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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열람실, 매점을 들락거리며 동네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도서관 생활자입니다.『책과 노니는 집』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지은 책으로『말썽쟁이 티노를 공개 수배합니다』『책 씻는 날』『얼음 장수 엄기둥 한양을 누비다』등이 있습니다.

수상경력

2008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제 9회 『책과 노니는 집』

작품 밑줄긋기

w***d 2026.05.16.
오늘주터 시작이야
책***리 2024.05.18.
p.154
"어려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느냐?"장이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이제 소년티를 벗었으니 생각도 말도 신중해야 할 터였다. 대답이 늦자 홍 교리가 말을 이었다."도리원에서 전기수 이야기를 들으니 좋더구나. 아주 재미 있었어. 한문으로 된 어려운 소설이라면 그리 재미지게 읽을 수 있겠느냐?"장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양반들이어려운중국글자만고집해서이제껏사람들이그런재미난것을놓친듯싶다."
책***리 2024.05.18.
p.139
"낙심이를 울렸다고?"장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불쌍한 아이인데, 잘해 주지 않고······."장이는 최 서쾌의 뒤를 따라 도리원을 나왔다.최 서쾌의 물음에 장이는 낙심이를 울린 이유를 이야기했다."아버지 손에 끌려 어린 나이에 기생집에 팔려 온 아이한테 「심청전』 이야기를 해 주었어?"최 서쾌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장이를 바라보았다."사람을 사귀는 것도 그렇고, 장사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해."그제야 장이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깨달았다."남동생 백일 상 차려 준다고 늙어 빠진 노새 한 마리 값도 안 되는 돈에 기생집에 팔려 온 아이다. 날 때부터 아들이 아니라고 온갖 눈치 다 보고 자란 아이야. 오죽하면 이름을 낙심이라고 지었을까? 쯧쯧, 누이동생처럼 잘 보살펴 주어라.“장이는 땅만 보고 걸었다. 부끄러웠다. 낙심이가 미적의 품에 안겨 엉엉 울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책***리 2024.05.18.
p.90
"어차피 나는 필사만 했을 뿐 누가 책을 사 갔는지 모른다. 하지만 설사 안다 해도 죄를 짓지 않은 자들을 어찌 죄인이라고 고하느냐? 누굴 죽인 것도 아니고, 도적질을 한 것도 아닌데······.단지 자기들도 귀하고 평등하다고 믿은 게 어찌 죄가 되느냐?"그건 아버지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무언가를 믿는 게 누군가를 해치고 피해 입게 하는 일은 아니었다."죄 짓지 않고 착하게 살아서 죽어 천당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곤장 몇 대를 피하자고 죄 없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지."아버지는 자신의 억울함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듯 얘기했다. 장이는 그런 아버지가 답답했다. 누구라도 원망하고 욕하면 속이라도 편할 것 같았다.
책***리 2024.05.18.
p.78
"책은읽는재미도좋지만,모아두고아껴두는재미도그만이다.재미있다,유익하다주변에서권해주는책을한권,두권사모아서서가에꽂아놓으면드나들때마다그책들이안부라도건네는양눈에들어오기마련이지.어느책을먼저읽을까고민하는것도설레고,이책을읽으면서도저책이궁금해자꾸마음이그리가는것도난좋다.다람쥐가겨우내먹을도토리를가을부터준비하듯나도책을차곡차곡모아놓으면당장다읽을수는없어도겨울양식이라도마련해놓은양뿌듯하고행복하다.”
책***리 2024.05.18.
p.77
아버지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가 버렸다. 매를맞고다죽어가는모습으로집에돌아온아버지가한달넘게목숨을부지할수있었던건책방주인인최서쾌가찾아오리라는믿음때문이었고,혼자남을장이를그에게부탁하기위해서였다.한밤중 최 서쾌가 여인의 장옷 차림으로 다녀간 다음 날, 장이네 집에서는 어린 소년의 울음소리가 서럽게 흘러나왔다.
책***리 2024.05.18.
p.75
“간밤에는 무슨 이야기를 쓰셨어요?”아버지는 손에서 붓을 떼지 않은 채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우리에겐 밥이 될 이야기,누군가에겐 동무가 될 이야기,그리고 또 나중에 우리 부자에게 손바닥만 한 책방을 열어 줄 이야기를 썼지."아버지가 장이를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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