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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쓰고, 세 아이를 키우며, 그 사이 어딘가에서 글을 적어 갑니다.
대한민국 평균 출산율보다 조금 경험치가 높은 삼남매의 엄마입니다.
가사를 쓰던 손으로 아이들의 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나만 보려던 글이 누군가의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며 함께 자라 온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ailleursbibi

작품 밑줄긋기

m********e 2026.06.20.
p.17
지금의 행복을 누리기로 했다.가장 은밀하고 개인적인 내 사생활을 방해하며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아이를, 설거지하는 내 등 뒤에서 자기 좀 보라며 내 바지춤을 잡아당기는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새하얀 손의 존재를 행복으로 여기며 더 뜨겁게 안아 주기로 했다.지금이 가장 좋은 시절이다. 서로가 서로를 가장 뜨겁게 사랑하는.
r********8 2026.06.06.
p.250
잠든 아이를 쓰다듬으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엄마는 글을 쓸 거야. 그게 책이 되었든, 가사가 되었든, SNS에 올리는 넋두리가 되었든,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편안함을 주는 그런 글을 평생 쓰고 싶어.' 그 질문이 나를 쓰게 만들었다.그 무렵, 출판 제의가 들어왔다.아마도 그 질문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망설이고 주저하고 있었을 것이다.엄마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글을 쓰고 싶구나. 마음을 담아, 누군가의 머릿속에 깊이 남을 문장 하나라도 남길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에게 질문해 줘서 고맙구나. 아주 적절한 시기였어. 훗날 네가 꿈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엄마는 이 글을 너에게 보여 주고 싶다. 알맞은 때에 던진 하나의 질문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사실과 함께.
r********8 2026.06.06.
p.231
조금만 더 있으면 아이들은 걸어서 자기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걸어가 볼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가 본 적 없는 곳까지 달려 볼 것이고, 내가 그랬듯 버스를 타고 두 근거리는 마음으로 하차 벨을 눌러 볼 것이며, 비행기를 타고 책에서만 보던 나라를 혼자 혹은 누군가와 여행해 볼 것이다.그런 아이들을 떠올리는 일은 아직 낯설다.하지만 울타리를 잘 세우는 것보다 울타리를 잘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육아의 최종 목표인 아이의 독립을 향해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요즘 나는 안전문을 치운 계단을 오르내리는 아이들의 등을 조금 느린 걸음으로 따라 걷는다.예전처럼 앞을 막아서기보다 넘어지지 않도록 곁에 머무는 법을 이제야 알 것 같아서다.우리는 아이를 지키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이가 넘어야 할 울타리를 대신 붙잡고 있는 걸까.앞을 막아서는 대신 넘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옆에서 지켜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 주는 것.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늦은 보호이자 가장 이른 독립 연습일지도 모른다.
r********8 2026.06.06.
p.127
아이를 키우다 보면 세상에 그냥 지나치며 당연하게 여기 던 모든 존재의 이유를 다시 생각하고 설명해야 한다. 오랜 시간 곰곰이 들여다봐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아이들이 작 은 철학자라 불리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다 안다고 믿었던 세 상의 모든 이유들이, 사실은 내가 모르는 것투성이였다는 걸 아이의 질문을 통해 깨닫는다. 그때마다 나는 왜 아는 척하 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았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질문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더 큰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 진정한 어른, 엄마가 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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