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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롯데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상 수상,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경험 수집가의 여행』 『비커밍』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면역에 관하여』 『틀리지 않는 법』 『지상 최대의 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등이 있다.

작가의 클래스24

작가의 추천

  • 내가 기후 모델의 발전 과정을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읽을 줄 몰랐고, 나와는 문화도 입장도 전혀 다른 인도 시골 출신 과학자의 인생 곡절에 이렇게 감정 이입할 줄도 몰랐다. 무엇보다 자신이 평생 개발에 헌신해온 기후 모델이 슬프게도 위기를 예측하는 현실 앞에서 이 노학자가 끝끝내 희망을 말할 줄은 정말로 몰랐다. 기후위기 부정론자들의 표적이 되어 끔찍한 고초까지 겪었던 그가 그럴진대, 내가 뭐라고 지레 절망하려 했을까? 이론과 데이터로만이 아니라 그것을 헌신적으로 구축해온 한 사람의 삶이 그 인간적 무게로 나를 이해시키고 감화시키는 것, 이것이 좋은 과학 회고록의 힘이다.
  • 작가의 열렬한 팬심은 오랜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마음 또한 울렸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김명남 번역가, ‘겐자키 히루코’ 시리즈의 김은모 번역가, ‘탐정 김재건’ 시리즈의 박하루 작가가 미스터리의 팬으로서 제각각 열렬한 극찬을 보내왔다. 미스터리라면 닥치는 대로 읽어온 독자로서, 한국 추리소설에 두 가지 근거 없는 믿음을 품고 있었다. 하나는 소위 ‘이공계 출신 작가’들이 본격 추리소설을 써주면 본인도 독자도 즐겁지 않을까(합리적 가능성의 트릭을 고안하는 것이 그들에게 적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물론 일종의 편견이란 걸 잘 안다), 다른 하나는 대학마다 추리소설 감상 동아리가 생기고 거기서 읽다보니 쓰게 된 사람이 나오는 날이 바로 나 같은 독자들이 행복해지는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탐정, 수정』을 받아들고서 이것이 사실상 두 가지 조건을 다 만족시키는 작품임을 깨달았을 때, 이것이 내가 기다려온 시작임을 감각했을때, 얼마나 놀라고 행복했던지! 『탐정, 수정』을 읽으면서 과학 실험실과 대학 동아리를 배경으로 설정된 본격 추리 특유의 트릭을 음미하던 독자는, 문제의 ‘대학생 탐정’과 ‘조수’의 역할이 기묘하게 뒤바뀌는 반전을 보며 추리란 무엇인가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렇구나, 추리라는 건 문제의 해결로 질서를 보위하는 행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거짓 단서와 오도로 문제를 일으키는 심리적 조작 행위일 수도 있구나! 본격 추리의 문법을 거울에 비추듯 반전시켜 긴장을 증폭시킨 설정에서, 미스터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언제나 조금 더 새로운 것은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근거 없는 믿음을 품고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다. 배연우 작가가 한국의 아야쓰지 유키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남성우정에 대한 문화적·사회학적 분석에, 우정을 되찾을 다양한 방안을 체험형 취재에 섞어 스탠드업 코미디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결혼식에 신랑 들러리를 부탁할 친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가볍게 시작한 탐색은 21세기 남성성과 남성공간에 대한 내부고발로 발전하고, 뼈아프게 솔직한 자기성찰은 오늘날의 삶과 우정에 관한 값진 통찰을 낳는다. 옛 친구는 멀고 새 친구는 없다고 한탄하는 독자여, 이 책은 당신을 이해하고 이끌어줄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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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밑줄긋기

유**비 2026.07.16.
p.564
나노봇 기술이 의미가 있으려면 지적으로 설계된 기기들이 수조 개 규모로 생산되어야 한다. 그만큼 많이 만들어내려 면 생물계의 방법을 본따 그들에게 자기복제력을 주는 편이 쉬울 것 이다(인간도 하나의 수정란이 수조 개의 세포로 분화한다). 그 경우, 생물학 적 자기복제에 문제가 생기면(가령 암이 생기면) 생물학적 파괴 국면이 야기되듯, 나노봇 자기복제를 통제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 생물학적이 든 아니든 지구상 모든 개체들이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이것이 그레이 구goo(마구잡이로 자기복제한 나노기계들이 끈적거리는 덩어리 goo 모양으로 세상을 진어삼키리라는 샹상에서 온 표현) 시나리오다.
유**비 2026.07.16.
p.560
그것은 마치 쟁기를 적극 옹호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는 계속 버릴 것을 주장하겠지 만, 그럼에도 어쨌건 쟁기는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제임스 휴즈, 트랜스휴먼 * 연합의 간사이자 트리니티 칼리지의 사회학자, '인간은 포스트휴먼이 되는 것을 환영해야 하나 저항해야 하나?'라는 주제의 토론 중에*인류가 포스트휴먼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중간단계 격으로, 여전히 각종 제약을 겪지만 기술의 도움을 통해 한계를 한층 확장한 상태를 말한다. 세계트랜스휴먼협회는 인류가인간-트랜스휴먼- 포스트휴먼으로 진화한다고 주장한다.
유**비 2026.07.16.
p.548
캔버스에 아무렇게나 붓을 그으면 그건 그냥 페인트 자국이다. 하 지만 적절한 방식으로 이리저리 조직하면, 그때는 단순한 물질을 초 월해 예술이 된다. 아무렇게나 나열된 음표는 그냥 소리다. '영감 어 린' 방식으로 배열되어야만 음악이다. 아무렇게나 부품을 쌓아올리 면 그냥 물건의 나열이다. 혁신적인 기법으로 조립해야만, 아마도 모 종의 소프트웨어(이 또한 하나의 패턴)를 첨가해야만, 기술이라는 마술(초월)'이 생긴다.
유**비 2026.07.16.
p.533
비생물학적 지능에게도 의식이 있다는 주장에 어떻게 답해 야 좋을까? 현실적으로 볼 때 우리는 그 주장을 승인하게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들'이란 게 결국 우리 자신일 테니 생물학적 지능과 비 생물학적 지능 사이에 또렷한 구분이 있기 힘들다. 또 비생물학적 개 체들은 너무나 지적이어서 다른 인간들(생물학적 인간이든, 비생물학적 인간이든, 그 중간이든)을 설득해 자기들의 의식의 존재를 인정 받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가 인간 의식의 증거라 간주하 는 온갖 정교한 감정적 단서들을 지닐 것이다. 남을 웃기고 울릴 줄 알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분통을 터뜨릴 줄 알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이고 심리적인 결론일 뿐, 철학적 논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유**비 2026.07.16.
p.531
비생물학적 존재들은 자기들도 감정적이고 영적인 경험을 겪는다 고 주장할 게 뻔하다. 그들, 아니 어쩌면 미래의 우리들은 스스로 사 람이라 주장할 것이고, 사람이 겪는다고 주장하는 온갖 감정적, 영적 체험을 느낀다고 주장할 것이다. 터무니없는 주장도 아니다. 그들은 이런 감정들과 결부되는 것으로 보이는 갖가지 풍성하고, 복잡하고, 미묘한 행동을 증거로 내세울 것이다.
유**비 2026.07.16.
p.523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나 간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 사실 문자 그대로 꽤 정확한 표현인 셈 이다. 그 사람과 상호작용할 목적으로 뇌 속에 생겨났던 특정 신경 패턴들을 더 이상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비 2026.07.16.
p.523
· 정보는 지식이 아니다. 세상에 정보는 넘쳐난다. 그중 유의미한 패 턴을 밝혀내고 처리하는 것이 지능의 몫이다. 가령 우리 몸은 초당 수백 메가비트의 정보들을 감각이라는 형태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대부분은 지능적으로 폐기된다. 오직 핵심적인 인식 내용이나 통 찰(온갖 종류의 지식)만 간직된다.지능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파괴 하여 지식을 엮어낸다.
유**비 2026.07.16.
p.517
2004년의 몰리: 우주가 제6기[우리 지능의 비생물학적 부분들이 우주로 퍼져나가는 단계]에 접어들면, 어떤 일들이 펼쳐진다는 거죠?찰스 다윈: 제대로 답할 수 있기나 한지 모르겠군요. 박테리아끼리 인간 이란 게 뭘까 의논하는 격일 테니까요.2004년의 몰리: 그러니까 제6기의 존재들은 지금의 생물학적 인간들을 박테리아 따위로 여길 거라는 말인가요?2048년의 조지: 나는 절대로 당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2104년의 몰리: 조지, 당신은 제5기에 있으니까 그 질문에 답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다원: 박테리아 얘기로 돌아가서, 그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2004년의 몰리: 그리고 생각할 수 있다면요. 다윈: 물론, 그렇다면 그들은 뭐라고 말할까요. 사람도 결국 박테리아가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겠습니까. 먹고, 위험 을 피하고, 자손을 낳고.2104년의 몰리: 오, 하지만 우리의 번식 방법이 훨씬 흥미로운걸요.2004년의 몰리: 미래의 몰리, 정확하게 말한다면 특이점 이전 인간들의 번식 방법이 흥미로운 거겠죠. 당신들의 가상 번식이란 뭐랄까, 박 테리아의 번식이랑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섹스와는 상관도 없고.2104년의 몰리: 우리가 성과 번식을 분리해버린 건 사실이지만, 그건 2004년의 인류 문명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리고 우리는 몸 을 바꿀 수도 있는데, 박테리아는 그런 건 하지 못하잖아요?2004년의 몰리: 좋아요, 그러니까 변화와 진화마저도 번식에서 분리시 켰다는 거죠
유**비 2026.07.15.
p.505
다시 생각해본 페르미 역설...일단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그들이 지구에 찾아올 이유는 뭘까? 그저 관찰하기 위해서일지 모르겠다. 지식 수집차 오는 것이다(인간이 지구의 다른 동물들을 관찰하듯). 자신들의 지능을 확장하기 위한 추가의 물질이나 에너지를 찾아나선 길일 수도 있다. 그런 확 장 탐사를 하는 지능 혹은 기기는 (외계 생명체의 것이든, 미래 인류의 것 이든) 크기가 매우 작을 것이다. 나노봇과 정보만 있으면 충분하니까 말이다.아직 태양계는 다른 누군가의 컴퓨터로 징발되지 않은 듯하다. 만 약 다른 문명이 지식 수집 차원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며 우리에 게 들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SETI로 그들을 찾기는 어렵다. 우리보 다 발전된 문명이므로 그들이 조용히 있기로 한 이상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문명은 현재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되게 지능적일 것임 을 잊지 마라. 어쩌면 인류가 새로운 진화 단계로 접어드는 순간, 즉 생물학적 뇌를 기술과 융합하는 특이점을 넘어서는 순간, 그들이 우 리에게 손을 내밀지 모른다. 어쨌거나 앞선 문명이 수도 없이 많으리 라는 SETI 가정이 옳다면 그 모든 문명들이 다 동일한 결정을 내렸으 리라 보기는 힘들다.
유**비 2026.07.15.
p.503
다시 생각해본 페르미 역설... 우리 우주의 존재 자체가 매우 확률이 낮은 사건이다. 생명의 신와 없이 호의적인 물리 법칙과 물리 상수들을 지닌, 이토록 정교한 우주 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하지만 인류 원리를 빌려 말 해보면, 이 우주가 생명의 진화를 허락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기에 있지도 못했을 테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없다.그런데 우리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은 현실이다. 그러니 또 다시 인류 원리의 논리 를 끌어들여 주장해보면, 우리가 우주에서 가장 앞선 존재인 것도 현 실이다. 우리는 버젓이 여기 존재하므로 지금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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