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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예술대학교 명예 교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특임관장, 국립 타이난예술대학교 명예 교수이자 미술 평론가.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작가 및 미술 평론가로 활동했다. 신문에서 우연히 구인 광고를 보고 1991년 후쿠타케쇼텐(현 베네세 홀딩스)에 입사해 구니요시 야스오 미술관의 주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이후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로 이름을 알린 아트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되었다. 1994년 나오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탄생시킨 《아웃 오브 바운즈》와 오래된 민가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집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02년 무렵에는 모네의 <수련>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지추미술관’을 구상하고 감독하기 시작했다. 미술관이 문을 연 2004년 지추미술관 관장 및 나오시마 후쿠타케미술관 재단 상무이사로 취임했으며,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의 아티스틱 디렉터로도 활동했다. 3만여 명에 불과했던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의 연간 방문객 수는 2005년 12만 명을 돌파하며 최초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06년에는 나오시마를 떠나 이듬해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했고, 연간 255만 명이라는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이곳을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현대미술관으로 성장시켰다. 이후로는 도쿄예술대학 대학미술관 관장 겸 교수 그리고 네리마 구립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등이 있다.

작가의 클래스24

작품 밑줄긋기

m********e 2026.04.19.
p.153
이곳 나오시마에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자. 그런 생각을 품었다. 이따금 다른 미술 전문가가 안도의 건축물은 활용이 어렵지 않느냐고 질문하기도 했지만,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니었다. 오히려 안도 다다오 건축 특유의 어려움을 내 편으로 만들고, 때로는 완전히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m********e 2026.04.19.
p.121
먼저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된 베네세 하우스부터 살펴보자. 건축물은 직선적인 형태지만, 섬의 경사지를 그대로 살려 해안 근처까지 이어지도록 콘크리트 구조물을 배치했다. 점점이 놓인 건축물과 구조물이 섬의 지형을 돋보이게 한다. 그와 동시에 자연의 지형에 기하학적인 질서를 부여했다.국립공원이라는 조건을 고려해 구조물은 최대한 드러내지 않았다. 역학적으로 보면 건축이 자연을 주도할 듯한 배치지만, 오히려 지상으로 노출된 구조물이 마치 대국 초반의 바둑돌처럼 점점이 흩어져 있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적은 덕에 자연이 오히려 우세해 보인다.이번에는 건축물 내부도 살펴보자. 두꺼운 콘크리트로 바깥과 완전히 단절된 듯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여기저기 크게 개방된 부분이 있어 바깥과 연결되어 있다. 말하자면 '풍경이나 자연과 직접 맞닿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예를 들어 큰 갤러리 벽면에 갑자기 거대한 구멍이 나 있는 식이다. 물론 유리가 가로막고 있지만, 낮 동안은 바깥에서 햇빛이 비쳐 든다. 그것도 제법 대담하고 강렬한 석양이 말이다. 그런 구멍이 네모난 갤러리의 두세 면에 존재한다. 안도 다다오 건축의 특징은 이러한 바깥, 자연과의 직접적인 교감이다. 신체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m********e 2026.04.19.
p.79
현대미술에도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앞으로 창조할 예술, 또 하나는 이미 창조하여 완성된 예술이다. 다시 말해 가치가 정해지지 않은 예술과 가치가 정해진 예술이라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사이에는 결코 메울 수 없는 큰 틈이 존재한다.사람들은 예술로서 완성된 후자를 더 좋게 여긴다. 즉 가치가 정해진, 시장성 있는 예술 말이다. 그러나 창작의 현장에는 처음부터 가치가 매겨진 작품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가가 제작한 작품의 가치를 사회 속에서 공유하고 널리 알리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예술에 대한 평가가 정해지고 자산으로서 가치가 생겨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어떤 예술 작품이든 사회화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미술관과 갤러리가 존재한다.
m********e 2026.04.19.
p.52
예술이란 늘 상식 너머에 존재하므로 시대의 합리성만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그러므로 지금 현실을 움직이는 사회의 상식과 규칙을 토대로 예술을 헤아리려 해봤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어떤 벽에 부딪쳐 상식과 다른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거나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고 싶을 때는 예술이 지닌 초월적인 관점이 힌트가 된다.늘 상식 '바깥'으로 나서려 하는 예술은 어떤 의미에서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이해하려 하는 태도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표현하는 이에게 예술이란 그리기라는 실천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자 철학인 셈이다.
m********e 2026.04.19.
p.50
'시각을 이용해 사물을 본다'고 하면 왠지 아주 당연한 소리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그림을 볼 때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설정인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와 같은 '말'로 그림을 바라보려 한다. 하지만 시각을 이용해 사물을 보는 것은 다르다. 그림을 훈련하는 미술학도들은 대부분 언어를 통하지 않고 그림을 본다. 선과 색, 표현 같은 시각적 세계에 완전히 빠져든 채 그림을 본다. 직접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다.신기하게도 이런 훈련을 하면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거나 포착하지 못했던 색채를 알아차리게 된다. 이건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그런 '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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