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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난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는 대신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가벼운 지갑에 흔들리던 일상이 었지만, 주저앉는 대신 서평과 동네 체험 활동을 하며 휘청이던 삶을 다시 세웠습니다. 매일 남기던 감상평과 리뷰는 어느새 나를 글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이제 ‘작가 글짱’이라는 이 름으로 독자 앞에 섭니다.

저서
『우리는 육아가 끝나면 각자 집으로 간다』
『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괜찮은 하루』(공저)

인스타 @geul_jjang

작품 밑줄긋기

r********8 2026.07.16.
p.187
계속 쓰는 작가"나를 쓴다는 건 곧 내면의 나와 독대하는 것이었다." 책에 나의 이야기를 담는 것은 내면의 나를 오롯이 바 라보는 일이었다. 겉모습 뒤에 숨겨진 나의 색을 꺼내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그 색이 짙은 빨강인지, 푸른 파랑인지, 연약한 분홍 인지, 흐릿한 잿빛인지, 혹은 깊은 어둠의 검정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 나와 마주 앉아 기록하는 독대의 순간이었다. 때로는 양파 껍질을 벗기듯 나를 하나씩 벗겨 내야 했다.수시로 눈물이 흘렀다. 나를 글로 쓰는 일은 생각보 다 많은 용기를 요구했다. 어떤 날에는 짧은 문장 하나에 아픔이 또렷해졌고, 어떤 날에는 길게 이어진 문장 속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불편함을 느꼈다.그럼에도 책을 쓰는 이유는 작은 조각들로 어지럽혀 진 내면을 청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혼자 끙끙거리며 감춰 두었던 과거의 상처를 글로 꺼낼 때 쓰라린 약을 발라 현재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치유의 과정은 생각보다 명쾌하지 않다. 때로는 치졸 하고, 때로는 옹졸하고, 때로는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때로는 활기가 넘치기도 한다. 뒤죽박죽된 감정이 제 모양으로 퍼즐을 맞출 때까지 끼웠다가 빼기를 수없이 반복하기도 한다.'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라는 상투적인 말이 통하 지 않는 날도 빈번하다. 까도 까도 따가움에 눈물이 멈 추지 않는 양파처럼 익숙해지지 않고, 주변을 계속 빙 빙 맴도는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운 날도 생겨난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엄청난 용기로 꺼낸 내면은 반드시 이전보다 가벼워진다는 것이다.그것이 추억이든, 이해든, 동정이든, 사사로운 감정이든 어떤 형태로든 이전보다 덜 아픈 모습으로 변한다.
r********8 2026.07.16.
p.147
책 속에서 꿈을 찾는 아이가 견고하게 꽃망울을 맺고 예쁘게 피어나길 소망한다. 혹시 아이가 나와 같은 꿈 을 향해 길을 걷는다면 든든한 동행자가 되어주고 싶다 고, 뜨거워진 마음이 오래도록 식지 않는 밤이다.
r********8 2026.07.16.
p.127
넘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돈이 때로는 나를 멈추게 하고,질병이 때로는 나를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인생의 어둠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찾아오지만, 어둠 안에서 발버둥을 멈추지 않는 한뜻밖의 빛을 내기도 한 다는 것을.
r********8 2026.07.16.
p.121
상상 속에 머물러 있던 꿈을 현실로 데려 오고 싶어졌 다. 찾고 또 찾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책 쓰기에 대한 도 전이 막연함이 아닌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하얀 모니터 위 까만 글자가 서평이나 리뷰가 아닌 내 이야기로 채 워진다면 어떨까. 연장통 가득 담긴 글쓰기 도구를 내 이야기에 쓰이는 도구로 활용하고 싶어졌다.
r********8 2026.07.16.
p.95
주부로서의 일상도 놓칠 수 없고, 독서가로서 서평도 밀리면 안 되고, 체험단 리뷰에 정보도 담아야 했다. 역 할이 뒤섞인 하루는 한 번에 잡을 수 없는 세 마리 토끼 같았다. 잡히지 않는 토끼를 쫓는 헛수고를 덜어내는 방법은 바로바로 하는 것뿐이었다.나만의 브런치 타임 속에서 타이핑 소리가 울리는 평 일 오전 10시, 도망치던 토끼가 어느새 귀를 쫑긋 세우 고 내 곁에 앉는다.
r********8 2026.07.16.
p.92
엄마와 여자인 나를 분리하는 일정 관리는 능력이 아 니라 일상을 지키는 기술이었다. 그 기술로 허덕이던 숨이 차분해지고, 활기는 되찾아졌고, 평일 오전은 다 시 태엽을 돌려 움직였다.
r********8 2026.07.16.
p.84
정보를 얻을 곳이 책밖에 없었다.때마침 서평단 지원도 슬슬 반응이 보일 때라 사람에게 치이지 말자는 마음으로 독서에 더 파고들었다.혼자 독서하다 보면 대화 중 귀에 거슬리는 말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예민함이 한결 가라앉았다.육아서로 시작한 서평은 아포리즘, 격언, 필사, 에세이로 장르가 점점 확장되었다.각기 다른 저자들의 생각을 따라가며 '타인의 생각을 읽는 법' 을 배웠다.꾸준히 읽기 시작한 책은 멈추지 않는 화수분처럼 내 감정의 다양한 결을 마주하게 했다.'그럴 수 있겠구나!' 어느 날부터 상대의 말이 별스럽지 않게 들렸다. 귀를 넘지 못하는 말이 힘없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곱씹을 말이 없어지니상대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지 않았다.생각과 감정이 다를 수 있는 사실을 수용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이후로도 책은 한지에 먹물이 번지듯 다정함과 온화 함으로 나를 서서히 물들였다.습관처럼 구기던 이마의 내 천자가 옅어지고, 매섭게 치켜뜨던 눈이 평행선을 그렸다.마음은 차가운 파랑에서 따뜻한 노란색으로 옮겨 갔다. 옹졸함도 너그러움으로 서서히 녹아내렸다.더는 내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내지 않는다. 오래도록 풀어내지 못하는 감정 때문에 끙끙 앓지도 않는다. 회 복되지 않는 기분을 붙잡고 늘어지는 대신 책을 펼친 다. 몇 문장이면 내 감정도 차분하게 제자리를 찾으리 란 걸 이제는 안다.
r********8 2026.07.16.
p.82
서평 쓰기를 위해 독서를 시작하기 전의 내가 잿빛 회 색이라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는 알록달록 무지개색 이다. 외·내적으로 달라진 느낌이 상대에게서 말로 전 해질 때 대비는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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