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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맥케이, 아르멘 아바네시안 편/김효진 | 갈무리 | 2023년 09월 22일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64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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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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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145*210*35mm
ISBN13 9788961953290
ISBN10 89619532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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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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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3명)

영국인 철학자이자 영국 출판사 겸 예술 조직체인 어바노믹(Urbanomic)의 대표,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의 연구원이다. 연구 관심사는 과학적 지식과 인간의 자발적인 자기이해 사이의 ‘간극’, 그리고 이런 차이를 해소하려는 철학적 입장들의 미학적·철학적 결과에 집중되어 있다. 철학자들, 다른 분야의 사상가들, 그리고 현대 예술가들을 결집하는 어바노믹의 저널 『콜랩스』(Collapse)의 편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인 철학자이자 영국 출판사 겸 예술 조직체인 어바노믹(Urbanomic)의 대표,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의 연구원이다. 연구 관심사는 과학적 지식과 인간의 자발적인 자기이해 사이의 ‘간극’, 그리고 이런 차이를 해소하려는 철학적 입장들의 미학적·철학적 결과에 집중되어 있다. 철학자들, 다른 분야의 사상가들, 그리고 현대 예술가들을 결집하는 어바노믹의 저널 『콜랩스』(Collapse)의 편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예술과 철학에 관한 글을 폭넓게 집필하였고, 여러 예술가와 교차-학제적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알랭 바디우의 Le nombre et les nombres, 프랑수아 라뤼엘의 The Concept of Non-Photography, 에릭 알리츠의 Oeil-cerveau, 그리고 퀑탱 메이야수의 The Number and the Siren을 비롯하여 다양한 프랑스 철학 저서를 번역하였다.
빈 출신의 오스트리아인 철학자이자 문학이론가, 정치이론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파리와 런던에서 프리랜서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다. 2007년 학계로 돌아온 이후에 베를린 자유대학교 등 세계의 다양한 기관에서 가르쳤다. 2011년에 ‘사변적 시학’이라는 연구 및 출판 플랫폼을 설립했으며, 2014년에 독일 출판사 메르베(Merve)의 수석 편집자가 되었다. 예술과 철학에서 이루어진 ... 빈 출신의 오스트리아인 철학자이자 문학이론가, 정치이론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파리와 런던에서 프리랜서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다. 2007년 학계로 돌아온 이후에 베를린 자유대학교 등 세계의 다양한 기관에서 가르쳤다. 2011년에 ‘사변적 시학’이라는 연구 및 출판 플랫폼을 설립했으며, 2014년에 독일 출판사 메르베(Merve)의 수석 편집자가 되었다. 예술과 철학에서 이루어진 사변적 실재론과 가속주의에 관한 그의 작업은 강단을 넘어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2015년에 『와이어드 매거진』은 그를 지적 혁신가로 명명했다. 저서로는 Metanoia : Ontologie der Sprache(2014, 공저), Irony and the Logic of Modernity(2015), Metaphysik zur Zeit(2018)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자본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으며, 블로그 <사물의 풍경>에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갈무리, 2019)와 『비유물론』(갈무리, 2020),『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갈무리, 2020), 『존재의 지도』(갈무리, 2020), 『객체들의 민주주의』(갈무리, 2021)가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자본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으며, 블로그 <사물의 풍경>에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갈무리, 2019)와 『비유물론』(갈무리, 2020),『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갈무리, 2020), 『존재의 지도』(갈무리, 2020), 『객체들의 민주주의』(갈무리,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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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69, 「프로메테우스주의와 그 비판자들(레이 브라시에)」 중에서

출판사 리뷰

감속할 것인가, 가속할 것인가?

세계 자본주의는 감속 중이다. 현재 지구 어느 곳에서나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긴축’이 자본주의의 감속 경향을 보여준다. 긴축은 흔히 사회서비스, 의료, 교육, 교통, 복지 등 다중의 삶과 직결된 공공예산을 삭감하고 공공기관, 공공프로그램을 민영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조치로 이득을 보는 것은 자본이며, 위험은 다중에게 전가된다. 긴축은 사람들의 삶의 질의 급격한 저하와 소득 격차의 심화로 이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재난, 생태재난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늦추어야, 멈추어야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생산력의 발전을 감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맑스의 이른바 ‘생산력 지상주의’와 결별하는 ‘탈성장론’이 이런 경향에 해당한다. 혁명은 기관차를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했던 벤야민처럼 이들은 자본주의 가속기계를 멈추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정보 같은 디지털 자동언어에 대한 거부와 아날로그적인 시적 언어에 대한 찬미, 빠름에 대하여 느림을 대치시키기, 감성의 공동체적 가능성에 대한 긍정, 지역과 유기체적 공동체로 돌아갈 필요성에 대한 강조,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회귀, 발전보다 생태계의 보존을 우위에 놓기 등등의 양상”(조정환, 『개념무기들』, 327쪽)으로 나타난다.

반대 방향에서 ‘가속주의’를 주장해온 사람들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 2013년에 영국의 정치이론가 알렉스 윌리엄스와 캐나다인 정치연구자 닉 서르닉이 「#가속하라 : 가속주의 정치 선언」(이 선언문은 이 책 『#가속하라』에 수록되어 있다)을 발표한 이후 감속적이거나 복고적인 해법이 아닌 방식으로 미래를 구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이론적 기획들이 ‘가속주의’로 불리게 되었다. 이 책의 공동 엮은이인 로빈 맥케이는 2014년의 인터뷰에서 현재 세상에는 다양한 가속주의가 있다고 말하면서 『#가속하라』라는 독본을 엮은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의 목표는 첫째로 가속주의의 “계보학을 추적하는 것, 하나의 포괄적인 가속주의 입장 내에서 가능한 모든 상이한 뉘앙스와 차이점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각 단계에서 새로운 가속주의들이 어떻게 해서 그 선행 입장들의 어떤 면모들은 채택하고 어떤 면모들은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지금 가속주의가 무엇을 뜻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무엇을 가속할 것인가?

‘긴축’이 세계 자본주의의 감속을 나타낸다고 말할 때의 감속은 ‘경제성장의 속도’가 늦춰지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가속하라』 독본은 ‘좌파 가속주의자’들의 계보학을 추적한다. 좌파 가속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성장을 가속하자고 말하는 것일까?

알렉스 윌리엄스와 닉 서르닉의 「#가속하라 : 가속주의 정치 선언」은 이른바 ‘좌파 가속주의’의 신조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글이었다. 『#가속하라』라는 이 독본의 제목 역시 이 선언문의 제목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속하라 : 가속주의 정치 선언」에서 지은이들은 플랫폼과 인공지능을 비롯한 현재의 사이버네틱스적 하부구조를 “분쇄되어야 할 자본주의 무대가 아니라 포스트자본주의를 향해 도약할 발판”으로 사고한다. 이들에 따르면 자본주의에서 출구를 찾는 사람이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능해진 모든 기술적·과학적 진보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좌파 가속주의자들은 우리 시대가 자본주의라는 낡은 체제를 넘어서 다른 삶으로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그 체제의 요소들 중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감속주의 흐름이 이 질문을 회피하는 오류에 빠져있다고 본다. 이 책의 공동 엮은이 로빈 맥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 사이에는 감속주의자와 운명론자가 있음이 확실하지만, 그중 실제로 인터넷 연결을 끊고 전화기를 팽개쳐 버리고서 숲속 오두막에 살러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8~9쪽)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가속 경향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그 누구도 완전히 이해하지도 통제하지도 못하는 기계적 네트워크들에 대한 우리의 종속이 심화된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기계적 네트워크들에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인격적으로, 그리고 심지어 감정적으로, 성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가속주의자들은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단순히 아래로 질주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장 가파른 경사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어서 한 경사면을 오르는”(9쪽) 선택을 한다고 맥케이는 설명한다.

따라서 ‘가속주의’는 자본주의 이전 시대를 복원하거나 더 자비로운 자본주의 체제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유일한 출구는 외부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요소들의 ‘가속’을 감행하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기술발전, 과학발전을 자신의 성과로 선전하지만, 사실 자본주의 아래에서 기술과학은 자본주의적 목적에 예속되어 그것이 어떤 잠재력을 가졌는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 좌파 가속주의자들의 입장이다. 자본주의는 택배 노동자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손잡이 구멍조차 이윤을 핑계로 해내지 못할 만큼 무능력하다. 질병을 앓는 사람들은 지적재산권과 약값 때문에 약을 구하지 못해 죽어간다. 정부들은 계속해서 사람을 살리는 의료와 복지 예산을 깎고 사람을 죽이는 군수산업에 천문학적 금액을 안겨준다. 상자 제작기술, 의약품 제조기술, 군수산업의 첨단기술이 포스트자본주의 미래 기획을 위해 사용된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아직 우리는 알지 못한다.

가속주의자들은 우리가 기술적, 과학적 에너지를 다른 세계를 향해 재정향한다는 목표를 갖고 지성과 정동을 연결하고 협력한다면, 다른 세계를 위해 필요한 기술을 선별할 수 있고, 방향성을 정해 가속할 수 있으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현대 자본주의의 생산관계를 변혁함으로써 그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는 포스트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할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스티븐 샤비로는 이러한 이들의 주장을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관통하는 길이다”라고 압축해서 표현하기도 했다.

복고와 체념과 냉소가 아니라 가속을!

미국의 문화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같은 이론가들은 우리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쉬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진단한다. 영국의 작가 마크 피셔의 표현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유일하게 존립 가능한 정치·경제 체계일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에 대한 일관된 대안을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감각이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실제로 우리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초래한 두 가지 긴급한 위기, ‘부의 불평등’과 ‘기후변화’가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세계의 종말’은 아닐지라도 ‘인간의 종말’ 혹은 ‘문명의 종말’이 도래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때 가속주의자들은 복고적 해법으로 퇴행하거나 체념과 냉소에 휩싸이는 대신, 자본주의를 초극하는 포스트자본주의 체제의 미래 가능성을 추구하자고 제안한다.

‘좌파 가속주의’ 정치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발전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잠재적 생산력을 자본의 이윤 증식이 아니라 ‘인간 해방’의 모더니즘적 기획을 달성하기 위해 재전유함으로써 포스트자본주의 체제를 지향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속주의’는, 미학적으로는 실험적 모더니즘과 과학소설에 경도되며, 철학적으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존중하고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을 융합하고, “자기비판과 자기지배라는 계몽주의적 기획의 제거보다는 오히려 그 기획의 완수”에 대한 프로메테우스주의적 욕망을 표명한다.

책의 구성

「#가속하라 : 가속주의 정치 선언」이 발표된 지 일 년 후인 2014년에 출판된 이 독본은 두 가지 과업을 시도한다. 그것들은 가속주의 관념들의 역사를 밝히는 것과 현시대에 등장한 몇몇 조류를 참신한 정치적 배치체로서 제시하는 것이다. 『#가속하라 : 가속주의자 독본』에 실린 글들은 ‘예견,’ ‘발효,’ ‘사이버 문화,’ ‘가속’이라는 네 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미래에 대한 구상에서 정치 이론, 인공지능의 가능성, 인간/기계 관계의 양상, 그리고 지구 자체를 넘어선 인간 생명의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을 탐사한다.

1부 예견
1부 ‘예견’에는 ‘가속주의’의 기원을 이루는 19세기와 20세기 초엽에 발표된 저작들에서 발췌하여 편집된 텍스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텍스트들은 생산 과정에서의 기계의 역할과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원가속주의적 텍스트로 여겨지는 칼 맑스의 「기계에 관한 단상」이라는 1858년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1872년에 발표된 새뮤얼 버틀러의 「기계의 책」 역시 주목할 만하다. 버틀러의 텍스트는 원래 풍자적인 글로서 구상되었지만, 버틀러는 놀랍게도 인류가 미래 기계에 의해 길들여진 동물의 지위로 전락하게 되는 상황을 예상한다. 또 1906년에 발표된 「공동과업」에서 니콜라이 표도로프는 우리가 기술을 동원하여 항성으로 탈주하기 위한 ‘공동과업’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주지하다시피 우주여행의 야망은 가속주의와의 중요한 접점이다. 베블런의 「기계 과정, 그리고 영리 기업의 자연적 쇠퇴」(1904)는 “기계 과정이 인간 문화의 근본적인 전환으로, 그리고 인간 문화의 우발적인 원인보다 오래 갈 것으로” 단언한다.

2부 발효
2부 ‘발효’에는 가속주의 사유의 1970년대 발효 상황을 엿볼 수 있는 텍스트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운동으로 자본주의를 서술한 들뢰즈와 과타리의 1972년작 『안티 오이디푸스』의 발췌문이다. 자본주의가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라는 두 운동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들뢰즈와 과타리는 혁명적 전략이 탈영토화로부터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탈영토화를 재영토화될 수 없을 만큼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지를 묻는다. “시장의 움직임, 탈코드화와 탈영토화의 움직임 속에서 더욱 더 멀리 가는 것 ... 경과에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더 멀리 가야 하는데, ‘경과를 가속하라.’ ” 이는 가속주의 사상에 핵심적으로 영감을 준 대목이다.

장-프랑수아 리오타르의 텍스트들은 맑스주의를 철저히 전복한다. “우리는 자본의 똥, 그 재료들, 그 금속 덩어리들, 그 폴리스티렌, 그 책들, 그 소시지 파이들을 삼키는 것을 ... 즐길 수 있다 ... 그리고 물론 우리는, 자본화된 우리는 고통받고 있지만, 이런 사실이 우리는 향유하지 않음을 뜻하지도 않고, 당신들이 스스로 우리에게 치유책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우리가 진저리를 내지 않음을 더욱더 뜻하지 않는다.” 이 텍스트들에서 리오타르는 자본의 체계에 대한 전복보다는 오히려 그것의 급진적인 리듬을 완결하는 것을 추구한다.

3부 사이버 문화
3부 ‘사이버 문화’에는 1990년대 영국의 〈사이버네틱스 문화 연구단〉(이하 CCRU)이 생산한 텍스트들이 취합되어 있다. 닉 랜드와 세이디 플랜트를 중심으로 결성된 “불량 학자들”의 느슨한 집단인 CCRU는 워릭대학교 철학과의 산물이었다. 그 집단의 방법론은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사이버네틱스, 프랑스 이론, 사이버펑크 소설, 괴기 소설을 읽으면서 정글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그 결과 탄생한 실험적인 텍스트들은 포스트모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CCRU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숙적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철저한 유물론자로 여겼고 “인간 주체의 결핍과 인공적인 기술권으로의 통합”을 추구하였다. 결국 그들은 자본주의 기계류의 진정한 혁명을 수용하여 그것을 “최대의 슬로건 밀도”로 가속시켰다. 이 독본에 실린 그들의 산문은 거의 섬망 상태에서 작성된 것처럼 혼란스럽지만, 당시 영국 문화와 향후 가속주의의 전개에 미친 영향력은 가속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독본의 편집자 로빈 맥케이를 비롯하여 마크 피셔, 이에인 해밀턴 그랜트, 루치아나 파리시, 그리고 레이 브라시에는 그 당시에 워릭대학교의 대학원생이었다. (CCRU 활동 당시의 분위기와 필자들의 활동 양상에 대한 간략한 스케치는 가속주의에 대한 앤디 베켓의 글을 참고할 수 있다.)

4부 가속
4부에 수록된 현시대의 가속주의 텍스트들은 CCRU의 산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분별 있는 어조를 띤다. 「가속주의 정치 선언」(이하 MAP)에서 표명된 ‘좌파 가속주의’ 기획, 즉 포스트자본주의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의 특정한 요소들의 용도를 변경하는 기획은 1990년대의 텍스트들에서 표명된 전망에 비하면 상당히 온건한 기획인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혁명가 안토니오 네그리의 글은 ‘포스트오뻬라이스모’의 견지에서 MAP에 대하여 성찰한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하면서 MAP가 주창한 생산가속화와 생산계획화보다 투쟁가속화와 투쟁계획화가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티지아나 테라노바와 루치아나 파리시의 텍스트들은 MAP를 추상적 정치 이론에서 ‘레드 스택’ 형태의 실제 실험으로 이행시킬 수 있는 실용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인간성’을 수정하고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프로메테우스주의적 계몽주의 기획을 옹호하는 레이 브라시에와 레자 네가레스타니의 본격적인 철학적 시론들은 MAP와 직접 연계되지는 않지만, 현시대 가속주의의 주된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퍼트리샤 리드의 텍스트는 가속주의의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이 모두 “불행하게도 그 내용을 알기 어렵게 하는” ‘#가속하라’라는 “명칭의 소문”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하면서 ‘재정향하라’를 비롯한 일곱 개의 처방을 가속주의에 제시한다.

요컨대, 이 책은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주의적 합의의 그늘에서 2013년에 발표된 「가속주의 정치 선언」으로 촉발된 포스트자본주의 가속주의 충동의 계보를 제시하고 있다. 포스트자본주의 정치 이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추천평

자본화된 우리는 고통 받고 있지만 치료법과 바셀린을 혐오한다. 우리는 당신들이 가장 어리석다고 판단하는 양적 과잉 아래서 폭발하는 쪽을 선호한다.
-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기술, 산업, 행성적 규모의 사유라는 관념을 되찾고자 하는 ‘좌파적’ 미래 기획과 마주치는 것은 심신을 상쾌하게 하는 일이다.
- 찰스워드 (『아트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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