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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 - 걸어본다 16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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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형 | 난다 | 2018년 06월 28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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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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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11만자, 약 3.4만 단어, A4 약 6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8886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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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79년생. 2012년 소설가가 되었다. 서늘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소설가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기록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마냥 차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숨기지 않는, 솔직함이 한은형의 미덕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는 때때로 놀라울 정도로 관조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자기 자신을 풍경처럼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한은형일 것이다. 추운 겨울... 1979년생. 2012년 소설가가 되었다. 서늘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소설가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기록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마냥 차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숨기지 않는, 솔직함이 한은형의 미덕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는 때때로 놀라울 정도로 관조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자기 자신을 풍경처럼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한은형일 것이다.
추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을 오가며 살아가는 소설가다. 글을 쓸 때는 서늘하고 날카롭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 다정하고 상냥하다. 다른 이의 취향을 발굴해주는 취향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성과 감성, 그 무엇 하나도 놓치지 않는 한은형의 글은 놀라움 그 자체다.
한은형은 장편소설 『거짓말』로 제 2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를 썼으며 테마 소설집 『도시와 나』, 『안녕, 평양』에도 작품을 실었다. 에세이로는 『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오늘도 초록』,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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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난다의 >걸어본다<16 베를린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

난다의 걸어본다 열여섯번째 이야기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를 펴냅니다. 201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하고, 2015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은형의 첫번째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제목이 힌트가 되듯 이번 걸어본다의 주된 발걸음은 ‘베를린’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지요.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해외레지던스 사업 가운데 ‘베를린’ 파견 작가로 선정되어 근 석 달을 그곳에서 보내게 된 한은형 작가는 비교적 좁고 상대적으로 깊은 90일 간의 베를린 나들이를 하고 온 듯합니다. 여정의 범위가 넓지 않고 나날의 에피소드가 복잡다단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여행지에서라면 시끌벅적 떠들썩하게 섞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거의 뒤엉키지 않았다 싶었거든요. 이는 2G폰으로도 부족함 없이 잘살아온 작가의 스타일이, “상식적이지 않고, 모험심이 별로 없다. 그런 것과는 가장 거리가 멀다고도 할 수 있다. ‘했던 것을 다시 한다, 그리고 또다시 한다’가 나의 행동 방식에 가깝다”라고 자평한 작가의 성격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 하겠지요.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는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스무 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묘하게 사람을 끄는 것이요, 어떤 책이든 어떤 인물이든 어떤 풍경이든 어떤 음식이든 어떤 전시든 베를린에서의 한은형 작가는 무조건적인 감탄을 넘어선 감격을 잘 들키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늘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멀어진 만큼, 그 벌어진 만큼 대신 제 사유들을 그 자리만큼 넉넉히 채우는 사람인 거예요. 작가는 이 거리를 일컬어 자기 검열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같아요. 일견 자신에게 아주 가혹할 만큼 인정을 주지 않는 사람이란 걸 팁으로 알고 보시면 책이 더 친근하게 읽힐 지도요.
어쨌든 그 생각을 훔쳐보는 재미가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 데 있어 묘한 속도감을 기록하게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되레 책을 더디고 느리게 읽게 되는 템포의 죽임이랄까요.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되는 건 내용상 흥미롭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베를린에 가 있어버리는 이입의 살아 있음 덕분이랄까요.
그렇게 읽는 이에게 틈을 내주고 곁을 내주는 책, 그 틈바구니 속으로 뛰어들면 팔짱을 낀 채 느릿느릿 베를린 곳곳을 걷고 있는 한은형 작가가 보이게 될 겁니다. 그런 가운데 1500종 1만 7000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는 베를린 동물원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우리에게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 창경원 동물원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지요. 작가는 동물원의 규모나 동물들의 다양함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베를린 전역의 폭격에 3715마리의 동물 중 살아남은 91마리의 동물과 죽어나간 3624마리의 울음을 처참히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살아남은 91마리의 동물에게서 사람이라는 존재의 원형을 불러냅니다.

동물들은 죽어가면서 얼마나 울었을까?
살아남은 동물들은 또 얼마나 울었을까? 겁에 질려서, 자식이나 부모를 잃은 슬픔에, 몸이 부서진 고통에, 구조의 신호로.
그 살아남은 91마리의 동물이 파괴된 도시로 탈출한다.
불빛이 거의 사라진 도시에, 사람도 거의 없어진 도시에 동물들이 나타난다. 91마리의 동물이.
슬픈 이야기다. 그리고 슬픈 이야기가 그렇듯이 잘 잊히지 않을 유의 이야기다.
나는 이 동물들이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누가 발견해서 먹이를 주고 보살피고 그랬는지, 도시가 죄다 파괴되고 사람들도 죄다 파괴된 상황에서 동물들을, 그것도 엄청나게 큰 동물들을 어떻게 보살폈는지, 그리고 이 동물들 중 가장 오래 살아남은 동물은 무엇이었는지 몹시 궁금하다.
여전히 살아 있는 동물이 있을까?
―P.45 「탈출하는 동물들」중에서

작가는 베를린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르크스의 동상에서, 베타니엔 갤러이에서, 나치의 벙커였던 건물에서, 로자 룩셈부르크 광장에서 독일이라는 나라가 가진 역사의 특수성 역시 상징적으로 끌어냅니다. 그와 동시에 작가는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무덤을 방문했을 때나 애정하는 작가였던 토마스 만의 기념관 나들이에 나섰을 때나 그밖에도 무수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행보의 순간순간마다 왜지, 뭐지, 하는 호기심의 깜빡이를 반짝반짝 켜두기에 바쁩니다. 읽기의 맛이 개운한 건 담백한 문체에 있을 테고, 읽기의 뒷맛에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이러한 물음들의 무한 증폭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그 꼬리에 꼬리를 문 궁금증의 결말은 “결국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쓸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펜 끝에서 일단은 짐 보따리를 풀게 되지요.

“한국말로 뭐라고 해요?”
K가 물었다.
“무당벌레요.”
“무당?”
“샤먼이요”라고 말하고는 무당이 방울 흔드는 흉내를 잠시 내었다. K는 ‘와’ 하고 입을 벌리며 놀라는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했다.
나는 K에게 다시 물었다.
“독일어로는요?”
“마리아벌레.”
“와, 성모 마리아요?”
K는 고개를 끄덕였다.
외국어에서 숙녀를 뜻하는 의미의 단어는 곧 ‘성모 마리아’를 지칭하기도 한다는 걸 난 알고 있었다. 그러고는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나의 숙녀’란 결국 ‘나를 구원해줄 여자’라는 의미라는 것을. 또, 우리의 ‘숙녀’와 그들의 ‘숙녀’가 다를 수밖에 없음을. 그러니 번역이란 문제가 얼마나 골치 아프고 말도 안 되게 복잡한 것인지도.
―P.151~153 「나무와 무당벌레와 숙녀」중에서

이 책의 특별함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를 검색하는 부지런한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쉽게 말해 작가가 던진 물음표에 우리들이 꿰는 분위기랄까요. 질문을 던진 작가보다 다급히 답을 찾으려 하니 앞서 말한 것처럼 책장을 넘기는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지만요, 대신 여타의 여행 관련 도서들을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검색어를 타이핑하는 우리 자신에게서 어떤 앎에 대한 갈증을 재확인하게도 될 겁니다. 아마 베를린의 미래보다도 베를린의 현재보다도 베를린의 과거와 관련이 깊은 단어들이 농후할 테지요. 예서 우리는 ‘걸어본다’라는 과거로의 걸음을 우리가 왜 걸어야 하고, 그 걸음을 우리가 왜 좇아야 하는지, 그 과정 자체가 다름 아닌 예술이구나 하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먹고 마시는 얘기는 적고 걷고 본 얘기는 많으니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이건 어디 안 가고 내 살에 내 뼈에 내 피에 묻고 새겨지고 흐르는 이야기라 결국엔 나로 남는 이야기임을 잊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베를린에서의 여정 방식 그대로를 한국으로 끌고 와 서울을 다시 말한다 했을 때의 겹침, 그 매혹을 두루 연상시켜주셨으면 합니다. “세계의 이런저런 문화가 뒤섞이고 있는 ‘문화 용광로’서의 베를린, 아트 신의 성지로서의 베를린, 미친 사람들의 도시인 베를린, ‘독일이지만 독일이 아닌’ 베를린”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그 갈증에 해갈은 시켜드릴 수 있는 책이라 감히 자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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