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정은이라고 해요. 얼마전 저도 저희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처음으로 장례식장에 가보고 장례를 치루고 화장터에 가서 화장하고 납골당에 모셔 드리고 왓었어요. 화장을 하며 할머니가 아프시지 않은지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어요.

외할머니는 제가 어릴 때부터 저희 집에 가끔 오셔서 공놀이도 하고 성경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저도 스픈처럼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 스픈처럼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유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외할머니와 같이 지내온 날과 외할머니가 해주신 얘기들이 유품이고 추억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책에서 스푼은 조니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 갔을 때 몰래 카드를 가져왔어요. 그런데 며칠 후 할아버지께서 애타게 그 카드를 찾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미안함과 함께 카드를 돌려 놓고 왔어요. 결국 스푼은 할아버지와 묘지에 갔을 때 사실대로 말해드렸어요. 집에 도착한 후 할아버지께서 할머니의 어릴적 사진과 할머니의 어릴적 손바닥에 있는 M자 그림을 보여 주셨어요. 집에 갔을 때 조니와 제 손의 M자를 보고 이것이 할머니의 유품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저는 어린이들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얘기를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속담에 세살 버른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데 만약 어린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고 자기 맘대로 제멋대로 산다면 불행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슬픔, 천국, 사랑, 이별, 눈물, 장례식, 국화꽃, 검은 옷, 추억, 과정, 행복, 기쁨 등은 죽음과도 연관이 되어요. 이제 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새로운 시작의 이유라고 생각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모두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3년전 겨울, 나에게는 왕할머니와 같은 외할머니와 갑작스런 이별을 하였다. 잔소리 많던 엄마도 외할머니 앞에선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순한양이 되었지만, 나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인자하신 분이셨다. 하교 후, 집에 들어선 순간 무거운 공기가 슬픔을 말하는 듯한 순간 나는 직감적으로 외할머니가 내 곁에서 떠나셨다는 것을 알았다. 나에게 왕이였던 외할머니와의 이별은 너무나 큰 어두운 산들이 나를 에워쌓여 홀로 남기게 하였다. 이 책의 주인공인 스푼은 열한살의 할머니를 어떻게 만나고 또 어떤 방법으로 이별하는지 나에게 알려 줄것 같아서 내 일기장을 보듯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스푼은 열한살에 사랑하는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토록 사랑하는 할머니였지만 날이 갈수록 할머니의 기억은 희미해져서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카드를 가져와 기억하려 했다. 그러나, 할아버지 몰래 가져온 카드는 스푼뿐만아니라 할아버지에게도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이었다. 카드를 애타게 찾는 할어버지를 보며 스푼은 카드를 할아버지께 다시 돌려주고 그대신 할아버지로부터 할머니를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다. 그 특별한 선물인 어릴적 모습의 할머니 사진속에서 스푼은 위안을 받고 할머니와 자신의 손바닥에 있는 신비한 교감의 끈같은 증표를 통해 사랑하는 이와의 죽음과 이별을 마주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내가 부지런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할머니를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었다.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아니,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전의 할머니로부터 이어온 보이지는 않지만 나를 이끌어주고 이어주는 끈이 계속 연결된 기분이었다. 그 속에서 내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한 더욱 연결된 끝은 소멸되지 않고 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슈퍼맨리턴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슈퍼맨이 자신의 아들에게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는 말은 슈퍼맨의 아버지였던 조엘이 마지막 유언처럼 그분이 있기에 내가 있었고 또 내가 그분을 기억하는 한 내 가슴속에 아름답게 동행할것이다. 또한, 훗날 나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도록 나도 외할머니처럼 멋진 인생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추억은 퇴색되는게 아니라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오늘도 엄마는 외할머니께서 남겨주신 반지를 끼고 계신다. 엄마 나름대로의 그분을 추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막고 에워싸던 큰 산도 조금씩 허물어 길을 내어서 외롭던 생각을 떨쳐 버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했던 순간을 즐겨서 퇴색 될 수 있는 추억을 다시 한번 무지개 빛으로 수놓도록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하늘에서 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구름사이로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