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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김언수 | 문학동네 | 2016년 08월 25일 리뷰 총점9.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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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6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96쪽 | 674g | 145*210*35mm
ISBN13 9788954642040
ISBN10 895464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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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2002년 진주신문 가을문예공모에 단편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과 「단발장 스트리트」가,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첫 장편소설 『캐비닛』으로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설계자들』을 2010년에 냈고, 소설집 『잽』이 2013년에 나왔다. 오랜 침묵을 깨고 2016년 세 번째 장편 『뜨거운 피』를 발표했다. 『뜨거운 피』는... 2002년 진주신문 가을문예공모에 단편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과 「단발장 스트리트」가,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첫 장편소설 『캐비닛』으로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설계자들』을 2010년에 냈고, 소설집 『잽』이 2013년에 나왔다. 오랜 침묵을 깨고 2016년 세 번째 장편 『뜨거운 피』를 발표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부산을 배경으로 한 짠내 가득한 이야기로, 건달들의 비루한 삶을 그렸다. 서정보다는 서사를 내세운 작품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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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514

출판사 리뷰

2006 문학동네소설상 수상 『캐비닛』
2016 프랑스 추리문학대상 후보 『설계자들』

그리고 독자들을 또 한번 흥분시킬 압도적인 이야기
숭고하지 않은, 그래서 더 뜨거운 피를 가진 남자들의 인파이팅!

탄탄한 구성과 서스펜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분출하는 에너지로 매번 강렬한 세계를 그려내는 작가 김언수의 신작 장편이 출간되었다. 2006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캐비닛』, 2010년 문학동네 온라인카페 연재 당시, 매회 수백 개의 덧글이 달리며 ‘설거지들’ 열풍을 일으킨 작품 『설계자들』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세번째 장편소설이다. 특히 『설계자들』은 올해 프랑스에 번역 출간되어(출판사 ‘로브’) ‘2016 프랑스 추리문학대상Grand Prix de Litterature Policiere’ 후보에 올라 있다. ‘프랑스 추리문학대상’은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모리스 베르나르 앙드레브에 의해 1948년 제정되어, 매년 최우수 프랑스 소설과 최우수 외국소설에 수여된다. 엘러리 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프레더릭 포사이스, 피터 러브시, 마이클 코넬리 등이 이 상을 받았다. 9월 중 수상작이 발표되며, 아시아권 소설로선 최초의 수상작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설계자들』은 프랑스, 일본, 베트남에 이어 최근 호주 출판사 ‘텍스트 퍼블리싱’에도 판권이 수출되었다. 텍스트 퍼블리싱은 존 쿳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파트릭 모디아노, 이스마일 카다레 등의 작가 리스트를 보유한 지명도 높은 문학 전문 출판사이다.

작가는 2014년 집필을 시작해 지난 2년간 『뜨거운 피』에 매달렸다. 공들여 다듬은 작품을 어느 해보다도 강렬한 이 여름, 세상에 내놓는다. 1993년 봄과 여름의 이야기다. 마흔 살 건달의 짠내 나는 인생 이야기. 인생에도 사계가 있다면 마흔 살은 여름에 해당될 터, 그 뜨겁고 강렬한 날들의 기록이 부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국형 누아르의 쌉싸름하면서도 찐득한 맛이 살아 있으며, 두려울 것 없던 마흔 살 건달이 겪게 되는 정서적 절망감이 사실적이면서도 흡인력 있게 담긴 작품이다.

이것은 누아르가 아니다
이것은 차라리
우리 안에서 늘 끓어넘치고 있는
그 뜨거운 것들에의 송가다

마흔 살, 전과 4범, 부산 변두리 구암 깡패들의 중간 간부이자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다. 만리장 호텔의 사장이자 구암 암흑가의 보스인 손영감의 오른팔이기도 하다. 부하들 몰래 우울증 약을 먹으며 호텔방에서 ‘달방’을 산다. 주인공 희수의 현주소다. 건달로 사는 데 염증을 느끼고 구암 바다를 지긋지긋해하지만 달리 갈 곳도, 딱히 바라는 삶도 없다. 그런 희수가 20년간 모신 보스 손영감을 떠나 새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사랑해온 여자와 그녀의 아들과 함께 잠시나마 가족을 꾸리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폭력조직이란, 아니, 세상이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기에 거대 세력 간 충돌과 음모 앞에 개인의 삶과 신념은 이용당하고 희생되기 마련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자기 일신의 안위를 살피고, 눈앞의 이익을 좇고, 암투와 회유, 배신으로 일희일비한다. 그런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격랑이 이토록 짙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갈등과 첨예한 권력 싸움에 휘말렸음에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꾸려나가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던지는 그 뜨거움 때문이다. 즉흥적이고 속물적인 방식으로라도 자신이 바라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적으로 슬프고 씁쓸한 우리네 인생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사내가 보기 좋은가
이 삶이 보기 좋은가

희수는 모든 인물, 사건과 관계되어 있으면서도 한 발짝 떨어진 채 관조하는 듯한 시선, 침착하고 다소 시니컬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다. 그건 희수가 부재하는 아버지에 대한 결핍을 끌어안고 성장했으며, 아버지라는, 모르는 존재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자랐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희수가 아버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모두 죽었다. 그들은 병신 같거나 허약하거나 이 거친 세상을 견디기에는 너무 낭만적인 사람들이었다.”(297쪽) 반면에 희수를 아들 삼고 싶어한 사람들은 모두 건달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희수가 마흔이 될 때까지 집이란 걸 가져본 적이 없는 것도 내면에 근본적인 동공(洞空)을 가진 그의 캐릭터와 맥이 닿아 있는 설정이다. 어디에도 마땅히 뿌리내리지 못하는 희수의 삶을 유지시키는 건 손영감-희수, 희수-아미(첫사랑 인숙의 아들)의 유사 부자관계이다. 손영감에 대한 의리와 아미에 대한 애틋함이 희수를 움직이게 하는 두 개의 큰 축이다. 때로는 부드럽고 뭉클하게, 때로는 잔인하고 힘겹게 희수를 흔들어대는 두 축은 그래서 더 강렬하게 부각된다. 결국 손영감과 아미를 모두 잃고 만 희수가 주저앉아 쏟은 눈물에는, 삶에 대한 일말의 애착과 연민이 담겨 있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끈적거리고 뜨겁게 달라붙는 것들을 희수는 이제 사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몸속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갔을 때의 거대한 동공을 희수는 이제 견딜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586~587쪽) 뜨거운 여름이 끝나면, 바다로 몰려온 그 많은 사람들은 떠날 것이다. 1993년 봄과 여름, 구암의 날들은 잊히고, 어느새 춥고 외롭고 쓸쓸한 겨울 바다가 희수 앞에 펼쳐질 것이다. 우정도 사랑도 지키지 못했고, 소중한 것을 모두 잃은 희수에게. 그리하여 권력과 명예를 쥐게 된 희수에게.

비밀은 없고, 마음은 안타깝고, 피는 뜨겁다

작가는 적지 않은 분량을 압도적인 흡인력으로 이끈 뒤 이렇듯 메워지지 않을 동공 하나를 독자들의 마음에 남긴다.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듯, 구암의 풍광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면면은 작가가 소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재탄생시킨 것이다. 삼류 건달들과 사창가 여인들, 황홀한 쇼윈도 불빛, 피와 눈물과 흐느낌 등 온갖 직설적인 것들로 가득했던 그 거리를 작가는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점점 더 치열하게, 점점 더 비열하게 살게 되는 인물들의 그리 대단하지 않은 삶은, 단순히 그들이 건달이고 악행을 저지른다는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오히려 지금 우리의 “쾌적하고 젠틀하고 깔끔한” 삶과 대조되는 강렬함으로, 간절함으로 다가온다. 뜨거운 여름, 이 촌스럽고 지리멸렬한 삶에 과감히 압도당하길 권한다.

나는 가끔 그 미로 같은 골목과 위태로울 정도로 얇은 벽들이 나를 소설가로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진공관처럼 그 얇은 벽에서 들려오는 무수한 수군거림은 신비롭고 은밀하며 긴장감 넘치고 심지어 굉장히 성적이기까지 했었다. 그 수군거림이 너무나 선명해서 마치 어서 들어오라는 듯 모든 집들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 같았다(실제로 대부분의 문들이 열려 있었다). 하여 이 동네에선 비밀이 숨을 곳이 없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았다. 누가 무엇 때문에 울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누구를 증오하고,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간절히 사랑하는지 모두들 알았다.(…)
사람들은 이제 뜨겁지 않다. 뜨거운 것들은 모두 미숙하고 촌스럽고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죄목으로 촌충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구암의 그 지리멸렬한 삶이 그리워진다. 구암의 시절엔 짜증나고, 애증하고, 발끈해서 술판을 뒤집었지만 적어도 이토록 외롭지는 않았다.
_‘작가의 말’에서

주요 인물 소개

희수
“건달로 살아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게 있는 거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이 좆같은 새끼야.”

마흔 살. 전과 4범. 부산 변두리 구암 깡패들의 중간 간부이자 손영감의 오른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아이들만 모여 사는 모자원에서 자랐다. 침착하고 사려 깊으며 다소 시니컬하지만, 아미와 인숙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숨기지 못한다.

손영감
“건달이 양복 입어서 좋을 거 하나 없다. 폼은 잠시고 감옥은 평생이다. 까놓고 말해서 할 짓이라고는 건들거리는 것밖에 없는 건달한테 양복이 대체 왜 필요하노?”

만리장 호텔의 사장이자 구암의 항구를 장악한 암흑가의 보스. ‘건달은 닥치고 그저 쥐죽은듯이 조용히!’를 신조로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다른 조직과의 마찰을 극도로 꺼린다. 조부가 권력의 실세에게 무참히 맞아 죽은 것에서 얻은 교훈이다. 조부가 일군 것을 물려받아 손쉽게 보스가 되었으나, 오십 년 건달 생활의 관록과 빠른 판단력, 철저한 계산, 원칙주의자적 면모로 구암 보스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아미 : “귀여우면서도 터프한 거! 그게 함께하기가 진짜 쉽지 않은 건데, 아버지 아들이 그 어려운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스타일 아닙니까. 그러니까 아버지는 이 귀엽고 용맹무쌍한 아미만 믿으면 됩니다.”

스물네 살, 키 백구십에 몸무게 백이십 킬로의 거구. 구암의 전설적인 건달로, 아미와 “스치면 그 자리에서 사망이고 살짝 피했다 싶으면 전치 육 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숙의 아들로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희수를 아버지라 부르며 따른다. 자기가 늘 기분이 좋아서 덩달아 주위를 기분좋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미 주위에는 늘 사람이 많다.

인숙 : “나는 내가 안 부끄럽다. 동생들이 내가 창피해서 모두 다 이 구암 바다를 떠나도, 시장 사람들이나 동네 사람들이 만날 내 뒤에서 수군덕거려도, 나는 내가 안 부끄럽다. 나는 내 주어진 조건 속에서 열심히 살았다.”

술집 ‘허벅지’의 마담. 아미의 엄마이자 희수의 동갑내기 첫사랑. 희수와 같은 모자원 출신으로 부모를 잃고 동생 일곱을 키워낸 소녀가장이었다. 열일곱에 완월동 사창가에 제 발로 들어갔다.

남가주 : “나는 이 친구가 참 맘에 들어. 생긴 것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뭐랄까 눈빛이 묵직하면서도 감성이 살아 있잖아. 21세기형 건달은 이래야 돼. 감성이 있어야지 힘만 가지고는 안 되는 거야. 감성이라고는 좆도 없는 저런 삭막한 포주 새끼들 데리고는 미국 마피아들처럼 월드하게 성장할 수 없다는 거지.”

부산 폭력조직의 본거지인 영도의 지배자이자, 전국구 조직인 남가주파의 보스다. 한국전쟁 때 공산당에게 쫓겨 만주에서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까지 떠밀려와 맨손으로 모든 걸 일군 피란민 1세대 건달. 섬세하고 유연한 성격으로 건달들 사이에서 존경받고 있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용강 : “희수 니가 버팅기면 나 같은 용병이 우짜겠노. 할 수 없이 희수 니도 죽여야 하고, 아미도 죽여야 하고, 손영감도 죽여야 하고.나는 애초에 일거리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아이가. 처음엔 겁만 살짝 주면 된다고 해서 시작한 일인데 일거리가 산더미네. 그나저나 말하다보니 이거 시발, 남가주랑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냐?”

돈 받고 남의 구역에 들어와서 똥물을 튀긴다고 하여 ‘똥병’이라 불린다. 월남전에 하사관으로 참전한 이력이 있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혼자 일한다. 연민과 사랑이 없는 것은 물론, 두려움도 공포도 모른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잃을 게 없는 사람, 그러므로 누구든 용강과 얽히면 진창으로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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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뜨거운 피] 그들이 사는 세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경* | 2016-09-30

구암이란...

자신의 직업세계와 다른 사람들을 칭할 때 일반인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연예인과 일반인, 군인과 일반인, 정치인과 일반인 등등. 조폭(또는 건달)도 그렇다. 조폭과 일반인. 이 속에는 그 세계를 모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일반인인 거다. 알면 그 세계의 사람이거나 밀접한 연관을 가진 사람이다. 연예인과 매니저, 조폭과 형사 같은. 작품은 구암이란 1993년 부산의 어느 변두리, 가상의 작은 바닷가 공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조폭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익히 떠올릴 수 있는 행태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뇌물과 폭력을 기본으로 밀수를 하고, 무엇이든 독점으로 공급해 이득을 얻으며, 사채와 매매춘이 횡횡한다. 너무 자연스러워 당연하게 보이고 이런 모습이 구암이란 공간과 사람들의 전부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조폭이거나 연관된 사람들이 아니면 전부 일반인이고 일반인은 이 작품에서 의미가 없다. 그 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고로 구암에서 평범하게 땀 흘려 일하는 일반인들의 생활은 언급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불법적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평범한 일반인들이 도덕이나 윤리란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도 않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소리다. 이 작품에서의 구암이란 공간은 오로지 조폭과 그에 연관된 사람들의 세계이며, 폭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글이다. 또한 그들의 삶의 터전이다.

 

구암이란 변두리 공간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이끌어가는 손영감과 그의 오른팔이자 주인공 희수는 구암을 이렇게 말한다.

[p 414. “이 바다가 뭣이 좋습니까. 소매치기에, 사기꾼에, 포주에, 창녀에, 양아치들하며, 만날 싸우고 지지고 볶고, 기껏 화해시키려고 자리 마련하면 이야기 쪼매 하다가 결국 욕하고, 술판 뒤집고, 소주병 날아다니고, 대가리 깨지고, 울고, 그래놓고도 또 술 처마시면 서로 껴안으면서 사랑한다, 우리가 남이가, 이 지랄이나 하고 자빠지고, 영감님, 저는 마 요즘엔 신파가 딱 싫습니다.” 희수가 농담처럼 말했다.

나는 만날 싸우고 지지고 볶아서 이 바다가 좋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위험하고 전혀 살만하지 않은 곳인데도 그들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구암에서 살아간다. ? 그들은 조폭이고, 이런 구암에서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평범하게 땀 흘려 일하는 구암이 아닌, 싸우고 지지고 볶고 그러다 서로 껴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구암에서 말이다. 그러니 구암에서 폭력이 벌어지고 사기꾼이 돌아다니며 매매춘이 벌어진다고 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자신들과 연관된 일이다. 그건 곧 그들의 일상이란 거다. 그들이 하는 일, 그들과 연관된 일 말이다. 그런 터전에 불길한 변화가 불어온다. 시작은 손영감의 빨래공장이 용강이란 자에게 넘어가면서이고, 결국 다른 조직들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던, 그래서 삼십년 동안 나름 평화로웠던 구암은 영도를 장악한 전국구 조직이 등장하면서 피바람을 맞는다. 양측의 전쟁은 희생을 낳고 희생은 새로운 변화를 만든다. 그 새로운 변화가 구암의 조폭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작동하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고 말이다.

 

아버지란...

모자원이란 고아원에서 자란 희수에게 보스 손영감은 아버지 같은 존재다. 피를 나눠준 진짜 아버지가 아닌 같은존재. 그건 적당한 이유만 있으면 언제든 떠나거나 배신해도 용인이 가능한 관계라는 거다. ‘의심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희수는 손영감을 잠시 떠난다. 이십년을 충성한 아버지 같은 존재에게서 애정을 못 받았다는 서운함의 확인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첫사랑인 인숙과 함께 살며 그녀의 아들 아미를 자식으로 삼아 같은존재가 아닌 진짜 아버지로 살아가려 한다. 불법적인 일을 하지만 나름의 평범하고 단란한 생활을 꿈꾸기도 하고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벌어진다. 조폭이면서 폭력과는 상관없는 일반인의 생활을 바랐다는 것. 구암과 영도의 조폭전쟁은 아미가 도화선 역할을 하지만, 희수가 폭력적인 조폭의 세계를 정말 벗어나길 바랐다면 그는 양아들 아미의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함께 구암을 떠나야했다. 이미 조폭세계에서 유명한 아미이고 그만큼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그 세계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한 마흔 살의 희수라면, 폭력과는 상관없는 평범한 가정을 바랐던 그라면 그래야했다. 하지만 희수는 방관했고 그래서 아미를 잃었으며 인숙을 떠나보냈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아버지 같은존재로서의 손영감은 어쨌든 어떤 식으로라도 희수를 그늘에 두고 보호하려했으나, 희수는 아버지란 관계와 위치를 받아들였으면서도 오히려 양아들 아미를 방기했다.

희수는 왜 그랬을까? 손영감이 희수를 말로만 아들 같다고하는 것처럼, 희수 역시 아미를 아들이 아닌 조폭이란 위치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게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거다.

 

[p 371. 오랜만에 신이 난 아미의 패거리도 모두 아슬아슬하고 위험해 보였다. 그거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아니다. 건달의 일이란 건 언제나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것이다. 남들이 꺼리기 때문에 건달이라는 직업이 생기는 거고 아슬아슬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경계 속에서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은 온전히 아미의 몫이다. 희수는 모처럼 신이 난 아미의 기를 꺾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아미가 그 정도도 눈치 채지 못할 바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족을 보호하고 희생하며 이끌어간다는 아버지란 존재 자체의 개념이 없기 때문이며, 희수에게는 아버지란 역할보단 조폭세계의 에이스라는 게 더 중요했던 거다.

[p 543. “아버지가 된다는 게 뭔지 아나? 자기가 이 세상에서 좆도 아니라는 걸 아는 거다. 희수 니는 멋있게 사는 게 중요하겠지만 나한테는 그런 게 별로 안 중요하다. 나는 사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냥, 숨 쉬고 밥 처묵고 찌질하게라도 사는 게 중요하다.”

철진이 한참이나 희수를 쳐다봤다.

 

p 305. “니는 씨발 정신이 없다.” 씨발 정신은 또 뭐냐는 듯 희수가 양동을 쳐다봤다.

니는 너무 멋있으려고 한다. 건달은 멋으로 사는 거 아니다. 영감님에 대한 의리? 동생들에 대한 걱정?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하는 평가? 좆까지 마라. 인간이란 게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별로 훌륭하지 않은 게 훌륭하게 살려니까 인생이 이리 고달픈 거다...

세상은 멋있는 놈이 이기는 게 아니고 씨발놈이 이기는 거다.“

그래서 씨발스럽게 이겨서 얻는 게 뭔데요?”

양동이 이 새끼가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처먹었네, 하는 표정으로 희수를 잠시 쳐다봤다.

그래야 입에 풀칠이라도 한단 말이다.]

 

찢어지는 가난에 고아원에서 자란 희수가 아무리 손영감을 만나 그의 그늘에서 살았다고 하더라도 손영감은 진짜 아버지도 아니고 아버지의 관계와 위치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나중에 드러나는 희수에 대한 손영감의 애정과 신뢰, 보상은 희수를 정말 친아들처럼 생각해서 그런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며, 그렇기에 손영감은 언제든 갈라설 수 있는 아버지 같은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런 손영감이 희수에게 진짜 아버지의 부재를 대신할 영향력은 없다. 자신을 이끌어줄 아버지의 개념이 없는 희수이니 양아들 아미를 방기한 게 이해되고, 그런 희수는 아버지의 역할로 보면 손영감보다 훨씬 못한 존재가 된다. 적어도 손영감은 아들 같은희수를 돌보며 살리기라도 했으니 말이다. 희수는 멋있어 보이는 아버지가 되려고 했지 진짜 아버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핑계조차 댈 수 없다. 그동안 손영감이 보호해주었고, 모자원 출신의 절친한 친구 철진은 이미 스스로 알았으니까. 구암을 보호하려하고 사람들의 분쟁을 나서서 해결하려 했던 희수의 행동과 걱정은 결국 희수 자신을 좋게, 멋있게 보이려는 것으로밖에 작동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희수는 이기적이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다음에야 아버지란 존재의 의미와 역할을 알게 된다.

 

[p 576. “세상에 좋은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는 힘이 없는데 애기들은 계속 앵앵거리거든. 아버지는 좆도 힘이 하나도 없는데.” 철진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어쩌면 철진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고 희수는 생각했다. 아버지란 좆같은 것이다. 원래부터 좆같았거나 아님 아버지가 되면서 서서히 좆같아졌거나. 문밖에는 칼바람이 불고 무서운 승냥이떼가 돌아다닌다. 아버지는 힘이 하나도 없는데, 애기들은 계속 앵앵거린다.]

 

결국 희수는 원래 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 아닌 주인으로, 누군가의 오른팔이 아닌 구암의 보스로 말이다. 그런 희수 옆에 죽은 아미의 절친 흰강이 있다. 마치 손영감과 희수에서 희수와 흰강처럼. 희수는 흰강을 어떻게 대할까? 아미의 일을 교훈삼아 정말 아버지의 역할을 할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맨 마지막 희수의 취임식 장면에서 희수는 흰강에게 살인을 지시한다. 정말 아버지의 역할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직접적인 살인을 지시하지는 않을 거다. 희수는 흰강을 자신처럼 보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희수는 이미 가정과 아버지란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대신 자신이 나고 자란 구암에서 타협하며 살아가는 걸 택한다. 자식에게 아버지의 부재가 남기는 대물림의 영향력을 끊고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의 터전을 유지하려한다. 그에게 남은 건 구암밖엔 없으니까 말이다. 손영감이 그랬던 것처럼.

 

[p 514. “왜 그런지 아나? 너는 이 용강이랑 닮았거든.”

내가 왜 당신 따위랑 닮았는데.”

너는 자신을 경멸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거든. 그런 인간이 갈 곳은 딱 두 군데밖에 없다. 저 바닥으로 계속 추락하거나 아님 저 위로 하염없이 올라가서 왕이 되거나. 둘 다 존나게 쓸쓸하고 무의미한 곳이지... 희수 니는 올라가서 왕이 되어라.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말고.”]

 

뜨거움이란...

[p 158. 구암 바다는 큰 조직에게 계륵 같은 곳이었다.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돌지만 막상 먹으려들면 먹기도 힘들고 먹어봐야 먹잘 것도 없는 동네였다. 겉보기엔 비리비리해 보이는 구암의 핫바지 건달들도 누가 자기 밥줄을 끊으러 오면 미친 독종으로 돌변했다. 늙은 똥개라도 입에 물고 있는 뼈다귀를 뺏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조폭에 소매치기, 사기꾼, 포주, 창녀, 양아치들이 지지고 볶고 싸우며 살아가는 곳이 구암의 조폭세계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어떡하든 입에 풀칠하려고 살아가려는 곳이 그곳이다. 그런 곳에서 살아가려면 뜨거워야 한다. 일반인의 세계에선 그걸 열정이라 부르겠지만, 조폭세계에서 열정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폭력과 불법과 살인으로 얼룩진 곳에서 열정이란 단어는 고급스럽고 멋있다. 그러니 열정이 아니라 뜨겁게 살아가는 거다. 각자의 생활환경에서 구질구질하게라도 살아가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구르는 삶. 피가 뜨겁지 않다면 구암의 조폭세계에서 잠시도 살아갈 수 없고 죽거나 퇴출된다. 자신이나 누구에 의해 피가 데워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구암의 조폭세계에서 뜨거운 피는 살아가는 최소한의 요건이다. 그리고 그 뜨거운 피가 활화산처럼 폭발할 때 자신은 커다란 분출구멍을 멍에처럼 안고 살아가며 그렇게 흘린 피로 주변은 황폐화가 된다. 뜨거운 피를 분출한 자의 숙명이다.

 

손영감은 그걸 알고 있었기에 조폭끼리의 대거리를 자제하며 살아왔다. 한 번 분출한 희수는 사화산이 되었을까, 아직도 용암이 흐르며 언제든 활성화될 수 있는 휴화산일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겠으나, 가족을 데리고 구암을 떠나지 않았던 것처럼 구암의 조폭세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요원해 보인다. 즉 구암의 조폭세계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무엇을 얻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닌 어떻게 뜨거운 피를 유지하는가가 중요한 그런 곳이다.

 

[p 414. “이 바다가 뭣이 좋습니까. 소매치기에, 사기꾼에, 포주에, 창녀에, 양아치들하며, 만날 싸우고 지지고 볶고, 기껏 화해시키려고 자리 마련하면 이야기 쪼매 하다가 결국 욕하고, 술판 뒤집고, 소주병 날아다니고, 대가리 깨지고, 울고, 그래놓고도 또 술 처마시면 서로 껴안으면서 사랑한다, 우리가 남이가, 이 지랄이나 하고 자빠지고, 영감님, 저는 마 요즘엔 신파가 딱 싫습니다.” 희수가 농담처럼 말했다.

나는 만날 싸우고 지지고 볶아서 이 바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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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구암 바닷가에는 뜨거움이 있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가**자 | 2016-09-29

 

여름 바닷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뙤약볕의 여름 바닷가에는 온갖 군상들이 몰려져 있다. 좀비영화에서나 볼듯한 좁은 공간에 아우성을 지르는 사람들의 무리들로 인해 좁은 해변가와 바닷가는 발디딜 틈도 없다. 해변에는 빽빽히 드러선 텐트와 파라솔이 있고, 그 텐트와 파라솔에 말도 안되는 자리세를 받는 동네 깍두기 형들도 꼭 있다. 요즘에는 해변까지 치킨과 피자를 시키고, 덕분에 저녁이면 해변가는 그야말로 술판이다. 그리고 그 술판 뒤에는 꼭 욕설과 싸움이 있다. 그래도 어렸을 때는 부모님을 따라 매해 여름 바닷가를 찾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거의 찾지 않고 있다. 살면서 산다는 게 어자피 좁은 곳에서 북적거리며 것인데, 굳이 휴가때가지 그 북적거림 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깔끔한 것을 추구하는 것일까. 그 북적거리과 아웅다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라는 소설은 우리를 북적거림과 아웅다웅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부산의 구암이라는 작은 바닷가이다. 한창때는 유명한 휴양지였지만, 이제는 여름에만 북적거리는 변두리 휴양지이다. 부산에 산 사람들은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구암 바다는 작가가 만든 가상의 공간이다. 부산에 몇 번 가본적 밖에 없는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몇 번을 인터넷에 구암 바다를 검색해 보았다. 소설의 끝부분에 와서 작가의 글을 읽고서야 이곳이 작가가 만든 가상의 공간임을 알았다. 내가 구암이라는 동네를 실재 장소로 착각한 것은 단지 부산이란 곳의 지명에 무지해서만은 아니다. 작가가 만든 구암 바다라는 공간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기에, 도저히 가상의 공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온갖 군상들이 다 모여있다. 그곳은 항상 북적거리며, 항상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여름철의 한철 장사로부터 주변 사창가와 술집까지, 그곳은 마치 살아있는 공간처럼 항상 북적거리며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구암 바닷가의 실제적인 주인은 만리장호텔의 손영감이라는 인물이다. 마치 동네 복덕방 할어버지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손영감은 선대로 부터 만리장호텔을 운영하면서 주변의 구암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보스이다. 손영감의 인생철학은 '안전제일'이다. 그는 건달이 폼을 잡는 것은 명줄을 재촉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조직원들에게 검은양복 대신 추리닝을 입게 할 정도이다. 밀수로 들여오는 것도 마약이나 술이 아닌, 중국산 고추가루가 전부이다. 그것도 양심적으로 국산 고추가루를 적당히 넣어서 판다. 그래도 그의 수입원이란 동네주변의 유흥업소나 온갖 구질구질한 사업의 10프로 세금을 받는 것이다. 그가 실질적으로 구암 바다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을 수록 이런 할어버지가 어떻게 온갖 인생 군상들이 모여 있는 구암 바닷가를 장악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소설 막판에서는 이 손영감의 포스가 어주 멋지게 드러난다.


소설의 주인공은 손영감 밑에서 만리장 호텔 지배인 역할을 하고 있는 '희수'라는 인물이다. 40대의 나이에 지금까지 모든 것을 몸으로 때운 인생이다. 손영감 밑에 일하며 감옥도 가고, 칼도 맞고, 가진 돈의 대부분은 노름이나 밑에 애들을 챙기느라 다 탕진했다. 지금은 돈을 값지 못하면 사람의 장기쯤은 동네 슈퍼 물건 팔듯이 파는 황사채라는 인물에게 삼억이라는 거금의 빚을 지고 있다.


이제 그도 건달 인생의 거의 끝자락에 와있다. 육체와 마음은 지쳐 있다. 설상가상으로 손영감은 유일한 혈육인 도다리라는 엉성한 놈을 자신은 밑에 앉혀 놓는다. 희수는 손영감과 도다리 뒤치닥거리와 함께 구암 바닷가의 조잡한 일들을 처리하는라 정신이 없다. 거기다가 부산의 영도라는 전국구 조직과 용강이라는 구암출신의 깡패가 이끄는 동남아 조직까지 구암을 넘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몸으로 막아야 하는 사람은 희수 자신이다.


희수는 모든 것이 짜증스럽다. 하루라도 빨리 이 북적거리는 구암을 떠나고 싶다. 그러나 그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같이 모자원에서 아버지없이 자라서, 18살에 동생들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창년가 된 인숙이를 잊지 못해서이다. 손영감은 인숙이를 잊지 못하고 그녀와 결혼하려는 희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니랑 인숙이 사이가 똥구덩이다. 지난 이십 년 동안 안 그랬나? 둘이 좋다고 허우적거려봐야 그냥 똥구덩이 안이다." (P220)


희수에게 인숙이 뿐만 아니라 구암에 둘러쌓여 있는 그 모든 것이 똥구덩이이다. 그는 그 똥구덩이를 매일같이 헤엄친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떠날 수 없다. 과연 희수는 이 똥꾸덩이를 떠날 수 있을까?



나는 누가 뭐라해도 소설은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건 점점 소설에서 스토리 대신 예술이나 인문이 그것을 대치하려고 한다. 특히 한국소설이 점점 독자와 벽을 쌓아가면서 스스로 쌓아가는 그 스토리가 사라진 자신만의 그 세계가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다시금 살아나는 스토리 위주의 작가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캐비넷]과 [설계자들]의 작가 김언수 작가이다.


소설의 스토리가 살아나려면 사실성이 있어야 한다. 소설에서 만든 허상의 세계가 실제 세계처럼 느껴져야 하고, 소설의 인물들이 실제 인물처럼 공감을 느껴야 한다. 바로 이 소설이 그렇다. 작가가 만든 구암이라는 바닷가는 마치 부산의 실제로 존재하는 쇠락해가는 마을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수많은 군상들은 우리가 매일마 만나는 삶에 찌들인 인생들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의 글에는 그 공간과 그 공간 안의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작가는 이 똥구덩이같이 온갖 군상들로 북적이는 구암 바닷가를 사랑하는 것이 확실하다. 작가는 그것을 '뜨거움'이라고 부른다. 똥꾸덩이에서 사람들과 부비적거리며 사는 것, 그것이 작가에게는 뜨거움이고, 그 뜨거움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이 소설은 작가가 밝혔듯이 사라져 가는 뜨거움에 대한 송가이다.


세상은 점점 깔끔해져가고 있지만, 그것이 세상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도 작가가 이야기하는 그 북적거림과 그 북적거림에서 오는 뜨거움을 이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그 뜨거움을 향한 작가의 송가에 같은 마음을 느끼는 이유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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