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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5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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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268쪽 | 286g | 124*188*17mm |
| ISBN13 | 9788932043500 |
| ISBN10 | 8932043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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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이라는 에세이를 우연히 읽고 난 후,
백수린이라는 작가가 궁금해져 펼치게 된 '봄밤의 모든 것'은 그녀의 맑은 눈망울과
닮아 있는 소설이었다.
우리 모두가 '상대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쁨과 달리 슬픔은 개별적이고 섬세한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잠긴 사람의 마음이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쉽게 긁히는 얇은 동판을 닮아서이다~
슬픔은 단 한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는 좁고 긴 터널'이라는 에세이의 문구에 마음이 오래 흔들린 것은그동안 무수히 사람들의 슬픔에 공감하려 애쓰면서도 매번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던 나를..토닥토닥 해주어서였을까?
작품이 좋으면 작가를 반드시 찾아보게 되는 법, 그리고 또 다른 책들을 찾게 되는데
'봄밤의 모든 것'은 수필 속의 작가가 책 안으로 들어와 소설이라는 장르를 빌어
자신이 겪었던 크고 작은 상처들을 마음껏 치유하는 것만 같았다.
치유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삶에서 겪는 그 모든 상실과 덧없음이
그 자체만으로 찬란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재'라는 시간에서 잠시 포착한 '반짝이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헤아리게 해 주었다.
'세 개의 다리만으로 폴짝폴짝 뛰는, 다리가 하나 없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눈밭 위를 신나게 뒹구르는 검은 개를 보면서 느껴지는 경이로움이또는 어떤 감정이 서서히 번지듯이,한편 한 편을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는데
자본이 모든 것을 서서히 잠식해가는 이 세상에서도,아직도 여전히 작고 여린 것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불가해한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마음과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려는 그 모든 노력들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잔잔하게 역설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는 '문학은 힘은 세다'는 것을알려주는 소설이었다.
태생적으로 동물을 넘 무서워하여, 동물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외계인 보듯이 신기해 했던,혹은 '인간에게 주어야 할 사랑이 여차여차한 이유들로
동물이라는 잘못된 화살표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려 주는 책..
기분 좋게 배 위에서 작은 털실 뭉치처럼 졸고 있는새의 따스함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10년이나 함께하여 그 누구보다 삶에 깊숙이들어와 있던 개가 하늘 나라에 간 지인에게이제 나는 더 이상 '아직도 그래?' 라는 말을 결코 할 수가 없다..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만큼 혹은 더속절없는 일이며,
타인의 슬픔은 내가 통과할 수 없는 길다란 터널이기에결코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옆에서 작가의 맑은눈망울처럼 함께 애도하려는 마음을 갖게 해 주는 책,
'봄밤의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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