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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작가로 시작해 어느덧 20년째 글을 짓고 있다. ‘글밥’이라는 이름으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충만해지는 삶의 기쁨을 나눠왔다. 독서 모임과 필사 모임을 운영하고 글쓰기 코치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문장을 사랑하는 이들과 나란히 걸을 수 있기를 꿈꾼다.
매일 읽고 쓰다 보니 자연스레 필사의 매력에 빠져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부지런히 수집해왔다. 이번에는 고전의 숲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을 갈무리해 고전 필사 여행의 동행자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문장을 옮겨 적으며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단단한 삶을 살아낼 힘을 길러준다고 믿는다.
지은 책으로 『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 『고수의 어휘 사용법』,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어른의 문장력』, 『어른의 문해력』,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와 에세이 『오늘부터 나를 고쳐 쓰기로 했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가 있다.

작가의 클래스24

작가의 추천

  • 신기하다. 어렵고 복잡한 문장이 그의 머릿속만 통과하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한 줄 카피로 다시 태어난다. 갈피를 못 잡고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단어를 땅바닥에 꼭 붙들어 매는 방법,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을 《누구나 카피라이터》에서 생중계한다. 아낌없이 털어놓는다. 특히 ‘밑줄 코너’는 서랍 깊숙이 숨겨두고 나만 알고 싶다. 이렇게 영업 비밀을 다 풀어놓아도 되는 걸까. 이러다 '누구나 카피라이터'가 되는 건 아닐지.

작가 인터뷰

읽다
문장력을 2%만 끌어올려도 삶이 달라진다
문장 쓰기가 서툰 사람들에게 깔끔하고 정확한 문장력을 알려주기 위해 『어른의 문장력』을 썼다.
2022.11.08.
읽다
당신의 글쓰기 실력이 제자리인 이유
이 책은 어른의 문해력을 확실하게 키워줄 단 한 권의 실전서다. 문해력을 이루는 ‘어휘, 읽기, 쓰기 능력’을 8주 만에 높이는 주 3회 훈련법을 제공한다.
2022.06.08.

작품 밑줄긋기

s*****2 2026.08.06.
p.260
책을 쓴다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나를, 혹은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책을 쓴다.그런 사랑의 결과로 책이라는 자식을 낳게 된다.자식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그러나 실패를 걱정해서 자식을 안 낳진 않는다.모든 자식이 유명인이 다 효자효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식은 그 자체로 기쁨이고 축복이다. 강원국, <강원국의 글쓰기>, P.266책 쓰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외로움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일이다. 첫 책을 쓸 때의 막막함을아직 기억한다.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무인도에 갇힌 기분이었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누군가에게 물어보고도 싶었다. 물음표를 담은 유리병을 수백 개쯤 해수면 위로 띄워 보냈다.책은 글과 달랐다 . 에피소드 하나하나마다 의미를 찾아야 했다.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면나만의 감상이 아닌 서로를 향휴할 만한 메시지가 필요했다. 나의 행적을 돌아보고 의미를발견하는 행위, 그것이 책 쓰기의 본질이다.누군가 '자기 계발의 끝판 왕은 책 쓰기다.'하는 말을 했다는데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책을 쓰면서 성장한다. 책을 쓸 때마다 나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애쓴다.애쓴 만큼 더 자란다. 책이 나오면, 나는 내가 내뱉었던 말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한다. 책을쓰면 더 좋은 삶을 살게 된다.책에는 물성이 있다. 종이 책은 만질 수 있다. 나의 창조물을 눈으로 확인하는 건 뿌듯한 일이다.자식이 배 밖으로 나와 울고 기고 걷고 뛰며 자라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다.
s*****2 2026.08.06.
p.254
공동 주방에서 부치는 달걀 냄새가 온 방실을 점유하고 있었죠스탠드가 꺼지고 소방벨이 울린 것은 그때였습니다.누전이나 방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그건 단지 그동안 울먹울먹했던 것들이캄캄하게 울어버린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박준,<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 p.111글에는 영향력이 있다.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라는 자문에 '정치적 이유'라고 답했다.내 생각과 지향을 알리고 함께 공감하고 더 나아가 행동까지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다.글은 목소리다. 잘못된 시스템에 일일이 항거하거나 직접 나가서 싸우지는 못해도 글로써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글로 기록된 사건사고는 서로를 부둥켜 안게 하고 위로하며, 스러지는 기억에 다시 불을 지핀다.'맞아, 그런일이 있었지.' '그래 , 그곳에도 사람이 있었어.'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며 글이라는 도구를양팔 삼아 어깨동무한다. 혐오와 차별, 고정관념을 쓰지 않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의 소극적인 책무라면,나와 관계엇는 타인의 아픔을 함께 끌어안으려는 태도는 적극적 책무다. 박준 시인은 '그건 단지 그동안울먹울먹했던 것들이 캄캄하게 울어버린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알 것 같다.왜 울먹울먹했고, 왜 결국에는 울음보가 터져버렸는자.
s*****2 2026.08.06.
p.248
생활의 편의와 이기들이 생산해내는그 여유가 무엇을 위하여 소용되는지.수많은 층계, 싸늘한 돌계단 하나하나의 '높이'가 실상 흙으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나 아닌지...생각은 사변의 날개를 달로 납니다. 신영복, <감옥브로부터의 사색>,P.123+빠르고 편리한 것은 주의 깁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영복 선생은 오늘의 필사 문장에서 누구를 위한편리이며, 그렇게 얻어낸 여유를 어디에 쓰이는 지를 살펴보라고 했다.오늘의 필사 문장에서 '높이'는 '거리'라는깨우침도 신선한 충격이다. 전망 좋은 초고층 아파트에서의생활은 높은 계급이나 부의 표식이 아니라 흙과의 거리,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라고 했다. 되새겨볼 문장이다.글 쓰는 사람은 조금 '삐딱'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 사람에게만 보이는 사실 너머의 진실이 있다. 아무것도아닌 게 아무것이듯,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듯, 빠르고 편리한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중요한 것은 세상이 요구하는 것과 반대로 할 때 보인다.
s*****2 2026.08.06.
p.240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붙여놓고,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는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그 반대이다.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p.123삶의 많은 부분이 그렇게 전복되어 잇다. 시시각각 눈앞에 놓인 해야 할 일을 처리하다 보면,의미는 사라지고 '해야한다'라는 의무만 남는다. 때로는 멈춰서서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자문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최선을 다한 세월이 헛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때로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우직하게' 라는단순무식함도 필요하다. 숙련이란 언제나 인내를 요구해 전문가 수준의 경지에 오르려면어느 정도 필요한 사고방실일지도 모른다. 다만 가끔은 애쓰는 일이 내가 지향하는 의미를만들어내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넓은 바다로 향한다고 한참 노를 저었는데, 고개를들어보니 여전히 집 앞 개천이어서는 안 된다.글쓰기도 그렇다. 인정 욕구를 채우거나 책 출간이 유일한 목표가 되면 결국 허탈해진다.'나는 왜 쓰는가'라는 질문을 꺼내 그 끝을 따라가 보아야 한다. '왜? 책을 내고 싶어서?유명해지고 싶어서? 내 생각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공감하고 싶어서?'그렇다면 글을 꾸미는 것에 앞서 잘 살아야 한다. 인생에 진짜 중효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나와 상대에게 좋은 영향을 어떻게 줄지 고민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글은 절로 흘러넘친다.포토저널리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는 "셔터를 누르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더 중요하다" 하고 말했다. 스티븐 킹의 문장을 그래로 실천했다. 그는 인물과 사건이 '스스로' 이야기하는사진을 추구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그들과 기꺼이 시간을 나누었다. 진정성이담겨야 피사체로부터 진실한 미소가 나온다. 그를 사진의 거장으로 만든 것은 사진의 색감이나 구도 같은기술만은 아니었다.글을 왜 쓰는가?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쓰지 않는 때보다 쓰는 순간이 행복해서 글을 쓴다. 그럼에도글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시간,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일, '다음엔 잘 될 꺼야'따듯하게 건네는 위로의 말들. 이런 느긋한 생각으로 글을 쓰니 우대한 작가가 못 되는 건가.하지만 스티븐 킹이 그렇다 하지 않는가.
s*****2 2026.08.05.
p.232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아무것이고,아무것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박웅현, <여덟 단어>, p.123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이 비슷해서 딱해 글로 남길 소재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박웅현 작가의 문장을 떠올린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가만히 돋보기를 들이대고'만약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을 덧붙여 본다. 그러면 당연하게 우리던평범한 일상이 단박에 '아무것'이 된다. (p.234)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고 눈길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 눈길을 주자, 하고 싶은 말이용암처럼 끓어오른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반면, 아무것은 미래이고 종교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아무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이글쓰기의 시작이다. 새하얀 눈밭을 감상할 수 있는 건 묵묵히 땅을 밟고 있는 지금이 순간의 두 발 덕분이다.꽃의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말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아무것으로 만드는 일이 작가의 역할임을 일깨운다."아무도 진지한 태도로 꽃을 보지 않는다. 꽃은 너무 작아서 보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현대인은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을 거대하게 그리면 사람들은 그크기에 놀라 천천히 그리고 진지하게보게 된다."
s*****2 2026.08.05.
p.222
"시는 물과 같아. 지구가 물을 품고 있지 않다면숲이 존재할 수도 없고 땅이 단단하게 굳어 있을 수도 없고바다를 유지할 수도 없겠지. 네가 시를 품고 있다면네 몸 안에 푸른 행성 하나가 들어 있는 거지.그 행성이 하나의 물방울일 수도 있고, 한 줄의 시일 수도 있고," 림태주,<그리움의 문장들>, P.171이처럼 시에서는 무엇이든 허용된다. 소리를 삼칠 수 있고, 냄새를 볼 수 있고,맛을 들을 수 있다. 슬퍼서 웃고, 뜨거워서 얼어붙으며, 모자람이 없어서 외롭다.시를 읽고 필사하다 보면 답답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글을 쓰고 싶은욕구가 꿈틀거린다. 필사 문장은 시인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아니니 안심하라고 말한다.너도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격려를 건넨다.시를 자주 읽진 않지만 여전히 시를 갈망하고 좋아한다. 시를 읽고 감동하기도 한다.나에게 시가 흐른다면 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품어본다.시의 비밀을 파헤칠 생각은 이미 그만두었다. 대신 시를 더 열렬히 좋아하기로 결심했다.그러려면 자주 시를 '수혈'해야 한다. 시집을 여러 권 사서 내 방과 거실 소파 근처에 늘어 놓았다.'신성함'을 제거하려면 먼저 친해져야 하는 법이니까. 눈에 자주 띄는 곳에 놓고 손에 잡힐 때마다한 편씩 읽는다. 어떤 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같은 행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기도 한다.그래도 쉬이 넘어가지 않아 멈추어 골몰하기도 한다. 그럴 땐 소리를 내어 읽어본다.한 문장을 붙들고 이렇게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나 싶다.똑같은 틀에서 벗어나 고유한 글을 짓고 싶다면 이 사랑을 먼저 지켜내야 한다.
s*****2 2026.08.05.
p.214
목욕할 때에 생겨나는 비누 거품과 땀과 때,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을 보면, 너는 역겨워 하지만,인생의 모든 부분과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p.158오늘의 필사 문장을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땀과 때, 비누거품,기름기가 있는 물로 요약했다. 인생의 본질을 꿰뚫어 봤다. 자연을 거부하고 허위로 얼룩진 인간사를비판했다. 마치 개안수술을 마치고 얼굴에서 붕대를 벗겨 내듯 숨어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했다.눈에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재주는 누구나 훈련하면 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일은보다 고차원적인 능력이다. 그 능력은 부지런한 사유에서 온다. 숨 쉬듯 책을 읽고 밥 먹듯 글을 쓰며,당연한 것에 의심을 품는 자만이 얻게 되는 보상이다. 마르쿠스가 인생의 모든 것을 세 가지로 요약하듯,내 삶의 중요한 가치를 되짚어 보는 것은 어떨까. 본질을 꿰뚫는 눈을 갖게 되면 사소한 것에 집작하지않게 된다. 그리고 넓은 가슴을 갖게 된다. 사는 일이 단순 명쾌하고 가벼워진다.그런 삶을 살고 싶어 글을 쓰기도 한다.
s*****2 2026.08.04.
p.206
"이건 힘줄인데 네 몸에도 잇지만 예쁜 살 속에 숨어서 안보이는 거야. 주사 맞을 때나 필요한 건데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어하잖아. 그래서 숨어 있는데 늙으면 주사 맞을 일도 자주 생기고,주사 맞는 걸 좋아하니까 자꾸 겉으로 나오나봐." 박완서, <호미>,p.116작가의 글감이 된 에피소드는 '어른의 글쓰기'를 돌아보게 한다. 이미 어른인 우리는 너무 어른의 입장으로만그동안 글을 써온 건 아닐까.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고 섣불리 단정한다. 새로운 발상을 고민하기 보다는옳고 그름을 따지기에만 급급하다. 그래야 글을 쓸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만 집중한 글은재미가 없다. 앞에서 한 번 얘기한 것처럼 너무 '착하기만 한 글'이 된다.아이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자 한다면, 실제로 어린이처럼 키를 낮추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매일 앉는식탁 위자 대신에 주방 바닥에 철썩 주저앉아보자. 주면 환경이 색다르게 보인다. 늘 보이던 납작한 식탁 상판이아니라 식탁 다리에 새겨진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허리춤 높이였던 화분 식물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높다란야자수처럼도 느껴진다. 마치 나만 엄지공주가 되어 세상이 거대해진 거 같다. 이런 낯선 기분이 상상력을부채질한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을 뒤집어보게 한다.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한다는 의도도 포함한다. 허세가 들어간 단어를걷어 내는 작업이다(어린이에게 허세가 통할 리 없다. ). 어휘 수준을 떨어뜨리라는 뜻이 아니다. '높이다'를'제고하다'로, '멈추다'를 '정지하다'로, '빨리'를 '조속히'라고 굳이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어른의 글에는유독 한자어가 많다. 폼 잡고 싶어하는 욕망이다. '내 글이 똥폼을 잡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눈치도어린아이 눈으로 볼 때 생긴다.
s*****2 2026.08.04.
p.198
나무는 추운 겨울에옷을 벗는다.훌훌 옷을 벗어언 땅을 덮어준다.땅속엔 그의 뿌리가 살고 있다.당신은 한 번이라도 뿌리를 덮어준 적이 있나요?옷을 벗어 어버지를 덮어준 적 있나요? 정철, <영감달력> 11월 4일반전이 있는 글에는 구성이 들어간다.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설계가 필요하다. 익숙한 전개를 통해독자가 '그 다음에는 당연히 이런 내용이 나오겠지' 예측하도록 유도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나 반응을(어떻게 보면 고정 관념을 )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놓았을 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튼다.허점을 노린다.첫인상은 말수가 적고 부끄러움이 많아 보였는데 알고 보니 수십 가지 대와활동을 하는 '취미 부자'라면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늘 무표정이라 무뚝뚝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꼬리를 살랑거리는 강아지를보고 잇몸이 만개하는 모습을 보면 매력이 상승한다. 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뻔한 전개와 결말이 아닌, 예상치 못한 반전을 숨긴 글은 독자를 잊지 못한다. 그것이 가벼운 재미가 아닌묵직한 감동을 준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 문장을 만나면 필사 노트에 기록해둔다. 차곡차곡 수집해둔다.반전에 당하며 서늘해지는 순간을 기꺼이 즐긴다.
s*****2 2026.08.04.
p.190
나는 도너츠를 입에다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옅은 커피는 뜨겁고, 건포도는 부드럽고 달콤하다.기름과 설탕맛이 나, 나는 또 울고 싶어졌다. (p.89)블라인드 사이로 새어 드는 아침 햇살이 카펫 위로 밝은 줄무늬를 그리고,물은 사락사락 맛있는 소리를 내며 흙으로 빨려 들어간다. (p.14) 에쿠니 가오리, <반짝반짝 빛나는>글은 표현이 결과이자 사고의 과정이다. 글을 익고 따라 쓰면 작가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그대로 체험한다. 잠시라도 그 사람이 된다.일상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글로 표현할 정도의 감응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하지만 섬세한 촉수를 가진 작가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본다. 카펫 위로 들어온햇살의 줄무늬를 발견하고, 갈증을 느끼는 식물의 소리를 듣는다.남이 쓴 들을 읽는 건 떠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나라는 육체에 묶인 한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를살아보고 싶은 충동. 큰 범주에서는 여행이지만 결국에는 또 다른 일상이 아닐까.매일 겪는 일상이라도 여행지에 온 적처럼 낯설게 바라보는 일.우리가 놓치고 있는 글쓰기의 비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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