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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현재 서울여대 국문학과 초빙강의교수 및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있다. 제18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평론집으로 《미로 속을 질주하는 문학》, 《사소한 이야기의 자유》, 공저서로 《90년대 문학 어떻게 볼 것인가》, 《페미니즘 문학비평》, 《한국문학과 민주주의》, 《전후 동아시아 여성서사는 어떻게 만날까》 공편서로 《20세기 한국소설》 등이 있다.

작가의 추천

  • 황석영의 『할매』는 하나의 작은 씨앗이 얼마나 광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웅대한 시적 서사의 세계로 보여준다. 개똥지빠귀가 관목 숲으로 날아오는 소설의 첫 장면은 한쌍의 새가 사랑을 나누고 새끼들을 낳아 키우다가 엄혹한 생존 경쟁 속에서 온힘을 다하다 죽음을 맞는 일련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포착한다. 죽은 새의 뱃속에 든 열매가 부드러운 흙으로 스며들어 훗날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게 된다는 이야기의 서장은 이어서 기록될 인간사에 스며든 자연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우주의 시간을 품은 이 장대한 기억의 서사를 끌고 가는 진정한 이야기꾼은 육백년의 시간을 살아온 군산 하제마을의 팽나무다. 가뭄과 홍수, 굶주림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삶과 동반한 팽나무의 역사는 근현대 역사를 가로지르는 혁명의 불길을 묵묵히 감싸안는다. 새세상을 향한 존재들의 투쟁과 꿈을 자신의 나이테에 새겨 넣은 팽나무는 고유한 장소성의 기억을 품고 이제 갯벌 생태계의 존재들이 내는 삶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이렇듯 민담적 유산을 창조적으로 되살리는 함축적인 서사의 실험은 문명전환기에 대응하는 오늘 우리 문학의 성취와 현재성을 아로새기고 있다. “계절의 재활과 성장과 갈무리와 휴지의 반복”을 소설의 이름으로 풍요롭게 담아낸 이 작품을 읽으며 우리는 한국문학의 웅장한 나이테를 거듭 확인한다.
  • 주지영의 소설에는 가부장적 현실에 상처 입고 그에 맞서는 여성의 치열한 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설은 일상에 잠긴 차별적인 관습과 제도의 위력을 실감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분노와 정열을 전달한다. 여성 인물들이 꿈꾸는 예술적 혼과 글쓰기의 욕망 역시 안간힘을 다해 불합리한 생을 사는 그 순간들에서 만들어진다. 그녀들은 더 이상의 타협도, 도피도 허락하지 않는 생의 본질을 또렷이 마주보고 있다. 온몸의 감각을 열어 사랑에 몰입하던 여성들은 결국 상처투성이의 현실로 돌아오지만 체념하지 않고 삶의 벼랑 끝에 다시 선다. 이 정직하고 뜨거운 목소리는 타자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쉼 없이 되묻는다.
  • 어둠과 폭력의 세계 속에 상처 입은 존재들을 섬세하게 그려온 한강의 소설이 5월 광주의 시공간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의 참상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증언하는 자의 소명의식과 듣는 자의 상상력이 치열하게 어우러지는 간절한 고백의 서사는 잊을 수 없는 ‘그 도시의 열흘’을 고통스럽게 되살린다. 물방울이 내쏘는 햇빛의 파편에도 눈이 시린 순결한 ‘어린 새’의 흔적을 쫓는 이 소설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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