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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 나가기에 ‘아직 뭔가 준비가 덜 된 느낌’ 때문에 대학에서만 11년 반을 공부했다. 그동안 학사 학위 하나, 석사 학위 둘, 박사 학위 하나를 포켓몬처럼 수집했다. 졸업을 하면서 비로소 ‘완벽하게 준비가 되는 때란 건 결코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아, 이거 정말 답이 없구만’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블로그에 일기를 썼다. ‘설마 누가 읽겠어?’라는 마음으로 썼는데, 사람들이 하나둘 와서 읽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졸업 후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의과대학 소속의 연구원이자 통계 분석가로 살고 있다. 여전히 삶에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누군가는 읽고 보겠지’라는 생각으로 올리면, 누군가는 꼭 와서 읽고, 보고, 친구가 되어 준다. 덕분에 해답을 찾는 기쁨만큼 문제를 나누는 기쁨도 크다는 걸 배우는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돌돌콩의 [흐린 뒤 맑음] clorine.blog.me
유튜브: youtube.com/c/DolDolKong
인스타그램: @sunnyyjeon

작가의 추천

  • "삶에서의 어려운 결정들, 실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 하지만 그 전쟁 같은 고민의 한중간에서 삶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한 걸음을 떼어 보는 일, 그 두려운 순간에도 삶의 아름다움을 신뢰하는 일…. 러셀 쌤이 내게 전해주신 이 감동을 한국의 독자들과 나눌 생각에 무척 설렌다."

작품 밑줄긋기

w******0 2026.03.26.
p.237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알면서도 먼 길을 떠나고, 뭔가 극적인 변화는 없을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다시 혼자가 될 줄 알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자신의 인생에 초청하면서, 다들 그렇게 용감하게 살아가나 보다. 인생에서 사람이, 물건이, 돈이, 경험이(그리고 도넛의 열량이) 더해 지는 날들이 있다면 또 빠져나가는 날들도 있을 것이 다(내일은 헬스 2시간 예약). 그 과정이 반복되어 결국에순이익은 0이 된다고 해도, 산 것과 살지 않은 것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내겐, 산다는 게 여전히 아름답고 긍정적인 사건 같다.하물며 통계학에도 다른 종류의 0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데이터에는 다 똑같이 0이라고 나타나더라도 그게 다 똑같은 0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주에 맥주를 몇 병이나 마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두 사람이 모두 '0'이라고 대답했다고 하자. 데이터상에서는 두 사람의 대답은 똑같이 0이라고 나타난다. 하지만 한 사람은 평생 아예 맥주를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원래 맥주를 너무 좋아하지만 체중감량을 위해 가까스로 참아낸 사람이라고 할 때, 그 두 0을 다르게 취급하는 테크닉이 있다. 하물며 컴퓨터도 코딩 한두 줄만 보태면 그 둘을 분간해내는데, 어찌 이 다양한 사람들이 비슷하게 산다고 해서 그저 같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할 수 있으리.힘든 날이 있더라도, 또 결말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지라도, 더 먼 길을 가보고 더 많은 사람을 내 삶에 초청하고, 또 더 많은 헛된 시도를 하면서. 앞으로의 남은 날들도 그렇게 용감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w******0 2026.03.26.
p.223
누구나 나이를 먹고 따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먹는 게 나이이기에 매년 돌아오는 생일, 뭐 그리 큰 의미가 있나 싶어서 요 몇 년 생일을 안 챙겼다. 하지만 한 해를 살아내고 올해는 더 밝고 아름다운 색깔의 꽃을 피워냈다는 씨앗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문득 시간을 살아낸다는 건 격려받고 축하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거나 죽지 않고 한 해를 살아냈다는 것. 땅속에 그저 웅크리고 있어야 했던 계절도, 바깥의 온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민해졌던 밤들도 견디고 오늘을 맞았다는 것. 어쨌든 살아서 내 안의 에너지를 바깥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여전히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일이니까.나는 소소함이 주는 행복의 열렬한 팬이지만 요즘은 조금씩 생각이 바뀐다. 모든 실패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중심에 아주 큰 꿈 하나쯤 놓아볼 만 하지 않을까 하고. 일이 좀처럼 잘안 풀리는 시기에 소소한 행복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겠고, 설령 큰 꿈을 성취하는 날이 오더라도 소소한 행복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풍성하게 하겠지만. 그래도 한 번 사는 삶, 마음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큰 꿈 하나 품어보는 것 역시 멋진 일일 테니까.큰 꿈이 굳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꿈을 '꾼다'라는 그 진행형 동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불러오는지,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생각하게 된다. 대학 3학년 때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생증을 잊고 안 가져온 학생들에게 게이트 문을 열어주는 일을 할 때였다. 아주 막연하게 문득 "아, 한 번쯤은 외국에서 공부해보고 싶다. 내 살아생전 영어 한 번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다고 그다음 날 바로 미국대학원 입학 자격시험 준비를 하러 학원에 간 것도 아니고, 유학 준비에 대해서 알아본 것도 아니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혹시 그 순간이 미래로 느슨한 끈 들을 던져 지금의 삶을 당겨온 것은 아니었을까. 무언가를 마음에 품어본다는 건 그렇게 힘이 세다. 당장은 눈에 아무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은 막상 뭐 하나 이루는 게 없어 보여도.
w******0 2026.03.26.
p.215
"일단 당신에게 중요한 것(=돌멩이)을 최우선시해서 먼저 당신의 삶(=항아리)을 채우세요. 그리고 좀 덜 중요한 것들(=자갈)로 삶의 남은 공간들을 메우세요. 가장 작고 하찮은 것들(=모래) 은 맨 나중에 넣어도 결국 다 들어가게 되지요. 처음부터 작고 하찮은 것들(=모래)로 삶을 채우면 가장 중요한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남질 않아요."S교수님이나 올리버 색스를 보면 돌멩이와 자갈, 모래로 꽉 채워진 항아리가 떠오른다. 우선 순위가 확실해서 충만하고도 여유 있는 삶. 연구와 배움을 삶의 우선 순위로 분명히 하고 나면, 그 사이사이에 기타를 치거나 농구를 보거나 바이크를 타는 일을 끼워 넣을 공간도 생기는 것이다. 순서를 정해놓고 차례차례 채워가면 삶은 생각보다 참 크구나.나름 열심히는 해보고 싶은데 눈앞에 보이는 삶의 빈 곳이 불안해서일까? '일단 채우고 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이것저것 욱여넣곤 한다. 그러다 나중에 정말 중요한 것을 발견했을 때는 삶에 그걸 넣을 만한 여유 공간이 없다. 이미 빼도 박도 못하니 "아, 뭐 이 정도면 됐지"라고 합리화하며 포기하고 만다. 뭘 바쁘게 많이 한 것처럼 심신은 피곤한데 여전히 삶은 묵직한 알맹이 없이 여기저기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각자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항아리. 누군들 숨은 공간까지 알아차려 야무지게 잘 채워가고 싶지 않으랴. 치열하게 전문성을 길러가면서도, 한편으론 세상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부지런한 시야를 가진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 멋진 삶을 살고 싶은데··· · 이미 늦은 건 아닐까. 할아버지가 된 색스는 젊은 시절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을 '더없이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묘사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 내가 《 온 더 무브》를 썼던 때의 색스 박사만큼 나이를 먹게 되면 과연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더없이 충만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도록 헉헉대지 말고, 차근차근 순서대로 해나가보겠다. 꿈꾸는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삶은 충분히 크니까.
w******0 2026.03.26.
p.187
다른 꽃들이 모두 흐드러지게 핀 계절. 왜 나만 웅크리고 있냐고 이제는 묻지 않겠다. 꽃에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고, 가장 추운 계절에 피는 꽃도 그토록 진하고 붉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았으므로. 꽃이 피지 않는 계절에도 그저 햇볕과 습기를 안으로 뭉치며 힘을 모으는 일이 우리의 할 임임을 배운 겨울. 시간이 흐르면 꽃 피워낼 계절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기다리며 모든 계절을 행복하게 살아가 싶다."제가 잘못 풀었으면 왜 저를 초대하셨어요?"시험을 끝낸 유일한 학생이니까. 헤더는 풀이를 제출한 유일한 학생이에요. 그게 시험이었어요. 헤더는 그걸 통 과했고요. "삶이 불확실하고 생소하게 느껴질 때 가끔 이 대화가 떠오른다. 생소한 문제를 마주하는 때야말로 새로운 발견의 기회라는 사실을 상기할 때. 또 멋지게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더라도 계속해서 답안지를 제출해 내는 것이 진짜 시험이란 것을 명심할 때. 절망이 가시 고 희망이 찾아온다.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배움의 기회는 늘 완벽하게 온다.
w******0 2026.03.26.
p.177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관해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실패하더라도 자신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혹은 기회가 바닥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든든한 면이 있다'고.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기회들을 얻기 위해 성실히 노력했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백 명 넘는 학생들의 취업 활동을 도 와주었을 커리어 코치 도나는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도전할 기회를 스스로 계속 만들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기회를 만들 줄 아는 사람에게 결국 무한한 기회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그걸 믿는 순간부터 조급함이 덜해질 거란 사실까지도.요가 선생님들은 몸이 '뻣뻣하다'는 말 대신 몸에 '공간이 없다'No Space라는 표현을 쓰셨다. '유연해진다' 라는 라는 말을 '몸에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 Making Space '이라고도 하셨다. '너 몸 참 뻣뻣하네'라고 하면 뭐랄까, 치명적 단점이 드러나는 것 같아 창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공간을 만들어가면 된다'라고 해주시니 의욕이 생겼다. '공간이 많다'라는 건 그 공간을 이용해서 더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말, 혹은 같은 자세라도 한 뼘 더 멀리 팔다리를 뻗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자주 보는 유튜브 요가 채널의 애드리 언 언니는 "자세를 하다가 공간이 부족해서 중심을 잃고 넘어져도 괜찮아요. 그럼 그냥 한 번 깔깔깔 웃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면 되는 거지요"라고 말했다. 이건 뭐, 웬만한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말이라고 해도 믿겠다.
w******0 2026.03.26.
p.168
만두 씨가 나이테의 진한 부분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이때, 이 나무는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구나."세포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봄여름에는 나이테가 옅고, 추워서 생장이 힘든 겨울에는 세포분열이 위축되며 세포벽이 두꺼워져 진한 색의 나이테가 남는단다. 결국 이 아름다운 나이테를 생성하는 것은 맑았던 날들과 비 오던 날들, 행복했던 날들과 움츠러들었던 날들의 반복과 격차라고 했다.삶은 결코 행복했던 날만을 기억하지 않는다.때로는 행복만큼 아픔도 깊이 기록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짧은 순간의 좌절과 맘고생들은 결국 휘발되고, 생장하려 숨쉬고 몸을 뻗었던 눈물겨운 노력들이 남아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내는 모양이었다.
w******0 2026.03.26.
p.144
"인생은 지나고 나면 무척 덧없고 짧단다. 그러니 여유 있게 살아라. 남을 많이 도와주고 나누어라.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고 사는 삶도 좋겠지만, 사람은 함께 살고 또 부대끼면서 향기로워지는 거란다. 주위 사람을 돌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는 게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삶의 태도야말로 너를 따뜻한 사람이 되게 하는 거야."내 정체성은 다른 사람이 나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몰두한 시간이 쌓여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내 자존감이 된다.미국 속담에 '삶이 레몬(신 것)을 주면 레모네이드(청량한 음료)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삶이 50킬로그램짜리 덤벨을 던져주면 기꺼이 애플힙을 만드는 수밖에. 그래. 또 시작이구나. 처음부터 다시. 애플힙과 레모네이드를 위하여! 헛둘헛둘!
w******0 2026.03.26.
p.120
《프레즌스》의 저자인 에이미 커디 교수님의 'Fake it until you become it'이라는 강연을 떠올린다."내가 여기에 있어도 되나? 이런 걸 할 자격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 때는 흉내라도 내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계속 하는 거죠.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너무 무섭고 힘들고 피하고 싶더라도, 진짜 할 수 있는 그 순간이 올 때까지"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목표에 더 가까이 갈 수 없었을까. 이제 보니, 아주 중요한 것 하나가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실패해보는 것. 정말 질릴 때까지 실패해보는 것. 넘어지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목표가 더 명확해진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실패의 과정을 통해 막연한 열정이 구체성과 방향성을 갖춰간다는 사실도 미처 알지 못했다. 문학평론가 김미현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처럼 '실패한다는 건 정확하다는 의미'다. 거기서부터가 비로소 진짜 준비의 시작이라는 걸, 이렇게 멀리 돌아와서 배운다.
w******0 2026.03.26.
p.58
김연수 작가는《청춘의 문장들》이란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도넛을 먹는 건 도넛의 살을 먹는 게 아니라 중간의 동그란 빈 공간을 먹는 것이라고. 빈 공간을 지나다니며 도넛을 맛있게 했을 그 공기를 느끼는 것이라고. 혼자 떨어져 나와 살면서 내가 이곳에서 가 질 수 없는 것들의 빈 공간을 느낄 때, 그 어느 때보다 그것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그리워할 때만큼 절실히 사랑하는 때가 있을까. 외로워할 때야말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테두리가 분명해지는 것은 아닐까. 유학은 한국에는 없고 미국에는 있는 어떤 걸 배우러 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오히려 유학 공부의 큰 부분은, 미국에는 없고 한국에는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 있는 것 같다.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낱장석주, <대추 한 알>
w******0 2026.03.26.
p.29
예를 들면 Google it(검색하다)'같은 많다는 걸 표현은 점차 워낙 자주 쓰인다. 검색 엔진 이름인 '구글'이 '검색하다'라는 동사의 의미까지 내포하도록확장된 것이다. 친구들이 'FB me'라고 하기에 뭔가 했더니, 이건 'Facebook me '의 줄임말이란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려달라는 뜻이다. 'FB'의 친척뻘로는 DM me '가 있다. ' Direct Message me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의 메시지로 보내란 얘기다. 그리고 그 뒤를 줄줄이 잇는 'I emailed it(이메일로 보냈어)', 'I will calendar that meeting(그 회의 달력에 적어 놓을게)' 등등. 명사를 동사로 써서 간단하게 말하는 예는 정말로 많았다.이렇게 명사를 동사로 써서 간편하게 의도를 전달하는 것을 '버빙 Verbing '이라고 한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실제로 영어 동사의 5분의 1 정도는 원래 명사에서 파생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말하다 Talk 멈추다Stop, 마시다Drink 같은 기초 동사들도 사실은 대화Talk, 정지Stop, 음료수Drink와 같이 명사로 먼저 쓰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단어들은 동사로도 너무 자 연스레 사용되어서 사전에 찾아보면 동사의 의미가 명사의 의미보다 먼저 나올 정도다. 버빙의 과정이 완료된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다.지금껏 이루어놓은 게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너무 때리거나 혼내지는 말자. 노력하고 있다면, 애쓰고 있다면. 제자리를 맴도는 듯 해도 결국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믿어보는 것도 괜찮다. 실패로 끝나는 여정이란 없다. 아직 끝이 아닐 뿐. 그럴 땐 그저 계속 가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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