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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년 10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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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404쪽 | 566g | 125*210*24mm |
| ISBN13 | 9791124272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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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본 리뷰는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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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나온 피자가 네모난 박스에 담겨 있다.
사이즈로 봐서는 요즘 시대에 맞게 딱 한 조각이 들어 있는 미니 박스 같지만, 불그스름한 토마토소스가 잔뜩 발려진 미국식 피자임은 틀림없을 법한 강렬한 포장이다. 이 피자 박스를 똑 닮은 책 "피자에 담긴 세계사"는 보고만 있어도 절로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피자헛포장같기도 하지만 예전 미군부대에서 먹었던 치즈피자느낌이 더 강하다.
일본 하면 스시, 베트남 하면 쌀국수가 떠오르듯 이탈리아를 여행했을때 역시나 피자를 매일 먹었던것 같다.
신기하게도 프랜차이즈 체인점보다는 로컬 피자집이 훨씬 유명하고 사람도 많았고 골목마다 자리 잡은 개인 피자집들의 개성이 엄청났다. 지금은 프렌차이즈가 되었지만 알리체 피자 역시 개인 가게에서 출발해 커진 곳이긴 하지만, 그 희끄무래하고 투박했던 테이크아웃 피자 박스를 떠올리다가 시뻘건 피자박스 같은 책을 보니 속이 꽉 찬 두툼한 미국식 피자 한 조각이 절로 생각이 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책 속에 담긴 건 단순한 피자가 아니라 반으로 접힌 깔조네 같은 변칙적이고 살아남은 역사적 사연들이 그득하겠지만, 제목이 '피자'인 만큼 나만의 맛있는 피자 한 조각을 상상하며 책장을 펼쳐 들었다.
보통 책을 읽을 때면 작가의 필모그래피부터 시작해 목차를 차례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는 편이지만, 이 책만큼은 목차를 훑어보는 순간 바~로 점프해서 보고 싶은 주제가 있었다. 메인 파트도 아닌 맨 뒤 부록에 실린
'피자를 먹는 방법'이었다!
아니, 피자를 그냥 손으로 집어 먹거나 포크로 썰어 먹는 거지 여기에 무슨 대단한 역사적 에피소드가 있나 싶어 호기심에 찾아 읽었다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피자를 먹는 방식을 두고 과거 이탈리아에서는 거의 폭동이라도 일어날 판국처럼 치열한 논쟁과 문화적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유난스러운 식문화를 생각해보면 "아, 그들 입장에서는 정말 거품 물고 분노할 만도 하겠구나" 싶어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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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원래 순서대로 1부의 역사부터 차근차근 볼까 하다가, '피자 행성??'이게 뭐야? ㅋㅋㅋ 하면서 손이 가버렸다. 히야~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건너간 피자가 어떻게 할리우드를 정복하고 전 세계의 소울푸드가 되었는지 그 스펙터클한 여정을 먼저 훑어보는 맛이 아주 쏠쏠했다.
이 책의 저자인 루카 체사리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음식 역사학자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피자를 그저 레시피 변천사 위주로 다루는 역사서 정도라고 생각하기엔 자료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뭔가 에세이 같으면서도 이탈리아 대학에서 교수님이 과목으로 피자학 개론이란걸 가르치는게 아닌가 할정도로 그시대를 살아온 사람처럼 18세기와 19세기 나폴리의 극심한 인구 밀집과 빈곤 속에서 피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뿌리를 설명해준다.
1부와 2부에서는 초창기 나폴리의 가난한 하층민들이 집 안에 주방조차 없어 길거리에서 값싸게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었던 초라한 길거리 음식의 역사부터 시작해, 마르게리타 왕비와 얽힌 탄생 신화의 진실을 문헌 사료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당시 여행객들이 피자를 보고 '일주일이나 지난 마른 빵을 먹는 빈민들의 음식'이라며 경악했다고 하니, 조선시대의 국밥같은 그런건가? 그때는 아쉬웠지만 지금은 소울푸드가 된것 처럼말이다. 초창기 나폴리 피자는 지금처럼 화려한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가 듬뿍 올라간 형태가 아니라, 돼지비계나 마늘, 소금, 혹은 작은 생선을 얹은 '하얀 피자'가 주류였다는 사실도 정말 뭐지? 싶었다. 솔직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게 피자? 빈대떡같은건가? 녹두빈대떡?? 음.. 고르곤졸라피자 생각하면 맞겠다 싶었다.
3부로 넘어가면 이탈리아인들의 대규모 미국 이민 물결을 타고 대서양을 건넌 피자가 미국의 풍부한 식재료와 만나 요즘 유행하는 늘어나라 치즈!!같은 아메리칸 스타일로 진화한 과정이 펼쳐진다. 작가는 오늘날 전 세계적인 피자는 나폴리가 아니라 사실상 '미국'에서 완성되었다고 주장을 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 악플이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그래도 통쾌함이 들기도 했다.
피자는 결코 변하지 않는 신성불가침의 종교 같은 이탈리아의 전통이 아니라, 시대와 장소, 그리고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끝없이 변화하고 적응해 온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음식이었던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요즘 우리나라도 프랜차이즈 피자의 인기보다 동네 피자가 인기가 더 많아 진것 같다. 과거 피자헛,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의 3파전이 치열하던 시절과 달리, 매일 50%할인거면 원래가격을 낮춰야하는데 이런 피자가격이 동네피자가격까지 올려버리고 있으니 아쉽다.
피자는 좋아하는데 가성비가 떨어져서 대형마트의 피자나 퀄리티가 훌륭한 냉동 피자를 찾게 되는거 같다. 비록 비싼 배달 피자는 멀어졌을지라도, 결혼식장 뷔페에 가면 배가 부른 와중에도 꼭 한 조각씩 집어 오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피자는 이미 우리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새로운 소울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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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자는 단순한 밀가루 반죽 위에 토핑을 얹은 요리가 아니다. 그 한 판의 조각 안에는 수백 년 전 나폴리 서민들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와, 대서양을 건너간 이민자들의 애환, 그리고 흑인의 치킨처럼 시대의 상처와 문화를 품은 '소울'이 담겨 있다. 마음같아서는 화덕이 바싹구운 담백한 피자를 먹고 싶지만 일딴은 피자헛에 주문넣고 시원한 맥주하나 꺼내마시면서 책의 여운을 다시 느껴야겠다.
아주 맛있고 지적인 세계사 여행이었다.
#피자에담긴세계사 #루카체사리 #한스미디어 #피자는역시단짠 #테두리에크림치즈두바퀴 #치즈바이트는별로 #나폴리피자 #피자역사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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