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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Ten Caesars: Roman Emperors from Augustus to Constantine
Strauss, Barry / Morey, Arthur
58,610원 (18% 할인)
| 발행일 | 2021년 01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499쪽 | 732g | 153*225*30mm |
| ISBN13 | 9788972917298 |
| ISBN10 | 897291729X |
1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코넬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인 배리 스트라우스는 나에게 꽤 익숙한 작가 중 한 명이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그의 저서 [트로이 전쟁]과 [살라미스 해전]은 각각 신화와 역사에서 잠깐 언급되는 전투를 상세히 다루면서도 마치 그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느낌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그의 또다른 저서 [스파르타쿠스의 전쟁] 이후 거의 10년 만에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로마 황제 열전]이다. 이전에는 대부분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 것에 비하여 로마 제국을 이끈 10인의 황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대 그리스가 왕정과 참주정을 거쳐 민주주의로 나아갔지만, 고대 로마는 왕정과 공화정, 그리고 다시 제정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카이사르에 의한 내전과 더불어 그의 후계자인 아우구스트에 의한 로마의 제정 성립에 익숙하지만, 그 이전의 로마는 왕이 다스리던 시대가 마르쿠스 브루투스에 의하여 공화정이 시작되었고, 그 체제 안에서 마리우스와 술라와 같은 독재관이 등장하였다. 평민파와 귀족파의 대립 속에 카이사르는 삼두정치 체제를 통하여 제국의 일인자가 되려는 욕망을 가졌지만, 공화정을 연 브루투스의 후손인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의 일파에 의하여 암살되면서 결국 그 혼란을 평정한 아우구스투스가 '프린캡스', '존엄한 자'라는 명칭을 얻으며 결국 로마 제정을 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공화정 이후 초기 로마의 왕들에 대한 내용을 만나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로마 황제 열전]은 '제국을 이끈 10인의 카이사르'라는 부제처럼 제국으로 성장한 로마를 다스렸던 10인의 황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우구스투스 이후의 황제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인 배리 스트라우스 교수는 아우구스투스부터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이르기까지 10명의 황제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삶을 역사적으로 고증하면서도 그의 특유의 생동감이 넘치는 필체를 통하여 제국으로서의 로마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그가 선정한 10명의 황제들은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편이다. 제국을 창건한 아우구스투스와 로마의 대화제와 기독교도에 대한 박해로 유명한 네로, 로마의 황금기를 이끈 5현제(이 책에서는 5현제 중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대하여 다룬다.), 제국을 분리하여 다스리려고 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들의 이름이 낯설지 않지만, 그들의 구체적인 행적과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더욱 가치가 있다. 그래서, 로마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도 이 책을 통하여 몇몇 황제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1. 티베리우스 : 폭군
이 책에서 나의 관심을 끈 인물은 바로 티베리우스이다. 보통 제국을 창건한 아우구스투스와 로마에 대화재를 일으키고 리라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는 네로의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그 사이의 황제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티베리우스 역시 그 중 한 명인데, 그는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은 로마 제국의 두번째 황제였다. 사실 왕조 또는 제국을 시작하는 것보다 그것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조선의 세종이라든지 청나라의 강희제에서 건륭제와 같이 명군으로 칭송받는 인물들은 그 기반을 탄탄하게 만든 공로가 크다. 그런 점에서 티베리우스는 주목할만한 인물인데, 배리 스트라우스 교수는 그에게 '폭군'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무언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보통 폭군이라고 한다면 네로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티베리우스를 폭군이라고 지칭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티베리우스 황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한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언뜻 유능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당대에 평기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티베리우스는 아우구스투스의 양자로서 그 뒤를 잇는다. 장년의 나이에 황제에 오르기 전까지 그는 로마의 황제라면 갖춰야 할 임페라토르, 즉 군사적인 업무는 물론 행정 면에서도 유능함을 보여주었다. 실제 황제로 즉위한 이후에도 제국의 경계를 안전히 지켰고, 대내적으로는 원로원을 영구적으로 황제에 복속시켰으며, 자신의 신격화를 거부하며 근면 검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정도면 거의 명군의 반열에 올라야 했는데, 그가 왜 폭군이라는 평가를 받았을까? 물론 이러한 평가는 고대의 역사가인 타키투스와 같이 그 시대의 관점이기에 현재에는 폭군이라는 그의 이미지가 과장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는 프라이토르 근위대를 통한 권력의 사유화와 치세 말기에 보여준 대규모 숙청과 보복은 다소 폭압적인 면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대립했던 원로원은 물론 로마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없었다. 이는 이후 로마가 '빵과 서커스'로 대변되는 부분들과 상당히 대조적인 것이다. 티베리우스는 아우구스투스와는 달리 제국의 확장보다 안정을 추구하였으며, 본인이 스스로 신격화를 거부할 정도로 겸손하고 또 검소한 인물이었기에 시민들에게 검투사 경기와 같은 유흥과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 정적인 원로원은 물론 시민들조차도 그가 죽었을 때, 쾌재를 불렀으며 그를 폭군이라 평가를 한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시대에 맞지 않았던 유능하지만 카리스마가 없었던 인물로 티베리우스를 보게 되었다.
2. 네로 : 엔터테이너
네로는 궁전을 신축하기 위해서 로마 중심부의 노른자위 딸 100만 제곱미터를 싹 밀어버렸다. 싱궁전은 황금저택이라고 불렸으나 실제로는 복합 단지였다. 최고의 건축가와 기술자들과 작업한 네로는 우아하고, 호화롭고, 급진적이고, 대단히 영향력 있는 특별한 것을 창조했다.더 일상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가 애호한 콘크리트 천장들을 목재 지붕보다 더 불연성이었다.
- p. 153 中에서 -
티베리우스와 달리 로마 폭군의 대명사인 네로에게 부여된 '엔터테이너'는 네로를 또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배리 스트라우스 교수는 네로를 '예술', '사치', '무책임함', '폭정'과 같이 익히 잘 알려진 단어로 요약하면서도 하나를 더 추가하였으니 바로 '콘크리트'이다. 지금에야 상당히 익숙한 건축 자재이지만, 로마의 실용적이면서도 아치형 천장과 반구형 지붕(돔)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콘크리트인데, 이것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 인물이 바로 네로였다. 로마 대화재 이후 그가 다시 신축한 건물들은 그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로마 건축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하여 로마를 불태웠다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지만.
네로에 대하여 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죽음에 대한 의미이다. 그의 실정과 폭정은 결국 반란을 야기하여 네로는 도망치다가 자결로서 삶을 마감한다. 황실의 일원이었음에도 그는 아우구스투스 영묘에 매장이 거부된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그의 죽음은 곧 카이사르 가문의 몰락을 의미한다. 아우구스투스가 제국을 열었고, 이후로 황제들은 하나같이 아우구스투스의 피를 물려받은 후손인 종손이든지 양자였다. 하지만 적통 후계자가 없었던 네로는 잠재적 경쟁자들인 아우구스투스의 후손들을 모조리 죽이면서 그는 마지막 아우구스투스의 피를 물려받은 인물이 되었다. 결국 그의 죽음은 제국의 창건자의 대가 끊김을 의미했다. 하지만 네로가 남긴 것이 있었으니 바로 황제의 오락 장려였다. 스스로 예술가를 자청하던 네로는 시민들을 의식하였고, 티베리우스와는 달리 다양한 행사를 통하여 그러한 시민들의 욕망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황제들이 '빵과 서커스'로 시민들에 대한 오락을 제공하였으니 이후의 황제들 안에는 저마다 작은 네로가 머물게 된 것이다.
3. 베스파시아누스 : 평민
적통이었던 네로의 죽음은 뜻하지 않게 로마에 혼란을 가져왔으니 속주의 총독들이 황제의 자리에 눈독을 들였기 때문이다. 68년 네로가 사망하고, 69년은 '네 황제의 해(Year of the Four Emperors)'라 불리울 정도로 혼돈의 연속이었다. 갈바와 오토, 아울루스 비텔리우스가 69년에 연달아 황제에 등극하였지만, 결국 이 혼란을 잠재우고 황제에 등극한 인물은 베스파시아누스이다. 비록 자신이 아우구스투스의 후계자라고 주장했지만, 이전의 황제들과는 달리 평민 출신이었던 베스파시아누스는 어떤 면에서는 새 왕조를 창건한 셈이었다. 로마의 전통적인 명망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었기에 군대의 힘을 빌어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니 그가 근위대를 비롯하여 군대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그들에게 막대한 금전을 뿌린 것은 이후 로마의 군인 황제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그는 원로원을 비교적 존중하였으며, 네로와 같이 화려한 장관과 스펙터클을 연출하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이는 어쩌면 황제로서의 생존(?)을 위한 것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가지 그가 내놓은 혁신이 있었다.
이 위대한 평민은 새로운 계급이 권력을 잡게 해주었다. 자신처럼 이탈리아나 속주 출신의 부유하고 야망 있는 집단 말이다. 그는 제국 엘리트 계층을 크게 확대했고 이는 장기적으로 여러 결과들을 낳았다.
- p. 185 中에서 -
바로 속주 출신들이 엘리트 계층에 편입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훗날 5현제 중 한 명인 하드리아누스가 그리스 속주 출신임에도 황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베스파시아누스의 혁신 때문이다. 심지어 아프리카 출신인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역시 황제가 될 수 있었다. 베스파시아누스의 기존 황제들에 대한 답습과 나름의 혁신은 곧 자신의 왕조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의 사후에 그의 아들인 티투스와 도미티아누스가 황제로 등극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혈통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로마 제국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혈통의 왕조가 등장한 셈이고, 심지어 5현제 시대에는 딱히 혈통에 집착하지 않고 유능하고 현명한 인물들이 평화적으로 황제의 자리를 세습하게 된다. 물론 5현제의 마지막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죽음 이후에는 그의 아들 콤모두스가 제위에 오르게 되지만, 그는 반란으로 죽음을 맞게 된다.
[로마 황제 열전]에 등장하는 10인의 황제 중 개인적으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던 티베리우스와 네로, 베스파시아누스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를 비롯한 7명의 황제 역시 로마 제국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추가적으로 조금 더 언급해 본다면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베스파시아누스와 비슷한 길을 걸으면서도 로마 제국 후반부의 역사를 가늠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인 콤모두스가 피살된 193년에 시작된 혼란(심지어 이 시기는 '다섯 황제의 해')을 잠재우고 황제가 된 인물이다. 그 역시 베스파시아누스처럼 전통적인 로마 귀족이 아닌 오늘날 북아프리카 리비아 출신의 인물이었다. 그로 인하여 그는 베스파시아누스에 비하여 군에 매달렸다. 점점 로마의 운명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제국의 군단병을 대폭 확충하였고, 군을 적극적으로 정치에 활용하였으니 이후 로마에는 군인황제들이 자주 등장하게 되며, 비록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에 의하여 안정이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로마의 멸망은 피할 수가 없게 된다.
로마 제국이 지닌 힘의 원천을 황제들의 개인적인 삶을 통하여 서술하는 이 책은 특별한 인물들을 통하여 그 시대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역사에 기록된 로마 황제들이지만, 결국 그들 역시 인간이기에 이들의 이야기가 딱딱하고 무겁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내용들을 통하여 아우구스투스 이후의 로마 제국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방대한 로마의 역사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로마 황제 열전]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몸젠의 [로마사]라든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와 같이 전통적인 로마의 역사서가 있지만, 이 책은 이들 역사서 사이의 로마 제정을 내밀한 황제들의 이야기로 보다 쉽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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