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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브랜드를 연결해온 15년 차 PR인. 바깥의 소리에만 집중하다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을 때 명상을 만나 비로소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다. 직장인, 아내, 엄마, 고양이 집사, 요기니, 대학원생이라는 다양한 역할 사이를 오가지만 그 모든 시간에 수행자로 살고자 노력한다.

작품 밑줄긋기

r********8 2026.05.10.
p.151
마음을 다루는 기술을 넘어 나라는 존재를 어떻 게 마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기 시작할 때 명상은 수행이 된다. 수행은 나선형의 계단과 같 다.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은 좌절감이 들 때도 사실은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있다. 반복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 마음의 패턴이 그만큼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불교나 요가 같은 수행 전통이 오랜 세월 축적해온 가치는 이런 곳에서 드러난다. 어디를 향해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상세하고 친절한 지도가 불 교 명상에 있다.내가 불교 명상을 만나 지속적인 수행을 이어오게 된 이유도 이런 명쾌함 때문이었다. 마음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수만 가지 질문과 탐구, 그것을 관통하는 근원적 답이 여기에 있었다.마음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 자체가 수행이었다. 흩 어져 접하던 진리들도 불교를 공부한 뒤에야 구조 속 에서 이해되기 시작했다.공부의 인연은 흐름에 맞게 자신에게 찾아온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일 수도, 유튜브 에서 흘러나온 영상일 수도 있다. 갑자기 눈에 들어 오는 특강이 생겨서 참석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짧은 수행에 참여해보거나 긴 일정을 잡고 떠나는 용기를 내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깊이 있는 배움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겨나기도 한다 명상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과학이나 종교라 는 단어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자유롭게 배움을 이어 가기를 바란다. 보이지 않는 세계는 어떤 말로도 포장할 수 있다.과학적 명상을 표방하면서 실은 사이 비단체인 곳도 있고, 종교의 옷을 입고 있지만 합리 적이고 이성적인 가르침을 전하는 곳도 있다.중요한 건 그곳이 내걸고 있는 이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경험과 내가 받는 영향이다.내가 느끼는 변화와 내 삶에서 확인되는 현실이 더 정확한 기준이 된다.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나를 지혜롭게 하는가?""이게 나를 자유롭게 하는가?"나의 선생님은 늘 두 가지 질문을 품고 수행을 이어갈 것을 주문하셨다.지혜와 자유.수행을 통해 우리가 닿을 수 있는 정수이며,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사랑이다.명상은 지혜롭고 자유로운 마음을 위한 훈련이다.늘 파도 치는 바다 같은 삶을 헤엄치기 위해 안전한 수영장에서 마음을 연습하는 일이다. 언젠가 그 바다에서 우리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r********8 2026.05.10.
p.149
명상은 어렵지만 어렵지 않다. 핵심은 내 몸이 있는 여기에 마음을 함께 두는 것이다.지금 이 순간 에 나의 호흡, 나의 감각, 나의 생각을 두고 관찰하는 힘을 키워가는 훈련이다.그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금 눈으로 이 글을 읽으면서도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들이 지나갈 것이다.아까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일 수도 있고 , 과거의 기억일 수도 있고, 책을 덮은 후 해야 하는 일거리일 수도 있다. 이렇게 습관대로 부유하는 마음을 잘 관찰해서 여기에 머물게 하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내 안에 이미 존재했던 고요함과 명료함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그러다 보면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주의력 개선, 집중 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는 물론 불안과 우울이 줄어 드는 명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명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도 괜찮다.'코끼리'나 '마보' 같은 전문 앱을 활용해 믿음직한 선생님의 목소리를 가이드 삼는다면 더 쉽고 편안하게 명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조금 익숙해지면 가이드 없이 홀로 앉아 자신의 내면과 대면해볼 것을 권한다.무수한 명상 중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호흡 명상이다.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허리를 곧게 세운 편안한 자세로 앉아 코끝에 의식을 집중해 들고 나 는 숨에 의식을 둔다.생각이 떠오르면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주의를 가져오면 된다. 자꾸 생각이 떠오른다면 숨에 숫자를 붙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다만 숫자를 끝없이 세지 않고 열까지 간 뒤 다시 하나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호흡에 주의를 두는 것이 익숙해졌다면 이후 몸의 감각,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관찰하는 것으로 대상을 넓혀갈 수 있다.
r********8 2026.05.10.
p.76
의식 연구 분야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는 켄 윌버(Ken Wilber)는 이렇게 말했다."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명상을 길게 하는 것 보다는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규칙적으로 조용히 앉아 있을 시간을 하루에 3~4분 은 낼 수 있을 것이다.이 몇 분 동안 현재의 의식 속에 그냥 느긋하게 머문다. 하루에 단 몇 분이므로, 핑곗거리는 생각해내기 힘들 것이다. 그냥 자신의 존재 에 경의를 표하는 시간으로 떼어둔다. 매일 하다 보 면 명상이 습관이 되고, 이런 수행 습관은 초기 단계 들에서 아주 중요하다. "
r********8 2026.05.10.
p.95
"자신이 아닌 누구도 대신 괴로움을 물리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라. "강의실은 조용해졌다. 교수님은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이게 불교의 잔인한 점입니다."그리고 이내 덧붙이셨다. "그렇지만, 이게 멋진 점이기도 하죠. 결국 내가 나의 괴로움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속에서 무언가 시원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누군가 나를 구원해주거나 괴로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선언이 왜 이리 속 시원하게 다가왔을까. 아무도 나를 구원할 수 없었다. 내가 나를 구원해야 했다. 나는 붓다를 고통의 선배로 여기기로 했다.
r********8 2026.05.10.
p.116
그게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들어가는 세 가 지 지혜, 문사수였다. 스승에게 배우고, 그 배움을 숙고하며, 삶으로 실천하는 수행.지혜가 자라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사띠와 그 마음의 흐름을 분명히 알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 는 삼빠자냐(Sampajanna)가 함께해야 했다.삼빠자 냐는 단순한 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지금 어떤 의도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꿰뚫어 보는 지혜였다.고요함과 지혜가 서로를 비추며 자랄 때 명상은 비로소 삶의 한가운데에서 살아 움직였다.그제야 스님이 왜 법문을 듣고, 수행하라고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배우고 실천하며 깨어 있을 수 있다면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모든 곳은 수행처가 될 수 있었다.수행은 삶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었다.아이에게 묶여 어딘가로 떠날 수 없는 처지는 같았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작은 집이 더는 감옥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음의 방향이 바뀌자 내 안에서는 서서히 자유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r********8 2026.05.09.
p.126
켜켜이 쌓인 과거의 기억들이 문신처럼 남아 '구린 나'가 너무도 선명한데 어떻게 내가 없다는 말인가.하지만 무아는 자아의 부정이 아니었다.단지 '고정 된 나'라는 것이 없다는 깨달음이었다.내가 나라고 믿는 나는 수많은 기억과 감정, 관계가 얽혀 생겨난 결과값이었다.이 또한 영원하지 않았다. 나 역시 사 라지는 감각과 감정처럼 변화의 흐름 위에 있는 존재였다.과거의 기억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은 존재가 아니라 그 기억을 나라고 믿는 마음이었다.이런 마음의 구조를 '서술적 자아(narrative self)' 라고도 부른다.과거의 경험과 타인의 시선, 사 회적 역할을 엮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게 하는 내면의 서사.그러나 그건 실체도 없었고, 진실도 아니었다.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을 지켜보며 나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라고 믿어온 것은 그저 끊임없이 쓰이고 지워지는 하나의 이야기였다는 것을.'재수 없는 나', '화가 많은 나'를 나라고 생각하며 그 틀에 나를 집어넣고 있는 것은 바로 나였음을.명상은 그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연습이었다.과거와 미래, 좋고 싫음, 평가와 비교의 세계에서 벗어 나 지금 이 순간에 그대로 존재하는 일. 감정과 생각 의 파도 위에서 그것을 '나'라고 붙잡지 않는 것.그러니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과거를 되짚어가는 것 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을 관찰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별로인 인간'이라는 문신도 서서히 흐려 졌다.구린 모습은 여전히 내 안에 있었다.너절한 마음? 여전히 올라왔다.하지만 더 이상 그것이 나를 규정하게 두지 않았다.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거나 과하게 우쭐한 마음이 올라올 때는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에 또 속아 넘어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나답게 살라'는 말을 들으면 늘 마음이 답답했다.나다운 게 뭐지? 나는 구린 사람인데? 하는 의문 이 솟아올랐다. 지금은 안다. 나답다는 건 그저 변하는 흐름 속에서 그때그때의 나로 존재하는 일이었다.내 안에 일어나는 마음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다면 일 관된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게 나답게 사는 것이었다. 위빠사나로부터 얻은 통찰은 나에 대해 새로운 이야 기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여전히 일할 때는 종종 파이터가 되곤 한다.옛날엔 그런 내 모습이 싫고 괴로웠다.그래서 벌어졌던 나 자신과의 숱한 싸움에는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었다. 나는 이제 나와 싸우지 않는다.하나의 모습이 내 전체를 규정하게 두지 않고, '또 내 안의 파이터가 나왔구나' 하고 인정한다.불완전하고, 실수하고, 또 성장하며 변해가는 그 흐름 자체가 모두 내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r********8 2026.05.09.
p.138
나에게는 내가 무지했음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연민의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용기 를 낼 수 있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될 필요도 없었다. 구린 나여도 제대로 바라볼 수만 있으면 되었다. 남들에게 쓸데없이 까칠했던 시선 역시도 내가 나 스스로를 모질고 까칠하게 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그게 나의 최선이었을 거라는 선생님의 말을 비로소 이해했다 내가 그 정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필요했다. 그건 나를 변명하는 문장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문장이었다. 어리석었던 내 모습을 직시하고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자 나는 그저 밉고 거부하고만 싶었던 나를 용서할 수 있었다. 명상은 나를 사랑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r********8 2026.05.09.
p.137
자애 명상은 사마타와 위빠사나와 함께 불교 명상을 이루는 주요한 수행의 축이다.눈을 감고 온 마음을 다해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안전하기를. 내가 사랑받기를"이라는 문구를 반복한다.이 문장의 주어는 점차 넓어진다. "그가 행복하기를"에서 "그들이 행복하기를"로, 그리고 "온 존재가 행복하기를"로 번져나간다.자애 명상이 익숙해진 후엔 미워했던 사람, 불편했던 사람 을 향해서도 자애의 마음을 보낼 수 있다.여기서 중요한 건 이 자애가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행 방법을 전하고 있는 경전 『청정도 론』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마음으로 모든 방향을 통과하면서, 그는 자신보다 더 소중한 곳이 없음을 안다. 마찬가지로 각자는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 *
r********8 2026.05.09.
p.136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감정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은 내 안의 신념, 내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만들어낸 것이라 는 이야기였다.감정은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해석의 결과였다. 감정은 언제나 느끼는 사람의 몫, 그러 니 치유와 회복도 그의 몫이었다. 내 감정을 누군가 의 탓으로 돌리면 잠시 편해졌지만 나를 통과하지 않 은 감정은 어디에도 가지 못한 채 내 안에 쌓이고 있었다.
r********8 2026.05.09.
p.135
수행의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어느 순간 마음의 습관이 눈에 보인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마음의 습관은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가르침들과 맞물리며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지고 그제야 모든 게 선명해진다. 친구나 연인의 감정을 살피고, 그 원인을 내 안 에서 찾는 건 성숙한 태도라고 믿었다. 하지만 눈치 를 보는 건 초점을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 맞춘 행위이 기 때문에 배려와는 달랐고,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안에 있는 건 '미움받고 싶지 않은 나'였다. 게다가 더 나쁜 건, 반대로 내 안에서 일어 나는 감정도 상대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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