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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4년 06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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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 쪽수, 무게, 크기 | 476쪽 | 133*192*30mm |
| ISBN13 | 9788970125466 |
| ISBN10 | 8970125469 |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요즘은 읽을 책을 잘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책은 시간이 많이 허비되나 결국 남는 게 없고, 재미있지 않으면 또 시간이 소요되고, 너무 가벼운 선택은 마음에 들지 않고...
인터넷 서점에서 이리저리 헤매다 갑자기 꽂히는 책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이런 분위기 탓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선택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틀리지 않는 선택이다. 몇몇 유명한 작가가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작품을 내놓는 경우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의 작품에 불만족은 없었다. 모호한 은유와 그리고 서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사건과 주제가 묘하게 어울리며 긴장을 유발하여 독자를 자극하고,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게 서사를 이끌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두 명의 각기 다른 주요 인물이 사건과 내용을 이끌어 간다. 한명은 다무라라는 15살의 소년, 그리고 다른 한명은 나카타라는 노인이다. 일반적인 독자라도 저자가 두명의 인물을 사건을 중심으로 배치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면 과연 그 인물들이 어떤 상황이든 이어져 있다는 것을 유출할 수 있다. 일단 1편에서 보면 그 두 인물의 각자의 서사로 이야기를 개별적으로 끌어가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 두 인물이 아주 중요한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져 있음을 독자는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막을 더 깊이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다무라라는 소년은 아버지를 피해-아버지를 피한 이유는 1권에 소상히 소개되어 있으니 직접 경험해 보시기를-집을 나와 혼자의 힘으로 삶을 찾아가고 있고, 나카타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뭔가 생긴 능력(?) 또는 제약이 있고, 필연인지 다무라라는 소년의 주변과 관련한 사건으로 자신의 삶의 반경을 벗어나 뭔가를 찾아 떠난다. 막연하지만 말이다.
“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인간을 선택한다.”
“인간은 각자가 지닌 결점에 의해서라 아니라 미질, 즉 타고난 장점이나 아름다운 성질에 의해서 더욱 커다란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이 그 뚜렷한 본보기라고 볼 수 있어.”
이 책의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진행되게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대화이다.
그렇게 다무라와 나카타는 운명인지 아니면 자신이 갖고 있는 무엇인지에 이끌려 접근해 가게 되고, 결국 궁극의 커다란 사건에 아는지 모르는지 얽히게 된다. 그런 운명의 접근과 과정이 2편에서 긴장감있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상징과 은유를 위한 어떤 미지의 장소에 대한 얽힘, 흥미로우면서 그 전개 과정에서 난 뭔가 저자의 다른 작품과 다르게 희열과 상쾌함을 느꼈다. 왜 그런지는 스스로 결론내리지 못했지만, 개운한 느낌이 찾아와 신기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이상한 일은 네 탓이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 예언 탓도 아니고, 저주 탓도 아니지. DNA 탓도 아니고 부조리 탓도 아니고, 구조주의 탓도 아니고, 제3차 산업혁명 탓도 아니야. 우리가 모두 멸망하고 상실돼 가는 것은 세계의 구조 자체가 멸망과 상실의 터전 위에 성립돼 있기 때문이지. 우리의 존재는 그 원리의 그림자놀이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아.”
다무라는 작중 자신을 다무라 카프카라고 이름을 짓는다. 카프카는 체코어로 까마귀라는 뜻이고, 실제 그런 얘기를 작품 내에서도 언급한다. 그리고 다무라와 동행하는 미지의 존재가 있는데 역시 이름이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이라며 등장하여-아마도 다무라 내면의 존재가 아닐지-여러 가지 작품의 전개와 상징을 내포하는 얘기를 한다. 까마귀는 불길한 상징으로 보통의 경우 통용되는데, 아무래도 보이는 실재의 세상과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작품 말미에 다무라가 경험하는 현실이 아닌 세계에 뭔가 다른 존재가 침입하는 것을 막아내는 것은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이다. 작품을 관통하는 설정을 감안해 생각해 보니 나카타가 어릴적 경험했던 이상한 현상과 결국 나카타가 행한 중요한 행동들이 모두 다무라의 현실이 아닌 세계의 경험과 그 세상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어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과 나카타라는 인물이 동일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상징과 은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중요한 사건을 놓친 것일 수도 있어 정리되지 않는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회오리 친다. 흥미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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