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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소설가. 라디오 디제이. 여행자. 지하철 승객. 매일 5분 자전거 라이더. 길에 떨어진 머리끈을 발견하면 꼭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사람. 책이 산책의 줄임말이라고 믿는 사람.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 『도서관 런웨이』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거상 번역 추리 소설상 등을 수상했다.
2004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
2008 제13회 한겨레문학상
2011 제12회 이효석문학상
2015 김용익소설문학상
이야기는 우리가 이 길고 험한 밤을 멈춘 채 통과하는 한 방법이었다

수상경력

2004 대산대학문학상 『피어씽』
2008 한겨레문학상 제14회 『무중력증후군』

작가의 추천

  • 광고 한줄의 유효기간을 생각한다.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사람들에게서 잊히면 사라지는 걸까. 휘발된 말은 다 어디로 갈까. 『스물다섯살을 반성함』에는 지나간 말의 무게를 기억하는 사람이 산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 삶의 결락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어째서 행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지, 어디로든 더 걷고 싶어지는지 늘 궁금했는데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애쓰는 마음이구나! 삶이 이쪽과 저쪽 사이, 그 찰나의 대기실임을 아는 이의 뜨거움이랄까. 밥상 위로 흘러오는 것의 궤적을 헤아리고, “천성이 모질지 못했던” 태풍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과도 닿아 있다. “딴 세상과 거래”하기에는 어떤 날이 좋은지 알고, “하늘과 내통해온” 나무들의 내력을 슬쩍 흘리는, 이토록 수상한 산책자라니! 그의 세계를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나는 또 처음처럼 놀라고 안도하고 낯선 홀림에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된다. 이 반짝이는 위트와 깊은 포옹을 선물하고 싶다. 살포시 흔들어놓고 싶은 사람에게, 오늘을 살아낼 힘이 필요한 사람에게.
  •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도서관의 네모반듯한 질서를 헝클어뜨리는 것은 언제나 사람의 일, 오배열의 아름다움을 간파해내는 것도 사람의 일이다. 고요해야만 할 것 같은 이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소동이 벌어지는지, 도서관 노동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동안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덩달아 즐거워졌다. 어떤 책은 전혀 몰랐던 세계로 통하는 유일한 문이 된다. 그 책이 아니면 영영 모를 이야기와 발굴되지 않을 말들을 품고 있다. 세상에 책이 이렇게 많은데도 우리가 여전히 누군가의 첫 책을 기다리는 이유다. 『삶은 도서관』은 도서관에 찾아가는 마음이 무엇이고 거기서 기다리는 마음은 또 무엇인지를 헤아리게 만든다. 이 마음과 저 마음 사이를 오가며 산책하게 한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그 일상적인 행위에 이토록 놀라운 ‘인생 서사’가 깃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한다.
  • 마치 미래에서 온 것만 같은 이 놀라운 작가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가 묶어내는 책을 바로 펼쳐 읽을 수 있다는 것, 심지어 모국어라는 맨발로 먼저 누빌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좋아하는 한국 작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언제부턴가 늘 그의 이름을 떠올렸다. 좋아하는 지구 작가에 대한 질문을 받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배명훈의 소설을 읽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모두 반짝이는 불빛처럼 느껴진다. 그곳이 화성이라고 해도 다를 건 없다. 화성에서도, 화성이어서 더, 배명훈이 믿는 언어의 가능성은 선명해진다. 낯선 행성 구석구석에 지구의 느린 언어를 이름으로 붙여주는 마음, 어쩌면 그게 이 매력적인 작가가 글을 쓰는 동력 아닐까. 강인함보다 회복력이 더 절실한 세계-화성에서도 배명훈의 지도 제작은 계속된다. 그의 독자로서 마침내 이 책에 도달한 것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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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읽다
윤고은 “악은 자기 위치를 지키고 싶은 데서부터 시작”
한정된 것을 나눠야 하니까 거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죠. 다만 그런 시험을 당할 기회가 내 삶에 없길 바랄 뿐인 거고요. (2017.11.28.)
2017.11.28.

작가의 동영상

책읽아웃 윤고은 편
2021.08.06.

관련상품

작품 밑줄긋기

신*람 2026.04.12.
p.250
진짜 공포는 '잃을 것'과 '지킬 것'을 가진 자들이 느끼는 슬픔이다. 그것은 언어화되거나 숫자로 환원되었던 어떤 감성이 아니라 강렬한 자극이며 그것에 대한 감수성이었다. 럭은 요나에게 인위적 재난이 아닌 숭고한 공포를 알려 준다. 교살자무화과나무의 공포는 우주의 힘 앞에서 느끼는 인간적 약함에서 비롯된다. 그 공포는 바로 숭고한 감성이다.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초월적 감정들을 재난 여행의 현장에서 경험한다. 결국 사랑을 알게 된 후, 땀 흘리는 육체를 안고 난 후, 요나는 그곳에서 클라우드 나인(cloud nine)을 만난다. 하지만 작가 윤고은은 그런 곳,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절정의 순간을 맛볼 클라우드 나인은 현실에 없다고 말해 준다.
신*람 2026.04.12.
p.246
너무도 당연하게, 파울은 쓸모없음의 쓸모를 찾는다. 기획된 재난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도 바로 쓸모없는 존재들이다. 쓸모없음으로 쓸모를 입증해야만 하는 자들, 파울은 그들을 '악어'라고 부르며 역할을 준다. 자본의 거대한 기획 앞에서 난민들은 캐스팅이 된 줄도 모른 채 어느새 역할을 맡게 된다. 파울의 세계에서는 재난도 삶도 죽음도 모두 다 파울의 기획인 셈이다.
신*람 2026.04.12.
p.243
윤고은이 「밤의 여행자들」에서 보여 주는 회사라는 세계는 감수성이 사라진 현실이다. 감성(sensitivity)이 정보를 처리하는 인간의 감각 능력이라면 감수성(sensibility)은 맥락을 이해하고 관계를 공감하는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정글'은 감성만 있고 감수성이 부재하는 공간이다. 비단 정글만이 아니다. 정글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감수성 없이 감성의 인식 만으로 세상을 버텨 나가는 여기, 이곳의 반영에 가깝다. 정글이 곧 현실이라는 상상력은 윤고은이 우리가 처한 삶을 이윤 창출의 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판단했음을 보여 준다.
신*람 2026.04.12.
p.241
사람들이 더 이상 미래를 믿지 않을 때 묵시록은 유토피아를 대체한다. 점차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 자체에 매혹된다. 그러므로 재해는 지금, 이곳의 사람들이 가진 집단적 상상력이 가닿기 가장 알맞은 이미지가 된다. 재난은 불가항력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무자비하지만 자연스럽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상품이 되고 재난을 소비함으로써 사람들은 불안을 털어 낸다.
신*람 2026.04.12.
p.240
말하자면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힘, 에로스를 얻는다. 고통은 망막에 새겨졌을 때 강력한 이미지로 인식된다.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 는 이웃을 이미지로 확인할 때, 사람들은 값싼 우월감을 구매한다. 어마어마한 재난 지역을 뉴스로 보며 사람들은 감히 체험키 어려운 숭고를 접한다. 직접적 체험으로서의 재난이 위대한 자연의 숭고를 깨우쳐 준다면 렌즈를 거친 재난은 흥미로운 스펙터클과 다를 바 없다. 하물며 재난 여행이란 무엇인가? 관광으로서의 재난은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도모로 봉합하려는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된 재난, 관광으로서의 재해는 자연의 숭고와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자연을 마침내 조종했다는 교만의 행위이다.
신*람 2026.04.12.
p.61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 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 내 삶에 대한 감사→ 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 는 이기적인 위안 말이다.
신*람 2026.04.05.
p.296
현미경으로 양파의 단면을 들여다보던 순간을 기억한다. 확대된 양파의 단면에는 양파 아닌 것들이 가득했다. 흐느적거리는 실선, 둥둥 떠다니는 기포, 한 겹 벗겨낸 듯한 색감, 그 안에서 양파는 마치 동물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본 최초의 이야기다. 현미경의 친절함은 곧 노련한 거짓말이다. 렌즈의 배율이 높아질수록 사실은 과장되고, 사실 아닌 것은 뚜렷해진다. 렌즈에 눈을 갖다 댄 순간 양파는 사라지고 새로운 무대가 나타난다. 이쯤 되면 현미경이 아니라 요술경이다.
신*람 2026.04.05.
p.290
어딘가 진짜 달이 떠오른 것은 아닐까. 진짜 두 번째 달 말이다. 어쨌거나 그 모든 것들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의 거짓말이 어떤 증거 도 남기지 않은 것처럼 어쩌면 달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범죄를 계획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들킬 때까지 계속할 거짓말을.
신*람 2026.04.05.
p.233
닭이 매일 알을 낳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듯, 달이 매달 또 다른 달을 낳는 것 역시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었다. 달의 번식은 여전히 두렵고 알 수 없는 현상이었지만, 그 두려움 역시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아무도 망언하지 않았고, 아무도 테러하지 않았다. 어떤 동물도 도로를 점령하지 않았고, 어떤 과자에서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신문을 장식하는 것은 오로지 기계처럼 움직이는 정치판이나 연예계 뉴스 뿐이었다. 공약이 공약이 되는 것은 여전했고, 국회의사당에서 크고 작은 '게이트' 들을 사육하는 것도 여전했다. 그러나 모두 마치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지리 멸렬했다. 세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동안, 나는 마치 내가 아무런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우울해졌다.
신*람 2026.04.12.
p.235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물리적으로 먼 곳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소설 속 인물들은 비-여행한다. 그들은 여행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곳을 여행한다.가령 그들은 직접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보다 웹 사이트 너머의 사진을 보며 이상적 '거기'를 체험하고, 가이드북을 통해 그곳을 그린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비-여행은 우리가 상상이라고 부르는 영혼의 망명과 닮아 있다. 이 소설에서 여행은 상상의 질감과 같다. 그들이 '거기'의 삶을 꿈꾼다는 것은 '지금, 여기'의 삶에 결핍이나 문제가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 이곳에 있을 공간이나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자들이다. 그들은 고작 가로, 세로 120센티미터 안팎의 좁은 책상 하나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이는 그들이 월드 와이드 웹의 창문 너머로 훌쩍 떠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책상은 좁지만 모니터 너머로 접촉할 수 있는 세상은 넓다. 비록 이곳에 겨우 존재하지만 상상이라는 출구를 통해 그들은 더 넓은 세상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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