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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발행일 | 2012년 05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13쪽 | 407g | 154*224*20mm |
| ISBN13 | 9788996697930 |
| ISBN10 | 8996697931 |
2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개인적으로 피카소의 작품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유명한 입체파 시기의 작품들은 분명 놀라운 작품이며, 그 방법과 형식에 있어서 이 책의 표현인 “창조적인 파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기까지가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이제까지 그의 작품을 책의 한정된 공간에 담겨있는 상태로만 보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우연히 그의 청색시대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 이제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피카소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듯한 초기 시대의 작품이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피카소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했던 것 같다. 그의 입체파 이전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찾아보는 것에 나름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렇게 피카소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상당하거나 혹은 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은 편은 아니기에,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지는 과정들이었지만, 이런 과정 때문인지 조금씩 그림에 그리고 이를 그리는 화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장소라는 공간,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혹은 그림에 대한 인상과 풍경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그 공간이 중요한 것은 여러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 속에 그들의 인상과 풍경을 남기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림을 찾아볼수록, 화가가 생활하고 사랑한 공간에 대한 궁금증과 그곳을 여행하면서 느끼게 되는 그 생생하고 생경한 느낌이 궁금해졌고 그 공간을 이해하게 되면 그 작품들 또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기에, 피카소를 찾아 떠난 저자의 여정을 기대하게 되었다.
“장소와도 인연이 있는 것이다. 장소는 사람처럼 우리들 마음속에 들어와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것을 볼 수도 없지만 버릴 수도 없다.
그것은 이미 떨어질 수 없는 그림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도 장소도.”
(「피카소처럼 떠나다」책 38쪽에서 발췌)
이 책은 저자가 피카소가 머물면서 생각에 잠기고 자주 방문하기도 했으며,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곳이었던 까다께스, 바르셀로나, 시쩨를 여행하며, 그 공간에서 피카소를 만나고 그의 작품들과 그 풍경들을 떠올려 보며, 또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는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감정의 토로이기도 하며, 미술을 공부하며 만났던 피카소를 그가 움직이며 생활했던 공간에서 느껴보고 이해해보고자 하는 과정이기 하다.
저자가 표현하고 있는 개인적인 감상과 느낌이 적지 않은 편이며, 그것은 온전한 저자만의 감정이기도 하고 또 그 공간에서 그 순간에 느끼는 것이기에 모두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그 공간을 통해 피카소의 작품들을 떠올려 보고, 바다를 마주하고, 햇살을 느끼고, 건물들과 골목들의 모습을 통해 그의 그림의 풍경과 모습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 또한 어떤 부분은 재미있기도 했지만, 또 어떤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그림을 살피고 이해하는 과정을 한번쯤은 여행의 목적으로 삼고 싶었었기에, 그 여정을 따라가면서 내가 만약 누군가를 따르는 여정을 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의 경우는 피카소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지는 않아서 찾아보게 되기도 하고, 이 과정을 통해 그의 여러 작품들을 새롭게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피카소를 이해하게 되었다거나, 그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거나 하는 엄청난 변화는 없었지만, “까다께스”만큼은 꼭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간이 피카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는 그만이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 이해의 폭이 넓어지거나 깊어지는 시간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까다께스가 가지고 있는 생경한 매력이, 푸름과 흰색의 대비와 골목과 풍경이 주는 입체감 등 저자가 표현한 그 느낌이 궁금해서 가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그곳에서 피카소를 느껴볼 수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를 마주하기에는 좋은 장소가 되지 않을까, 또 저자의 표현처럼 나름의 인연이 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화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을 보는 것이 아니다. 화가는 다르게 보는 것도 아니다. 단지 화가는 보이는 대로 보고 그릴 뿐이다. 우리들은 보지도 않을 뿐 아니라 보아도 그것을 보지 못한다. 우린 모두 눈 뜬 장님들이다. 그 때문에 화가들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피카소의 큰 눈이 생각이 났다. 황소의 눈이라고 스스로 칭했던 그 눈, 세상과 자신을 응시하며 부릅뜬 눈이었다. 이 세상을 보게 되면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오리려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이다. 입체파는 그런 아름다움에 대한 경악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피카소처럼 떠나다」책 33쪽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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