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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원서로 읽기 위해 일본어를 전공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온다 리쿠의 『스프링』,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센류 걸작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아무튼, 하루키』, 『우리는 올록볼록해』, 『내 서랍 속 작은 사치』,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공저), 『읽는 사이』(공저) 등을 썼다.

작품 밑줄긋기

오*지 2026.07.24.
p.418
만약 저의 세계관 안에서만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면, 영화가 점점 축소 재생산되어 ‘어쩌고 월드’라고 불리는 세계 속에 갇힐 것 같습니다. 그보다 별로 접점이 없는 사람이나 사물 등과 만나서 만들어 나가는 편이 저 자신도 재미있을뿐더러 새로운 발견도 있습니다. 제 경력상 분기점이 된 이 세 작품 덕분에 저의 수용력이 아주 커진 것 같습니다. 물론 감독의 이름으로 이야기되는 작품을 찍고 싶긴 하지만, 적어도 50대 동안에는 의식적으로 바깥쪽을 향해 세계를 넓혀 나가고 싶습니다.
오*지 2026.07.24.
p.309
무라키 씨는 결코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고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은가’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너는 그저 현재일 뿐이다>가 “텔레비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쓴 책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텔레비전이란 무엇이라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텔레비전에서 무엇이 가능한가’라는 말을 했을 뿐이다”라고 부정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텔레비전이란 무엇이라고 말하는 시점에서 그것은 정의가 되어 한정된다. ‘텔레비전은 이래야 한다, 텔레비전은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텔레비전이다”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하기모토 씨나 곤노 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지 2026.07.24.
p.90
몇 년 전 이나 초등학교 학급 모임에서 다시 만났을 때 모모세 선생님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내가 그런 실례되는 말을 했어요?”라며 완전히 잊고 계셨지만, 저는 그 말을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모모세 선생님은 당시 제가 도쿄에서의 일이 벽에 부딪혀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워하며 이나 초등학교로 도망쳐 왔다는 사실을 느꼈을 테고, 저 자신도 “사실은 도망쳐 온 거예요”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찍고 싶은 대상은 도쿄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넌지시 알려 주셨던 거겠지요. 내가 도쿄에서 마주해야 할 아이란 누구인가? 이 의문이 이윽고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오*지 2026.07.21.
p.27
제가 콘티에 얽매여 있었다는 사실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깨달았습니다.“테크닉은 훌륭해요. 다만 당신은 촬영하기 전에 콘티를 전부 그렸겠지.”도쿄 국제영화제 참석차 일본에 와 있던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만났을 때 이렇게 정곡을 찔러서, “그렸습니다. 자신이 없어서요.”라고 대답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어디에 카메라를 둘지는 그 사람의 연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뒤에 비로소 정해지는 게 아닌가. 당신은 다큐멘터리를 찍었으니 알겠지?”
보**람 2026.07.13.
p.201
오래전부터 좋은 말이 뭔지 알고 싶어서, 수집 자체는 그래서 시작했어, 되도록 좋은 말만 쓰면서 살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 말이 옳은가? 아름다운가? 역시 그렇게 묻지는 못했지. 올바름의 기준도 아름다움의 기준도 너무 많아서 일상생활속에서는 판단을 제때 할 수 없고 피곤하기만 하니까.
보**람 2026.07.13.
p.86
"전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모든 것을 말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도 괴테는 정말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그게 저에게 힘이 되었어요."
보**람 2026.07.13.
p.44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보**람 2026.07.13.
p.8
"돌이켜보면 그 문장이 내 인생의 시도 동기였네. 난 툭하면 그 농담을 떠올리면서 남들을, 세상을, 무엇보다 나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었거든. 하지만 이제야 확신이 들어. 그건 역시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일종의 계시였던 게야."
t********g 2026.06.21.
p.149
지금도 우리는 노아의 시대와 같은 무지개를 보고 있어. 그저 거기서 더 많은 이름을 읽어낼 수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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