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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정판매
| 발행일 | 2016년 01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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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408g | 144*200*13mm |
| ISBN13 | 9788960868984 |
| ISBN10 | 89608689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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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한때 바둑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만나면 기원에 가서 바둑을 두기도 했고, 인터넷 바둑사이트가 생기면서는 그곳에 가입해 온라인 대국을 즐기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가 바둑을 잘 둔다거나, 혹은 체계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다. 어려서 집에 손님이 오면 아버지와 바둑 두는 것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해, 혼자서 궁리를 하다 보니 그럭저럭 남과 즐길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것뿐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바둑을 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바둑을 직접 두는 것 보다는 tv를 통해 프로기사들의 대국을 감상하는 것을 더 즐긴다. 그러다 보니, 내가 tv에서 보는 프로 두,세가지 중 하나가 바로 바둑이 되었다. 그렇게 프로들의 대국을 보면서 나름대로 그들의 기풍을 생각해 보고, 그들이 두는 수를 보면서, 왜 그렇게 두었는지, 다른 곳에 두면 어떠한지 등을 혼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직접 두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직접 두는 것보다 수가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해설자의 해설을 들으면서 수를 깨우치게 되지만 말이다.
흔히 바둑은 우리네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흑과 백이 한번씩 번갈아 두며, 최종적으로 많은 집을 낸 사람이 이기게 되는 바둑은 그 수가 무궁무진 하고, 상대방의 응수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승패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물론 정석이란 것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대응방법을 전제하고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대국이 꼭 정석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바둑에서 쓰는 용어들이 우리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그대로 쓰이곤 한다. 단수, 외통수, 미생, 곤마, 폐석, 요석, 아생연후살타.. 현실에서 우리들의 삶이 바둑판 안에서의 바둑돌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셈이 된 것이다. [미생]은 드라마로 만들어지기 훨씬 전 책으로 봤다. 처음엔 만화책인줄도 모르고, 웹툰에 연재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바둑이야기가 나온다길래, 아니 미생이란 낱말자체가 바둑에서 쓰는 용어이기에 호기심으로 보았지만, 1권을 읽고서 나머지를 구매하여 하루 만에 다 읽었다는 기억이다. 읽고 나니 허전했다. 달리 허전한 게 아니라 너무나 빨리 봐서였다. 조훈현9단과 네웨이핑9단이 겨루었던 제1회 응씨배 결승5번기 중 제5국의 기보를 통해 풀어가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바둑판 위의 바둑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 책 미생 시즌 2를 시작하는 [미생 10 -포석]편은 1999년 벌어진 제7회 삼성화재배 결승5번기 중 제5국으로 이창호9단과 마샤오춘9단이 대결했던 기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4국까지의 승패는 2:2, 흑을 쥔 사람이 계속하여 승리해 흑번필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5국에서 이창호9단이 흑을 쥐었다. [미생 1]에서와 마찬가지로 16수까지 진행된 바둑은, 아직 포석이 진행되어야 함에도 좌하귀에서 때이른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시즌 1이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종합상사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장그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면, 시즌 2는 온길 인터내셔널이라는 중소기업, 아니 대기업의 하청업체에서 생존을 위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대기업에서 나와 막상 회사를 차렸지만 사업아이템이 되었던 철강수출입은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대기업을 끼지 않고는 일이 되지를 않는다. 거기에 추가할 마땅한 아이템이 없다. 아무리 뒤져보아도 눈에 띄지를 않는다. 하긴 그렇게 쉽게 눈에 들어온다면 고민할 사람이 누구며, 사업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싶지만 말이다. "원 인터 시절 날아오는 연구소의 메일과 홍보팀의 자료들, 해외 유료 구독자료는 이제 없다. 신문을 좀더 철저히 읽어내고, 정부공고를 꼼꼼히 챙긴다. 믿을 건 자료의 풍성함이 아니라 통찰력, 인사이트다. 조심해야 할 것은 원 인터 당시의 통찰이 아니라, 백업부서와 협력인원이 확보된 상태의 통찰이 아니라, 업무추진비와 자료구입비 등의 품의서를 요구할 수 있는 상태의 통찰이 아니라, 온길 인터적 통찰이 필요한 것이다." 한 마디로 맨땅에 헤딩하며 아이템을 찾아야 하고, 그래야 살아남는 것이 되는 셈이다. 이창호9단의 신수(新手)마냥 새로운 아이템이 있기는 한 걸까
지금 있는 곳이 대기업의 협력업체다. 말이 협력업체지 하청업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에 근무하던 회사가 원청이 되는 셈이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사사건건 시비가 붙고, 충돌이 일어난다. [미생 10]에서 보여주는 OB(전에 그 회사에 근무했던 사람)와의 갈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눈에 선하다. 과연 장그래는 다음수로 어떤 수를 준비하고 있을지, 그리고 이창호9단은 마샤오춘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다음수가 기다려진다. 헌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그래서 아예 완간 되면 읽을까 고민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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