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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 2007년 06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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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무게, 크기 | 960분 | 780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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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구차한 운명과 가족 밖에서 하늘대며 날고 있는 순결한 나비가 아니라,
구차한 운명과 가족 속에서 징그럽게 꿈틀대며 뒹구는 애벌레다.
애초에 역경을 딛고 이룩하는 숭고한 사랑이란 없다. 그 역경자체가 사랑이다.
그러므로... 운명과 가족은 사랑하는 자의 장애물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그 무거운 사랑의 과정을 즐겁고 유쾌하게 실어 나르는 것이 사랑하는 자의 몫이다.
가족, 운명, 사랑을 뒤범벅해 보고 싶다.
그 곳에서 살아남는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걸어오는지 기다려 보고 싶다.
이것은 드라마 <아일랜드>의 기획 의도의 일부입니다.
맨 처음에는 인정옥 작가의 작품에 이나영이 나온다고 해서 앞뒤 안 가리고 그냥 보자, 그랬었는데...
기획의도를 보고 나서 더 관심이 간 드라마가 바로 <아일랜드>였습니다.
사실 저도 8년째 어렵게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사랑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가족의 반대입니다.
눈물 나게 만드는 최루성 영화들의 흔한 주제는 바로 '가족애'입니다. 가족만이 유일한 구원이라는 식의 메세지는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왠지 작위적이어서 식상합니다.
사실 가족만이 희망이다라고 할 때 선뜻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사랑에 있어서 '가족'이란 존재는 걸림돌이나 장애물일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굳이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에는 드라마 제목처럼 네 개의 '섬'이 존재합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네 개의 '섬'.
그 이름은 '국', '중아', '재복', '시연'입니다.
서로 상처를 가지게 된 이유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 넷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서툽니다.
아니, '이게 과연 사랑일까?',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감히 자신이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장담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그 서툰 사랑으로 인해서 자신이 아플 때도 있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네 사람은 자기의 사랑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머리를 굴리지도 않고 조건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니까 좋아하는 거고, 좋아하니까 잘 해줍니다.
그 사람이 미우면서도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랍니다.
그야 말로 단순히 열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애증이 교차하는 그런 '사랑'입니다.
하지만 쉽게 버리지 못하는, 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그런 '사랑'입니다.
어쩌면 이런 것이 '섬'인 존재의 사랑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보석같은 배우인 이나영과, 의외로 연기를 잘 하는 현빈, 그리고 '양아치'역도 멋지게 소화해내는 김민준과, 양동근에 이어 아역 배우 출신의 저력을 보여주는 김민정.
사실 맨 처음에 배우들의 캐스팅을 보고 약간 의외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연예 신문의 1면을 연일 장식할 정도로 현빈의 인기는 상종가를 치고 있고, 김민정이 분(分)하고 있는 시연역에 대하여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착하고 반듯해 보이는 현빈은 벌써부터 충무로에서도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대사'가 아닐까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드라마가 시작되면서부터 '아일랜드 어록'이라는 것이 떠다닐 정도이니까 말이죠.
사실 저도... 같은 회를 보통 2번 이상씩 봅니다.
뭐랄까? 네 주인공들의 대화, 혹은 조연들의 지나가는듯한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통해서 치유받는 느낌이랄까요?
극중에서 유난히 이나영이 강국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손을 잡아주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치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네가 힘든 거 다 알아. 그래도 다 잘 될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는... 드라마 보다 말고 혼자서 꺼억꺼억 소리내서 울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이 드라마가 시청률은 정작 10% 대를 밑도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아이러니라고 볼 수도 없는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워'도 그랬지만, 사실 이런 드라마는
드라마의 주시청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대들이나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소화하기에는 부담스럽거나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느릿느릿한 대화 역시... 마니아층에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것이 일반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세련된 사랑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네 주인공들의 서툰 사랑법 역시 낯선 것이 사실이구요.
마치...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유럽 영화를 볼 때 거부감이 드는 것처럼...
어쩌면 이미 문화적 편식에 길들여진 매체 소비자들의 당연한 소비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분명... 우리 나라에서 이런 드라마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제작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아일랜드>의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셨나요?
혹은... 어떤 대사가 가장 감동적이였나요?
드라마에 대한 짧고 서툰 글을 마치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특정 장면보다는 특정 씬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예를 들어서 국과 중아가 둘만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 항상 '침대'였다는 것이나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나 유대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반지'라는 것 등등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공간이나 클로즈업된 반지를 통해서 그들의 사랑을 오롯이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리하여... 글을 마무리하면서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은
안치환의 '섬'이라는 노래입니다. 김창기씨가 작사한 노래입니다.
섬
섬이 있네 우울한 거리 위에
침묵에 잠겨 있는 그 마음들 위에
남아 있네 저마다의 공간으로
건너갈 수 없어 외로이 서성이네
전화를 걸어 S.O.S 내게 다가와 주오 그 누구라도
더 늦기 전에 아직 사랑할 수 있을 때
섬이 있네 너와 나의 마음 위에
건너갈 수 없어 외로이 서성이네
섬이 있네 저 넓은 도시 위에
소외된 영혼들이 숨쉬는 곳에
남아 있네 저마다의 공간으로
건너갈 수 없어 외로이 서성이네
전화를 걸어 S.O.S 내게 다가와 주오 그 누구라도
더 늦기 전에 아직 사랑할 수 있을 때
섬이 있네 너와 나의 마음 위에
건너갈 수 없어 외로이 서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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