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나 선생님, 사회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세요.”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조언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죠. 그런데 제가 막상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학생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교수님, 저도 정말 그러고 싶은데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바빠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습니다. 중학생은 중학생답게 살지 못하고 고입 준비생으로 살고, 고등학생은 고등학생답게 살지 못하고 대입 준비생으로 살고, 대학생은 대학생답게 살지 못하고 취업 준비생으로 삽니다. 그런데 막상 취직을 한 후에도 그토록 기다리던 꽃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할 일만 남은 삶이 기다릴 뿐이죠. 그렇게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신을 잃어 가며 살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지금껏 세상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 사용했던 20가지 테스트가 들어 있습니다. 저자인 앨리스 하먼도 말하고 있듯이, 그중에는 현대 과학의 눈으로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테스트도 있습니다. 오늘날 사용하는 테스트 중에서도 어떤 것은 성격 심리학자인 제가 봤을 때 다소 과학적 엄밀성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허나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밝혀 주는 단 하나의 테스트는 원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테스트는 모두 여러분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중에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선명하게 잘 보여 주는 거울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거울은 볼록 거울처럼 여러분의 특정한 면을 과장하여 보여 주기도 하고, 어떤 거울은 오목 거울처럼 특정한 면을 축소해서 보여 주기도 합니다. 또 때가 많이 껴서 여러분의 모습을 잘 보여 주지 못하는 거울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테스트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이게 바로 나구나’ 하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책은 여러분이 누군지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돕는 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왜 심리학자들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측면 중에서 특정한 측면을 측정하기로 결정했을지 생각해 보는 겁니다. 왜 이 세상에 짜장면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는 없을까요? 짜장면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삶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짜장면을 좋아한다고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일을 더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얼마나 창의적인지를 아는 것은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좋을지와 직결되는 문제이니까요. 이 책에서 소개되는 테스트들이 측정하는 특징들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중요한 것들입니다.
다음으로, 어떤 테스트가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상대적으로 더 잘 보여 주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책을 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테스트들이 말하는 결과들을 아무 생각 없이 가져다 붙이면, 여러분의 얼굴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조각들의 모음이 될 겁니다. 마치 피카소 그림 속의 얼굴처럼 말이죠. 어떤 거울이 여러분을 더 잘 비추고 못 비추는지, 어떤 모습을 받아들이고 어떤 모습을 그냥 무시해도 될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해 보세요. 그런 생각의 힘이 모여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 겁니다.
끝으로,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진리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흔히 잊고 사는 진리 하나를 여러분께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그건 바로, 우리가 아무리 남처럼 살고 싶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우리 자신으로밖에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는지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우리로서 충분히 아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쪼록 이 책이 ‘자신에게로 떠나는 여행’의 승차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막 시작한 많은 청소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