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들은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어떤 집에서 아버지가 아이를 나무랐습니다. “링컨은 네 나이에 고학으로 공부를 했는데, 넌 뭐하는 거냐?” 아이가 대꾸했습니다. “링컨은 아빠 나이에 대통령이 됐는데, 아빠는 뭐하셨어요?” 우스갯소리이기는 합니다만 사람은 말로 교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옳은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해서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옳은 본을 많이 봐야 합니다.
19세기 미국 회중교회 목사이자 신학자인 호러스 부시넬(Horace Bushnell, 1802-1876)이 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문제에 예수를 믿는 사람과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조사라면 당연히 예수를 믿는 사람이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보다 더 착하고 바르게 살아갈 것 같은데, 실망스럽게도 별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말로는 신앙이 있다고 하는데,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는 전혀 그 신앙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크리스천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 미국 크리스천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못내 씁쓸합니다. 우리나라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문제에 신자와 불신자는 별 차이가 없었는데, 부모가 신자인지 불신자인지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기독교 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착하고 바르게 살더라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행하는 기독교 교육이 어느 만큼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입니다. 실제로 호러스 부시넬은 아이가 갑작스런 회심을 경험하는 것보다 가정과 교회라는 유기적인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인으로 자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교육이 교실과 교재, 교사와 학생 중심의 학교식 교육에서 벗어나 교회 공동체 전체의 삶을 통한 신앙 형성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 존 H. 웨스터호프 3세(John H. Westerhoff III, 1933-2022)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습니다.
이원준 목사님의 저서 〈다음 세대는 교회의 삶을 보고 배운다〉는 그런 존 H. 웨스터호프 3세의 주장을 토대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독교 교육의 실제를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신앙은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의 주입식 교육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체 구성원의 삶을 통해서 전승되는 전인교육의 산물입니다. 가뜩이나 교회학교의 위기를 말하는 목소리가 높은 요즘입니다. 신앙의 단절을 염려하지 않는 교회가 없습니다. 어느 교회나 다음 세대를 걱정합니다. 여름성경학교 때마다 온 동네 아이들이 다 모이던 것은 이제 옛날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음 세대는 말로 해봐야 알아듣지 않습니다. 기성 세대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신앙의 의미와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교회학교 교육이 교회학교를 벗어나서 교회 공동체 전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진지하게 고민해 봅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우리를 통해서 어떤 하나님을 보고 있을까요? 우리가 말하는 복음과 우리가 살아가는 복음은 같은 복음일까요? 이 질문에 말이 아닌 삶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기독교 교육의 실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원준 목사님의 〈다음 세대는 교회의 삶을 보고 배운다〉를 권합니다.
- 강학종 목사 (하늘교회 담임, 아는 사람 믿는 사람 저자)
다음 세대는 교회가 가르치는 말을 듣기 전에 교회가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이 책은 바로 그 단순하지만 무거운 사실에서 기독교 교육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웨스터호프의 신앙공동체 교육론을 중심으로, 신앙교육이 교실과 프로그램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예배와 관계, 섬김과 화해, 공동체의 삶 전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형성의 과정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다음 세대 교육의 위기를 프로그램의 부족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삶과 정체성의 문제로 묻는 대목은 오늘의 한국교회가 깊이 새겨야 할 통찰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육을 크게 바꾸는 시대에도 함께 예배하고 사랑하며 용서하고 섬기는 공동체의 삶은 대체될 수 없다. 결국 다음 세대에게 남겨 줄 가장 중요한 신앙교육은 우리가 어떤 교회로 살아가는가에 달려 있다.
교회 교육을 고민하는 목회자와 교사, 부모뿐 아니라 자기 삶으로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기쁘게 권한다.
- 박노식 교수 (글로벌인재대학 대학장)
저자 이원준 박사는 학문과 목회에 매우 열정적인 분입니다. 학문에서는 여러 분야에 연구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얼마 전 요한계시록에 관한 신학박사 논문을 책으로 펴냈는데, 이번에는 기독교 교육학에 관한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원준 박사는 웨스터호프의 신앙공동체 교육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다음 세대가 교회의 삶을 보고 배운다’는 명제를 정하여 교회의 다음 세대를 양육하고 세워야 하는 당위성을 이 책에서 피력하게 됨을 축하드리는 바입니다.
우리는 흔히 교육을 생각할 때 학교 교육을 떠올립니다. 이런 생각은 교회 교육에서 교회학교 혹은 주일학교 교육을 생각하게 됩니다. 학교 교육은 인간 발달 단계에 따라 일정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커리큘럼이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기준을 정할 뿐, 모든 학생의 수준과 특별한 요구 사항을 맞추지 못합니다. 커리큘럼은 가르치는 사람 즉 어른과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어느 학생에게든지 완전하게 만족을 주지 못합니다. 학교 커리큘럼은 학습자 중심 커리큘럼이라고 해도 사실은 가르치는 사람 즉 교사 중심의 커리큘럼이 됩니다.
진정한 학습자 중심의 커리큘럼을 생각하면 학교 커리큘럼이 담지 못하는 영역을 살펴야 합니다. 그것은 학교 공동체 안에서의 삶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교사와 학습자의 관계, 학습자 사이의 관계 등 공동체 안의 모든 구성원의 삶이 학습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해야 합니다. 교회도 교회학교라는 영역보다 교회 안에서의 공동체 전체의 삶을 통한 ‘신앙 형성’의 과정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웨스터호프가 바로 이러한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습니다. 웨스터호프는 신앙은 ‘삶의 방식’이며, 교회 공동체는 일종의 ‘살아있는 교육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원준 박사는 다음 세대를 세우려는 이론에 웨스터호프의 패러다임을 활용합니다.
웨스터호프는 핵심 개념으로 ‘문화화(Enculturation)’를 주장합니다. 어린아이가 삶의 경험으로 체득하듯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신앙의 내면화를 이룹니다. 신앙교육 역시 지식 전달의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참여와 경험, 대화와 성찰, 실천을 통합하는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 교육은 교수자에게만 맡길 수 없고,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신앙교육의 주체가 됨을 의미합니다. 즉 저자는 교회 구성원 전체가 다음 세대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교육에 관한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바르게 세워야 함을 피력합니다.
어떤 주장이나 이론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웨스터호프의 신앙공동체 이론도 완벽하지 못하며 보완이 필요합니다. 만약 공동체 자체의 문화가 잘못되었다면 그 공동체에서 자라는 다음 세대는 잘못된 문화의 전수자이며 동시에 피해자가 됩니다. 한편 공동체의 삶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면 신앙에 반드시 필요한 성경의 메시지와 교리적 확신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웨스터호프의 신앙교동체 교육에는 다른 교육이론의 첨가와 통합이 필요합니다. 그 이론들은 파울러의 신앙 발달, 그룸의 삶과 기독교 전통의 대화와 프락시스, 프레이리의 비판적 의식과 사회변혁의 관점 등입니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봅니다.
즉 통합적 신앙 형성의 과정을 주장합니다. 이러한 통찰은 디지털·AI 시대에 더욱 중요합니다. AI는 정보검색과 정리, 교육자료의 제작과 학습 지원에 용이하지만, 신앙공동체의 삶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교회는 정보전달의 주체가 아닌 실제 삶에서 복음이 구현되게 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프로그램보다 공동체, 다양한 지식보다 깊은 신앙, 많은 출석자보다 성숙한 제자 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자는 성경과 복음에서 시작하여 신앙의 다양한 영역을 다음 세대에 통합적으로 전승하는 ‘신앙생태계 회복’을 역설합니다.
저자 이원준 박사는 웨스터호프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을 신앙인 각자가 속한 교회로 향합니다. 한국교회는 우리 자녀들이 신앙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우기 각자가 속한 교회는 다음 세대가 우리에게서 어떤 하나님을 보고 있는가에 대답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복음과 우리가 사는 복음이 일치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형성하는 공동체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기독교 교육의 매래는 위의 질문들에 대해 교회가 삶으로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내가 속한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이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치열한 영적 전쟁의 과정을 거치고 치밀한 신앙적 통찰을 필요로 합니다. 한국교회와 내가 속한 교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 고민에 대한 답이 되는 통찰을 얻고자 하는 분들, 통찰을 실행에 옮기고 지속화하는 데 비전이 필요한 분, 기독교인으로서 신앙과 삶의 정체성을 바르게 갖고자 하는 분들, 기독교 교육에 관한 혜안을 얻고자 하는 모든 분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이 책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 선종욱 교수 (바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한국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