글을 쓰려고 작정하자 K는 뭐랄까, 프란츠 파농의 비유를 빌리자면 자신이 등단 후 15년간 ‘광주 피부’에 ‘서울 가면’을 눌러쓰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싶은 자의식에 시달리곤 했다. 진지하게 고쳐 말하자면 그는 자신이 광주에 대해 쓸 자격이 있는지 자신이 없어졌던 것이다. 이 책에서 그가 일인칭 ‘나’가 아니라 삼인칭 ‘K’로 등장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독자들에게 전하거니와 그는 이 책을 광주라는 도시에 대해 말할 온전한 자격을 갖춘 이가 쓴 것으로 읽지는 말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한 발치 떨어진 곳에서 걸어본 광주의 모습이 주는 어떤 미덕 같은 것은 기대해도 좋으리라.(13쪽)

1968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는 그의 이력이 그간 그가 펴낸 모든 책에서 한결 같았으므로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광주하면 가장 우선으로 떠오르는 이가 그이기도 했습니다. 한 도시에서 태어나 한 도시에서 근 50년 가까이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도시를 넘나드는 잦은 이사가 당연해진 요즘이고 보니 그 한결같음이 안도일까 아니면 지루함일까 퍽 궁금해지기도 하는 바였습니다. 그 호기심을 짐작이라도 했다는 듯 그는 제 스스로가 먼저 좋음을 말하기에 앞서, 제 스스로가 먼저 나쁨을 말하기에 앞서 각자가 읽고 알아서 판단할 수 있게 눈높이를 맞춰주는 화질 좋은 카메라가 되어주었습니다.

고향이란 그런 것이다. 시쳇말로 고향은 항상 내 안에 있는 법이다. 송정리는 자신의 형질을 나누어 많은 ‘나’들을 길러냈다. 그리고 떠나보냈다(다들 떠나고 싶어 했으니까).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K였다. 송정리는 아무리 부인해도 K의 일부였다. K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지만, 그가 금남로보다도 먼저 송정리를 걸어보게 된 데는 실은 그런 이유가 컸다.(24쪽)

때론 멀리서 때론 가까이서 때론 빤한 것을 때론 여태껏 몰랐던 숨은 이면을 보여주며,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해나가는 객관적 거리감이 우리로 하여금 그의 도시 광주를 보다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데 일조를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같습니다. 그가 느린 발걸음으로 걷고 젖은 눈동자로 바라본 광주는 뭐랄까요, 지금껏 도시를 테마로 했던 그 어떤 책보다도 아프다는 느낌입니다. 그건 제 고향을 어떤 엄살이나 특유의 과장으로 몰아가지 않았다는 데서 일단은 큰 공감의 연대가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하였습니다.

크게 총 4부로 구성이 된 이 책은 송정리, 금남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광주극장, 챔피언스필드, 우치 동물원, 대인시장, 망월묘지, 영락공원 등을 그 안의 작은 키워드로 하여 광주 전역에서 그가 글로 내켜할 수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꾸려졌습니다.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가운데 전개된 글들은 차분하지만 뜨겁습니다. 이를테면 검고도 붉은데요, 이는 광주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떠올릴 때 드는 당연한 마음이 아니겠나, 감히 짐작도 해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어둠과 이 붉음의 마음이 교차하지 않는 도시가 또 어디 있겠는가마는 평론가라는 그의 직업이 광주를 걷기에 최상의 직업이 아니었겠나, 문득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절대공동체는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또한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유물론으로는 설명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함, 그러나 다시 체험할 수 없는 우발성과 일회성, 그 사이에 이제 틈이 생긴다. 그리고 바로 그 틈, 짧은 충만과 그 후의 아주 긴 상실 사이에서 발생한 그 틈이 바로 1980년 이후 우리에게 전수된 기호로서의 ‘광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틈이다. 누군가 ‘광주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K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순간적이었던 절대공동체의 경험과 이후의 긴 상실감 사이에 벌어진 틈, 그것이 ‘광주’라는 기호의 의미라고……(52~53쪽)

K가 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여기 묻히게 될 것이다. K가 모르는 사이 그를 사랑했던 여인들, 별일도 아닌 걸로 K가 증오했던 사내들, K 탓에 큰 곤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K를 한 번도 미워하지 않았던 사내들, 또 K의 노모와 아내와 아들과 딸과 또 그 아들과 딸들, 그리고 별 이변이 없다면 K 자신도…… 김용우씨 무덤 앞에 소주 한 잔을 따라놓고, 담배 한 대를 피우며 쪼그려 앉아 있을라치면 K에게 드는 생각들이다. (……) 그래서 그는 이 묘지가 편안하다. 광주 사람이라면 대체로 여기서들 만나게 되어 있고, 다들 여기서 온갖 은원으로부터 해방되기 마련이니까…… 죽음은 누구나에게 예외가 없어서, 이곳에서는 그저 물질로 돌아간 재들의 평등뿐, 위계도 계급도 차별도 쟁투도 사랑도 증오도, 심지어 무관심마저도 있을 수 없을 테니까…… (……) 광주를 다 걸은 후, 이제 김용우씨 무덤 앞에 앉은 K는 차분해 보였다. 그는 일시적이지도 충동적이지도 않은, 어떤 영원한 ‘절대공동체’의 일원이 되어버린 것 같은 표정을 지은 채로, 얼마간 거기 더 앉아 있었다. 생각해보면 여기는 완벽한 절대공동체였다.(199~200쪽)

“비평가의 내면에 이토록 매력적인 이야기꾼이 살고 있었다니!”라고 추천사를 쓴 나희덕 시인도 말했듯이 광주 전역을 구석구석 오감으로 기록해나간 이 책의 귀함은 광주라는 도시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추억을 반추하며 빚어내는 사적인 이야기와 현재를 직시하며 옮겨내는 공적인 이야기가 교집합을 이루면서 빛고을 광주는 당신만의 고향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고향으로 그 탁월한 객관성을 가지기에 이릅니다. 아마도 그 균형의 지점에서 출렁거리는 이야기의 물살이 우리에게 저마다 내 안의 멀미로 울렁거리게 하는 게 아닐까요.

광주의 관광이라는 물음에 가장 멀리 놓일 게 바로 이 책일 것입니다. 광주만의 먹을거리와 볼거리와 쇼핑거리를 소개하는 책이 있다면 나도 좀 알려달라고 말할 게 바로 이 책일 겁니다. 광주의 진실이라는 물음에 가장 맨 앞에 놓일 게 바로 이 책일 것입니다. 그 진실을 직시하고 난 뒤에 품게 되는 진심의 민낯, 그 진정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광주의 진심이라는 물음에 가장 맨 앞에 놓게 될 게 바로 이 책일 것입니다.

그가 걸을 때 그와 보폭을 함께했던 음악들이 더불어 소개되어 있으니 이 한 권의 책을 들고 광주에 뛰어들어도 그리 심심치는 않을 듯합니다. 걸어본다 시리즈만의 특별한 산책 지도가 겉표지를 감싸고 있으니 이를 지닌다면 낯선 곳일지언정 그리 빈번하게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다 싶고요. 고향을 소개하는 한 사람의 흐릿하면서도 정확한 기억도(圖), 『평론가 K는 광주에서 살았다』였습니다.

추천평

이따금‘ 염세적인 K’의 뒷모습을 보았다. 광주라는 도시, 그것도 같은 대학의 어두침침한 복도에서 함께 지내다보니 그의 동선과 나의 동선은 비교적 많이 겹치는 편이다. 그러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자못 심각하게 걷고 있는 그의 장엄한 고독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귀에 울려퍼지고 있을 음악(각 장마다 K가 들은 사운드 트랙이 적혀 있다)을 상상하며 이 책을 기다려왔을 뿐이다.
그런데 김형중이라는 비평가의 내면에 이토록 매력적인 이야기꾼이 살고 있었다니! 다소 우울하고 과묵해 보이는 표정 밑에 이렇게 다정한 목소리와 다양한 표정들이 숨어 있었다니! 익숙하다고 여겨온 사람과 장소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며 그가 들려주는 광주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내렸다‘. 염세적인 K’의 걸음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송정리 골목길에서 시작해 K의 아버지 김용우씨의 무덤 앞에서 끝난다. 탄생과 죽음, 그 두 점 사이로 부단히 펼쳐지는 기억의 선분들과 그가 편애하는 장소들을 나도 숨죽이며 따라가보았다.
그에게 걷는다는 것은 기억과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최면 행위에 가까워보인다. K가 프로이트적 시선으로 내면을 들여다볼 때, 자기 분석을 감행하는 메스는 아주 예리해서 어떤 통증을 동반하곤 한다. 한편 K의 시선이 타자나 외부로 향할 때, 그것은 발터 벤야민의 멜랑콜리한 시선과 아이러니적 태도를 연상케 한다. 그런 양면성으로 인해 이 책은 K의 내밀한 사적 기록인 동시에 광주라는 죽음공동체에 대한 뛰어난 분석과 성찰을 담고 있는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근대라는 폐허와 자본주의의 변방에서 잊히고 쇠락해가는 존재들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K의 발걸음과 젖은 눈동자다.


나희덕 (시인. 조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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