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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우수상, 제4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20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도서관에서 사라진 아이들』, 『기적을 만드는 소녀』, 『필 Feel』, 『우리 집에 왜 왔냐옹』, 『아우터 은파랑』 등이 있습니다.

작품 밑줄긋기

r********8 2026.05.29.
p.154
새처럼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 있나요? 어디든 빠르고 자 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으니 진짜 신날 것 같아요. 반면 끝없 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꾸면 잠 에서 깬 뒤에도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무서움이 몰려오지요. 도대체 꿈은 왜 꾸는 걸까요? 누군가는 무의식 속에 기대와 불안이 꿈으로 나타나는 거 라고 하고, 누군가는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보고 들은 수많 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도 해요. 꿈이 미래를 보여 주는 징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요.이처럼 꿈을 다양하 게 해석하는 이유는 꿈이 베일에 휩싸인 미지의 영역이기 때 문일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저에게 꿈은 여러 이야기를 담 을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처럼 보였어요. 그때부터 현실에서는 자몽으로, 꿈속에서는 예지로 활약하는 한 아이가 머릿속에 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예지몽을 꾸고 그것을 기록하 는 특별한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 보라고 재촉했어요. 사실 예지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 운 문제를 다루어도 될까, 쓰는 내내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자몽이를 통해 학교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친구들의 아픔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또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은 강해 보이는 행동이 아니라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걸 알 려 주고 싶었어요. 이야기 속에 다 담아내진 못했지만, 이런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용기를 내어 힘 차게 오늘을 살아가려는 자몽이를 모두가 응원해 주면 참 좋겠어요.우리 다 같이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한번 떠올려 볼까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지몽을 꾸고 있을지도 모 르잖아요. 꿈이 기억에서 영영 사라지기 전에 자몽이처럼 서 둘러 꿈을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글로 적는 순간 꿈은 여러분의 마음을 담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니까요.
r********8 2026.05.29.
p.128
소윤이 내 눈치를 살피면서 작게 중얼거렸다."소윤아! 난 널 잘 알아. 서희 같은 애들 때문에 네 생활을 망칠 애가 아니잖아."나는 소윤에게로 한 발짝 가까이 갔다. "넌 내가 밉지 않아? 너한테 못되게 굴었는데도?"소윤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소윤은 엄마 아빠가 자기를 서로 차지하려는 꿈을 들은 이 후로 나를 피했다. 내 꿈은 어긋나지 않고 현실이 되었다.소윤의 부모님은 이혼했고 소윤은 엄마와 아빠, 둘 중 함께 살 사람을 선택해야 했다.소윤은 꿈으로 미래를 보는 게 무섭다고, 나쁜 일을 미리 알고 싶지 않다며 날 몰아붙였다.내가 불행을 몰고 오는 것 같아서 옆에 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소윤이 쏟아 낸 말이 뾰족한 바늘이 되어 시시때때로 나를 콕 콕 찔렀다.그때 일을 소윤이 먼저 입 밖으로 꺼낼 줄은 몰라서 순간 당황했다."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게 네 꿈 탓이 아닌데······.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 누구한테라도 화풀이를 하고 싶었어. 조금 서운했지만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친구니까. 그때 소윤은 겁에 질렸었고 두려움이 커서 누구에게라도 원망을 쏟아붓고 싶었을 것이다.더 늦지 않게 소윤이 진심을 말해 줘서 다행이었다."소윤아, 난 너랑 잘 지내고 싶어. 학교에 가서 수업도 착실하게 듣고 쉬는 시간에 너를 만나 즐겁게 수다도 떨고 싶어. 넌 안 그래?"나는 소윤이의 손을 꼭 잡았다. "나도 그래. 소윤이 미소를 머금은 채 가만히 날 바라봤다."소윤아, 애들 데리고 여기서 얼른 빠져나가자. 우리 같이 학교 가야지! 응?" "그, 그럴까? 잘못한 애들은 따로 있는데 내가 숨을 필요 는 없지. 서희 같은 애를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니니깐."소윤이 은찬과 나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잘 생각했어! 은찬이 데리고 여기서 나가자!"
r********8 2026.05.29.
p.45
한동안 내가 꾸는 꿈이 현실이 될까 봐 두려웠다. 꿈을 모 른 척하기 힘들 때도 있었지만 입술을 깨물며 꾹 참았다. 망 각의 공간에 내 꿈을 쓰레기처럼 버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꾸기 시작한 꿈은 쉽게 잊히지 않았 다. 마치 4D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했고 이야기가 시리즈 물처럼 이어졌다. 어제 꾼 꿈과 오늘 꾼 꿈이 서로 연결되었 다. 아무리 잊어버리려고 해도, 꿈은 쉴 새 없이 울어 대는 매미처럼 내 신경을 건드렸다. 머릿속이 폭발할 것만 같았 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내 꿈을 쓰기 시작했다. 글의 제목은 '푸른 운동화' 였다
r********8 2026.05.29.
p.20
"진짜 나였다니까." "그럼 이야기 속 할머니는 진짜 네 외할머니야?" 나는 떡볶이를 오물거리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어젯밤에 꾼 꿈을 바탕으 로 이야기를 쓴 거야. 예지의 얼굴이 또렷이 기억나진 않지만 느낌으로 나라는 걸 알았어.보통 꿈속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이잖아. 꿈속에서 할머니가 예지야, 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마치 나를 부르는 거 같았다니까. 너도 그물무늬 비단뱀이 개구리를 한입에 꿀꺽하는 장면을 봤어야 하는데.아, 매워. 떡볶이 진짜 맵다." 입안이 화끈거려서 호호 바람을 불었다. "나는 아침에 눈뜨면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이 안 나. 넌 어떻게 기억이 그렇게 생생해?"소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난 꿈과 현실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인지 쉽게 잊어버리지 않아." 나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언젠가 쇼츠에서 그물무늬비단뱀이 생쥐를 한입에 삼키 는 장면을 봤어. 기다란 몸 안으로 생쥐가 꿈틀거리며 들어 가는데, 으윽, 정말 끔찍했어. 아마 그 장면이 머릿속에 깊게 남았나 봐."#리딩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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