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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도대체 이야기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듀나 | 우리학교 | 2019년 03월 05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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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40g | 128*188*20mm
ISBN13 9791187050704
ISBN10 11870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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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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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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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듀나의 가이드라면 믿을 수 있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당신을 위한 단 하나의 입덕 가이드
“듀나 님, 이 정도 이야기로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다면
크나큰 오예입니다!”


2019년 봄, 또 하나의 문제작이 탄생했다. 독창적인 이야기꾼이자 ‘믿고 보는’ 평론가 듀나의 신작,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다.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SF, 판타지, 호러, 추리 등 장르 세계의 여러 지점을 거닐며 그 특징을 이야기하는 책인데요. 장르를 다루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쉽고 가벼운 접근이 돋보이고, 그간의 작업을 통해 특유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듀나 작가의 관점과 개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재미입니다.”

이 말을 다시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 안내서는 듀나가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구!”

“현실도피 아니냐고요. 물론 맞습니다.
왜 다들 이걸 그렇게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어요.”


저에게 허구의 이야기란 바다와 육지에서의 감동적인 사건들에 대한 것입니다. 전 이런 이야기가 제가 경험하지 못한 낯선 세계로 저를 데려다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야기꾼으로서 전 독자들에게 역시 같은 일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현실도피가 아니냐고요. 물론 도피 맞습니다. 왜 다들 이걸 그렇게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어요. 현실도피는 모든 예술, 아니 모든 문명의 시작입니다. 우리의 문명은 현실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의 망상과 노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_‘시작하는 말’에서

인간이 온갖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감상하고, 전파하는 오조오억 개의 이유 중 하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이 세계가 아닌 어딘가를 상상하고 그곳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신 뒤에야, 우리는 다시 한번 이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지금 이 세계에서 달아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장르의 바다 위 어딘가에서 듀나가 전하는 이야기다.

찍먹 vs. 부먹, 양념 vs. 후라이드
그리고 장르물 vs. 비장르물?


찍먹 vs. 부먹, 양념 vs. 후라이드처럼 어떤 인류에게는 첨예한 주제인 ‘장르물 vs. 비장르물’ 논란, 즉 ‘장르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듀나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길 기대할 겁니다. 하지만 어쩌나요. 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애당초부터 그런 답변이 가능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도대체 듀나가 그리는 이야기 세계의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장르물’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문학에서는 종종 ‘순문학’이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 그런데 ‘순문학’이란 괴상한 단어죠. 아무도 ‘순음악’이나 ‘순미술’이란 말을 쓰지 않잖아요. ‘순수미술’ 같은 단어가 쓰이긴 하지만 그건 ‘실용미술’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순문학’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 여러분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레드벨벳의 [피카부]보다 더 중요한 음악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피카부]가, 음악이 아닌 것이 섞이거나 음악의 목표가 아닌 다른 것을 추구하는 불순한 무언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무리 줄을 세우고 등급을 매기려는 경향이 강해도 사람들은 싫어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음악을 음악 밖으로 밀어내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문학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런 태도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_본문 18쪽

듀나는 ‘장르물’이 왜 가치 있는 것인가를 증명하려 하기보다는 예술, 그중에서도 문학의 공고한 성벽을 세우고 ‘불순한 것’이 섞일까 두려워하는 파수꾼들의 노력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지금 이 세계에서 달아나고 싶어 하지만
눈 감지 않기에 드러나는 확고한 태도
뼈를 때리는 듀나 특유의 스나이퍼 매력이 폭발한다!


듀나는 그 자신이 현실에서 달아나고 싶은 욕망으로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면서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계에 눈감지 않기에 가능한 태도를 드러낸다. 아이작 아시모프나 어슐러 K. 르 귄처럼 장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이 만들어낸 우주에도 구멍이 있음을 이야기하거나,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작품 속에 자신들을 셀프 감금하는 팬덤의 낙후성을 지적하는 데에도 확고한 관점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게센이나 해인 유니버스가 앞뒤가 안 맞는 곳이라는 게 아니라,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하고 도전적인 작가라고 해도 자신이 속한 문화와 시대의 망점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 사실을 아주 늦게야 깨닫거나 영영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이 만든 세계는 기괴하게 뒤틀려 있고 구멍투성이이고 말이 안 됩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정교하게 만들수록 더 문제가 커집니다. 그 정교한 논리 자체가 왜곡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_본문 117쪽

[스타워즈]의 경쟁 상대이고 역사가 더 오래된 [스타트렉] 시리즈도 갈등이 많았습니다. 오리지널 [스타트렉] 시리즈는 당시의 기준에 따르면 엄청나게 진보적이었습니다. 흑인 여성과 아시아인과 러시아인 남성, 외계인과 지구인 혼혈 남성이 당연한 고정 멤버였고 미국 텔레비전 역사상 최초로 흑인과 백인의 키스 장면을 내보냈던 프로그램이었죠. 지금 와서 보면 여러모로 낡아 보이지만 진보를 향한 방향성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설정 놀이를 하는 팬들은 시리즈의 방향성 대신 고정된 설정에 집착하게 됩니다. 함장이 여성이고 함교에 백인 남자가 한 명밖에 없었던 [스타트렉: 보이저] 시리즈에 대한 반발이 얼마나 컸었는지. 그때를 생각하면 좀 이가 갈립니다. _본문 126쪽

시니컬한 태도 속에 숨은 장르, 아니 ‘이야기’에 대한 애정
담백하고 건조한 문장 사이 드러나는 위트
늘 새로워! 짜릿해! 최고야!


휴고상이 태어난 게 1953년. 그리고 1967년까지 이 상을 받은 여성 작가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1968년에 앤 맥카프리가 「용의 간택」으로 중편(Novella)상을, 1970년에 어슐러 K. 르 귄이 『어둠의 왼손』으로 장편상을 받음으로써 이 남탕의 흐름이 가까스로 깨졌어요. 그다음 여성 수상자가 나온 게 1974년이었는데, 수상자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또) 어슐러 K. 르 귄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엔 다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남자인 줄 알았지요. (…) 남자들만, 보다 정확히 말하면 ‘백인 이성애자 남자들’만 부글거리는 이 장르 세계는 매우 비정상적이었습니다. _본문 133쪽

그 자신이 SF 마을의 주민인 듀나는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작품을 설정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구성해 온 과거의 작품들을 비판하는 한편, 본인의 초기 단편 주인공 역시 백인 남성 과학자와 그의 직계 남성 후손들이었다며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군요. 방구석에서 잠시 울다 오겠습니다.”
방구석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듀나라니, 솔직한 고백과 진지한 자기반성(!)에 그저 웃음이 나올 수밖에. 스나이퍼 듀나의 매력적인 면모다. 동시에 독자들은 앞으로도 듀나와 시대를 함께 호흡할 수 있다고 안도하게 될 것이다.

SF, 판타지, 호러, 모험, 추리…
계보에 대한 해박한 지식, 작품의 상징성을 포착하는 통찰


르 귄, 보르헤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애거사 크리스티, 러브크래프트, 톨킨, 조지 루카스, 아시모프…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 것은 갈피마다 등장하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세계로의 여행이다. 거장의 이름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팬들의 심장을 강타하는 작품에서부터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작품까지, 듀나는 SF·판타지·호러·모험·추리에 이르는 장르 세계 곳곳을 살피며 자기만의 발자국을 남긴다. 호기심의 램프를 들고 그의 그림자를 좇는 동안 덕심 깊은 독자들은 작가와 작품의 뒷이야기를 마주치는 짜릿함을, 초심자라면 이야기 세계 지도에서 각각의 작품이 차지하는 자리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 여전히 훌륭한 이야기의 가치와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 대부분은 무뚝뚝함과 불친절함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접했던 훌륭한 서사 예술 작품이 무엇이었는지 돌이켜보세요. 그리고 그 경험이 어땠는지도. 감상이 끝난 뒤 여러분의 일부가 된 작품들도 여러분이 원하는 것만 주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은 늘 원치 않은 상황과 마주치고 그 이야기가 전달하는 메시지 역시 여러분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 어쩔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세상과 이야기꾼과 여러분과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이야기와 메시지의 힘이 생기는 거죠.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캐릭터들은 조종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와 거리가 멉니다. 그들은 변화할 수 없는 과거에 지배당하고 툭하면 끔찍한 선택을 하며 그들의 욕망은 온전히 충족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피엔딩에 도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죠.
훌륭한 장르물 창작자들은 이를 잊지 않습니다. 이들은 판타지만을 창조해내지 않아요. 세상을 뒤트는 힘을 이용해 더 큰 불안과 불만족과 질문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입니다. _173쪽

장르 안내자 듀나의 그림자를 따라
익숙하고 기이한 온갖 이야기의 세계로 성큼 들어가 보자


우린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를 만들고 감상하기 좋은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결과물이 제 마음에 든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요. 역시 전 부정적이지만 그거랑 상관없이, 분명한 경계가 없고 그 어떤 실험도 가능한 이 세계 저편, 이야기가 익숙한 예술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지점 어딘가에는 지금의 서사 예술 애호가들이 감히 상상도 못했던 끔찍한 괴물이 웅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괴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것이 우리 세계에 뛰어 들어와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발견의 가능성 자체가 흥분되지 않습니까? 거기 계신 분들! 안개 저편에서 꿈틀거리는 뭔가가 보이나요?
_‘끝맺는 말’에서

말미에 도착하면 소설에서 영화에 이르는 열아홉 가지 ‘듀나의 추천 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명작선’ 따위는 아니다. 듀나는 내일 다시 짠다면 전혀 다른 작품을 고를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한때 그의 서재 한 귀퉁이에 머문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소소한 재미 아닐까. 듀나가 중편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만 읽고 멈추지 말라고 영업할 정도로 애정해 마지않는 작가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라는 것, 이 책에서는 로맨스를 다루지 않았지만 만약 다루었다면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로 챕터 전부를 채웠으리라는 이야기도 라면의 별첨 스프 같은 즐거움이다. 김보영, 대실 해밋, 요아킴 트리에, 에마 오르치, 코니 윌리스 등의 이름을 발견하고 반가워할 독자들이 있으리라 믿는다. 이 정도면 ‘팬 서비스’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자, 이제 듀나와의 흥미진진한 수다를 시작할 시간이다.

추천평

듀나의 가이드라면 믿을 수 있다. 깊고 광활한 영토를 지녔으며 쉽게 오용되고 오해받는 ‘장르’라는 단어를 토막내고 때로 우주로 쏘아올리며 안내하는, 소설가이자 비평가, 덕후인 듀나의 친절한 장르 입문 안내서. 듀나는 창작자와 감상자로서의 관점 모두에서 미스터리, SF, 공포 등 흔히 ‘장르’라고 뭉뚱그리는 세상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의 족보와 특징을 알려준다.
- 이다혜 (『아무튼, 스릴러』 작가,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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