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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9.
p.223
감탄의 연속이었다. 다시 만난 포즈는, 여전히 눈부셨다. 정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찬의 눈에도 반짝임이 가득했다. 잔과 함께 이곳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나의 세상으로 그를 초대하고 싶었다. 적어도 내 세상에서는, 지구상에서 제일 뷰가 예쁜 피자헛이 바로 여기니까. 마치 나만 아는 비밀 장소에 데려가는 기분이었다. 나 혼자만 알고 있던 기억의 한 페이지로 그를 데려온 것 같아 괜히 기분이 간질거리고, 손 끝이 저릿했다.꿈으로만 남겨두었던 곳에 드디어 앉았다. 바다가 코앞에서 보이는 테라스 자리에, 주문을 금방 마치고 그리웠던 포즈의 바다를 한참 바라봤다. 하늘색 바다 위에 금빛 윤슬이 잔뜩 뿌려져 있었다. 해가 수평선 가까이 다가오는 눈부신 시간이었다. 곧이어 페퍼로니에 버섯을 추가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자가 나왔다. 어느 날의 내가 바랐던 그림이었다. 바다가 한눈에 담기는 이곳에 나란히 앉아 뜨끈한 피자를 나눠 먹는 일, 갓 구운 피자를 닮은 순간이었다.내 추억의 메뉴는 다행이 입맛이 닮은 찬에게도 잘 맞았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비슷해 메뉴 선정은 늘 수월했다. 하지만 입맛이 통한다고 해서 성향까지 똑같은 건 아니었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파는 나와 달리, 찬은 늘 새로운 시도를 즐겼다. 덕분에 나 혼자였다면 평생 안 먹어봤을 메뉴들이 내 세상의 메뉴판에도 하나둘 추가되고 있었다.우리의 세상은 함께한 시간만큼 넓어지고 있었다. 아껴두었던 피자헛에 함께 오는 일이 나의 세상으로 그를 초대하는 거였다면, 찬이 고를 낯선 메뉴를 기꺼이 함께 맛보는 건 그의 세상에 한 발짝 들어가는 일이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 혼자였으면 몰랐을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함께 보고 싶었던 풍경을 나누는 이런 시간이 참 좋았다.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곳에서 오래 머무르고 싶어 디저트까지 추가로 주문했다. 이번에는 찬이 궁금해 하던 파르페와 에스프레소, 피자헛에서의 여유를 한껏 만끽했다.포스 해안가의 피자헛은 이제 나만의 아지트가 아니라, 우리 둘의 보물 같은 장소가 되었다. 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근사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